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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하라는 대로 다해줘"

라그 2019.05.01 12:12 조회 2,830 추천 13

시즌이 사실상 정리된 상황이라 잔여 경기는 뭐 프리시즌이나 다름없고 이제 내보낼 선수, 새로 올 선수, 주전 먹을 선수에 대해서만 이런저런 토론이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다음 시즌의 방향성은 일단 "지단하라는 대로 다해줘" 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감독이 최상위에서 선수 영입, 구단 운영에 대해 전권을 휘두르는걸 그닥 긍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딱히 감독 뿐만 아니라 특정 구단주, CEO, 단장 등이 주도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자는 구단 경영이나, 혹은 장기적인 비전 없이 가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지나치게 소극적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후자는 반대로 지나치게 구단 경영에 대해서 의식하느라 당장의 뎁쓰나 성적에 대해 낙관적이 되는 경우나, 이름값만 보고 비싸게 데려와서 골칫거리를 만든다거나 하는 경우도 많지요.

뭐 그렇다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소위 '산으로 가는' 스타일의 예전 리버풀의 운영위원회 방식의 스타일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요. 

독재적인 리더십이나 민주적인 방식, 어느쪽도 다 장단점이 있는 만큼, 사실 이건 방식의 문제라기보다는, 감독과 경영자가 서로 잘 소통하고 견제하면서 구단 경영과 성적, 양쪽을 잘 취합해서 이끌어나갈 수 있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이게 제일 어려운거지만요.

근데 다음 시즌만큼은 정말 지단이 팀을 전면적으로 리빌딩하는데 손을 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는 3가지입니다.


1. 페레스의 '경영 우선적',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의 반동이 필요한 시점

페레스의 방침이 100%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팬덤과의 관점이 다를 뿐이지, 페레스는 구단 운영에 대해 진지하게 우리보다도 더 여러 방안에서 고민하고 결론지어서 행동하고 있죠. 선수 영입 비용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유망주 선점에 나서고, 팀의 충성도가 높기 마련인 스패니쉬 모으기 등의 행보는 충분히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시도라고 봅니다.

하지만 페레스의 방침이 단기간 성적 유지에 너무 안 좋은 영향을 미쳤고, 로페테기나 마리아노 등 최근 행보가 대부분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반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까지 주도해온 비니시우스나 브라힘 디아스, 호드리구 등 영 스패니쉬나 탑 유망주 전략을 다 버리고 가라는게 아니라 그건 그대로 이어가되, 즉시 전력감의 영입 등 팀의 성적을 단기간에 다시 끌어올릴 왕조 구성에 돈을 써야 한다는 거죠.



2. 지단에게 리빌딩 경험을 쌓게 해줄 좋은 기회

지단은 사실 아직 감독으로서는 젊은 감독입니다. 업적만 이미 레전드일 뿐이지 좀 심하게 말하면 어린 감독이죠. 지단이 나중에 레알 마드리드를 몇번 더 이끌어도 이상할게 없습니다. 그리고 그건 어떤 상황에서 지단이 다시 오게 될지 몰라요.

이런 상황에서 지단 스스로가 새로운 팀을 구상하며 선수를 영입하고 시즌을 운영한다는건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클롭이나 펩 같은 탑클래스 감독들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팀을 꾸려 나가는 스타일이면서, 그걸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많은 감독들이죠. 지단도 이런 경험을 한번 쌓는게 나중의 마드리드를 위해서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봅니다. 



3. 지단 너무 고생했으니 당신 하고 싶은대로 한번 다 하세요.ㅜㅜ

솔직히 지난 시즌 지단 인터뷰하는걸 볼 때마다 피곤해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인터뷰에서 '팬들 너무 극성임.ㅠㅠㅠ'하는 횟수가 늘어나서 '아 저 양반 이제 지쳤네..' 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시즌 결과와 관계없이 사임할거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좋은 결과로 마무리짓긴 했지만 사임했죠. 

너무 고생했고 앞으로 더 힘든 중책을 맡기기 어렵기에 이해는 가면서도 앞으로 리빌딩이라는 어려운 시기가 남는데 이제 엉망이 된 스쿼드는 그냥 버리고 가나... 해서 좀 아쉽기도 했습니다. 펩이 팀의 사이클이 지나면 싹 사임하고 다른 팀 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로페테기 - 솔라리의 뒤를 이어 다시 부임한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와 이정도의 상황에서 복귀해줄줄은 몰랐어요. 진짜 마드리드를 아끼는 구나하는 감동도 있었습니다. 본인 커리어에서 딱히 마드리드 와서 득볼게 없거든요.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 더 대접받으며 좋은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인데 지금 와서 소방수라니....

그런 상황이니만큼 지난 시즌의 업적과 더불어, 지단이 하고 싶은대로 다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실패하면 아쉽겠고 비판도 당연히 할 거지만, 지단은 그래도 충분히 그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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