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라운드 엘클라시코 단상.
밤 12시 경기라고 하니 같이 사시는 지인분께서, 다음날
월욜인데 일찍 자는게 좋지 않겠냐. 요즘 응원하는 팀마다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데(야구 기아, 농구 DB 등)…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도
레알마드리드야 말로 내가 인생을 걸고 하나 꼽으라면 꼽을 수 있는 가장 사랑하는 팀이며 다른 모든 팀을 버리더라도 이 팀을 버릴 순 없다. 고 단호히 말하고 시청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제 입을 찢어버리고 싶더군요. 무슨 야구 경기였냐는 핀잔은 덤이었고…
#1. 로페테기
로페테기한테 조금 서운한 점은 본인이 부임한 이팀이 일단 리그를 호령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지난 10년간 리그우승 2회), 그리고 지난시즌 적어도 리그에서만큼은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을 조금 망각하고 부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즉, 챔피언스리그 3회우승팀에 부임했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닌지. 즉 적극적으로 팀을 리빌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했는지 하는 부분인거죠.
그래도 막 뭐라고 하기 못한게, 왔더니 모드리치는 애국 모드로 본인의 내구도를
깎아가면서 월드컵에 임한 탓에내리막을 타기 시작했고, 다른 선수들은 매너리즘에 빠져 동기부여를
못하고 있었죠. 물론 그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겠습니다마는 이 모든게 로페테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모두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특히 호날두의 이적에 대해 그래야 했다. 그래선 안됐다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유했던
단 한가지 공통점은 이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점이었을 겁니다. 영입에 보수적인 저 같은 인간조차
공격수와 A급 크랙에 대한 갈망을 이야기했을 정도니까요. 물론
공격수 얘기를 했더니 마리아노를 사다준 보드진의 행태를 바라보자면 이에 대해 로페테기를 비판하는 것은 많이 섭섭하겠죠. 이 부분에서는 로페테기가 아직까지는 변명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발베르데나
비니시우스 기용못하는 것도 압박받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는 가죠. 그래봤자 이제 잘리겠지만…
#2. 전반
메시의 부재, 이니에스타의 이적, 이
두가지를 생각하면 우리가 못할게 뭐냔 생각을 했습니다(우리도 날두 나갔…). 그러나 전반 경기력은 정말 처참하더군요. 전반에 정말 화가 많이 났던 부분은 우리가 상대하는 팀이 그렇게 강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데도 그걸
막지도 못했고, 이겨내고 전진하지도 못했다는 점입니다.
두줄의 내려앉는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는데, 단한번의 로빙패스로 공간이 허물어지더군요. 아무 이유없이 끌려나온 나초의 포지셔닝에도 아쉬움이 많았고 바란의 단한번의 멈칫이 참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코멘에서 아마 마라바나 크카모 이벤베가 나올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 적 있습니다. 압박을
받고 있는 로페테기는 오드리오솔라보다는 나초를 기용할 것이라는 거죠. 보통 바란과 라모스는
사이드백으로 공을 넘겨주는 형태로 공격을 전개하고, 거기서 카르바할과 마르셀루는 각자의 방식으로
전진합니다. 문제는 나초는 그러한 전진성이 결여되었으며, 마르셀루는
지나치게 개인플레이에 의존한 부분이 있었다는 거죠. 특히 나초의 경우 최근 들어서는 아리송하달만큼
풀백에서의 경기력이 저조합니다. 본래 센터백 출신이지만 우리가 괜히 꿀초라 부른게 아닌만큼, 단단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이따금 전진하는 능력이 훌륭했는데, 이번시즌
들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크로스가 압박을 풀어내는 방법은 반박자 빠른 패스와 컨버젼, 그리고 모드리치는
개인능력, 카세미루는 못하고…아무튼 그간 이렇게 진행되어 왔는데 (크로스)상대가 밀착압박과 동시에 패스를 줄만한 상대에게도
붙으니 패스줄 곳을 찾지 못함. (모드리치)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함. 결국 공이 전방에 아예 전달되지 못하더군요. 여담이지만 지단의 카세미루 시프트는 이러한 경우 부족한 공격숫자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탈압박 후 공을
전진시키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었습니다. 이스코야 많이 뛰었지만 유효하지 못했습니다. 경기력 역시 저하된 상태고.
#3. 75분까지
그래서 던진 승부수는 일종의 352에 맨마킹이었습니다. 슈테겐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원천 봉쇄하는 건데, 이게
어느 정도 먹혔습니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따라붙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모드리치의 골대, 라모스의 헤딩, 벤제마의 헤딩이 차례로 벗어나고 70분정도 들어
우리가 체력저하를 겪을 즈음 뎀벨레가 들어오면서 상대는 역습의 모양새를 충분히 갖췄습니다. '아 쟤네
우리 호구였지…' 하는 기분으로 침착함을 회복하면서…어차피 윙백들은 전진했고, 스리백을 보호하는 선수도 없는 가운데 상대 역습을 막기는 어렵죠. 수아레즈의
헤딩 이후는 게임이 터져버렸습니다. 라모스의 미스는 거의 결재를 한 꼴이었고.
#4. 수비력
공격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계속해서 아쉬운 것은 상대의 역습을 수비로 끊는
모습이 잘 안나온다는 겁니다. 우리 미드필더나 공격진의 수비력이 참 안습이란 거죠. 전방압박은 역습에 취약한만큼, 상대에게서 완벽하게
공을 탈취못하더라도 상대가 역습에 나서지 못하게 파울로 끊는 모습이 필요한데 뭐 걍 적당히 경합하다가 프리패스가 되버리니...
#5.
10경기가 넘은 상황에서 승과 패가 동일한 상황은…음. 안타깝게도 로페테기의 경질은 시간문제인 듯 합니다. 전
기왕 한번 멋들어지게 멸망하려면 로페테기를 안고 죽은 후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그럴 일은 없겠죠;;;
기왕 시즌 중에 온다면 이팀과 선수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구티, 안첼로티, 지단 외에는 잘 안떠오르네요.
댓글 14
-
shaca 2018.10.29지금 이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라고 생각됩니다. 전술이전에 시급한것이 라고 생각됩니다. 나초의 기량 대폭 저하.. 라모스 바란의 실수 남발. 크로스의 기량저하 (공격진은 원래 다 못했으니 패스..) 이러한 것들을 안고 뛰는 팀은 그 어떠한 좋은 전술과 함께라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면에서 로페테기는 한참 부족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 언급하셨듯이 허울만 좋은 챔스 3연패 팀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생각한 것부터 잘못일 듯 합니다. 챔스 우승한 팀은 그 어떠한 팀도 그 다음해에 매너리즘에 빠져버렸습니다. 그 징크스를 깬 존재는 지단이 유일했죠. 그런면에서 만큼은 지단이 명장이었습니다. 지금 상황에 빠른 대체감독을 찾는 것이 급선무 일듯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shaca 사실 바란 크로스가 향후 팀의 뼈대라고 보는데...크로스는 그래도 저번 국대 경기 보니 폼을 회복했더라고요. 바란이 저래 휘청하는건 정말 아쉽네요. 월드컵 위너로써 굳게 정상 수비수로 자리매김할 줄 알았더니 거기서 만족해 버리고 취해버릴 줄이야...
-
robben 2018.10.29동기부여라는게 정말 무섭긴 무섭구나라는걸 보여주는 시즌이네요. 로페테기 감독의 문제도 크지만 선수단 통째로 폼이 저렇게 되는건 챔스3연패와 월드컵을 거치면서 이번 시즌에 임하는 자세가 예전같지 않은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나사가 빠져보이네요. 로페테기는 아마 경질되겠죠. 단기적인 소방수가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감독도 고생 많이 할거 같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robben 주력 선수들이 이제 30대를 넘어선 점, 생각보다 유망주들이 성장 못한 점, 매너리즘..모든게 복합적으로 안좋은 쪽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다음 감독이 제대로 임하지 못하면 간만에 암흑기 좀 볼지도;;;
-
Oz 2018.10.29*야구경기였냐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같이 사시는 지인분께서 잔인하시군요.
마요님 단상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이스코의 경우는 팀의 점유가 높을 때 요리 조리 다니며 빛을 발하는 것 같은데 이건 뭐 지금 팀은 공을 잡고 10초 안에 공을 넘겨주니 할게 없었쥬...
후방에서 빌드업 한답시고 이리저리 돌리다 벤베 쪽으로 롱패스 이 패턴이 몇번이나 나왔는지... 후... 이럴거면 이스코라도 앞쪽에 놔둬서 앞쪽 숫자라도 늘린 상황에서 앞으로 넘기던가
그것보다 더 크게 느낀건 팀의 역동성 자체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전방 압박도 그렇고 공격과 미들쪽에 스피드와 역동성이 좋은 선수는 잘봐줘야 베일 뿐이죠... ㅠㅠ 이번 시즌 참 축구보기 괴롭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Oz 네 말씀하신 대로 팀의 역동성이 너무 떨어진것 같아요. 그간도 조금 부족했지만 올시즌엔 적나라하게 드러나네요.
-
레알유스출신 2018.10.29나이든, 월드컵 방전이든 팀에서 90분간 이어지는 활력을 찾아볼 수 없는게 참 아쉽습니다. 보드진이 정신차리고 선수단 물갈이를 대대적으로 해주었으면 하는데 언제쯤 이루어질지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레알유스출신 팔팔하게 날라다니는 애가 없으니 답답하네요;;;
-
The real 2018.10.29저는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노쇠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봐요 ㅠㅠ 압박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전진패스가 나오지않으니 이스코가 직접 내려와서 받아야했고 이스코가 내려온만큼 커버를 해줘야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또ㅠ그렇다고 수비에서 무얼 보여준것도 아니고...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The real 크로스는 한창 뛸 나이라 전술적 조정 문제 같고, 모드리치가 좀처럼 폼이 올라오질 않네요
-
호날우도 2018.10.29마요님이 말한 내용 대부분이 감독의 전술 미스라 생각합니다. 특별난 부상 직후 복귀 선수들로 스쿼드를 만든 것도 아니고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중 선수들의 움직임은 감독의 전술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선수들의 포지셔닝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을 때가 많아요. 이걸 하이라이트로만 보면 선수들이 진짜 안뛰네...라모스 뭐야? 바란은 어쩌다? 월드컵 바이러스인가? 이럴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죠. 선수들에게 부여한 롤 자체가 달라졌고 그 롤이 레알 선수들에게 맞지 않는거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호날우도 말씀하신대로 부여한 롤이 달라졌고, 부여된 그대로 뛰고 있는데 못하는 거라면 감독의 문제가 맞다고 봅니다만 선수들도 역시 좋을 때의 폼은 아니라고 봐요. 복합적인거죠.
-
오늘두내일두호날두 2018.10.29미드진 정말 공감..저기 벤치에 앉아있는 비달을 레알이 영입했다면 하는 마음이 경기 내내 들었어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29@오늘두내일두호날두 소를 키우는 선수가 없는게 아쉽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