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베스 전 이후 전반적으로 드는 단상들
윈나우와 리빌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중임을 맡고 레알 감독에 부임한 로페테기입니다. 팀 득점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선수가 떠났고, 팀은 오른쪽 수비 백업과, 최전방 후보급 공격수 한 명을 사주었죠. 솔직히 말하면 기대 이하의
보강입니다. 벤제마를 끊임없이 지지하는 벤제맘의 입장에서도 올시즌 벤제마의 백업 내지는 벤제마 자체를
대체할만한 공격수를 영입, 그게 어렵다면 호날두를 확실히 대체할 수 있는 A급 크랙의 영입…둘 중 하는 해결을 봐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후자가 이스코와 아센시오로 대체한다는 복안이 있었다면,
적어도 전자의 경우는 반드시 진행되었어야 하는 테크트리였는데 못내 아쉽습니다. 아무리 리그앙에서
상당한 득점을 했다 해도, 마리아노를 레알서부터 조금씩 지켜본 입장에서는… 기대 수준이 정해져 있죠.
2.
특히 이스코와 마르셀루가 나간 이후부터(물론
마르셀루 있을때도 세비야에 완패했지만) 팀이 미세하게나마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 이 얘길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아무튼 결론은 지금 로페테기에게
짐을 지우긴 어렵다는 거죠. 막말로 마르셀루는 레알 공격전개의 50%를
차지한다는 소리까지 듣던 선수니까(로페테기가 그 정도로 활용하는지는 별개로 하고). 그리고 누누히 말하지만 감독이 본인 고유의 색채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3. 마르셀루
지단시절, 왼쪽 라인은 호날두와 마르셀루가
도맡았습니다. 호날두와 마르셀루가 합이 좋았다고들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에는 그것이 호카와 지단과 같은
공격을 풀어나가는 합은 아니었고, 성격이 좀 다른 류의 합이었다고 봅니다. 날두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면 오버랩 들어간 마르셀루가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거죠. 단순한데 상대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공격수를 수비가 막는
구조가 정상인데, 그 공격수가 페널티 에어리어로 가버리니 마크도 해야 하고, 공격수보다 1:1을 잘하는 수비수가 왼쪽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걸
힘겹게 막아야 하는, 굉장히 골 때리는 상황이 지속해서 발생해 버리니까요.
마르셀루가 나간 이후, 나초나 레길론…이 나오는데, 레길론은 스케일이 작고, 나초는 센터백일때와는 달리 흐름절단초의 수준이죠. 공의 흐름과 공격
템포를 그대로 살려서 공격에 임하지 못하고, 일단 공을 멈춰 놓고 시작하니까요. 이걸 나초 탓이라고 몰아붙이기는 무리가 있겠지만요.
아센시오와의 합이 안맞는 것도, 사실
아센시오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왼쪽으로만
돌파하던 아센시오를 계속 바깥쪽으로 몰아내 버리면…막혀버린 아센시오가 돌아서 역주행을 시작하고, 그러고 마르셀루한테 공을 넘겨 줘봤자, 상대수비는 비슷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마크가 어렵지 않죠. 뭐 시간이 지나면 합이 더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왼쪽 풀백이 공격을 전개한다…는
조금 기형적인 상황이라 마르셀루 외에는 누가 또 이런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의문은 생깁니다. 즉 마르셀루가
빠졌을때도, 그러한 공격패턴을 유지해야 하나, 왼쪽 풀백에게
같은 롤을 주어야 하나…의 문제인데, 그건 나중에 얘기 하기로
하고, 아무튼 이 마르셀루가 빠졌다는 거죠. (물론 최근에
현지 팬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의 원흉으로 지적되었지만, 이는 아마 그쪽에서 지속적으로 실점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보입니다.)
이게 월드컵 시절 멕시코전 독일과도 조금 유사한 느낌은 줍니다. 상대의 압박으로 왼쪽 방향 전개가 안되서, 오른쪽 방향으로 밖에
공격전개가 안되는데, 거기서 유효타가 터지지 않는…
곁다리로 오드리오솔라는 아직까지 적응과 합의 문제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친구는 카르바할이나 마르셀루라기 보다는 알바과라고 보거든요. 즉
공을 오래쥐고 뭘 하는게 아니라 침투로 승부를 보는…
4. 이스코
최근에 모스크바전에서 본 것 같은데, 아센시오가
크로스를 올리는 장면에서 모스크바 수비진이 5명이 페널티 에어리어에 있는데, 우리는 벤제마 한명이더군요… 그런 장면이 적지 않았습니다(가끔 모드리치가 보였지만). 날두가 빠진 상황에서 크로스 공격이 비효율적이라는
걸 차치하고서라도 그래도 너무 숫자가 적어요;;
사실 중앙 미드필더진 중 한명이 공격에 더 가담해야 한다는 지적은 지단 시절부터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습니다. 모드리치나 크로스 역시 골문을 향해 달려드는 스타일이 아니고, 세바요스도 마찬가지고요. 비달, 하다
못해 파울리뉴 같은 유형이 필요하다는 거죠;; 아니면 축황 케디라 라던가…지단이 아무생각없는 머머리라서 카세미루를 전진시킨게 아니죠.
그나마 이스코가 있던 때에는 공수 간의 연결고리도 되어 주고, 상황에 맞게 페널티 에어리어로 침투하면서 골을 노렸지만(빌바오전
동점 헤딩골을 생각하시면 될 듯), 지금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 보입니다. 사실 이스코의 부재 이후로 아센시오가 허둥대는 걸 보면 이스코의 역할이 생각이상으로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5. 공격진
아센시오는 아무래도 공격전개는 젬병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다 할 줄 안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었는데, 어떤 분의 지적처럼, 소규모 6각형을 그리며 다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걱정이 큽니다. 드리블 패턴이 단조로워서 왼쪽으로만 돌파하는데 그걸 밀어내면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차라리 아센시오는 공을 오래 잡게 하지 말고, 간결하게 플레이하며
골문 근처에서 골을 노리는 선수로 키워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벤제마인데,. 코스타나 수아레즈에
비해 벤제마가 부족한 점은 전 득점력이 아니라, 공에 대한 집념이라고 생각합니다. 키핑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이 아니라 공을 절대 뺏기지 않는다. 뺏기면
다시 뺏어온다. 라는 의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벤제마는 그게
못내 아쉽죠. 드리블을 한다-> 막힌다 -> 아쉬워한다… 벤제마는 혼자서 야구처럼 턴제 공격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6.
사실 3톱 라인에서 왼쪽 윙 포워드에
설 수 있는 선수가 공을 운반할 수 있고, 직접 타격 까지 가능한 선수가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긴 합니다.(아자르라던지, 음바페라던지, 네이마르라던지). 바르샤가 삐걱대는 가운데에서도 꾸역꾸역 버티는 이유는, 메시가
있기 때문이죠. 이스코와 마르셀루가 돌아온 상황에서도 팀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여러모로 생각을
해 볼만 합니다(아니 무조건 사와).
7.
대부분 선수들 얘기가 되어버렸는데 사실 전술적으로는 아직 뭐다 싶은 걸 못 느끼겠어서요. 제가 축알못이라그런지…초반에는 잘 되던 것 같던 압박도 지지부진
하고, 카세미루의 전진을 어느정도 제어해서 점유는 늘어났지만 숫자 부재로 공격력은 좀 처진다는 거… 물론 처음에도 얘기했지만 로페테기에겐 시간이 필요하죠. 독일과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던 무패의 스페인 팀을 만든 로페테기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경쟁자들도 삐걱대고 있는데…우리의
인내심과는 별도로 회장은 인내심이 없기로 유명한 양반이라 어찌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댓글 15
-
루우까 2018.10.08아센시오에 대한 의견에 공감합니다. 또 최근 몇년간 미드필더의 공격가담 미숙을 호날두라는 역대급 헤더로 채운것도 동의해요.
두 가지 상황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선 사실 아센시오를 433 중앙 미드필더의 왼쪽 메짤라 형식의 기용이나 4231의 가운데 공미에 자리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08@루우까 왼쪽에 두니 답답하긴 하네요. 그나마 역습할때는 좋은데;;
-
천상으로 2018.10.08솔직히 말해 아센시오는 어떤 플레이를 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미드필더 보단 약간 라울같은 스타일로 키워보는게 어떨지 궁금하네요 .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08@천상으로 저도 라울...어떤 분 말씀대로 그리즈만 같은 스타일...이런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
D.레오 2018.10.08아센시오를 루초만큼 활용 못하는것 같기도 하고..
반면에 아센시오가 국대만큼 레알에서 못하는것 같기도 하고..하.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08@D.레오 주변 선수들과의 합도 중요하겠죠;;; 지금 제1도우미인 이스코도 없고...
-
subdirectory_arrow_right 오토레하겔 2018.10.08@D.레오 공간 만들어줘야 잘하는데 스페인은 공간 만들어줄 선수가 많은데 레알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호날우도 2018.10.08@오토레하겔 공간 잘 만들어주는 스페인 선수 누구요? 그리고 레알에 그런 선수가 없다면 감독이 전술을 바꾸는게 옳은 방법 아닐까요? 어짜피 이번 시즌 영입도 끝났는데
-
RYU_08 2018.10.08*벤제마 부분에 지극히 공감합니다 드리블 칠 땐 호돈신 급 포스를 뿜어내는데 상대방이 (특히 퍼디난드가 싫어하던 그) 다리 뻗는 수비를 하자마자 공을 너무 쉽게 뺏기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센시오... 차라리 스페인 국대 (네이션스리그 6-1 승) 처럼 오른쪽 윙포워드로 배치시켜서 인사이드 커터로 활용하면 안될런지... 그 자리가 베일이 굳건하게 버티긴 합니다만 요새 베일이 영점조절 잡는데까지 너무 많은 슈팅을 허비하는 것 같아 난사라고밖에 안보여서요ㅜ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08@RYU_08 확실히 지금 상황에서는 오른쪽이 더 나아 보이는데 거기는 황레스 베일이 있어서;;
-
subdirectory_arrow_right RYU_08 2018.10.08@마요 앗.. 아아... 감히 축구황제의 자리를 넘봤군요 ;;
-
오늘두내일두호날두 2018.10.08좀 의문인점이 슈퍼컵 꼬마전에서 시즌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압박이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할수가 없었는데 어째 시간이 흐를수록 압박강도도 효율도 약간씩 하락하는듯한 느낌이에요.
이게 압박전술의 단점(체력에 부담이 간다거나하는)인지 아니면 전술적으로 레알에 맞게 부분변화가 되는 과정인지 또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10.08@오늘두내일두호날두 저도 처음에 어? 전방압박이 나아졌네? 싶었는데 이게 퇴보하더라고요.
체력이 아쉬운건지(체력훈련이 좀 달라졌다고는 들었습니다) 아니면 일시적인 선수들의 폼 저하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호날우도 2018.10.08@오늘두내일두호날두 선수들 줄부상과 함께 생각해볼때 초반 몇 경기 반짝했던 팀압박의 실종은 (원래부터 팀압박과는 거리가 먼 레알이었지만) 팀의 체력훈련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 제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레알의 체력훈련 관련 기사는 못찾겠더군요..따라서 제 뇌피셜입니다만..
-
Sergio4Ramos 2018.10.09읽고나니 많은 생각이 드는 참 좋은 글이네요ㅎㅎ
그나저나 5번 끝에 벤제마 턴제 공격은 참 웃픈 현실이네요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