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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한국-스웨덴전 이야기.

마요 2018.06.19 09:36 조회 2,094
 

1.

사실 지난 2014년 홍명보의 월드컵 패망 이후, 국가대표 축구팀의 경기를 즐겨보지 않았습니다. 대표팀 수장이 스스로 정한 원칙을 뒤집어 버리는 태도에 실망하기도 했고(본인이 소속팀 출전기준 운운만 안했으면, 누굴 뽑아도 상관없었을 텐데), 원체 충성심이라는 거에 고무되는 성향이 아닌 소심한 리버럴주의자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 다가오다 보니, 저 역시 국가란 공동체에 속해있는 구성원임을 깨닫게 되더군요. 알 수 없는 민족이라는 이름의 사슬에 저 역시 묶여, 조금씩 긴장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저 응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어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2.

굳이 대표팀의 강점을 뽑자면 수비 보다는 공격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공격적으로 선수를, 그리고 전술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신태용 감독은 언더독 입장에서, 그리고 우리가 수비가 약하다는 입장에서 스웨덴을 맞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중하게 임했다고나 할까요. 섣불리 평하긴 어렵지만, 나름의 전략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크고 아름다운 스웨덴 선수들에 맞서서 김신욱이 선발 출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테고요.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전형적인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나름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스웨덴의 공격작업이 단조로웠고, 우리가 맞은 위기는 대부분 혼전, 내지는 흐르는 상황이었습니다. 키퍼의 놀라운 선방과 운도 좀 작용했지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플랜대로 흘러갔는데, 박주호의 부상 이후로 분위기가 급격하게 다운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흐름을 잘 읽는 편인 박주호에 비해 김민우는 비교적 명백한 다운그레이드였죠. 교체카드 1장을 날림으로써 공격적인 카드의 숫자도 줄었고, 기용하는 타이밍도 지체되었습니다.

 

유효슈팅은 없었지만 전반 손흥민의 단독 돌파나, 후반 추가시간의 황희찬의 프리헤더나 모두 결정적으로 보이는 찬스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살렸어야 했는데 조금은 허무하게 날아가 버렸죠. 우리가 이길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기는 것 정도가 비교적 공평하지 않았나 싶은데 많이 아쉽더라고요.

 

3.

구자철은 지난 2014년에 비해 퇴보한 느낌이었고, 기성용도 예의 활력은 잃은 듯 했습니다. 황희찬은 의욕이 너무 앞서 보였습니다. 역습장면에서의 가담 숫자를 생각해 보면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격장면에서 움직임이 적어 공 줄 곳을 찾기 어려워 뒤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활력 넘치는 이승우의 모습은 보기 좋더군요. 선수 한 명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지양하는 바이지만 그래도 워스트를 하나 꼽자면 장현수 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박주호 건과 PK가 아니더라도 너무도 허무하고 허술한 수비와 볼 처리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레알마드리드의 풀백들이 얼마나 좋은 선수들인지 깨달았던 경기였습니다. 크로스...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정말 아쉬운 크로스가 많았습니다.

 

졌잘싸까지는 아니더래도 우리가 최약체임을 감안하면, 그럭저럭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인지 결과가 너무 아쉽네요. 멕시코전꼭 이기긴 어렵더라도 후회없이 싸워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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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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