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이프이즘에 대비한 팀의 기조에 대한 잡상.
크루이프이즘에 기인하여 펩이
완성시킨 바르셀로나의
중심기조는 보다 더 득점 확률이 높은 위치에 있는 동료를 확인/이용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개인 플레이가
강한 선수와
바르셀로나는 대칭점에
있지요;;; 네이마르가 있었던
바르셀로나보다 지금의
바르셀로나가 더
완성형으로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기도 하고. 그리고 팀 플레이를
할 때와
개인플레이를 할
때의 판단과
능력에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정점에 있는
선수가 그
팀에 존재하며
밸런스를 조절하고
화룡점정을 찍어주지요.
바르셀로나는 그렇다 치고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는 어떠한가.
사실 꽤 오래 마드리드를 봐왔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의 크루이프즘에 대비되는 레알마드리의 철학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갈락티코는 철학이라기 보다는 정책에 가깝고;;; 뭐 굳이 말하자면 후아니토 정신일텐데 말이죠. 그러한 처절한 열정과 투쟁심은 요즘은 솔직히 딱히 보이지도 않고(굳이 따지자면 라모스가 적통처럼 보일 때가 있긴 한데, 오버하는 것 보면보면 착시인 것 하고;;;)
각설하고, 적어도 지금의 레알마드리드의 토대를 만든 것은 무리뉴 이후로, 우리팀의 전술은 사실상 ‘호날두’ 로 대변될 수 있었습니다. 즉, ‘호날두’라는 명검을 쥔 상태에서 그 명검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이 우리팀의 기본이었고, 그것이 여지껏 유효했다고 봅니다. 스피디한 역습, 다이렉트 플레이, 그리고 정점의 호날두. 호날두의 결정력을 발판삼아 골에어리어 근처에서는 확률이 높건 낮건 간에 동료를 활용하기 보다는 골문을 직접적으로 노리는 박리다매형 공격을 행해왔죠. 이는 호날두가 온몸이 무기였던 까닭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결국은 호날두가 득점을 해줄 테니까.
그런데 이 공격의 단점은 내려앉아 버티는 팀에 무진장 약하다는 것. 무리뉴가 라인을 올리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팀에 약한 것이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었지만, 이러한 다이렉트 전술은 내려앉아 수비하고 카운터 치는 팀에게는 젬병입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힘으로 때려넣고 우겨넣고 성과를 냈지만, 이제 날두의 노쇠화와 더불어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게 눈에 확연히 보이죠.
그나마 안첼로티는 약간의 변주(오히려 내려앉으면서 상대 수비를 이끌어낸다든지, 하메스 같은 창조성 있는 플레이어를 활용한다든지)를 주면서 나름의 전술력을 선보인적 있지만, 여전히 그 중심에는 늘 호날두가 있었고.
사실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란 명검의 수명이 다해가는 것은 미리 대비해 왔습니다. 베일의 영입도 물론 그 일환이었고;;; 베니테즈 역시 날두의 비중을 낮춘 전술을 선보인 적도 있었죠. 지난 시즌 지단이 날두에게 로테이션을 부여하며 체력을 관리한 것 역시 그러한 대비 중 하나였죠. 다만 그러한 연착륙시도가 무색하게도 올 시즌은 마침내 예정되었던? 하락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됐건 이제 팀을 완벽하게 변화시킬 기회가 온 거라고 봅니다. 즉 보다 더 동료를 활용하고, 조금 더 골문 근처에 접근해서 높은 확률의 공격을 하고, 템포를 조절하는 쪽으로요. 꼭 크루이프이즘을 따라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계속해서 경기를 봐오셨으면 아시겠지만, 조금 더 주변을 보면서 했음 하는데, 골문 근처만 가면 다들 텐션이 올라가서 빨리 골대로 골을 넣으려고 하는게 눈에 보이고, 상대적으로 낮은 확률의 공격을 하게 되고, 결정적인 찬스는 만들지 못하고, 결정력이 둔해져서 골도 안들어가고, 악순환;;; 이런건 이제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어차피 날두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이런 선수가 또 등장할 것은 아니라 보기에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팀은 이미 그러한 다이렉트 플레이 대신에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플레이어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아마 차세대의 중심으로 이스코가 자주 거론되는 것도 그 때문이겠죠. 템포를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한 모드리치나 크로스는 말할 것도 없고. 차세대 주자인 세바요스나 아센시오도 스페인 특유의 패스플레이에 적응이 어렵지 않아 보이고요. 날두 역시 이제 팀의 유일한 필살기라기 보다는 무기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한다면 오히려 상대의 대처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횡설수설했지만, 요컨대 오늘 팀이
대승은 했지만, 역시 개인 능력에
기댄 승리이고
여전히 문제의
근본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거죠. 부디 올시즌 좋은
연착륙을 했음
하네요.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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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io canal 2018.01.22팀에 속도 넘치는 선수는 공격수는 많은데... 속도 넘치는 미드필더가 안보이네요(코바시치야..) 플레이메이킹이야 미들들이 워낙 잘하는데... 좀더 도전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스코는 요즘 보면 국대만큼 모험적인 플레이가 잘 안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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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sergio canal 이스코가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만큼의 전방 움직임이 안나오는 것 같아요. 이스코의 패스나 시야가 다소 아쉬운 때도 있고. 서로 조금씩 아쉬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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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그들이사는세상 2018.01.22@sergio canal 이게 개인의 문제가 아닌 팀 문제입니다. 당장 안정성 추구한다고 까이는 모드리치,크로스만 봐도 국대가면 쓰루패스 장난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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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o Asensio 2018.01.22시스템의 차이라 봅니다.
바르샤는 감독과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도 원래 자신들이 해오던 시스템 안에서 경기를 펼치니 새로운 선수들이 와도 빠르게 시스템에 적응하며 좋은 경기력을 내는거라 생각되네요.
그에 반해 우리팀은 우리 팀만의 시스템이 없고 감독의 능력과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보니 어린 유망주들 선수들이 영입돼도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과 겉도는 모습들이 많다는 생각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Marco Asensio 요컨대, 우리팀만의 시스템이 성립하려면 보드진의 전격적인 지원과 유능한 감독의 철학 정립이 필요하단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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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족염긱스 2018.01.22그런데 사실 저런 확고하게 지속된 철학 있는 팀도 몇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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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왼발의족염긱스 맞는 말씀입니다. 맨유도 뭐, 퍼기 나가고 나서는 아수라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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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2018.01.22*갈락티고가 정책이자 팀의 철학이죠. 갈락티고 정책으로 끌어모은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승리를 거머쥐는게 팀의 철학이라고 보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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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해바라기 그 긴 역사에서 갈락티코는 그저 일부분에 불과하지 철학이라고 보긴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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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해바라기 2018.01.22@마요 에시로 드신 크루이프이즘도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은것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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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해바라기 뭐 적어도 10년차는 나니까요. 그리고 갈락티코는 페레즈라는 구단주 한명에 의해 구현된 것이기도 하고. 그리고 팀의 철학이 그렇게 저렴(?) 한 것이라고 팬들도 생각은 안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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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2018.01.22바르샤가 특별한 경우지 팀의 철학 같은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거 같습니다 올시즌 바르샤가 잘나가는것도 발베르데의 역할이 엄청 컸다고 보고요 이제 우리팀은 호날두의 역할을 줄이고 보다 팀플레이에 더 초점을 맞추는게 좋아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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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사슴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에서 머무르는 팀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물론 지금껏 그래왔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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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ben 2018.01.22호날두가 하락세가 어느정도 보이긴하니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긴 할거같네요. 물론 반등할수도 있지만 호날두의 나이를 감안하면 언제까지 밀어붙일수는 없죠. 이번 여름이 그런 의미에서도 꽤나 중요할거 같습니다. post 호날두 시대를 준비할수 있는 시작이 될거 같아요.(베일이 고질적인 부상 문제만 없었으면 뭐...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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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robben 날두는 여전히 유효한 무기입니다만, 이젠 그 짐을 좀 덜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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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유스출신 2018.01.22공감합니다. 다만 그런 전술변화를 지단이 꾀할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네요.
호날두때문에 할수있음에도 안보여준건지, 아니면 보여줄 능력이 없는건지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지단 해임을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은 아마 후자라고 생각해서 그러는거겠지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레알유스출신 후자가 훠얼씬 더 설득력이 있지요. ㅎㅎ 물론 전 그래도 한시즌 더 보자는 쪽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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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알 2018.01.22쿠티뉴 영입 이 전에는 우리 팀 중원이 확실히 바르샤보다 그런 기조에 더 부합할만한 상태였다고 보는데 아무래도 전방과의 합이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봅니다. 축구 방식이라는건 어쨌든 한 팀의 소유물 같은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크로스-이스코-모드리치까지 있었는데 결국에는 전술 지시에서 역량이 모자란 것 같아요. 저번시즌도 우승은 했지만 선수 개인개인이 빛났지 전술적으론 아쉬움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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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황알 이 선수들 가지고 이렇게 까지 밖에 못하나? 라는 의문이 드는건 머머리 실드를 치는 저로서도 당연한 물음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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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oral 2018.01.22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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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Mayoral 아뇨 ㅎㅎ망글인데 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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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2018.01.22*정말 좋은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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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호날두 망글인데 감사합니다ㅡ날두가 이 경기를 발판삼아 반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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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2018.01.22레알하면 빠르고 강한 축구 아닐까요.
저는 바르샤의 중심기조를 빌드업의 다양화/창조성 추구와 볼의 소유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빠르고 강한축구와는 거리가 있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룰루 그렇게 보는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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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maria 2018.01.22이건 글하고 좀 어긋나는데, 단상하고 잡상을 구분하신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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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18.01.22@santamaria 경기내용이 아니고 전반적인 생각을 의식의 흐름대로 길게 써내려간거라서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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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mer 2018.01.22팀의 철학이 제대로 세워지고 계승되려면 성인팀 뿐 아니라 유스체계에도 동시다발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철학이란게 자리잡아서 레알이란 팀의 정체성처럼 되려면 한참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전술기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니 팀컬러를 바꾼다 한들 그게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때의 전술색일 뿐이니까요.
팀에 새로운 철학을 세울거면 포스트 날두 시대를 준비할때 진짜 구단을 뒤흔들 변혁을 해야할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