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감독 갈리는거 많이 봐서 다들 아시잖아요.
레알 마드리드는 자국과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스타선수들로 구성된 클럽이고 그런 클럽인 만큼 선수 개인의 개성도 강하고 자의식도 강하며 훌륭한 커리어를 가진 선수들이 많습니다. 당장 우병우같은 사람만 해도 엘리트 검사랍시고 눈에 힘주고 어깨뽕 잔뜩 들어간 마당에 한 분야에서 프로선수로서 그 이상의 성취를 이룬 선수들이 그정도 자부심이 없다면 되려 이상한 일이죠.
무슨 이야기냐면 이팀은 우리가 일상에 속해있는 사회조직이랑은 완전하게 그 성격이 다른 집단이라는거에요. 관리자가 지시하면 순순히 따르는 그런 예스맨들로 구성된 일반 사조직이 아니라는거죠. 인기구단 까일때마다 나오는 레파토리인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도 전 이팀에는 안맞는 이야기라 봐요. 애초에 그런 철학을 지향하고 있다면 지금의 스타 시스템을 추구해서는 안되죠. 그런 가치를 최우선한다면 선수로서 더 큰 성공을 꿈꾸며, 순순히 지도자들 말잘듣고 향상심 높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할수밖에 없는데 이런 동기부여에 있어서 이미 많은 성공을 거둔 선수들은 당연히 상대적으로 떨어질수밖에 없으니 스타 시스템을 포기하라는 이야기와 같은 이야기고 스타 시스템을 포기하라는건 페레스로 하여금 그가 가진 구단 경영 철학을 포기할것을 요구하는 셈이나 다름 없습니다.
전술? 지단보다 전술적 역량이 좋은 감독은 사실 얼마든지 있어요. 발렌시아의 마르셀리노, 전 도르트문트 감독 토마스 투헬, 나폴리의 마우리치오 사리 등등...뭐 얼핏 생각나는 중견클럽 감독들만 해도 이정도고 이보다 좀더 유명하면 알레그리, 시메오네, 클롭 등 빼오기는 좀 더 힘들지만 빅클럽 검증은 좀 더 많은 사람도 있죠. 어떤 팬분들은 뢰브를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이 감독들이 좋은 감독들이라고 가정해보죠.
근데 외부에서는 AS와 마르카가 좀만 떡밥 생기면 시끄럽게 구는 환경속에서 선수단을 아무런 잡음없이 이끌수 있다는 믿음은 있을까요? 지금까지 팀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 팀은 선수단과 잘지낼수 있는 아버지같은 느낌을 주는 감독이던지 (안첼로티), 아니면 강력한 카리스마 혹은 구단 영향력을 통해 자의식강한 선수단을 다스릴수 있는 권위를 가진 감독과 (지단) 함께 했을때 좋은 성과를 냈던것을 알수 있습니다. 무리뉴가 지단보다 전술적 역량이 허접해서 챔스 우승에 끝내 실패하고 3년동안 리그, 코파 1회 우승만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베니테즈가 단순히 구시대의 인물이고 현대축구의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따위 엉망진창 축구를 보여준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리뉴의 리더쉽이 레알 선수단에게는 맞지 않았던것이고, 베니테즈의 리더쉽은 그보다 훨씬 형편없었던거죠.
결국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의 구조상 이팀의 감독에게 가장 요구되는건 자신의 개똥철학이나 전술이론 따위가 아니라 선수들로부터 지지를 받을수 있는 권위와 성품, 그리고 이런 선수들을 결속시킬수 있는 리더쉽이지, 까놓고 투헬같이 성질 괴팍한 사람이 소리 빽빽지르고, 독일에서나 레전드지 레알 마드리드에는 아무런 영향력도 접점이 없는 뢰브같은 사람이 전술적 시도한답시고 특정선수갖고 포지션 파괴 시도하면 그걸 순순히 납득하면서 아무 군소리, 불만없이 묵묵히 훈련할 선수는 과연 몇이나 있겠으며, 육체적으로 힘은 들고 재미는 드럽게 없는 체력훈련과 더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활동적인 필드위 움직임을 요구하면 과연 말잘들을 예스맨이 이팀에 몇이나 있을것 같나요? 이미 더 이상 올라갈곳 없는 선수들이 재미도 없고 힘든 일을 자신들만큼 대단하다고 인정하지 않는 감독들의 말을 들어가며 묵묵히 할 선수가 과연 몇이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에메리같은 감독이 PSG에서 괜히 고전하는게 아니니까요.. 자신보다 머리가 큰 선수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에요.
최근 지단의 전술적인 부분, 선수기용에 대한 부분들은 당연히 비판의 여지가 있는것은 사실인데 그 반대급부로 제시되는 대안들은 경우에 따라서 더 클럽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져다줄수 있는 부분이 너무 소홀하게 취급되는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지금의 감독을 까고, 좀 더 나아가서는 짜르자는 이야기를 하는건 클럽이 더 나아지자고 하는 이야기지, 더 망하자고 하는건 아닐테고 그렇다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봐야 될 문제죠. 이팀뿐만 아니라 직책을 주고 권한을 부여해도 자신의 축구관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압박감에 짓눌리다 선수들에게 뒷방 늙은이 취급 당하며 처참하게 실패하는 광경은 신예-중견 감독들이 축구계에서 실패를 겪는 흔하디 흔한 레파토리이며 이러한 위험성이 그 어떤 클럽보다 높은 팀이 이 팀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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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티 2017.11.02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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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토자키 미나 2017.11.02침착하게 생각해보면 구구절절 맞는 말이네요. 추천합니다.
(다만 감정적으로 답답한건 어쩔수가 없네요 헤헤..) -
zizou05 2017.11.02추천드립니다.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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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시옹 2017.11.02공감합니다. 이 선수단을 이끌 감독이 과연 몇 명이나 될는지 모르겠네요.
답답한 경기력과 아쉬운 결과도 공격수 영입만 잘 했어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거 같습니다.
물론 가정이지만ㅜ -
Oz 2017.11.02구구절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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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2017.11.02정말 공감 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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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타 2017.11.02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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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머 2017.11.02잘 읽었습니다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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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권가 2017.11.02저도 추천 누릅니다 내용이 극공감 되니까요.
하지만 언제까지 네임드의 재능 축구를 할련지 그렇기에 매경기 상대팀 보다 덜 뛰는 축구를 하기에 언젠가 변화가 필요해 보이긴 합니다.
그게 BBC가 세대교체가 될 시기에 한 번 바꼈음 좋겠고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왜냐면 요즘 이적시장에 데려온 선수들이 네임드가 아닌 유망주 선수들이기에..
우선 이스코는 많이 뛰는 축구를 하기에 이스코를 필두로 아센시오 테오 세바요스 코바치치 요렌테 하키미 마요랄 등의 이런 선수들은 네임드 선수들이 아니기에 네임드 축구가 아니라 윽박 지르며 체력 훈련 시키며 예스맨 선수들로 만들 수는 있다고 보네요..
또한 앞으로의 미래들 외데고르 비니시우스 우루과이 그 인성 나쁜놈 등등도 이런 선수들이라면 이젠 좀 고집 쎄고 전술력 있고 체력 훈련 시키는 감독이 한 번 새로 판을 짜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인플레 심화된 이적시장에서 파리처럼 2-3천억 이상 천문학적인 이적료로 스타선수들 못 데려올 거라면 팀 색깔을 바꿔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네요..
아 암튼 당장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에 계속 상대팀 보다 10키로 이상이나 덜 뛰는 축구를 한다면 이번 남은 시즌 확실히 힘들어질 거 같긴 하네요..지단형님의 리더쉽도 좋지만 이제 정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시기가 왔다고 보여집니다..
암튼 작성자님 필력 긋긋 -
subdirectory_arrow_right 다크고스트 2017.11.03@안동권가 일장일단이 있죠. 저도 단순히 지단을 짜르자는것보다 지단과 헤어지는 김에 아예 전체적인 팀의 체질을 개선하자는 논의는 하나의 대안이 될수도 있다고 봅니다. 현대축구에서 압박이 점점 대세 흐름이 되어가는 트렌드에서 언제까지 지금의 방식이 좋은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도 하니까요.
다만 지금 호날두를 필두로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의 존재가 레알 마드리드를 더욱 더 가치있는 구단으로 만들어주고 있는것도 부정할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선수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더 많은 마드리드 팬들이 생겨나고 더 많은 구단 컨텐츠가 소비되며 그것은 모두 구단의 상업적 가치와 직결됩니다. 페레스의 갈락티코 정책도 이런 부분들을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포기한다면 어느정도의 상업적 성공과 구단가치에 관한 이익들은 일부분 포기할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가뜩이나 예전처럼 팀이 부의 헤게모니를 지배하지 못해서 대형이적을 빵빵 터트리지 못하는데서 오는 답답함을 느끼는 팬들에겐 기존에 비해 더 답답함을 감수해야 되는 것도 있겠죠.
어느게 옳고, 어느게 정답인지는 사실 답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감독을 짜르든 말든, 어떤 감독이 오든 구단상황에 대한 이해는 어느정도 있어야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는 취지에서 전술이 감독을 선택하는 절대적 기준이자 만능키가 되서는 안된다는거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안동권가 2017.11.03*@다크고스트 네 님 댓글도 이해가 잘되게 잘 쓰시네요
전술이 감독을 선택하는 절대적 기준이자 만능키가 되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우리팀이라 해당 되는 이야기네요
변화가 필요할지 아님 더 믿어야 할지 우리팀이 고민에 빠진 상황에서 님의 글과 댓글은 레매 팬들이 다시 한 번 우리팀의 특성을 깨우쳐주는 좋은 글 같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오토레하겔 2017.11.03@안동권가 결국엔 bbc가 문제네요. 근데 페레즈 집착 때문에 재계약을 길게 하고 주급도 막 퍼주는 바람에 이적시키기도 어렵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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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je 2017.11.03앞으로 감독 관련된 논쟁에서 이 글이 지침이 되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단순히 외적으로 보이는 것들, 전술이나 경기력 외에도 운영에는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온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레알이라는 팀이 21세기 들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최근시즌들에서 이전 감독들과 지단의 비교우위를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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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 Falkao 2017.11.03글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팬분들이 공감하고 계실 내용 잘 풀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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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Camus 2017.11.03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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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조무사 2017.11.03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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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2017.11.03*공감합니다.
레알이라는 팀을 잘 운영할만한 감독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단을 경질한다면 대안은요? 누가있을까요? 현재로선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shaca 2017.11.03레알은 항상 감독들의 무덤이었죠. 저도 지금 누가 와도 상태가 급격히 개선될꺼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팀이 안좋은 상황에서 제일 책임을 묻기 좋은게 감독이란 자리라고 봅니다.
당연히 감독이 감수해야 할 상황이지만 이제는 바뀌었으면 좋겟습니다. 책임을 묻더라구 섣부른 경질로 묻지말고 스타플레이어들에게 보내는 신뢰의 반만이라도 감독들에게 신뢰를 보여줬으면 좋겟습니다. -
Dani Carvajal 2017.11.03글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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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날두 2017.11.03추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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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짱팬 2017.11.03너무 공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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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2017.11.03이 무슨....글쓴이의 연륜과 철학이 이토록 돋보이는 명문입니다 ㅊㅊ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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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aGalactico 2017.11.03최선은 지단이 잘리는 것이 아니라 지단이 bbc 크카모 고집을 버리고 전술적으로 조금 발전하면서 변화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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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바스 2017.11.03그러게요 그 안감독님이 뮌헨에서 선수들의 불만에 의해 경질된것만 봐도 선수단 포용과 봉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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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n 2017.11.03지단은 선수들에게 형같고 선배같고 동료였고 우상이었죠 기본적으로 성품도 차분해서 팬들이 답답하다고 하는 인터뷰도 (안감독은 팬들한테도 덕장이라고 인기가 많았는데 왜 그럴까-) 선수들 입장을 배려해서 좋게 이야기하고 이건 어쩌면 당연한 거예요 사람들 앞에서 선수들 두들겨봤자 팬들 속이 잠시 시원해질 순 있어도 좋을 게 하나도 없죠
또 주전들에 대한 혹은 팬들이 싫어하는 선수ㅜ에 대한 과해보이는 신뢰와 팬들이 기대하는 선수를 안쓰는 것 등등 (사실 말이 쉽지 누구 후보로 내리면 엄청 시끄러워지니까 레알 감독은 새가슴처럼 보이거나 트러블메이커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었던) 지단이 바보는 아니니까(ㅋㅋ) 뭐라도 변화가 있을테구요
지단이 언제까지 레알 감독을 할지는 몰라도 얼마 안남았을지라도? 기대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구단은 이미 키우고 있는 구티 같은 또다른 구단의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을 다음이든 그다음이든 믿어볼 거라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지단은 어디서든 계속 감독 잘할거라고 생각해요 ㅎㅎ -
rr22 2017.11.03지단이 지금같은 호러급 선수 선발 똥고집과 무전술로 일관한다면
다크고스트님이 쓰신 내용은 전혀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
스시a 2018.04.11ㅊ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