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한 마드리시모
시즌 초부터 힘겨운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만큼 시즌 초의 ‘허덕임’은 꽤 크게 느껴지겠죠. 여러 회원분들께서 저마다의 이유를 들며 원인들을 분석 하고 계시지만 어쨌든 시즌은 시작 되었고, 당장 보기드문 최악의 10라운드를 보내버렸습니다. 잃어버린 승점 만큼 자존심도 잃었고, 패배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축구내외, 전술 및 비전의 향방이야 어쨌든 지금 이것을 지켜보는 우리들에게 나름 용기가 필요하단걸 느끼게 됩니다.
팬
올드팬 분들중에 공감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13~4년정도 한 팀만 지켜보다보니 어느새 초연해지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일희일비해서 제 생활이 망가지는걸 경계했고, 그게 넓어져서 시즌과 토너먼트 단위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한시즌 단위로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었죠. 그때가 16강 마드리드 시절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달라지겠지” 하면서 말이죠. 애초에 팬이 되었던 시점조차 페레스의 불만과 비난이 최고조에 오르던 격변의 시절 이였습니다. 내부의 잡음이 너무 많았고(지금도 페레스 집 앞에서 수많은 팬들이 퇴진 시위를 벌이던 모습들이 생생합니다.)얼마뒤에 사임을 표명하면서 일단락 났습니다. 이 진부하고 오래된 일련의 사건들로 깨달은건 팬으로써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박탈감이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 팀을 응원하게 되긴 했는데, 좋은게 없던 거였죠. 무엇보다… 제 삶과 팬을 동일시 할 수록 너무 힘들었던겁니다. 이런 초연함이 없었다면 그 격변의 세월들이 결코 녹녹치 않았을 겁니다. 반면 이런 마인드가 정말 안좋은 점이 있는데, 승리나 타이틀의 획득마저도 어딘가 덤덤해져 버렸다는 거에요. 어느 순간 “나는 팬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그럼 ‘팬이라는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요.
권리와 의무
많은 분들이 팬에게 비판이라는 권리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응원 이라는 의무도 있지 않을까합니다. 둘의 균형이 곧 팬심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 것 아닐까요. 비판만 하는 팬도 응원만 하는 팬도 없겠죠. 화가나면 욕도 하고, 경기를 보면서 어느샌가 응원도 하는 그런 순환이 내가 이 팀을 좋아한다는것을 다시한번 상기 시켜주는것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당장 나부터도 팀이 어려울때는 더 비판하고 팀이 승리하면 응원보다는 그래 이정도는 해야지 하는 도도한, 혹은 거만한 마음으로 지켜 볼때가 많습니다. 이런 형태 자체야 당연할수도 있지만, 결국 취사 선택식으로 하는 응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좋을때만 딱 골라 응원하는것이죠. 비판의 형태도 응원의 형태도 제각각이지만, 어떤 식이든 우리가 팬이라면 응원이라는 의무도, 비판이라는 권리도 적절히 하는지 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울때 응원하는것 역시 팬 이니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독
많은 분들이 감독계 레전드로 퍼거슨을 예로 들지만, 반대로 퍼거슨처럼 장기간 한 팀의 감독으로 있는게 왜 이렇게 유례 없는지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한 감독이 오래 있다는것 자체가 생태적으로 유니크한 경우라는것이죠. 축구계는 어려울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감독 교체를 해왔고, 지단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단, 로또성으로 지단이 퍼거슨 같은 원맨팀 감독으로 가게 된다면 지금 시즌의 경우는 사실 종종 볼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는 지단이 그만한 감독일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선임 될때도 한 1년 하겠네 했던게 2시즌이나 함께 했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왔죠. 그래서 믿고 가보자 / 여기서 멈추자 같은 생각은 판단이 전혀 안듭니다. 하지만 우연의 힘일지라도 장기간 지단이 맡게 된다면 이런 시즌은 무관의 시즌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해 봅니다. 가끔 상상하는데, 우리팀이 강등된다면 지금 여기서 응원하는 분들중 얼마나 남을지 생각해 보곤 합니다.^^;; 일단 저도 팬질을 그만두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추락하게 보드진이 놔두진 않겠지만, 축구의 긴 역사에 절대라는건 또 없으니까요. 그런 쓸데 없는 생각 속에서도 이 팀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지단이냐 아니냐는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저 최대한 많은 승리의 역사가 레알을 통해 이루어지길 소망할 뿐입니다. 호날두든, 새로운 라이징 스타든,혹 새로운 감독 , 포텐터지는 유망주든 그 누가 되었든 말이죠.
글을 마치며,
케이리그 2부팀으로 추락한 팀을 끝까지 직관하며 응원하던 단 한명의팬의 사진이 가끔 떠오릅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희생적 서포터즈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좋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응원하는 그 자체가 때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죠.
빛났던 시즌 뒤라 더 아프겠지만, 못하는걸 어쩌겠습니까. 시원하게 욕하고 마음껏 응원하고 또 그 결과가 나빠서 다시 한번 감독 교체라던가 선수단 변화와 같은 격변을 겪더라도 시즌이 끝났을때 후회없이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이대로 놓아 버리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선수들이 더 분발해주고 빡빡이 감독님도 더 잘해주엇음 좋겠습니다.^^
축구내외, 전술 및 비전의 향방이야 어쨌든 지금 이것을 지켜보는 우리들에게 나름 용기가 필요하단걸 느끼게 됩니다.
팬
올드팬 분들중에 공감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13~4년정도 한 팀만 지켜보다보니 어느새 초연해지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일희일비해서 제 생활이 망가지는걸 경계했고, 그게 넓어져서 시즌과 토너먼트 단위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한시즌 단위로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었죠. 그때가 16강 마드리드 시절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달라지겠지” 하면서 말이죠. 애초에 팬이 되었던 시점조차 페레스의 불만과 비난이 최고조에 오르던 격변의 시절 이였습니다. 내부의 잡음이 너무 많았고(지금도 페레스 집 앞에서 수많은 팬들이 퇴진 시위를 벌이던 모습들이 생생합니다.)얼마뒤에 사임을 표명하면서 일단락 났습니다. 이 진부하고 오래된 일련의 사건들로 깨달은건 팬으로써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박탈감이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 팀을 응원하게 되긴 했는데, 좋은게 없던 거였죠. 무엇보다… 제 삶과 팬을 동일시 할 수록 너무 힘들었던겁니다. 이런 초연함이 없었다면 그 격변의 세월들이 결코 녹녹치 않았을 겁니다. 반면 이런 마인드가 정말 안좋은 점이 있는데, 승리나 타이틀의 획득마저도 어딘가 덤덤해져 버렸다는 거에요. 어느 순간 “나는 팬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그럼 ‘팬이라는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요.
권리와 의무
많은 분들이 팬에게 비판이라는 권리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응원 이라는 의무도 있지 않을까합니다. 둘의 균형이 곧 팬심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 것 아닐까요. 비판만 하는 팬도 응원만 하는 팬도 없겠죠. 화가나면 욕도 하고, 경기를 보면서 어느샌가 응원도 하는 그런 순환이 내가 이 팀을 좋아한다는것을 다시한번 상기 시켜주는것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당장 나부터도 팀이 어려울때는 더 비판하고 팀이 승리하면 응원보다는 그래 이정도는 해야지 하는 도도한, 혹은 거만한 마음으로 지켜 볼때가 많습니다. 이런 형태 자체야 당연할수도 있지만, 결국 취사 선택식으로 하는 응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좋을때만 딱 골라 응원하는것이죠. 비판의 형태도 응원의 형태도 제각각이지만, 어떤 식이든 우리가 팬이라면 응원이라는 의무도, 비판이라는 권리도 적절히 하는지 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울때 응원하는것 역시 팬 이니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독
많은 분들이 감독계 레전드로 퍼거슨을 예로 들지만, 반대로 퍼거슨처럼 장기간 한 팀의 감독으로 있는게 왜 이렇게 유례 없는지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한 감독이 오래 있다는것 자체가 생태적으로 유니크한 경우라는것이죠. 축구계는 어려울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감독 교체를 해왔고, 지단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단, 로또성으로 지단이 퍼거슨 같은 원맨팀 감독으로 가게 된다면 지금 시즌의 경우는 사실 종종 볼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는 지단이 그만한 감독일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선임 될때도 한 1년 하겠네 했던게 2시즌이나 함께 했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왔죠. 그래서 믿고 가보자 / 여기서 멈추자 같은 생각은 판단이 전혀 안듭니다. 하지만 우연의 힘일지라도 장기간 지단이 맡게 된다면 이런 시즌은 무관의 시즌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해 봅니다. 가끔 상상하는데, 우리팀이 강등된다면 지금 여기서 응원하는 분들중 얼마나 남을지 생각해 보곤 합니다.^^;; 일단 저도 팬질을 그만두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추락하게 보드진이 놔두진 않겠지만, 축구의 긴 역사에 절대라는건 또 없으니까요. 그런 쓸데 없는 생각 속에서도 이 팀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지단이냐 아니냐는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저 최대한 많은 승리의 역사가 레알을 통해 이루어지길 소망할 뿐입니다. 호날두든, 새로운 라이징 스타든,혹 새로운 감독 , 포텐터지는 유망주든 그 누가 되었든 말이죠.
글을 마치며,
케이리그 2부팀으로 추락한 팀을 끝까지 직관하며 응원하던 단 한명의팬의 사진이 가끔 떠오릅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희생적 서포터즈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좋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응원하는 그 자체가 때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죠.
빛났던 시즌 뒤라 더 아프겠지만, 못하는걸 어쩌겠습니까. 시원하게 욕하고 마음껏 응원하고 또 그 결과가 나빠서 다시 한번 감독 교체라던가 선수단 변화와 같은 격변을 겪더라도 시즌이 끝났을때 후회없이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이대로 놓아 버리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선수들이 더 분발해주고 빡빡이 감독님도 더 잘해주엇음 좋겠습니다.^^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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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oral 2017.10.3050000%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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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2017.10.30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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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도우 2017.10.30시간이 지날수록 덤덤해지더군요. 물론 경기에 따라 기분의 좋고 나쁨은 여전하지만, 그 길이가 굉장히 짧아졌어요. 경기에 졌다고 우울해지기엔 다른 바쁜 일들이 이미 날 기다리고 있기에 함부로 계속 그 기분에 젖어있을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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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ㅠㅠ 2017.10.30전 그냥 옆동네만 못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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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루우까 2017.10.30@레알ㅠㅠ 비교하면 힘들어집니다. 초연해집시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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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mos Luka 2017.10.30좋은 글 잘 봤습니다. 공감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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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jay 2017.10.30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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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유스출신 2017.10.30*못하는 모습도 외면하지않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 살면서도 꼭 가지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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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_좌절금지 2017.10.30좋은글 추천드립니다 이번시즌 결과에따른 보낼사람과감히보내고 영일할 인원 필히영입해서 어제의 꽃길을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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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ben 2017.10.3016강 마드리드 시절 생각하면 참.. 이번 시즌도 만만찮게 피곤할듯. 챔스는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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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지단 2017.10.31저는 오래된 팬은 아니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 응원하는 것도 팬의 한 모양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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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ary 2017.10.31이런 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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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aki 2017.10.31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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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RMCF 2017.10.31ㅠㅠㅠㅠㅠㅠㅠ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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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2017.10.31구단의 성적과 자신의 삶을 동일 시 할수록 힘들어지죠. 10년이 넘도록 이 팀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제 감정을 잘 정리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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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글이 2017.10.31본격적으로 팬을 한지가 6,7년 되가는데 최근 너무 성적이 좋다보니, 이 슬럼프?를 그냥 눈뜨고 보기엔 너무 힘드네요ㅠㅠ 선수단 코칭스탶들이 다시 힘을 내서 시즌 마무리 잘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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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2017.10.31진짜 공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