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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어느 레알팬이 파리의 행보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유

나타 2017.08.25 15:55 조회 2,442 추천 11

 제가 나이가 많지 않아도 축구를 알게 된 이래 변하지 않는, 마치 격언처럼 알고 있던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최고의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로 간다'는 사실이었죠. 정확히 말하면 '최고의 선수는 웬만하면 레알이 거금에 영입한다' 정도겠네요. 페레스 이전 축구계는 잘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지켜보면, 해축계에서 나름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위 사실이 부정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레알 마드리드에 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던 네이마르는 결국 바르셀로나가 돈으로 데려갔고, 이 선수는 웬만하면 나중에라도 레알 가겠다 싶었던 포그바와 음바페도 결국 맨유로 갔거나 파리로 갈 상황입니다. 지난 여름 레매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았던 제수스사가도 비슷하죠. 펩을 보고 갔든, 주전 보장을 약속받았든, 어쨌거나 맨체스터시티의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결국 레알 외 구단도 이제 돈만 있으면 최고수준의 플레이어/유망주를 충분히 노릴 수 있다는 거죠.


 포그바는 유로2016 때 미진했던 활약 때문에 구단 차원에서 접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맨유가 포그바에게 제시했던 주급이 레알이 도저히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죠. 주급체계 유지 차원에서요. 결국 돈이 얽혀 있습니다. 음바페도, 사실 레알과 파리가 똑같이 목숨 걸었다면 레알이 이겼을 거라 내심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레알은 음바페에게 12m유로 이상 제시할 수가 없었다는 것 역시 사실이죠. 어떻게 보면 참 공평합니다. 천하의 레알이라도 주급체계라는 족쇄(?) 때문에 영입에 제한이 걸리니까요. 뭐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할 수 있습니다. 포그바제수스음바페는 정말 탐나던 선수였고 레알과도 진한 링크가 났던 선수들이지만, 세계 최고의 경지는 아직 밟지 못 했고, 레알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올여름 위기의식이 구체화되더군요. 이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부자구단들이 제 아무리 돈을 펑펑 써봐야 메날두급의 선수들을 빼오지 못 하는 이상 허울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레바뮌의 지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영역이고, 레바뮌과 이하 클럽들과는 벽이 존재한다고 봤습니다. 네이마르가 파리로 가니까 바르셀로나는 한순간에 분위기가 처참해졌죠. 바르셀로나가 간택받았으니 망정이지, 바르셀로나가 무너졌다면 그 어떤 클럽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상황이 다르긴 합니다. 레알은 파리와 사이가 좋으니까요. 이 대목에서 파리, 뮌헨, 도르트문트 등 다수 명문구단들의 회장단과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며 맨유 등과도 표면적으로는 좋은 사업파트너관계를 유지하는 페레스의 수완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군요)


 파리라는 구단의 특수성만으로 그들을 논외로 생각할 순 없습니다. 결국 파리는 레알과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해야 하는 uefa 그늘 아래 있고, 선수영입을 두고 현실적인 경쟁이 발생하는 구단입니다. 우리는 시민급이고 저들은 급이 다른 국가급이라면 떼놓고 생각해야 하나요? 중국은 그럴 수 있습니다. 세계축구의 헤게모니가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가려면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uefa 내 구단에서 구단으로라면 다르죠. 생각보다 쉬울 겁니다. 파리는 현실적으로 레바뮌의 지위를 위협할 구단이 될 거라 봅니다.


 전 그런 의미에서 최근 파리의 행보에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네이마르로 수천억 기지출한 상태에서 음바페까지 지를 줄은 몰랐습니다. 전 나름 여기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거든요. 파리가 순식간에 레알의 위상을 꺾고 올라선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 레알도 요새 잘 나가는 덕에 테오와 세바요스가 오고 싶어 안달이었죠. 그리고 레알과 파리가 다르다고 본 분들이 마냥 성적에 취해 현 상황을 얕잡아 본다는 말도 아닙니다. 아마 레알 나름의 강점과 페이스를 가지고 잘 헤쳐나가리라 생각하신 거겠죠.  저는 거기서 살짝 다르게 파리 이하 머니구단들의 위협이 이젠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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