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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코바시치에 대한 짧은 평

Benjamin Ryu 2017.07.13 23:43 조회 2,690 추천 2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퍼스트가 레알 마드리드고 세컨드가 인터 밀란, 서드가 토트넘, 그리고 그 다음이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입니다. 그래서 이 네 팀 경기를 예전부터 자주 접했는데, 코바시치는 인터 밀란 시절 때부터 구단의 미래라고 여기며 쭉 지켜본 선수라서 그런지 몰라도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애정을 가지고 보는 선수지만,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볼 수밖에 없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코바시치는 인터 밀란으로 이적했던 초창기 때만 해도 모드리치와 좀 유사한 성향이 강했습니다. 상대 팀에 압박을 가하는 전방 압박 능력이나 압박을 빗겨내고 풀어낼 줄 아는 탈압박 능력은 아직 어린 선수라서 엄청나다 싶은 정도는 아니었지만, 동나이대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그 부분에서는 확실히 재능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코바시치는 기술력과 압박 부분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과연 이 선수가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선수일까?' 싶은 물음표를 던지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그런데 인터 밀란 시절 때도 코바시치는 좀 많이 어중간하다는 느낌이 매우 강한 선수였습니다.

그나마 스트라마키오니 감독 시절 때 나름 중용받았던 선수였고, 스트라마키오니 감독 역시 코바시치가 인터 밀란의 미래라고 여겨서 그런지 몰라도 풀타임 출전 경기가 꽤 강했는데, 왈테르 마짜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코바시치가 한쪽에 자리잡지 못하고 어중간한 방향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마짜리 감독이 처음에는 코바시치를 나폴리의 함식처럼, 이카르디를 카바니처럼 쓰기 위해 코바시치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해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데, 정작 코바시치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제대로 경기를 풀어내지 못 했습니다. 압박 능력이나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수비를 끌어들이는 능력은 좋은데,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코바시치는 보통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되는 플레이 메이커들이 갖춘 키 패스 능력이나 마무리 짓는 능력이 보통이다 못해 어중간한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필드의 4분의 3지점에서 선택 장애가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짜리 감독이 경기 도중 코바시치의 선택 장애를 참다 못해 소리치는 모습도 종종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마짜리 감독이 코바시치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해보기는 했는데, 이러한 잦은 위치 변동 때문인지 몰라도, 코바시치가 본인만의 확실한 포지션을 갖추지 못 했습니다.

당시 인테르 팬들도 '마짜리가 코바시치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을 정도로 마짜리 감독을 비난했는데, 당시 인터 밀란 경기를 다시 보면 마짜리 감독이 코바시치가 어느 자리에 놔도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 했기 때문에 코바시치를 확실한 포지션에 기용하지 못 했던 게 결정적이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게 코바시치의 성장에 좀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만, 그만큼 코바시치의 재능을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었다고 봐요.

하물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뛴다고 해도 포백 보호 능력이 그렇게 좋지 못 했고, 예나 지금이나 코바시치가 드리블로 상대 공격의 혈을 뚫는 역할을 더 선호했던 것인지 몰라도 본인만의 확실한 포지션을 가지지 못 했습니다.

때마침 인터 밀란의 성적이 부진해서 마짜리 감독이 경질되고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부임했는데, 만치니 감독은 마짜리 감독 보다 더 코바시치를 애매하게 사용했습니다. 어떤 때는 윙어로 써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공미로 써보기도 하는 등 안 써 본 포지션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코바시치가 마짜리 감독 시절 때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더 선호했고, 코바시치처럼 패스가 되는 선수들이 팀에 없어서 코바시치를 레지스타처럼 쓸 수 있었으나 만치니 감독은 코바시치의 재능을 확신하지 못 했고, 결국에는 코바시치를 포기하고 콘도그비아를 영입해버립니다.

지금은 콘도그비아가 진짜 못 해서 그렇지, 당시에는 코바시치 매각하고 콘도그비아 영입했던 게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을 정도로 코바시치가 공격과 수비 중 확실한 부분에 장점을 갖추지 못 했던 게 컸다고 봅니다.

그나마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코바시치가 자신의 포지션을 찾고, 이제 적응하는 단계라고 보기는 하는데, 개인적으로 코바시치가 완전히 자기 포지션에 적응하려면 생각 보다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스코처럼 기다려주면 터질 재능이라고 보는데, 다니 세바요스 이적이 코바시치 이적 유무를 결정짓는 영입이 된다면, 코바시치를 남길지 말아야 할지의 여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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