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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코바치치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이유

온태 2017.07.13 23:01 조회 3,457 추천 9
댓글로 쓰려다가 아예 글을 새로 쓰는 게 보기에 깔끔할 것 같아 옮겨 씁니다.

개인적으로 코바치치의 진짜 문제는 패스 전개보다도 압박 대처 능력이라고 봅니다. 코바치치의 탈압박은 특유의 폭발력을 발휘해 상대의 수비 라인을 '통과'한다는 느낌으로 진행되는 게 대부분입니다. 이는 역습 시 특히 유용하고, 보는 맛이 굉장합니다만 생각만큼 자주 볼 수는 없습니다. 팀이 주로 맞이하는 압박 상황과 이를 발휘할 만한 상황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볼 순환 역량을 갖춘 중앙 미드필더들의 중원 장악을 기반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팀에 대응하기 위해 상대는 미들과 수비의 간격을 좁힌 채로 팀 전체의 라인 높이를 조절합니다. 이런 상대에게 필요한 탈압박 유형은 재빠른 방향 전환과 세밀한 볼터치를 통해 좁혀진 공간 안에서도 최대한 볼을 간수하는 플레이입니다. 허나 코바치치는 직선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데엔 능숙합니다만, 정지 상황이든 스피드가 붙은 상황이든 볼의 방향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닙니다. 때문에 코바치치는 이런 상황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코바치치가 잘할 만한 상황이라면 상대가 미들과 수비의 간격을 벌렸을 때나, 전체적인 라인이 헝클어져서 미들 라인 곳곳에 간격이 벌어진 상황으로 한정될 텐데, 크로스와 모드리치가 버티는 중원을 상대로 이미 이런 간격을 허용했다는 것은 그 팀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상황이고, 사실 이쯤 되면 미들에서 볼좀 다룬다는 친구라면 누구라도 활약이 가능할 테죠. 단지 원체 좋은 폭발력을 갖췄으니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좀더 돋보일 거구요.

이러한 한계 때문에 코바치치 본인도, 지단도 홀딩에서의 활용을 선호합니다. 미들 후방은 일반적으로 상대의 압박이 덜하여 상대의 틈이 보일 경우 바로 속도를 붙여 전진할 수 있으며, 상대의 압박이 들어오더라도 카세미루 시프트를 통해 비교적 넓어진 상대의 수비 앞공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나 카세미루 시프트는 그 전개가 짤렸을 때 카세미루가 홀딩 라인에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때문에 이스코가 선발에 합류한 이후 잘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다 정상적인 전개를 위해 마르코스 요렌테를 복귀시키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이런 식의 활용은 팀에서 기대하는 모드리치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엔 썩 어울리지 않습니다.

코바치치가 바람대로 모드리치의 후계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방향 전환과 더불어 측면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겁니다. 보통 상대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진 사이에 배치되지 윙어와 측면 공간 사이에 배치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코바치치가 측면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 탁월한 폭발력을 활용해 중앙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빠르게 진출하여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만 방향 전환의 속도는 타고나는 편에 가깝고 측면을 활용하는 것도 어릴 때부터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한 쉽게 길러지는 능력은 아닙니다. 때문에 저는 코바치치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코바치치보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보다 범용성을 갖춘 세바요스를 영입하는 것도 이러한 기대치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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