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언과 하메스에 대한 감상
지난 시즌 바이언 경기를 그리 많이 본건 아니지만, 그 많지 않은 경기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던 건 2선 자원들이 단순한 친구들이 많아 안첼로티가 머리 좀 아프겠다는 점이었습니다. 빌드업부터 페너트레이션 전반에 걸쳐 세밀하고 철저한 부분전술을 구성하던 펩과 달리 안첼로티는 보다 자율적인 볼의 흐름을 지향합니다. 때문에 전후방에 걸쳐 플레이메이커들을 다수 배치하거나, 레알에서의 모습처럼 모든 필드플레이어들에게 볼 전진의 자유를 부여하는 파격적인 전술도 구사하고는 했죠.
허나 안첼로티가 받아든 바이언의 스쿼드는 이같은 안첼로티의 성향에 잘 맞는 스쿼드는 아니었습니다. 펩이 본인만의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 사놓은 더글라스 코스타나 킹슬리 코망같은 선수들은 안첼로티가 원하는 수준의 창의성을 갖춘 선수가 아니었고, 이것에 부합하는 리베리와 로벤은 노쇠하여 시즌 내내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었습니다. 초반에 시도했던 4-3-3은 이러한 측면 자원의 창의성&기동력 결여로 인해 공격작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없었고, 때문에 안첼로티는 티아고를 올려 4-2-3-1을 메인 플랜으로 채택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미봉책이었다고 보는게, 티아고가 보다 전진하면서 미들 라인에 폼이 맛이 간 알론소가 강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알론소는 바이언의 3선 선수들 중 누구보다 후방에서 볼을 유려하게 전개시킬 수 있는 선수였지만, 사실 그것 이외엔 남은 장점이 거의 없는 상태였죠. 이런 알론소가 라인업에 강제되다 보니 파트너인 비달은 미들 라인에서 사실상 혼자 거의 모든 짐을 떠안아야 했고, 이런 알론소를 보호한답시고 팀의 무게중심이 미들 라인쪽으로 쏠리게 되니 2선에서 잦은 볼 터치를 가져가며 주변 동료들과 활발히 연동할수록 플레이가 살아나는 뮐러는 전반기의 부진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죠.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던 안첼로티가 하메스에게 군침을 질질 흘리는 건 당연했을 겁니다. 이미 잘 써본 경험도 있거니와, 티아고보다 2선에 힘을 더욱 실어줄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에서도요. 지난 시즌 티아고는 8번이든 10번이든 모두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10번으로 뛸 때도 8번의 성향을 다소 강하게 띄고 있었고, 그간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력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했으며,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6,8번 자원 중 바이언이 원할 만한 빌드업 역량을 갖춘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들 라인의 컨트롤 타워로 활용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메스 입장에서도 무브먼트와 볼 순환에 있어 자율적인 흐름을 지향하는 안첼로티의 철학이 본인이 활약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건이기 때문에 바이언은 좋은 행선지였죠. 그 자존심을 지키는 데에도 가장 훌륭한 선택지였구요.
하메스를 손에 쥔 안첼로티가 다음 시즌 어떤 플랜을 들고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메스 영입이 2선 강화의 목적임을 감안하면 저는 4-2-3-1을 그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만, 4-4-2도 충분히 생각해봄 직 하고요. 여전히 3선 자원보다 2선 자원의 숫자가 많다는 점에서 3미들 계열 포메이션은 안쓰지 않을까 싶지만(특히 개인전술을 일정 수준 이상 기대하기 힘든 하메스와 뮐러만을 2선에 두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더더욱), 메인 플랜 짜기 장인인 안첼로티인 만큼 어떻게든 잘 써먹겠죠. 페너트레이션에서의 공격 조립과 주변 선수들과의 연동이 장점인 선수이니 볼을 잘 다뤄 주변 선수들에게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수와 함께라면 뮐러와의 조합도 굉장히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메스의 플레이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해서 애착이 많이 가던 선수였는데, 이 팀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한시즌밖에 못 보여주고 떠난다는 게 많이 아쉽긴 하네요. 호구딜이니 뭐니 말도 많고 자잘한 사고도 치는 등 마냥 팬들에게 기쁨만을 주던 선수도 아니었지만 아직 젊은 재능인만큼 거기서는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유달리 갖고 있는 애틋함을 빼더라도 이정도 응원을 받을 자격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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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2017.07.12거기서는 (우리 팀을 상대할 때 빼고)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한 재능임에도 전술적인 차이로 어긋난 인연이라 더 아쉽게 느껴지나 봅니다 저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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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스타크로스 2017.07.12전 월드컵~14/15시즌 그 모습에 반했었기에 또 다시 그런 모습 보여준다면 정말 좋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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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tart 2017.07.12티아고는 충분히 컨트롤 타워를 할 수 있지만, 티아고만으로 커버하기에는 중원에서 꾸준히 수적우위를 가져가주던 람의 공백도 있기 때문에, 무게중심을 생각만큼 앞으로 가져가긴 힘들지 않을까 하네요. 결국 하메스나 뮐러 둘 중 하나는 벤치로 들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셨듯, 창의성과 기동력을 가진 자원이 그나마 로베리를 제외하고는 현 바이에른에 전무하다 시피 하는데, 문제가 되는 기동력을 해결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14-15 우리팀처럼 밑에서부터 주고받으며 천천히 올라가는 구도로 진행될까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7.07.12@vistart 1. 비달-알론소에서 비달-티아고로 넘어가는 것만으로도 일단 엄청난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지난 시즌 알론소는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다 이외의 장점은 아예 없는 선수였으나 더이상 볼 일이 없고, 그 똥을 혼자 다 받아내고도 욕만 먹던 비달도 컨페드컵에서 본인 폼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죠. 티아고도 8번 10번 고루 좋은 평가를 받지만, 8번에서의 평이 조금 더 좋은 편이고, 6번 위치에서의 활약마저도 쏠쏠했다는 평을 받았죠. 이는 티아고의 수비적 역량에서의 일취월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죠. 람의 부재는 뼈아프겠지만, 사실 올시즌 바이언의 후방 자원은 람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명백히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루디나 톨리소나 모두 중원에서의 기동력과 전개가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 선수들이고, 람 대체자가 될 걸로 보이는 킴미히도 본투비 중미인 만큼 람의 퀄리티는 아니어도 람과 비슷한 플레이를 시도할 수 있구요.
2. 14-15 레알처럼 전개해나가는 건 분데스 특유의 괴랄할정도의 압박과 템포 때문에 무리라고 보고, 리베리나 로벤도 아직까진 적절한 관리가 동반될 경우 시즌 내내 일정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만한 클래스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첼로티가 그 관리를 잘 해낼 진 모르겠지만... 뭐 이번에 나브리도 영입했고 지난 시즌보다 탄탄한 후방 지원을 기반으로 티아고나 톨리소같이 온더볼이 되는 선수들도 상황에 따라 도움을 줄 수 있겠죠. -
M.asensio 2017.07.12로베리,티아고 다 이번 시즌 유독 건강했지 원래 유리몸인지라 다음 시즌 여차하면 레반돕 박아놓고 하메스가 패스만 잘 뿌려주게 해도 무난하게 경기 풀어갈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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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글이 2017.07.12다른 팀에 가서 잘하기를 바랬는데 왜 하필 뮌헨인건지.....라이벌팀 전력 상승에 도움을 준 딜 자체는 의문이지만,쨌든 하메스가 거기선 잘하길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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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naldo7 2017.07.12담시즌 뮌헨과 하메스가 기대되긴 해요 1415시즌때 하메스의 모습을 잊은적이 없기 때문에... 근데 하필 챔스 경쟁팀으로 가다니ㅠㅠ 부메랑을 걱정해야 될텐데 만약 우리랑 만나면 못나오는 조항을 꼭 넣었어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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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ㅇㅅㅇ 2017.07.12아이 어쩐지 글이 쏙쏙 읽힌다 했더니 온태님 글이었구망...
일단 추천 날리고 갑니당 -
Jamesco 2017.07.12안첼로티의 뮌헨이 잘 보강해나가고 있어 두렵네요. 부족하다 지적되어왔던 포지션들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거 같아 다음시즌 뮌헨은 꼭 피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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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지성 2017.07.12후반기에 쓰던 4-2-3-1에서 공미 자리인 티아고 자리에 쓰면 딱일거같은데 아마 4-4-2를 염두해 두고 있지 않을까요?? 하메스는 하프윙으로 두고 레반돕과 뮐러의 투톱을 쓸수도 있을거같은데 이번시즌에 레반돕 서브가 없어서 엄청 고생했고 뮐러 원톱은 안된다는걸 알아서 아마 써봄직도 할것같네요. 그렇게 되면 로벤과 리베리도 좀더 휴식도 많이 줄수 있고 하메스도 압박이 덜해서 플레이하기 수월할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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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 2017.07.12*온태님 글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시즌 바이에른 뮌헨 1군은
ㅡㅡㅡㅡㅡㅡ레반도프스키
리베리/뮐러ㅡㅡ하메스ㅡㅡㅡ로벤
ㅡㅡㅡㅡ티아고ㅡㅡ비달
알라바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키미히
ㅡㅡㅡㅡ훔멜스ㅡ보아텡/하비
ㅡㅡㅡㅡㅡㅡ노이어
가 될까요? 아니면 하메스를 영입하고도 산체스 추가 영입을 계속 노릴까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7.07.12@아모 산체스 영입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비싸단 얘기를 하기도 했고, 안첼로티 입맛에 딱 맞아떨어지는 선수도 아니죠. 안첼로티는 공격작업에서 볼을 비교적 고르게 분배하는 편이고, 그 통제를 리딩 마인드를 갖춘 선수에게 맡기는데 산체스는 리딩 마인드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거니와 볼을 몰아받을수록 힘을 내는 타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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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아모 2017.07.13@온태 그러면 풀 시즌을 소화하긴 힘든 리베리와 측면에서 장점이 죽어버리는 뮐러가 계속 왼쪽을 가져갈까요? 레알 스쿼드에 비비기엔 뭔가 2%부족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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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온태 2017.07.14@아모 뮐러의 활약은 위치보다 플레이 개입 빈도에 달려 있다고 봐요. 얘도 머리로 축구하는 친구인지라 공격 과정에 짧게 자주 등장시키며 변수로 작용하게끔 활용하는 게 베스트인데 아무래도 양쪽 측면에 모두 개입할 수 있는 중앙이 조금 유리하긴 합니다만 팀의 플레이 영역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죠. 지난 시즌 측면에서 부진했던 건 알론소가 들어오면서 측면 자원들에게 볼 전진이 어느정도 강제되고 이로 인해 공격 자원 전체의 협업보단 측면 윙어의 온더볼을 기반으로 한 부분전술이 공격작업의 메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하메스의 영입은 2선에서의 공격작업의 변화를 의미하고, 하메스가 10번으로 잘 기능하기 위해서는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는 움직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스위칭 플레이도 빈번할 것이며, 때문에 2선 자원들의 스타팅 위치는 큰 의미를 갖진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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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M.Salgado 2017.07.12@아모 이 라인업은 비달이 너무 힘들듯.. 저는 비달 - 톨리소 - 치아구 3미들 갈거 같네요. 하메스는 로베리 백업롤 맡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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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아모 2017.07.13@M.Salgado 저도 비달이 힘들 것 같아서 고민해봤는데, 생각해보니 아예 안첼로티가 442로 하메스를 잘 써먹었던 오른쪽 측면에 배치할 수도 있겠다 같은 생각도 하곤 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레비ㅡㅡ로벤
리베리/뮐러ㅡㅡ티아고ㅡ비달/톨리소ㅡㅡ하메스
이렇게요. 톨리소가 리옹서 잘하긴 했지만 당장 뮌헨정도 팀 주전감으로는 아쉬운 느낌이라 어떨지 궁금하네요. -
Raul 2017.07.12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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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one 2017.07.12람과 알론소가 빠진 상황에서 플렌A 장인 안감독이
어떤 해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