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반란 (사진 추가)
전반만 봤습니다. 베티스전 평을 한 줄 요약하자면 언더독들이 잘 싸웠다. 정도가 되겠네요. 코바치치와 이스코 이야기입니다. 댓글에서 지나가듯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상황에서는 하메스를 무리하게 쓰려는 것보다는 새로운 조합과 시스템을 사용해야 합니다. BBC를 계속쓰는 한은, 하메스가 뛸 자리는 한 곳밖에 없습니다. 다른선수들에 비해 하메스를 사용할 수 있는 가짓수가 적지요. 그 부담도 이미 밝혀졌고, 현 선수단의 장단점으로는 커버가 힘든 상황입니다.
모드리치와 카세미루가 없는 우리 팀의 문제는 2가지가 있습니다.
1. 크로스로는 수비 커버가 안됩니다.
2. 공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옵션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공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크로스는 있어야 하고, 그러면 남은 자리에 들어갈 선수들은 하메스, 이스코, 코바치치가 있습니다. 셋 모두 애매한 평가를 받는 선수들입니다만, 지단 감독은 각 선수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술적인 수정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크로스의 전진입니다.
파란색이 베티스전, 주황색이 에이바르 전입니다. 에이바르를 상대할 때 보다 좀 더 앞에서 머무른 티가 납니다. 에이바르 전에는 자신의 영역 외에는 오랜 시간 머무른 적이 없었고, 이번에는좀 더 올라가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형광색이 좀 더 크고 진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베티스전에서 사이드보다는 중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네요.
두 번째는 코바치치의 후방 배치입니다. 색깔은 똑같습니다.
일찍 교체되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시더라도, 좀 더 후방에서 머물렀다는걸 보실 수 있을겁니다. 전방드리블, 전진 패스를 많이 보여줬지만, 토니 크로스 옆에서 머무르며 중앙에서 공을 주고받는데 많이 집중했어요.
세 번째는 벤제마의 후진입니다.
에이바르전에서 빨리 나갔지만, 시간 대비 볼 터치 횟수로 보면 압도적입니다.그리고 2선에서의 활동이 더 많아졌고요.
공을 운반하기 어려운 부분은 벤제마가 좀 더 내려와 미드필더-공격 간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수정했습니다. 벤제마는 모라타만큼 공을 끌고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키핑이 뛰어나고, 전방에서 플레이메이커가 될 수 있습니다. 패턴이 더 많습니다. 벤제마가 내려왔기 때문에 마르셀로, 이스코, 호날두와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공을 연결하는 난이도가 낮아졌습니다.
크로스의 전진은 이것과 맞물렸습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운반하기 어려우면,공이 기본적으로 있는 지점을 끌어올리면 됩니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패스는 쉬워지니까요. 그렇게 하려면 볼 순환의 핵심인 크로스가 올라가야 합니다. 참고사례로는 안첼로티 감독의 4-4-2 체제인데, 우리 팀이 볼을 계속 점유하고 있을 때 크로스가 슬금슬금 올라와 하프라인 위에서 우리 팀이 공을 돌리고, 위험한찬스를 많이 만들어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입니다. 어느 쪽이 위험한 찬스를 더 많이 만들까요?
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패스를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크로스가 앞으로 나간 겁니다. 전반전을 비교했을 때 에이바르전보다 전방-후방으로향하는 패스는 적었습니다만 패스의 시작점이 좀 더 센터서클에 가깝게 모여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본적인 패스의 위치 자체가 좀 더 앞에 있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이는 벤제마의 후방배치와 맞물려 좋은 시너지를 냈습니다. 이스코와 코바치치, 베일, 마르셀로 등에게 더 좋은 패스들이 나올 수 있었어요.
그런데 2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크로스가 전진하면서 생기는 수비공백은 누가 커버하며, 벤제마가 내려오면서 생기는 전방의 톱 실종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첫번째는 너무 유명한 문제니 스킵하고, 사실 2번째 문제가 최근 지단 감독을 가장 골치아프게 했다고 생각하네요. 공격수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수비수들이 전진해서 압박을 하기 힘들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비숫자가 많아지니 결코 달가운 상황은 아니죠. 지단 감독이 욕먹어가며 벤제마를 위에 박아뒀던 이유라고 봅니다.
코바치치가 오늘 잘한 것은 세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팀의 패스 플레이를 망치지 않았다는 것.
2. 전진할 때를 잘 가려서 한 것.
3. 크로스 옆에 있으며 수비를 많이 했고, 하나의패스 루트가 되어준 것
통계 데이터 상으로 코바치치는 후방에서 더 많은 터치를 기록했습니다. 패스 길이 없음 나한테 달라는 겁니다. 덕분에 크로스가 위에 있어도가져갈 수 있는 안정적인 패스 선택지가 되어 주었습니다. 활동영역 역시 크로스의 바로 옆이었고, 수비적으로 많이 뛰어주었고요.
뛰어나갈 때와 그렇지 않을때의 판단도 좋았습니다. 특출난 플레이가 2번 있었지만, 저는 그것보다도 군더더기가 없었던 부분이 만족스럽습니다.
벤제마가 내려오면서 생기는 힘든 국면은 이스코가 해결해줬습니다.
이스코의 볼 터치 영역과 활동영역입니다. 좀 더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전방 위험지역에서의 활약이 더 많았지요. 이스코가 여러 지역에서 마르셀로 벤제마 때로는 베일과 함께 국지적으로 수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영역에서 계속 공격에 도움을 주며 위험한 찬스를 만드는데 기여를 했지요. 수적 우위를 여러 지역에서 가져가며, 벤제마가 밑으로 빠지며 생기는 공백을 충분히 해결했습니다. 사이드 위혐지역까지 올라오니 중앙수비수들로써는 방어하기 애매했을 겁니다. 지단 감독이 좀 더 자유롭게 놓아준 것인지, 혹은 넓게 움직이라는 지시였는지는 확실하게 알 방법은 없습니다만, 예전의 모습을 봐선 후자가 아닐까 싶네요.
코바치치와 이스코는 오늘 잘했습니다. 언더독들의 반란이라 부를 충분한 활약을 해주었다고 보네요.

*파란색이 베티스전, 주황색이 에이바르전.
*활동영역을 제외한 모든 데이터는 전반 45분간의 비교만을하였습니다.
**이미지가 보이지 않으시면 알려주세요.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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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둥인니댜 2016.10.17꿀글 잘읽었습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확실히 지금 주전경쟁은 이스코가 하메스보다 우위를 점하는듯 보입니다. -
타키나르디 2016.10.17제 개인적으로는 프리롤로 풀어줘서 이스코 본인이 직접 필드에서 벌어지는 변화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요구한거같아요. 그리고 이스코도 동료들의 위치변화에 상당히 유연하게 대처했죠. 팀이 필드를 넓게 쓸 수 있도록 좌우 가리지않고 동료들을 살려줄 수 있는 공간으로 먼저 찾아가서 그 공간을 선점하는게 상당히 인상깊었네요. 이 부분은 A매치이전 하메스가 똑같은 역할을 부여받았는데도 제대로 해내지못했던 점이여서 더욱 두드러졌던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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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김민둥인니댜 2016.10.17@타키나르디 22 풀어주니까 이스코친놈이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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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블랑쿠 2016.10.17@타키나르디 코친놈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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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6.10.17*@타키나르디 전체 영역 자체는 넓어 자유로워 보일 수 있겠지만, 지단 감독의 분석적인 성향과 우리 팀이 일하는 방식을 감안하면 이스코에게는 들어가는 타이밍 등에 대해 꽤나 복잡한 움직임을 주문했을거라고 봅니다.
우리 팀은 Opta스포츠의 고도 스탯 분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팀입니다. 후스코어드보다 더 높은 수준의 데이터를 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당장 맨시티만 해도 콤파니가 1주일에 1~2회 정도 스탯 분석관들과 이야기를 하고 플레이 개선점을 찾으니, 이스코에게도 복잡한 움직임을 주문했으면 했지, 믿음의 플레이를 하게 놔둘것 같진 같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라울스톡허 2016.10.17시즌 초반에 악재가 생긴게 지단 감독 에게나, 벤치 선수들에게 어떻게 보면 경험과 기회로 작용 됫네요. 후반기에 겪는것보가 시즌 초반부에 당하는게 어떻게보면 좋은 충격 요법이 될지도 모르겟네여.
좋은글 잘 봣습니다 ㅊㅊ -
¡Los Blancos! 2016.10.17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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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요렌테 2016.10.17좋은분석ㅊㅊ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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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0 Paul Pogba 2016.10.17어쩌면 모드리치가 있었으면 해주었을 전방 좀더 앞선 상대방 진영에서의 플레이메이킹을 이번에는 토니가 해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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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6.10.17@No.10 Paul Pogba 정확히는 토니가 어느정도 전진배치되어서 평소 모드리치가 하던 업무들이 좀 줄어들고, 그걸 벤제마와 이스코가 나눠 가져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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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No.10 Paul Pogba 2016.10.17@vistart 확실히 이렇게 히트맵으로 보니 알겠네요. 분명 지난 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후방에서 빌드업 잘하면서 볼소유도 많았던거 같은데 왜 이리 공격에서 활로를 못찼지 했는데 그동안 너무 엉덩이를 뺀 감이 없지않아 있었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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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6.10.17@No.10 Paul Pogba 네. 다만 그동안은 엉덩이를 앞으로 집어넣지 않았기 보단 못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아서, 저는 코바치치가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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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17 2016.10.17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혹시나 궁금해서 그렇지만, 이스코가 해주었던 것을 하메스가 하기엔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을까요??
기동력과 키핑력이 아무래도 문제가 되려나요?
이스코와는 다른 장, 단점을 가진 하메스 또한 개인적으로는 잘 기용되어서 팀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인데 아직은 하메스 활용은 힘든 것 같네요. 그래도 이스코/코바치치가 잘 해주어서 다행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6.10.17@Raul17 하메스의 축구 지능은 문제가 없지만 이스코에 비해 커버능력이 떨어집니다. 폭발력과도 상관이 있는 부분인데, 이스코가 주력이 빠른 선수가 아니지만 좋은 수비가담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순간속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하메스 투입은 크로스의 전진과 상극이기에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속 이야기 해왔던 부분이지만, 하메스가 지금 활용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은 굳히기용 조커라고 봅니다.
하메스가 BBC와 같이 시너지를 내려면 442의 레프트로 가고, 크로스의 파트너로 축구도사이면서 수비능력이 좋은 선수가 들어와야 한다고 봅니다. 하메스가 디마리아나 이스코처럼 개인전술로 뭘 해볼 선수는 아니니 공을 잘 만지는 선수들끼리 콤비를 이뤄야 해요. 제 기준에서 저기 부합하는 선수가 느그바 정도라고 봅니다. 바이글은 수미 성향이 강하니 2미들에서 크로스랑 공존하기가 힘들테고요.
설령 그런 선수가 들어온다더라도, 수비가 지금 체제보다 나은건 또 아니거든요. 안첼로티 감독도 수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라인을 최대한 내려서 시작했습니다. 도사들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공은 올라갈 수 있으니 속도 부분은 크게 염려할것 없었죠. 다만, 14-15시즌의 4백과 지금의 4백 기량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여러 환경적 요인이 하메스의 기용을 더 어렵게 하고 있어요. 다만 한 방과 패스능력이 있는 선수이므로 후반에 선수들이 지칠때 나오는 오픈게임 상황에서는 빛을 볼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Raul17 2016.10.18@vistart 그렇군요 댓글 피드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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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2016.10.18두가지 문제점중에서 토니가 전진하면서 생기는 공간은 어떻게 누가 커버하게 되는건가요?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려서 미들라인과 수비라인의 간격을 좁히는게 해결책인가여?.. 유명하다고 하셨는데 저만 잘 모르는것 같아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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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vistart 2016.10.18*@늑대 코바치치가 후방에서 해결했죠. 이스코도 보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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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6.10.18잘 보고 갑니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