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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뇰전 경기 후기

베매님 2016.09.19 06:27 조회 2,905 추천 4

베일, 호날두, 크로스를 제외하고 바스케스-아센시오-하메스를 선발 출전시켰습니다.  최전방은 벤제마가 맡았고요.  카세미루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고, 모드리치가 그 옆에 서고, 하메스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는 4-2-3-1에 가까운 형태였죠. 

라리가 원정은 어딜 가도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선제골이 중요하고 선수들의 순간적인 호흡이 중요한 거고요.  그런데 전반전엔 영 경기가 지지부진했습니다.

에스파뇰이 홈버프 잔뜩 받고, 엄청 공격적으로 덤벼들었는데,  심판의 관대한 성향까지 더해져서 앞에서부터 거칠게 태클이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수비->공격 전환을 할 때 엄청 애를 먹었습니다.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볼을 전개하는 것만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원인을 생각해보면, 아센시오, 바스케스가 양쪽으로 넓게 벌리는데 치중하고, 벤제마가 9번으로서 전방에만 머물러있는 움직임을 가져갔기 때문 (이게 전술적 지시인지 아니면 에스파뇰의 압박 때문에 측면으로 밀려나서 그랬는지는 얼른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이었던 것 같습니다. 

3선과 2선을 연결해주어야 할 하메스도, 공격 전개 자체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네요.
카세미루가 후방에서 자리잡고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하메스의 플레이 지역과 카세미루 플레이 지역 사이에 간격이 상당히 벌어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니 마르셀로가 측면에서 공을 잡아도 마땅한 선택지가 없어요.  주변의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없으니, 긴 패스를 남발하다 뺏기고, 역습당하고.  마르셀로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가 안되었습니다. (후반전에 이스코-아센시오-벤제마/모라타까지 위치를 잘 잡아주니 마르셀로의 플레이도 덩달아 살아났죠.)

3선에서 2선을 거쳐 최전방까지 공이 투입되는 루트를 찾기 어려웠고, 볼 순환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공격이 더욱 지지부진했습니다.  카세미루가 부상으로 나가고 (ㅠㅠ) 크로스가 들어온 이후에 그나마 공이 좀 돌기 시작하더군요. 


안풀리는 와중에도 하메스는 한방을 보여주었고, 귀중한 선제골을 뽑아냈습니다.  이게 하메스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데...  팀의 경기력이 쳐져 있을 때 슈팅 하나로 득점을 해내고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은 큰 도움이 되죠.  만약 선제골 없이 전반이 끝났더라면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답답했을 거라고 예상하네요.  굉장히 중요한 골이었습니다.  

다음경기에서는 아센시오와 자리를 바꿔가면서 좀 더 넓게 움직여보면 어떨까 싶네요.  아센시오도 측면에 한정되는 것보다, 중앙을 넘나들 때 플레이 질이 훨씬 좋습니다.   하메스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더욱 살릴 수도 있고요.


후반전 들어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달라졌는데, 아마 하프타임에 지단의 지시가 있었던 것 같아요.  벤제마가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기 시작했고, 하메스가 더 넓게 움직여주는 동시에, 토니 크로스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확실히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62분쯤에 지단은 하메스와 이스코를 교체했는데, 이스코가 오늘 참 잘했습니다.  오늘은 볼 처리도 아주 간결하게 가져가고, 위치 선정도 잘 해주고, 패스 줄기를 이어가는 플레이를 아주 잘 해줬죠.  이스코가 투입되면서 2선의 볼 순환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공격다운 공격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2선에서 볼이 돌기 시작하니, 기회도 많이 생기게 됐죠.  전반 끝나고 지단한테 한소리 들었는지, 후반 들어서는 벤제마가 2선으로 내려와서 연계에 도움을 주고, 골맛까지 봤습니다.  카르바할-바스케스를 거쳐 벤제마의 마무리. 팀 단위로 만들어낸 좋은 골이었네요.  

이런 걸 자꾸 해줘야 합니다.  전반전처럼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만 얼쩡거려서는 벤제마 본인이 갖고 있는 강점이 절반 정도밖엔 발휘가 안됩니다.. 호날두와 호흡이 좋을 때는 늘 둘이 자리를 바꿔가면서 왼쪽->중앙으로 잘라 들어오는 플레이를 하거든요.  측면으로 빠지면서 중앙의 선수와 볼을 주고 받는 움직임을 좀 많이 보여줬으면 싶네요.  

교체되어 들어간 모라타가 측면 쪽으로 빠지는 플레이는 참 열심히 잘해주었죠.  
벤제마는 위기감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전반처럼 뛰면 밀릴 수도 있..


여튼... 호날두 베일을 빼고, 하메스코를 투입했던 경기에서, 하메스는 골맛을 봤고 이스코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스코가 후반전 공격을 잘 이끌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하메스가 선제골을 넣어 줘서 에스파뇰 쪽 수비가 헐거워진 덕분이고요.

카세미루만 큰 부상이 아니라면 좋겠네요.  안그래도 일정이 빡센데, 카세미루가 이탈하게 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됩니다.  3일에 한경기씩 치러야 하는데,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 스쿼드 운용에 큰 어려움이 생기니까요.  제발 큰 부상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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