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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

1라운드 후기 + 크카모 라인에 대해

베매님 2016.09.15 06:00 조회 2,040 추천 4


1. 경기 후기

벤제마 호날두 둘 다 상태가 별로였습니다.  벤제마는 특히 활동량이 엄청 저조하네요.  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 세 명의 미들을 사용하는데, 상대방의 압박이 심하게 들어온다.  그렇다면 2선이나 최전방의 선수들이 3선까지 와서 볼 운반에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유효한 공격 전개를 만들어가기가 어렵죠.  

그런데 오늘은 벤제마-호날두의 활동 반경이 좁았고, 3선-2선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특히 벤제마는 몸상태 별로인 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았네요.  왼쪽에서 상대 수비랑 맞서다 안쪽으로 깎아들어오는 건 벤제마가 참 잘하는 플레이인데, 오늘은 그게 다 커트당하더라고요.  

스포르팅의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의 떡대가 상당했고, 피지컬을 앞세워 우리 공격수들을 떡대로 비벼가면서 잘 막아내더라고요.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정밀하고 섬세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도록 끝없이 방해했죠.   거기에 굉장히 고전을 했습니다. 

일단 스포르팅을 칭찬해야 하는 부분인데, 스포르팅 감독이 대 레알전 전술을 제대로 짜왔더군요.  중원을 구성하는 윌리엄 카르발료와 아드리엥 실바는 포르투갈 국대 유로 우승의 주역들입니다.  포국이 공격은 답답했지만, 수비는 괜찮았죠.  중원에서부터 늪늪 열매를 풀어서 경기 자체를 푹 담궈버리는 재주가 있었어요.  그 선수들이 아드리엥 실바랑 윌리엄 카르발료였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제대로 실력발휘하더군요. 

여기에 말려서 오늘은 모드리치 크로스 카세미루 이 세명이 고전을 좀 했네요.  마치 AT를 상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상대방 공격의 선봉장 77번.. 이 선수 잘하더라고요.  지난 시즌 로마 상대할 때 살라가 떠오르더군요 ㄷㄷ 이 선수가 자꾸 위협을 주니까 마르셀로도 전반 내내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왼쪽 공격이 좀 지지부진했습니다. 


실점 장면은 라모스와 모드리치의 순간적인 호흡이 어긋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상대 공격수가 슈팅, 골을 만들어냈죠.  그 이후로 우리는 경기력이 말려버렸고, 스포르팅은 대놓고 내려앉아서 잠구기에 들어갑니다.  안그래도 떡대가 있는 스포르팅 선수들인데, 맘먹고 버스 두줄을 세우니까 공간이 확 줄어들어버렸네요.  호날두의 프리킥이 나오기 전까지 상당히 고전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드리엥 실바가 나가고, 77번이 교체아웃되면서 중원에 어느 정도 틈이 생기기 시작했죠.  이 때 지단은 바스케스와 모라타, 하메스를 순서대로 투입하는데, 결국 이 교체가 빛을 발하네요.  바스케스는 빠르게 방향 전환된 공을 주저없이 크로스로 연결했고, 모라타는 경기 내내 쳐져있던 팀에 속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오늘은 모라타가 벤제마보다 훨씬 잘해주었네요.  결승골까지 넣었으니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죠. 

그리고 하메스는 앞선에서의 패스에 정교함을 실어주었습니다.  마지막 역전 골은 하메스의 왼발이 만들어낸 빠르고 강력한 크로스 덕분이었으니까요.  15분 기회 받으면서 좋은 패스를 세네차례 보여주었는데.. 지단 감독에게 어필이 좀 됐을 거 같습니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호날두는 필요할 땐 해주는군요.  
오늘 호날두가 경기 자체를 아주 잘했다고 말하긴 어렵죠.  활동 영역도 좁았고, 섬세함도 좀 떨어졌습니다.  스포르팅이 선제골 후 대놓고 내려앉은 이후부터는 슈팅 찬스를 가져가는 것도 쉽지가 않았고요. 

그러는 와중에도, 한번 찾아온 기회를 그대로 때려 넣어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고, 쳐져있던 팀을 끄집어 일으켜 주는군요.  오늘 경기력이 좋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한방 때문에 감독들이 호날두를 못 빼는 거죠. 


2. 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 문제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보자면... 크-카-모 라인이 갖고 있는 한계, 지난 시즌 챔스 8강에서부터 보여왔던 약점들이 드러난 경기였다고 봅니다.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 한없이 안풀리던 그 흐름이 오늘 그대로 반복된 듯한 느낌을 받았네요. 

카세미루의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단점, 강한 압박이 들어올 때 3선과 2선의 연결, 상대팀에 위력적인 측면 플레이어가 있고, 그로 인해 마르셀로의 오버래핑이 제한될 때 왼쪽 라인에서의 공격 문제, 강한 압박을 하는 상대를 만났을 때 중원의 장악 문제 (특히 오늘처럼 모드리치가 부진할 때).. 이런 것들이 오늘 경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워낙 스포르팅이 준비를 잘해오기도 했고.  

하메스/이스코 기용 + 모드리치 + 크로스로 경기를 해나갈 때 드러났던 여러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사용된 것이 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 라인이기 때문에, 애초에 크-카-모라인은 밸런스와 수비적 안정감에 집중하는 전술일 수 밖에요.  

지금까지는 선제골을 빨리 득점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그 단점들을 커버해왔죠.  게다가 앞선의 BBC가 상태가 좋을 때에는 저 셋만으로도 유효한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틈틈이 지원해주면 충분했고요. 

하지만,  지난 볼프스 1차전이나 맨시티전, 오늘 경기를 생각해본다면.. 선제골 타이밍이 늦어지고, 앞선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거나,  공격 조립에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하메스나 이스코를 조기 투입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어차피 하메스코를 사용하는 공미 전술과, 카세미루를 사용하는 수미 전술은 동전의 양면 같은 거라, 일장일단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둘 다 완벽하다곤 할 수 없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전술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갖고 있는 전술들이니까요.  

지금까지 크-카-모 라인이 거둬온 성적이 훌륭하고, 리가에서도 연승 중이기에 플랜 A로서 가치는 더 높다고 할 수 있겠지요.  지단이 우선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다만, 공격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기, 2선과 3선 사이에서 공격 조립에 애를 먹는 그런 경기에서는 좀 더 빠른 전환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요. 

지단 감독이 계속 고민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일단 플랜 A는 카세미루-크로스-모드리치로 가져가되, 경기 흐름상 변화가 필요할 때에는 그 타이밍을 읽어내어, 주저하지 않고 변화를 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네요.  

어차피 양 전술 모두 약점은 있고,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틀렸다고 할 수 없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들이니까요.  중요한 건 전환의 타이밍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 모라타와 하메스의 활약이 지단 감독에게 요긴한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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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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