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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

올림픽대표팀에 대한 단상

Kramer 2016.08.15 02:26 조회 1,518 추천 4

올림픽대표팀이 온두라스에게 아쉽게 지면서 8강에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조별리그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런던 이후 다시 한번 호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결국 올림픽 예선에서부터의 고질병이었던 수비 문제, 
그리고 믿었던 공격진의 득점 실패로 아쉽게 여기서 끝나게 되었네요.

이번 대표팀을 보면서 대다수의 팬들이 느끼는 문제점은 다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공격은 근래 대표팀 중 가장 화려했고, 조별리그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다만 팀의 수비가 문제가 있었죠. 단순히 포백라인의 문제만이 아닌
앞선 미드필더부터 시작한 전체적인 수비 시스템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3선 미드필더와 윙어들의 커버 부재, 소속팀에서 비정기적인 출전으로 인한 수비진의 폼저하 등
메달 획득을 위해 토너먼트를 거쳐야 하는 팀으로서는 불안 요소가 굉장히 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일드카드로 수비수나 미드필더를 대거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사실 신태용 감독이 그걸 결코 모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만 쉽지는 않았죠. 처음 점찍었던 홍정호는 소속팀에서 차출을 거부했었고,
요 몇년간 혹사당했으며 군사훈련까지 계획되었던 기성용을 중원 강화방책으로 쓸 수도 없었구요.
그나마 장현수를 시기를 좀 늦춰서라도 합류시키는데 성공했고,
나머지 2자리를 손흥민과 석현준에게 주었습니다.

뭐 이 선택을 두고 좀 말들이 많더군요.
군면제를 위한 대표팀이 아닌가.
손흥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일부러 필요하지도 않은 공격진 자리에 손흥민을 끼워 넣는가?
생각은 자유지만, 개인적으로는 와일드카드를 뽑은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탭을 상당히
깔보고 무시하는 의견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좀 억지스러운 목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스탭들이 그렇게 멍청한 선택을 했을까요.
국제대회 경험이 미천한 공격진에는 손흥민이 필요할 수 있던 상황이었고,
와일드카드는 최선의 선택을 통해 뽑았다고 봅니다.

리우 올림픽에서 축구 외에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누군가는 메달을 거머쥐고 누군가는 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이들에게는 결과에 상관없이 격려와 응원이 가득하더군요. 좋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라는 타이틀을 걸고 함께 싸우는 축구대표팀에게는
도를 넘은 비아냥과 조롱이 쏟아지고, 그걸 '축구는 인기많고 그들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혹은 슈퍼스타의 숙명이기 때문에' 라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합리화를 시키는 모습은
참으로 구역질이 날 지경입니다.
끽해봐야 스물 여섯, 다섯, 대부분이 이십대 초반인 어린 친구들에게는
국가대표라는 이름 아래 받는 이러한 고통이 참으로 아프겠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게 됩니다.
그리고 메달 획득에 실패하고, 군대 관련해서 각종 희화화와 조롱, 비난을 받고 있는
한 선수에게 가해지는 천박한 조리돌림과 욕설, 축구 실력과 관계없는 사생활에 관한 지적 등
몰상식의 끝을 보여주는 축구팬들의 세태는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이런 작자들도 한국 축구팬들의 전부는 결코 아닐 테지만,
대표팀이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마다 나타나는 생각 이상으로 커다란 비난은
대표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멍에를 지울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네요.

어차피 축구대표팀의 여정은 끝났고,
선수들은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늘 그랬듯이 묵묵히 훈련에 매진할 겁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거죠.
그리고 그들에게 조롱하고 비난했던 사람들 역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죠.
마치 자신은 현실에서 그러지 않을 사람처럼 살아가면서 말입니다.

대표팀 선수들 고생많았습니다.
이번 대회가 선수들 각자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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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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