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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마드리드에 대해 - 하메스코 딜레마

온태 2016.06.07 16:14 조회 2,798 추천 17
시즌이 끝나서 그런지 하메스 얘기가 많은데 숟가락 얹는 거 좋아하는 저도 한번...







- 입단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두 친구
 
- 기본적으로 10번을 쓰지 않는 포메이션을 쓰고 있고, 지단이 이전 감독들과 달리 상당히 좌우 대칭적인 전술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중앙-사이드로 활용하는 식의 변칙도 기대할 수 없음.
 
- 그나마 미드필더 한 명을 제한적으로나마 10번처럼 활용하며 이 친구들을 활용하려 했지만 카세미루를 활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팀의 수비적 역량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때마침 폼이 뚝 떨어졌기 때문에 쓰이지 못함.
 
- 개개인의 문제를 좀더 들여다보면, 하메스는 지단이 딱히 미드필더 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고, 통제된 포제션 구도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
 
- 개인적으로 느껴온 하메스의 인상은 라울에 매우 가까웠음. 왼발잡이부터 시작해 경기장을 굉장히 넓게 쓰는 것하며, 오프 더 볼이 굉장히 좋고 터치 하나하나에까지 센스가 넘친다는 데에서. 압도적인 축구 지능이 있기에 신체적으로 가능한 선에서는 거의 모든 역할을 맡겨도 능숙하게 소화한다는 것까지 꼭 닮음.
 
- 그래서 하메스가 지단 휘하에서 이정도로 헤멜 줄을 솔직히 몰랐음. 물론 지단이 생각보다도 훠어어어어어어어얼씬 더 현실주의자였던 탓도 있겠지만, 이렇게까지 내팽개쳐질 줄도 몰랐고.(이런 거 보면 무리뉴도 많이 오버랩되더군요. 카세미루 이후의 전술 운용은 숏패스를 많이 쓰는 첼시 시절의 무리뉴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정도.)
 
- 하메스가 겪는 어려움은 템포에 기인함. 지단이 부임하며 숏패스 위주의 느린 템포가 팀에 자리잡았고, 포제션 확보와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위해 미드필더들을 미들 라인에 고정시키게 되면서 공격 템포에 관여하는 비중이 극히 줄어듬. 이는 카세미루가 선발이 되면서 더욱 심해졌고.
 
- 하메스는 계속 움직이며 볼을 주고받는 스타일. 드리블이 썩 훌륭한 편이 아니고 버티는 힘도 좋지 못하기 때문에 발놀림이 무뎌지면 공을 간수하고 볼을 돌리는데 어려움이 생김. 늘 높은 활동량을 기록하는 이유이고. 이런 타입은 순간적으로 템포를 끌어올리는 데 큰 강점이 있음.
 
- 이런 성향 때문에 하메스는 현 체제에서 미들 라인에 활용되기에 제약이 매우 큼. 앞서 말했듯 공격 템포를 이끌어가는 건 미들 라인의 선수들이 아님. 지공 시에는 짧은 패스를 주고받아 점진적으로 상대를 조이며 사이드로 볼을 보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고. 공격 운영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니 공격진 선수들은 미들 라인으로 크게 내려오지 않음.
 
- 어태킹 서드 안에서 적은 공격 숫자로 공격을 만들어가려면? 돌파나 피지컬 등의 개인 역량이 중요할 수밖에 없음. 때문에 하메스는 현 체제에선 공격진에 쓰이기에도 애매함.
 
- 이스코가 하메스에 비해 선택을 자주 받는 이유는 스페니시라서.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삼각형 구도와 숏패스게임에 이미 최적화되어 있으니까. 여기에 볼을 달고 전진이 되는 몇 안되는 친구인 만큼 서브로서의 메리트에서도 하메스를 앞섬.
 
- 그럼에도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한 이유는 패스를 못해서. 타이밍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오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본인이 정확도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함.
 
- 이스코의 패스를 보면 본인에게 공이 오기 전까지 이어져온 템포와 상반된 패스를 하는 게 종종 눈에 띔. 역습 상황에서 달려가는 호날두의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서서 받게끔 짧고 느리게 준다던지, 스루 패스를 지나치게 빠르고 깊게 준다던지 등.
 
- 처음엔 이게 센스와 판단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요새 보면 의도나 방향성이 이해 안가는 패스들은 크게 찾아보기 힘듬. 적어도 패스에선 상대가 쉽게 끊어먹을 만한 선택지를 고르는 경우도 많이 줄었고.
 
- 센스와 판단력에 크게 문제가 없음에도 타이밍과 시야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은 패스 정확도에 자신이 없어서라고 생각. 평소의 슈팅이나 요새 물이 오른 데드볼 처리 능력을 보면 킥에 문제가 있다기보단 움직이는 타겟을 포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음. 그냥 같은 팀 선수에게 줘서 소유권을 잃지만 말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싶음. 패스보다 드리블이 자신 있으니 무모하단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걸테고.
 
- 하메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단이 현재의 크-카-모 조합을 메인 플랜에서 포기해야 함. 이 조합이 메인이면 하메스는 미드필더든 공격진이든 어디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음.
 
- 물론 부임 초반의 미드필더 조합을 들고 나온다고 해서 하메스가 미드필더로 뛰는 일은 드물지 않을까 싶음. 이건 수비적 역량 때문에 현 스쿼드에서는 포기한 조합이니까. 아마 지단이 이 조합을 들고 나온다면 그건 포그바나 코케 정도의 선수가 있다는 얘기가 될 테고.
 
- 하메스가 살아남기 위한 두번째 조건은 이 첫번째 조건이 충족된 상황에서 4번째 공격수로 자리를 잡는 것. 지단이 부임 후 10번 위치에 먼저 넣은 선수는 하메스가 아니라 이스코였고, 하메스가 기용되던 자리는 거의 라이트 포워드였음. 이는 지단이 본인의 전술에서 하메스를 미드필더보단 공격진에 더 적합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는 의미. 부임 초기의 전술은 비교적 공격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고, 공격 템포를 공격진과 미드필더 모두가 참여해 만들어나가는 편. 때문에 속도를 살리고 페너트레이션을 이끌어나가는 하메스의 장점을 보다 잘 살릴 수 있음.
 
- 이를 위해선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 공격수 영입이 없거나 있더라도 빅네임끼리의 맞교환 형식이 되어야 할 것. 톱 백업의 영입 없이 그 역할을 호날두가 대신하고(개인적으로 호날두가 9번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도 보여주는 편이 롱런에 굉장히 유리하다고 봐서 이건 꼭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럴 때 왼쪽 포워드 자리에 하메스가 들어가는 식의 기용이 최선이 아닐까 싶음. 우측과 달리 왼쪽의 하메스는 방향 선택에 있어 두가지 선택지를 가질 수 있기에 보다 수월한 플레이가 가능. 때때로 베일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도 할 테고. 요즘처럼 공격의 질서가 잡힌 상황이면 우측이라도 지단 부임 초반처럼 헤메진 않으리라 생각.
 
- 또 한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올시즌 펩이 토마스 뮐러를 활용했던 방식. 세컨 탑-사이드 포워드인 뮐러를 펩은 전체적인 라인을 매우 올리고 팀의 좌우 폭을 매우 넓혀 뮐러가 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 활용함. 이상향이 펩에 닿아 있는 지단이라면 걸어잠근 팀을 상대로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카드.
 
- 반대로 이스코가 살아남기 위해선 현 크-카-모 조합을 유지하는 편이 이득. 현 미드필더 구성에서 이스코는 볼을 달고 어태킹 서드로 진출해 공격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자원. 이 조합에서 쓸만한 영입 자원은 이스코와는 다른 유형들. 때문에 서브로서 매우 큰 메리트가 있음. 시즌 극후반으로 가면서 백업으로 꽤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 단, 포그바 등의 빅네임 중미가 영입된다면 이스코는 바로 아웃되리라 봄. 특히 포그바의 경우 이스코의 거의 완벽한 상위호환이기 때문에 포그바가 들어온다면 버텨낼 재간이 없음.

- 둘다 남게 되더라도 당분간은 아마 준수한 백업 이상은 힘들 거라 봄. 호날두와 모드리치가 그리 오랫동안 전성기를 유지할 것 같진 않기에 각각의 대체자가 되어줄 수 있다면 구단에겐 최고겠지만, 그 시간을 앞길 창창하고 젊은 이 두 친구가 기다릴 수 있을까? 의문이 많이 남음.

- 개인적으론 하메스를 꼭 남겼으면 좋겠음. 이 친구가 가장 좋아할 만한 롤은 남미의 클래식 no.10이지만, 호날두 대체자로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후보라고 생각. 위에서 얘기했듯 라울 냄새도 많이 풍기는 친구고. 떠날 냄새를 많이 풍기는데 부디 어떤 것을 선택하든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선택을 했으면.

- 이스코는 남을 확률이 요새 꽤 높아보이는데 이번에 남게 된다면 아예 중미로 전환하는 것도 생각해 봤으면. 이리저리 돌리면서 어릴 적 보이던 저돌성이 좀 퇴색된 경향이 있는데 발재간이나 킥 테크닉은 굉장히 좋은 만큼 중앙에서 무쌍을 찍는 모습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 코바치치가 실패했고, 모드리치를 대체할 자원이 거의 없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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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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