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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진흙탕싸움: 결과보다는 과정이 진실된 결실

Elliot Lee 2016.02.26 17:20 조회 1,846 추천 5
"전술? 필요 없다. 그저 승리해야 한다.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니까."

마드릴레뇨 데르비를 가장 잘 표현했던 말로 세상을 떠난 아라고네스 감독이 한 말이다. 마드릴레뇨 데르비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시메오네가 아틀레티코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이다. 시메오네의 부임은 아틀레티코가 강한 구단으로 되는데 가장 핵심적인 선택이었다. 돈이야 그 전에도 적지 않게 써왔는데 그렇다고 실력이나 성적과 관련이 있지는 못했다.

이번에 도전자는 시메오네가 아니라 지단

이번 마드릴레뇨 데르비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우승 경쟁, 자존심 싸움과 같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어차피 우승이야 바르셀로나가 미끌어져야 가능한 것이고 자존심을 말하기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성적은 이미 좋지 못하다. 지네딘 지단의 강팀 전 데뷔. 이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로마 전을 통해 강팀과의 경기를 이미 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로마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지만 좀 더 강한 팀을 상대로 지단의 진면모가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전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해왔다는 점-파리 전은 번외로 하겠다-은 그에게 큰 타격이었는데 이를 지단도 답습한다면 편한 상태는 못될 것이다.

아틀레티코의 색은 분명하다. 거칠고 야성적이다. 활동량을 기본으로 상대를 정신없게 만들 것이고 그 혼란을 틈타 경기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어떤 식으로 할까? 여태껏 느낌은 지단의 현역시절의 경기를 만들려 해왔다는 것이다. 아름다움과 거침이 충돌하면 무엇이 이길까? 개인적으로 아름다움이 유약함과 동일시 된다고 생각치는 않지만 아름다움은 뿌리가 깊어야 거침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케-티아구-가비가 정신없게 압박했을 때 모드리치-크로스-이스코/하메스가 버틸 수 있는지 의문이다-티아구가 부상이라 코레아나 올리베르 토레스등이 대체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고 날래지만 거침은 없다. 너무도 뻔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중원의 패자가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리즈만을 막기 위해서 아마 다닐루보다는 카르바할을 기용할 것이고 마르셀루와 짝을 이루게 할 가능성이 높다. 마르셀루가 출전이 불가하다면 카르바할-다닐루라는 실험이 실패했기 때문에 나초를 기용하여 차라리 수비적 안정감을 도모할 공산도 커보인다. 기본적으로 미드필더에서의 윤활한 패스워크를 선호해온 지단이 모드리치-크로스를 제외할 가능성은 매우 적어보인다. 

개인적으로 모드리치를 좀 더 프리롤로 기용하기 위해 크로스-카세미루/페페등을 고려해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벤제마가 원톱이자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도 많이 하기 때문에 2선의 공미는 사실상 더 쳐지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벤제마의 빈공간은 양 측면의 윙포워드들이 들어온다는 점도 감안해보면 더욱 그렇다.

하메스는 공미라고 하기 보다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보고 있는데 이는 그에게서 결정적인 패스나 패스에 의한 경기 운영보다는 득점과 쇄도로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는 측면이 커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베일이 나오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스코를 기용하여 안첼로티의 이스코 사용법을 약간 변형해서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 중원의 수싸움을 좀 더 강력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를 고려한다면 다닐루를 올리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다닐루의 장점은 현재까지 전혀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가장 걸린다.

시메오네를 상대하는 지단은 큰 변화는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안정감을 유지하되 각 포지션 별로 위에서 말한 변화를 꾀할 수는 있다. 이번 시즌은 준비하는 시즌이라고 본다 해도 이번 경기는 지단이 다음 시즌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를 보여줄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진흙탕이 예상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전술보다 승리가 우선 시 될 것이지만 그래도 이번 경기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결과는 그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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