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 빌바오 분석 - 지단의 실험
마르셀루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첫 경기인 빌바오전, 지단 감독은 여러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이면서도 시원치 않은 성공이었죠. 오늘 보여준 지단의 실험,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분석합니다! 아, 그리고 제 칼럼에도 몇 가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오늘부터 선수 아이콘과 글씨체가 더욱 레알 마드리드스럽게(?) 변했는데요, 제 실험은 과연 어떨까요?

먼저 오늘 경기의 라인업입니다. 지단 감독은 오늘도 4-3-3 포메이션을 들고왔고, 마르셀루가 빠진 자리에 카르바할을 왼쪽으로 넣는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원래 카르바할의 자리인 오른쪽은 다닐루가(..)차지하게 되었고, 바란이 다닐루 쪽에, 라모스가 카르바할 쪽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경기 역시 크로스가 중앙에서 조금 내려와 수비를 보조해주는 미드필더 역할로 들어갔고, 이스코 자리에 코바치치가 배치되었습니다. 모드리치는 다닐루 위에 섰습니다. 공격진은 원래 베일 자리에 하메스가 들어간 것 외에 변화는 없었네요.
이 화면에서 글씨가 작기도 하고 다른 선수들이랑 글씨가 겹쳐서 안보이는 경우가 있기도 해서 이제부터는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 글씨체를 사용해 번호를 아이콘 위에 올려 확실히 선수를 확인할 수 있게 바꿨습니다. 화살표 설명은 오른쪽 상단에 있습니다. 오늘, 지단 감독이 마르셀루 자리에 카르바할을 대체자로 넣는 실험을 했는데, 카르바할이 지단 부임 이후 계속해서 공격적 풀백 롤을 맡게 되고 주요 공격 루트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점점 바뀌며 많은 어시스트도 남기며 마르셀루를 점점 닮아가서 그런지 지금 마르셀루를 보는 건지 카르바할을 보는 건지 착각할 정도로 카르바할이 마르셀루처럼 중앙으로까지 올라와서 플레이를 해 줬습니다. 아쉬운 건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보였던 벤제마네요. 
이 장면에서도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와 호날두에게 패스를 받고 바로 가볍게 뒤따라오는 하메스에게 공을 연결해줍니다. 여기선 호날두와 2:1 패스를 받고 호날두가 슛을 때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요즘 호날두의 부진 때문에 말이 많죠.. 하지만 오늘의 호날두는 달랐습니다.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선취골을 아주 멋지게 뽑아냈습니다. 크로스의 간결한 패스를 받은 벤제마는 바로 수비진들의 틈 사이로 호날두에게 스루 패스를 연결해주고, 호날두는 드리블 후 선수 한명을 제치고 멋진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호날두의 역할은 바로 이거죠. 수비진들 사이로 침투해 들어가며 Finish. 벤제마가 이번 시즌 들어 호날두보다 무려 6개나 적은, 2개만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데(이 골 전에는 1개..) 벤제마가 초심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연계형 공격수, 9.5번의 역할에 충실해 준다면 오늘 경기처럼 멋진 득점이 호날두를 통해 만들어 질 수 있어 보이네요. 오늘 벤제마가 슈팅에 아주 치명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구요. 
그러나 수비는 오늘도 문제였습니다. 특히, 카르바할을 대체해 들어간 다닐루가요. 다닐루와 바란 모두 아두리츠를 바로 옆에서 막고 있었지만 아두리츠를 막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바란이 아두리츠보다 10cm정도 더 큰 장신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 장면에서는 우리가 막아야 할 수비수가 3명 정도 있었고, 아두리츠는 헤딩에 특화된 바란과 라모스가 정확히 보고 들어가 막아 줬어야 했습니다. 이상적인 수비 플레이는 카르바할이 옆에서 크로스를 올리려는 선수를 견제해주고 모드리치나 크로스가 들어가 이 장면의 라모스 옆에 있는 선수를 막는 데 지원, 그리고 바란과 라모스는 아두리츠의 헤딩을 견제, 마지막으로 다닐루는 이 장면에서 혼자 아무 견제도 없이 서 있는 11시 방향의 선수를 막아 줬어야 합니다. 만약 저쪽으로 공이 갔다면... 다닐루, 수비는 영 꽝입니다.
오늘 지단 감독의 새로운 실험이죠. 코바치치를 이스코 자리에 기용했던 것입니다. 베니테스 시절에는 4-2-3-1 전술을 사용하면서 코바치치를 (2) 자리에 넣고 수비적 미드필더로 기용을 하면서 현재 크로스와 비슷한 롤을 부여했죠. 하지만 코바치치의 장점은 크로스 같은 정교한 패스와 컨트롤이 아니라 미친 듯한 전진드리블과 폭발적인 스피드입니다. 지단이 오늘 4-3-3에서 중간 3 자리, 그 중 가장 공격적인 자리라고 볼 수 있는 자리에 코바치치를 넣었는데, 결과는 대성공까진 아니고 그냥 성공 이라고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가지 더 다듬어 주면 코바치치가 제 2의 모드리치, 어쩌면 모드리치와는 다르게 성공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장면도 좋았습니다. 코바치치 특유의 센스있는 드리블로 자신을 둘러싼 네다섯명의 빌바오 선수들 사이에서 아주 가볍게 벤제마 쪽으로 공을 넘겨줬습니다. 하지만 벤제마가 문제였네요. 오늘의 벤제마는 그 7경기 연속골의 주인공, 그중 6경기 선취골의 주인공 벤제마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옆의 하메스와 눈빛교환을 한 후 앞으로 하메스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선택지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짧은 시간에 그렇게 생각하고 패스해주려면 선수들에겐 보통 일이 아니겠죠.
후반 막판, 지단 감독의 지시인지 크로스가 계속 뒤에서 수비를 보조해주다가 전방으로 전진했습니다. 어쩌면 크로스를 다르게 기용해 보려는 지단 감독의 또다른 실험일지도 모르겠네요. 벤제마와의 유기적 플레이, 그리고 견제 없이 측면에서 자유롭게 중앙으로 들어온 호날두와의 멋진 패스플레이, 결국 결과물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멋진 호날두의 어시스트와 크로스의 추가골이었습니다.
이전 장면(매치 포인트 3)에서도 봤듯이 다닐루는 수비에선 아주 답이 없죠(...) 다닐루는 포르투 시절때부터 풀백으로써 공격에 특화된 선수였습니다. 슈팅도 꽤 자주 하는 모습이 보였구요. 그럼 빠른 공격 전환을 위한 다닐루는 필요한 선수일까요? 일단 그 의문은 지단의 가장 첫 번째 실험으로 논파되었습니다. 카르바할이 더 깔끔하게 공격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거든요. 그럼 마르셀루가 없는 이런 상황에선 한 쪽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글쎄요.. 후반에 다닐루와 교체되어 나오면서 카르바할이 원래 뛰던 왼쪽으로 들어간 나초는 공격 가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나초도 결코 수비적이기만 한 선수는 아니죠. 파리전 뜬금 결승골만 보더라도요.
오늘 다닐루가 한 것이라곤 고작 하메스의 골 어시스트 정도인 것 같은데, 그건 다닐루가 그냥 패스한 걸 하메스가 진짜 멋지게 처리한거고 다닐루의 공은 거의 없는 것 같네요. 다닐루, 이를 어찌해야 하나요!
슬픈 이야기고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겁니다. 전술 창조주 베니테스님의 새로운 축구 전술, 5-0-5!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사용하여 4:0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 기적의 전술이죠.
그런데 위대한 과학자 지단은 베니테스의 5-0-5 창조설을 완벽히 실험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해버립니다. 첫 경기 부터 했던 미드필드를 탄탄하게 하는 실험으로요. 루카-토니 라인은 루카가 조금 더 앞에 있는 경향이 있지만 두명이서 미드필드를 완전히 지배하며 중원의 마술사 역할을 해냈고,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코바치치는 박스 투 박스를 오가며 공격과 수비, 모두 센스있게 처리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베니테스의 5-0-5의 불가능을 입증해 낸 지단, 노벨 물리학상이라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공격 진행에서는 다닐루도 어느 정도 공격은(!) 해주고 있었고, 카르바할이 워낙 대단한 공격 능력을 뽐내면서 마르셀루의 공백이 많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수비 상황에선 꽤 많이 느껴졌습니다. 페페의 공백도 엄청 느껴지네요. 이 상황은 카르바할이 제대로 측면으로 수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다닐루에 있습니다. 다닐루가 제대로 된 수비도 하지 못하며 공격을 나가기 때문에, 커버범위가 넓은 센터백이 다닐루의 자리를 커버해 줘야 합니다. 그게 라모스, 라모스보단 살짝 떨어진 느낌이지만 페페죠. 그런데, 이번 경기에 카르바할이 오른쪽으로 가면서 공격적으로 가면서 라모스는 오른쪽을 더 커버해줘야 하죠. 카르바할을 원래 자리인 오른쪽에 넣고 다닐루를 왼쪽에 넣으면 되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마르셀루가 요즘 대단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카르바할에 조금 묻힌 감이 있어서 그렇지, 호날두의 뒤에서 계속해서 호날두를 지원해주면서 호날두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 지원이 없으면 호날두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의 전반적인 공격이 풀리지 않구요. 특히, 호날두가 있는 왼쪽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에서 핵심적인 면이죠. 그런데 그쪽에 수비도 제대로 못하면서 공격을 하는데, 유기적인 플레이를 도모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고 하는 성향이 보이는 다닐루를 호날두와 같은 측면에 배치한다는 것은 호날두로 시작되는 측면 공격을 포기한다는것과 다름이 없고, 오늘 경기의 흐름을 안 좋은 쪽으로 바꿀수도 있었던 일이었죠.
오늘 경기에 마르셀루가 나올 수 있어 카르바할이 오른쪽 수비를 해줬다면 라모스가 지금 이 장면에서 카르바할이 막고 있는 선수를, 바란이 여기서 라모스가 막은 선수를, 카르바할이 측면으로부터의 크로스를 견제해주고 크로스나 모드리치가 더 중앙으로 와서 수비가담을 해주면 이렇게 위험했던 장면은 나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커버범위가 넓은 페페가 카르바할을 받쳐주고 다닐루를 라모스가 커버해 줄 수 있으면 오늘처럼 측면이 뚫리진 않았을 것 같네요.
하.. 페페와 마르셀루의 빠른 부상복귀로 다닐루의 벤치행을 기원합니다(..)

이 장면은 마지막에 엘루스톤도에게 골을 내줬던 장면인데, 선수들 배치가 좀 이상합니다. 제가 이상하게 번호를 붙인 것이 아니구요. 저도 이상하게 생각돼서 확인했는데 이 위치가 맞더라구요론 가장 큰 원인은 바란입니다. 퇴장당한 바란으로 수적 열세 상황에 빠지게 된 게 결정적 원인이죠. 하지만, 선수들은 모두 공만 바라보고 있었고,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수비 가담이 늦었고 라모스는 아두리츠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었기 대문에 엘루스톤도를 놓쳤고, 이번에도 헤딩을 헌납하며 실점하게 됩니다.
오늘 경기,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4:2 승리를 거뒀습니다. 여러 문제점들은, 선수들이 복귀하고 바란의 징계가 풀리고, 전술이 완벽히 녹아들면 서서히 사라지리라 봅니다. 지금까지 계속 지적해왔던 문제점도 결정적 원인은 페페의 부재가 아닌가 싶구요.
오늘 위대한 과학자 지단의 실험은 대부분 성공했습니다. 원소번호 23번 다닐륨만 빼고는 모두 잘 반응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구요.
이제 조금 더 안정된 구조만 만들어 내면 됩니다. 공격은 베일이 돌아오면서 더욱 날카로워지게 될 것이고, 미드필더도 코바치치의 발견과 함께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이제, 그리 오래 남지 않은 페페와 바란의 복귀와 함께 더욱 안정된 수비를 만드는게 지단의 다음 목표가 될 것입니다.
다음 경기, 로마 원정. 다른 원소들을 쓰기 힘든 상황에서 부디 다닐륨이 지단의 손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잘 화합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실제 원소번호 23번은 바나듐입니다.)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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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테스 2016.02.15지단은 물리학상 보다는 평화상을 주고 싶네요ㅎㅎ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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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티나 2016.02.15다닐륨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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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16.02.15다닐륨ㅋㅋㅋㅋ
오늘따라 꿀잼리뷰 잘봤습니다. 저도 다닐루는 다시는 보고싶지않네요. 나초가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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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골 문단에 전반 막판인데 후반 막판이라고 되어있네요 -
마시멜로우 2016.02.15글 정말 재밌고 읽기 쉽게 쓰시네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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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현 2016.02.15다닐루는 또 한번의 영입 실패작!!미련 갖지말고 팔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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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대가리 2016.02.15원소번호 23번 다닐륨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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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본드 2016.02.15글을 쉽고 재밌게 써주셔서 읽기 너무 편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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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2016.02.15다닐륨 ㅋㅋㅋ 글 잘읽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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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 2016.02.15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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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6.02.16다닐루 진짜 문제입니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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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람되는 호날두욕 질 2016.02.16닐루야...일루 왜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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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Stefano 2016.02.16다닐루 포르투에서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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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베르나호우 2016.02.16매경기마다 리뷰 써주시는거 잘보고있어요
닥추!!!! -
No.7 2016.02.16재미나네요ㅋ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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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 2016.02.16이런글 자주 올려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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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파 2016.02.16글 진짜 재미있게 쓰셨네요
맛깔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
SDPotter 2016.02.16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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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 2016.02.16코바치치는 기대해볼만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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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2016.02.16다닐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색깔이외에 번호랑 이름같은것까지 갈수록 발전하는거 같아서 너무 보기 좋습니다 팬입니다 코바님 ㅋ.ㅋ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글써주세요! -
Antagonist 2016.02.16수비수가 수비가 안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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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with 2016.02.16잘 보고 갑니다 ㅋㅋㅋㅋㅋ 진짜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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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 2016.02.16다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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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CE베일 2016.02.16훌륭합니다 ! 눈팅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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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2016.02.17정성스러운 글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