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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토요일 5시

속도가 필요한 레알 마드리드

베일매니아 2016.01.25 07:49 조회 1,845 추천 3

밤 새고 네시 반 경기를 봤는데, 승리하지 못해서 매우 슬프네요. 

지단 감독 체제가 이제 시작했으니 이번 시즌은 기다려준다 생각했었기에, 뭐 오늘 못 이긴 게 그렇게 화나거나 열받거나 하진 않네요.  그냥 속이 좀 상할 뿐이지. 


리그가.. 사실 지단이 부임할 때부터 좀 어렵긴 했죠. 
베니테즈 이 사람이 승점을 까먹을 만한 데서 다 까먹고 튀어가지고 ㅡㅡ 


전반기에 베니테즈호가 꾸레, 꼬마는 물론이요, 발렌시아-비야레알-세비야-말라가-히혼 에게서 무승입니다. 무승.. 무승..........무승이라니. 
저기서만도 벌써 승점을 17점을 까먹은 거죠.  다시 봐도 어마어마하네요.  무승이라니 ㅋㅋ

지단은 그러니까 팀을 맡을 때부터 -17점 먹고 시작한 셈이니.. 후 사실 이번 시즌 리그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네요. 


경기 보다 몇 가지 느낀 점을 얘기해보고 싶은데, 



우선, 팀의 속도가 안나와요.  

이게 베일이 빠지고 나서 가장 확연히 보이는 부분이 아닌가 해요.  뭐 베일이 언제부터 에이스였다고 베일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하는 것도 좀 민망(?) 하지만, 이번 시즌 베일, 특히 최근 5경기의 베일은 팀의 속도를 담당해주고 있었거든요. 

같은 크로스를 올려도, 수비가 예측하는 타이밍에 그것도 공은 잡아놓고, 밀집된 지역으로, 예상 가능한 궤적으로 올리는 것과, 한 발자국이라도 더 빨리, 달리고 있는 상태로, 예상한 궤적보다 앞이나 뒤에 빠르게 올려주는 크로스는 효과 면에서 천지차이거든요. 

그런데 오늘 크로스는 주구장창 올려댔지만, 궤적도 궤적이거니와(다닐루 ㅡㅡ) 타이밍 자체도 너무 읽혔죠.
그러다보니 수비한테 다 까이고, 아단이 다 잡아내고.  이런 크로스는 사실 올리나 마나입니다.  공격권이나 넘겨주는 행위죠. 


그리고 오늘처럼 베티스가 대놓고 라인 바짝 올려서 레알, 한판 붙자! 이런 식으로 나왔을 땐, 라인을 올린 베티스의 뒷공간을 역습으로 털어 주는 게 공략법의 정석입니다. 

근데 역습 속도가 안나와요.  우리 팀은 불과 3~4시즌 전만 해도 아니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이 1~2 시즌 전만 해도 최고의 역습 효과를 내는 팀이었는데, 지금은 역습의 위력이 그전만 못한 게 보이더라고요.  선수들의 속도가 전체적으로 너무 떨어져있어요.  볼 운반이 느립니다.  

호날두도 예전의 그 속도를 못내고 있고, 이스코 역시도 기술은 좋은데 속도가 빠른 선수는 아니고, 하메스도 오늘은 너무 느리더군요.  다닐루는 뭐 얘기도 하기 싫고. 
그나마 카르바할이 나왔을 때 속도감이 좀 살아나더라고요.  물론 그 무렵부터 베티스의 압박이 전반보다 헐거워진 것도 있었겠지만. 

꼭 역습 뿐만이 아니라, 지공 시에도 순간 스피드를 올려주는 건 굉장히 효과가 있거든요.  위에 말한 크로스를 올리는 데에도 순간 한번 쳐주는 속도가 굉장히 큰 위력 차이를 가져옵니다.  타이밍을 뺏어 주는 거죠.  2:1 패스를 주고받을 때에도 마찬가지.  수비수가 잠깐 한눈 팔 때 훅.  치고 들어가면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오늘 레알마드리드는 카르바할 교체 전까지 이런 모습이 안나오더라고요.  그나마 호날두가 벤제마와 2:1패스 주고받은 장면이 거의 유일하지 않았나 싶어요.  

팀의 속도가 떨어져있고, 그래서 스피드 스타인 베일 생각이 더 났나봅니다.  물론 오늘 이런 게 없었더라도 몇 차례 좋은 찬스가 나긴 했지만 (아단 부들부들..) 여기에 속도감이 더해졌더라면 히혼이나 데포르티보처럼 리드미컬한 공격이 이루어졌을 거라 생각해요.  아쉽네요. 


두번째는 호날두인데.. 

참 이것도 그래요.  호날두가 지단 마드리드 출범하고 지난 두 경기에선 완전히 좋은 모습이었죠.  제 생각에 그 두 경기와 오늘 경기의 차이는  "호날두가 피니셔의 역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가 그렇지 않은가" 에 있는 것 같아요. 

모두가 아시다시피 호날두는 이제 오프더 볼에 최적화된 선수로 바뀌었죠.  이 스타일 변화가 선수 생활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호날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의 신체가 특히 30 넘어가면 해가 바뀔 때마다 그 능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리해서, 호날두가 오프 더 볼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피니셔"로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다시 말하면 주변 동료들이 호날두에게 좋은 찬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빈도가 높아지면 질수록 호날두는 경기에서 임팩트를 준다고 생각되거든요. 

아직 피니셔로서의 호날두는 월드 클래스 수준이다.  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처럼 수비가 호날두를 집중 견제하고, 거칠게 나오는데 파울을 불어주는 횟수가 적고.  이런 상황에서는 호날두가 제 역할을 못할 수밖에 없다고 보거든요.   

게다가, 이번 시즌 양상을 보면, 호날두가 넣어줄 거 넣어주면 쉽게 가고, 못넣어주면 못이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오늘도 그랬죠.  월드클래스급 오프더 볼 움직임으로 2:1 패스 주고 받은 후에 골키퍼와 1:1 찬스를 만들어낸 것까진 아주 좋았는데 그걸 옆에다가 차버렸으니. 

그거 못넣어서 비긴 거라 봐도 무방하거든요 사실은.  물론 하메스에게 왔던 좋은 기회들도 있었지만, 호날두의 그 장면이 가장 치명적이었으니까요. 

참.. 넣기도 잘 넣고, 개인능력으로 찬스도 잘 만들어내던 예전의 그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비교되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대안을 생각해야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참 그렇습니다. 

다만, 그래도 호날두는 아직 피니셔로서는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큰 선수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기에 호날두가 쉬운 걸 놓치면 경기가 어렵게 가는 거고 (특히 오늘처럼 공격이 마음대로 안 되는 날엔 더욱 더) 빠르게 하나 넣어주면 경기가 쉽게 풀리면서 더 많은 쉬운 기회가 오는 거고.  이렇게 생각하네요. 


다닐루는 정말 말하기도 싫고, 당분간은 카르바할의 백업 역할로, 홈에서 쉬운 팀과 붙을 때에 카르바할을 쉬게 해주는 자원으로 써야겠네요.  이건 뭐 두말할 여지가 없죠.  두 선수의 능력이 이렇게까지나 차이가 나니까요.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어떤 걸로도 카르바할한테 안되네요.  
다닐루는 일단 쉬운 기회를 살리면서 리그 적응 및 경기력 회복을 도모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다만 하메스는, 하... 참 애매하네요.  오늘 보니 신체 능력은 매우 떨어져있어도 왼발의 날카로움은 살아있더라고요.  동선이 2선 자원들과 겹치는 모습은 뭐.. 지단 체제에서 선발도 처음인데 익숙하지 않은 오른쪽으로 나왔으니 어느 정도는 이해해주고 싶습니다.  대신 후반전엔 나름 괜찮았죠.  오심논란은 있지만 어시스트도 했고, 좋은 슛찬스도 두번 정도 만들어 냈고요. 

간결한 플레이가 장점인 선수니, 현 시스템에 적응하면 잘 할거에요.  14-15 시즌, 마드리드에 처음 왔을 때도 몇 경기 헤매더니 적응 완료하고서는 에이스급 활약을 보였으니까요.  얘는 어차피 터질 재능이라서 좀 기다려주고 싶네요. 


여튼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속도입니다.  팀에 속도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  그게 공간 패스를 활용하는 경우이든, 아니면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찰나의 순간을 벌어주는 경우이든, 역습 시에 볼 운반을 하는 경우이든,  레알 마드리드에는 속도가 필요해요. 

우리 스쿼드가 어느새 좀 나이가 들었잖아요.  3~4시즌 전엔 굉장히 젊은 스쿼드라 생각했는데, 주축 멤버들이 그대로인 상태로 시간이 흘렀으니, 몇년 전에 스피드를 살려주던 호날두가 요즘엔 그렇지가 못해서 더 두드러지나 싶기도 합니다.  


여튼, 네시 반까지 기다렸다 보신 분들도 있을 테고, 경기 보시려고 일찍 일어나셔서 피곤한 상태로 보신 분들도 있을텐데 결과가 안좋아서 참 ㅋㅋ.. 아쉽네요. 

그래도 실망스러운 결과만큼이나 얻어가는 것도 많았던 원정이었으면 합니다. 
아직 시즌 끝난 거 아니니, 배울 건 확실히 배우고, 보완할 건 보완해서 엘클이나 마드리드 더비, 그리고 챔스에 써먹어야 하니까요. 


에휴 베법사.  승점을 까먹어도 너무 까먹고 갔네요.  리그 원정 한 경기 비긴 게 리그 판도에 이리 치명적일 줄이야.  속상하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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