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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토요일 5시

무리뉴가 4강에 3번 간 게 폄하할 일인가요?

Kramer 2015.12.19 01:27 조회 3,763 추천 39

잘 모르겠네요.

좀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배부른 소리라고 밖에 생각 안됩니다.


2010년에 리옹한테 16강 탈락했을때, 6년 연속이었죠.
그때 진짜 복장 터질 것 같던 느낌이 아직 기억납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선 '또 탈락했네.' '경축 레알 마드리드 6년 연속 16강'
뭐 그때 느낌 아직 가지고 계신 회원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진짜 암울한 시기였죠. 2007년부터 이 팀 팬질 해왔지만 정말 답답한 시기였습니다.
물론 90년대부터 레알 경기 봐오신 오랜 팬분들 입장에선 한때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분들도, 저처럼 2000년대부터 이 팀 경기 봐온 팬들도 분명히 흑역사로 기억할 만큼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 시절 스쿼드의 질은 어땠던가요. 시즌 초부터 부상병동으로 엉망진창이었던 08-09 시즌 빼면
그렇게 나쁜 스쿼드였던가요? 불균형이 지적되긴 했지만 분명히 16강에서 멈출 전력은 아니었죠.
거쳐간 감독들은 어떘건가요. 페예그리니? 레알보다 더 열악한 스쿼드의 비야레알로 
4강도 찍어본 감독이었죠. 그 외 다른 감독들도 결코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긴 힘들었죠.

그 악몽의 사이클을 무리뉴는 끊었습니다.
그 스쿼드로 16강을 못 가는게 말이 되냐는 말은 정말 배부르고, 과거의 힘든 시절을 잊어버린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16강을 못 가는게 말도 안되는 일이었던 팀이 6년 연속 그랬으니까요.

보통 명문 클럽에겐 이기는 정신이란게 있다고들 많이 얘기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도 기어코 높은 스테이지로 올라가는 저력 같은 거겠죠.
단적으로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런 말을 많이 들었죠.
어찌됐든 결국 경기는 이긴다, 이기는 정신을 가졌다고요.
근데 반 할 밑에 있는 지금은요? 맨유팬들은 그 시절의 어떻게든 이기는 정신의 부재를 
한탄하고 있습니다. 

레알도 마찬가집니다. 
아무리 명문 클럽이라도 16강 스테이지에서 6년 연속 떨어지는 일이 계속되면
그 '이기는 정신' 을 발휘하는 능력에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이기는 방법,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거죠.
이건 선수들이나 감독의 몸값이 얼마나 비싼지, 개인기량이 얼마나 좋은지랑은 별개의 문제죠.

무리뉴가 2010년에 첼시를 꺾고 인터밀란을 챔피언스리그 8강으로 이끌었을 때 
이런 얘기를 했었죠.
당시 인터밀란은 무리뉴가 오기 전 오랜 시간동안 16강에서 미끄러지고 있었습니다.
첼시를 꺾은 뒤에, 무리뉴가 말했었는데,
"이제 인터밀란은 단순히 8강으로 가는 것 이상을 얻었다.
 우리는 더 높은 스테이지로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만약 우리가 8강을 넘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음에 다시 도전할 것이다.
 벽을 부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꽤 오래전 인터뷰라 자세히는 기억 안나지만 대략 저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 이 인터뷰에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든, 인터밀란이든, 어떤 팀이든 현재의 어려움이 계속되면
그 사이클을 끊어내는 데 굉장히 힘겨워합니다.
'우리 레알 마드리드는 최고 명문구단이니 잠깐 미끄러지는거 다시 올라오는 건
일도 아냐' 이렇게 간단하게 치부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리는 거죠.

무리뉴는 그랬던 팀을 맡았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뇌부가 무리뉴에게 기대했던 것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었을 테죠.
하지만 그 이전에, 16강보단 더 높은 스테이지로 올려보내는 첫 단계를 기대했을 겁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단계를 밟는 것이 중요하고, 낮은 단계에서 머물던 팀이 단시간에
우승까지 도달하는 일은 결코 흔한 일도 아니거니와 굉장히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일이죠.
간단하죠. 16강 징크스를 깨서 우승을 하려면 일단 8강 가는 법, 4강 가는법을 먼저 배워야죠.
무리뉴는 그 방법을 팀에게 익혀줬다고 생각합니다.
지긋지긋한 리옹을 결국 깨버림으로써 심리적 징크스를 타파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다음 시즌 챔스 조별예선에서 다시 만난 리옹을 완벽하게 박살냄으로써 증명해냈죠.
8강에서 토트넘, 아포엘, 갈라타사라이.. 뭐 다른 유럽 빅클럽들과 비교하면 전력상 떨어지긴
하지만, 어디 챔스 8강이 아무나 밟는 무대던가요? 그만한 역량이 있는 팀이 밟는 무대죠.
지난 시즌 아스날이 모나코를 만나서 '꿀대진이네? ㅋㅋㅋㅋㅋ' 하다가 못 밟아본 무대가 
8강입니다. 그만큼 준비된 팀만이 오를 수 있는 스테이지죠.
4강에서 미끄러진 것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굉장히 힘겹고,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팀들과의 매치업이었죠. 11년의 바르셀로나는 어마어마한 팀이었고,
12년엔 바이에른 뮌헨을 1차전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몰고 갈 만큼
선전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13년 도르트문트 역시 강팀이었고, 후에 전력이 크게 약화된 뒤에도
안첼로티의 마드리드를 탈락 위기로 몰아넣을 만큼 저력있는 팀이었구요.


조세 무리뉴라는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 있으면서 분명 명암이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비판받을 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기대치에 비해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암이 있는 동시에 분명 밝았던 부분도 있습니다. 
그가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을 다시 강팀의 위치,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부분은
구단과 팬들, 선수들 모두가 인정했던 부분이고, 페레즈는 지금 메인에 있는 무리뉴 관련
인터뷰에서도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언급했죠.
전임 감독의 부정적인 부분 때문에 분명 있었던 긍정적인 부분까지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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