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셀타 비고토요일 5시

PSG와의 2차전 감상

라그 2015.11.04 14:44 조회 1,275 추천 5


1. 막강한 파리의 중원

 베니테즈의 전술 근원은 안첼로티와는 정 반대로 중원에서의 정합적인 승리를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베니테즈에게 있어서 중원이란 수비와 공격에서 최대한 빨리 지나가는 곳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가 분업화를 선호한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역설적으로 분업화이기 때문에 공격도 수비도 아닌 공간에서 굳이 치열하게 싸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일수도있죠. 그가 다재다능한 제라드를 줄곧 스윙맨으로 활용한데에는 그러한 전술적 선호가 느껴집니다. 반면에 파리는 중원에서의 끈끈한 싸움을 항상 가져가는 팀이었죠. 이건 안첼로티가 있었을 적의 영향이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약팀을 쉽게 격파하던 모드리치조차 오늘은 고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해결책은 무리뉴가 그랬듯이 아예 대놓고 중원을 포기한채 수비에 전념하다가 역습으로 들어가던가, 혹은 완성도 높은 패스나 압박으로 정면승부하는건데 오늘 베니테즈는 모드리치를 신뢰한건지 아니면 별다른 해결책이 없었던건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롤을 맡겼고 이에 파리의 강한 압박에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가 끊기면서 최전방의 선수 몇몇이 고립되어서 고군분투했습니다. 크로스가 빠른 속도로 오고가면서 강한 킥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적다보니 떠오르는게 또 제라드네요) 빠른 속도를 가진 이스코나 헤세가 좀 더 활약할 수 있었을텐데 크로스도 그런 선수가 아니다보니 헤세와 더불어 열심히 뛰기는 했는데 정작 실속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강팀과 붙을때 이러한 2선 3선 괴리를 베니테즈가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가 관건입니다. 베니테즈는 오늘 하메스가 몹시 그립지 않았을까 합니다. 영리하며 포인트를 잘 잡는 선수인 하메스가 있었다면 크로스와 다르게 공격진과 미들진을 양쪽 다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었겠죠.
 베니테즈도 오늘 나름 고심했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아쉽게도 효용은 없었네요. 뭐가 안되는지 뭐가 되는지 알아낸 것으로 오늘 경기는 나름 이득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봅니다.



2. 극복하지 못한 파리의 즐라탄&카바니 딜레마

 반면 안첼로티도 결국 해결하지 못한 즐라탄 딜레마를 여전히 파리는 해결 못했습니다. 파스토레나 모우라도 에이스에 준하는 활약을 할지언정 공격의 화룡점정이 다소 아쉽죠. 물론 이건 레바뮌 수준의 경기력을 따질때의 얘기긴 합니다. 중원의 그 끈끈함과 비교했을 때 중원과 최전방이 원할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디마리아를 영입했다고 보는데, 오늘 경기에 서 봤듯이 아직 미숙한 카세미루를 농락하듯이 포백까지는 손쉽게 돌파를 했지만 카바니와 즐라탄이 라모스와 바란에게 완패하며 결국 무득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건 우리도 잘했지만 파리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겠죠. 저는 파리를 우승후보로 아직 보지 않는 이유가 이 점입니다. 즐라탄을 주력으로 쓰는 팀들이 갖던 딜레마를 아직 해결을 못했어요. 카바니도 레비나 수지, 혹은 전성기 즐라탄 같은 포워드는 절대 아니구요. 사실 그래서 파리에서 호날두 얘기가 나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파리는 결국 자기들이 못해서 오늘 못 이긴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3. 크로스&모드리치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모르겠지만 저는 오늘 레알마드리드 중원의 약점이 제대로 드러났다고 보입니다. 모드리치가 탈압박에 능하고 공격전개에 누구보다도 탁월한 전개를 보이며 베니테즈 미들라인의 에이스로서 활약을 했지만, 베니테즈의 현 전술에서 모드리치가 갖는 부담이 상당히 크죠. 모드리치가 좀 더 속도감이 있는 선수라면 모르겠지만 강팀 상대로 압박을 이겨내며 2선과 3선의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혼자 해내는건 쉽지 않다고 봅니다. 차라리 미들에 4명(카크모하)을 배치하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베니테즈가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지만요.


 

4. 부분전술이 결여된 공격진

 다들 죽어라 뛰는데 실속이 없습니다. 호날두는 최전방에서 움직이긴 많이 움직이는데 그게 골로 이어지는 움직임으로 주변에서 안 만들어주고, 헤세나 이스코는 많이 뛰기만 하거나 혼자 놉니다. 베니테즈의 공격 전술이 어떤 시스템인지 사실 잘 파악이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많이 뛰고 크로스와 슈팅을 이어가는 것까진 이해하겠는데 긴밀하게 협조하거나 혹은 강한 압박을 통해서 무너뜨리는 것도 아니고.. 오늘 최전방 넷(크로스 헤세(바스케스) 호날두 이스코)는 사실 거의 혼자 놀다시피 했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을 이끌 수 있는건 현역 중에는 완전체 메시 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차라리 벤제마, 하메스와 베일이 있었다면 꽤 다른 양상이었을거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사실 그 셋 있을 때도 부분전술적인 부분은 좀 부족하다고 봅니다. 하메스야 지능적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베일이야 스피드라도 압도적이긴 했죠. (과거형)
 베니테즈 본인의 색깔이 안좋은 방향으로 마드리드에 참 잘 녹아나고 있는데 성적이 잘 나오니까 걱정입니다. 이게 분명 어느 순간 안좋게 작용해서 와장창 2연무 3연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거든요. 지금 실리축구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 압박실종전술? 니 맘대로해라 우리도 우리 맘대로 하겠다 전술? 많은 부분 퇴화하고 있어요. 수비축구는 전 레알의 색에 맞다고 보진 않지만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지금 정작 수비축구도 아니에요. 공격이 안되는 축구지.


 

5. 운장 베니테즈

 운 없는 - 반대로 운 좋은...이 수식어로 따라와야할 베니테즈입니다. 초반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수비라인이 붕괴했음에도 나바스가 캐리하면서 무패로 순항 중이고, 나초의 원더골까지 터지면서 PSG와의 홈경기마저 무실점 승리를 따냈습니다. 부상이야 운이 없는거지만 반면 결과는 믿기지 않을정도네요. 순수하게 가동 가능한 전력이 모였을때 팀을 승리로 이끌어나가는 수비와 공격 방정식은 아직도 의문인 부분이 많은데 성적은 현 시점 안첼로티나 무리뉴와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여기서 얻어낸 승점과 여유가 후반기에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베니테즈 본인도 오늘 승리가 자기나 선수들이 잘해서 얻어낸 승리가 아니라는건 충분히 인지하고 있겠죠. 뭐 단순하게 부상 선수들이 없었다면...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지는 것보다 이기는게 나은건 사실이죠. 오늘의 볼품없는 승리가 내일의 빛나는 승리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게끔 해야할거라 생각합니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7

arrow_upward [RM] PSG 전 짧은 소고 arrow_downward 하메스 복귀하면 2선은 어떻게 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