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카시야스에 대한 이야기

라그 2015.05.28 17:28 조회 2,254 추천 8

 카시야스는, 우리 레알 마드리드의 다시 보기 힘들 선수입니다. 레알 매니아의 몇몇 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에 입단(90년)했으며, 유소년 팀에서도 수많은 우승을 이끌어낸 엘리트 선수입니다. 99년 리가와 챔스에 데뷔했고, 19세의 나이로 99/00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vs 발렌시아)에 데뷔하여 클린 시트를 기록하고 그의 첫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립니다. 01/02 시즌 잠시 산체스에게 주전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지만, 그는 또다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vs 레버쿠젠)에서 부상당한 산체스를 대신해서 교기체 출장하여 두번째 챔스 우승에 공헌하였고 이후 부상 당해 로페즈가 오기전까지 레알 마드리드 부동의 No 1이었습니다.

 그는 다섯번의 라리가 우승과, 세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두번의 코파 델레이와 두번의 유로 우승,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낸 명실상부한 최고의 전설입니다. 그가 성인 무대에 올라선 후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컵과 상이 없습니다. 골키퍼라는, 불리한 포지션이 아니었다면 그는 발롱도르와 피파 올해의 선수도 마땅히 한번은 들어올렸을 그런 선수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단 한명의 골키퍼를 뽑는다면, 언제나 카시야스가 제일 먼저 선발될겁니다.

 하지만 12/13 시즌부터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떠나서 감독과의 불화, 침묵의 인터뷰, 사라의 '좋아요' 사건. 본질적인 기량 저하. 본인이 항상 말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사실 어떠한 문제가 있더라도, 본인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폼이 떨어지기 시작할때 경기 외적인 불화도 생겼고, 감독의 지적에도 수긍하지 못하고 반발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다 결국 부상 이후 폼을 끌어올릴 기회조차 잃어버린채(본인의 실수까지 포함) 정상급 골키퍼가 아닌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그의 가장 큰 아군인 팬에게 야유를 받기까지합니다. 그를 잠시 대신했던 디에고 로페즈가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을때조차 카시야스를 지지하며 로페즈에게 야유를 보냈던 팬들이 말입니다. 

 그는 오랜기간 마드리드의 골문을 지켰습니다. 부상 복귀후 벤치를 지켜야했던 그의 심정을 물었을때 그는 '울고, 고통스러워하며 우울한 감정이었다. 밤에 거의 잠도 자지 못했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선수 개인으로서, 주전을 바라는 마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선수로서의 자존심 역시, 인정합니다. 아예 기량이 저하되어 도저히 1군에서 뛸 수 없다 수준도 아니거니와, 본인이 계속 마드리드에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라는 점을 비난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마드리드에 헌신한 선수가 자기 자신의 주전 경쟁보다 팀을 더 생각해주길 바라는 모습을 팬이 원하는 것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일개 뜨내기가 아닙니다. 카시야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호신이자, 부정할 수 없는 레젼드입니다. 그가 만약 '벤치에 있게 되더라도 나는 마드리드의 선수이다. 팀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은 경기에 선발로 나가는 것 뿐 만이 아니다' 라고 한번 만이라도 말해주었다면 그를 지지하던 팬들이 과연 그의 잔류에 불쾌감을 표현할까요.. 로페즈가 그 대신 리가 경기를 치룰때, 그는 안첼로티 감독에게 화가 났었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속내가 그럴지라도, 팀의 주장으로서 야유받는 로페즈를 감싸주고 응원하는 성명을 냈다면 얼마나 멋진 모습이었을까요. 로페즈에게 야유를 보내는 팬 앞에 카시야스가 로페즈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면 그래도 야유를 보냈을까요. 

 구단과 팬들이 앞으로 카시야스에게 바라는 것이, 엄청난 선방으로 주전 자리를 되찾아달라는 것만은 아닐겁니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수긍하며 자신의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로서의 모습, 후배를 더욱 성장시키고 마드리드 스피릿을 불러일으켜 줄 수 있는 선수, 긴장하거나 흥분한 선수를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리더십, 자기 팀을 감싸줄 수 있는 대인배적인 모습도 원할겁니다. 데헤아가 오든, 나바스가 남든, 다음 시즌에 다시 카시야스가 주전이 되든, 구단과 그는 서로 남기를 원했고, 팀에서 그는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가 어떤 형태로든, 팬들도 납득할 수 있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하길 바랍니다. 
 


 당신은 주연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멋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섭섭한 것도 많았지만, 아직은 응원하렵니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7

arrow_upward 베법사가 오나봅니다... arrow_downward 데 헤아는 정말 꼭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