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중계권료: 돈과 축구, 그리고 정치 (上篇)
축구는 더이상 순수한 스포츠가 아니라 산업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초창기 설립되었을때 가진 여느 동네 조기축구회의 모습은 루이스 데 우르키호 회장 재임기간인 1926년과 1930년 사이에 프로구단의 모습으로 바귀게 된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투자를 받고 수익을 만들어 내는 사업체의 면모를 가지게 된다. 이것은 비단 마드리드 뿐만이 아니라 세계에 있는 모든 축구 구단의 일반적인 숙명과 같다.
돈이 개입되면 순수함은 사라진다. 그리고 이권이 있는 곳에는 힘이 개입되고 힘과 이권이 개입이 되면 인간의 모든 욕망이 개입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돈이 몰리는 스페인
스페인 제국이 몰락한 후, 단 한번도 스페인은 세계 속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어느 부분에서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역사 속의 사람들은 스페인하면 신성로마제국이나 합스부르크를 생각하며 아르마다를 중심으로 건설했던 대항해시대의 주인공으로 기억했겠지만 우리 세대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 축구계 정점에 있던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아르마다로 기억하며 그 토양을 만든 것이 바로 라 리가라는 거대한 축구제국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관중? 상품? 그것들보다 더 중요한 중계권료가 궁극적으로 관중과 상품을 만든다
스페인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자국 경제와는 다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허와 실이라는 명암이 존재하고 있다. 누구도 밝은 부분만 본다. 특히 축구에서 암적인 부분은 간과되며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심지어 스페인 현지 언론들도 보도 대상 최우선 순위로 삼지 않는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최근 성공과 유럽대항전에서 라 리가 팀들의 호성적을 보면 우리는 스페인 전성시대의 정수를 만끽하고 있다. 다만, 그 기세가 언제 꺽일지는 관심도 없을뿐더러 알수도 없다.
한때, 이탈리아도 그랬었다. 최고의 선수들을 갖춘 최고의 구단들이 이탈리아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높여놨다. 그리고 이전의 독일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한번의 하락 이후 그나마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데 이것을 이탈리아도 할 수 있을까? 단순한 예측은 가능하다. 현 제도를 가지고는 아마 힘들 것이라는 점은 조심스레 이야기해볼 수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가장 큰 차이는 재정건전성과 그 수익구조에 있다. 결국 돈은 한 구단과 한 리그의 흥망성쇠를 정하는 아주 중요한 도구 혹은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라는 말처럼 돈이 모일 때, 이를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종지그릇에 담긴 간장뿐인 밥상, 뭐먹으라고?
최근 스페인 축구계는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다. 분명 축구계 전체가 벌어드리는 수익은 매년 증가 추세임에도 대다수의 구단들이 이런 재정적 압박에서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 구단들은 이러한 재정난 타개를 위한 방법으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이외는 모두가 불리한 중계권료 협상과 수익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주장을 시작했다.
그 결과, 스페인 정부는 중계권료 권리 및 배분에 관한 법률을 지난 2015년 4월 30일 통과시켜 법제화에 성공하였다. 이는 필요한 일이다. 꾸레나 마드리디시모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법일 수도 있다. 이 법으로 인해 여태껏의 중계권료 수익보다는 분명히 적어진 돈을 만지게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법의 정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스페인은 아직도 구단들이 개별적으로 중계권료를 협상해야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구단들은 중계권료 협상에서 항상 방송사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해왔다. 그 결과, 적은 액수에 계약을 해야했고 구단을 유지할 운영자금은 부족했으며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야했고 심지어 남은 선수들에게 임금체불을 하여 어린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는 줄어들게 되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처지에 이르렀다.

무서웠던 마요르카, 데포르티포, 사라고사 드라마의 실력있는 조연들이 없어진다
2000년도 초중반만해도 나름 위협적이었던 데포르티보나 마요르카를 생각해보자. 2010년 마요르카는 파산선언을 해버렸다. 그리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버린 마요르카는 라파엘 나달등에 의해 인수되었다-나달의 친척형이 마요르카에서 뛰었었다. 우여곡절 속에서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마요르카는 재정에 어느 때보다도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UEFA에 의해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게된다. 그리고 2014년 세군다로 강등당하게 된다. 레알 사라고사도 110M 유로라는 부채를 안고 결국 무너져버렸다. 06/07 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떨게 만들었던 그 사라고사가 말이다.
이것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모든 라 리가 구단들이 대면할 수 있는 현실가능한 문제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라 리가 구단들은 확실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계권료는 그 중심중에 중심이다. 현재 라 리가 구단들의 대부분이 완전한 보릿고개 상황에 놓여있다.
완전한 양극화: 바르샤, 마드리드 이외의 구단을 위한 리그는 없다
올해 2월 LFP 회장인 하비에르 테바스는 중계권료 수익 1위 구단과 최하위 구단의 격차가 6.5배정도 난다고 말했었는데 2014년 레알 마드리드가 벌어드린 수익이 204.2M 유로였을 때 라 리가에서 가자 적게 받는 구단의 중계권료 수익은 약 31.42M을 추산해볼 수 있다.
사실 문제는 중계권료의 차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계권료가 가지는 구단 내 수익비율에 있다. 이적료 수익과 같은 불규칙하고 한시적인 수익을 제외하고 관중입장, 상업적수익, 그리고 중계권료로만 매년 구단의 수익을 측정하는 딜로이트식 모델을 따를 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구단들이 엄청난 위험에 처해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딜로이트 자료(2013, 2014, 2015)
우승 도전 구단들-즉 챔피언스 리그 진출 구단들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중계권료 수익 비율은 위의 표처럼 36~39%안이며 이 비율는 10여년간 유지되어왔다. 그러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비율은 그렇지 못하다. 2013년 44%였던 중계권료 비율이 2014년에 57%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같이 꾸준히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나가야만 한다는 전제에서 유지될 수 있는 수익이다. 아틀레티코는 상업적 수익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이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리그 우승을 다투는 3개 구단이지만 그 격차는 약 2배에 달한다는 점도 상당한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는 성적, 스타 영입, 그리고 돈에서도 첨예하게 경쟁한다
각 구단별로 수익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각 구단이 수익비율이나 중계권료를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LFP의 연례 재정 보고서에 라 리가 각 부문별 수익등의 총액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수식을 세울 수 있다.
(상위 3개 구단을 제외한 각 팀별 평균 수익) =
((라 리가 수익총액) -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아틀레티코 수익)) / (3개 구단을 제외한 구단의 수)
이 방법을 적용했을 때, 우리는 대략적인 라 리가 구단들의 사정을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유럽 대항전, 코파 델 레이, 라 리가 성적은 철저히 반영되지 않은 값임으로 오류는 분명있지만 현실을 대략적으로 느끼기에는 충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쨋든 이 수식을 사용하여 나온 값은 2013년 17.72M 유로이고 2014년에는 20.28M 유로에 불과하다. 테바스 회장이 말한 것과 큰 차이가 있는데 정보수집의 한계를 인정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오차로 이해하면 적당할 것이다-아니면 테바스 회장이 틀렸을 수도. 2009/10시즌 라 리가 중계권료 수익을 보면 20위였던 세레스가 12M 유로를 벌어들였는데 20개 구단 중 20M 유로가 넘는 중계권료 수익을 거둔 구단의 수는 6개에 불과하고 이중에 40M 유로가 넘는 구단의 수는 4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 추산은 현 상황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확실한 대목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중계권료 합계가 2013년 라 리가 전체 중계권료 수익의 55.3%에서 2014년 61.6%로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해가 갈 수록 이 3개 구단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의 몫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실제로 라 리가 중계권 총 수익이 775.4M 유로에서 784.1M 유로로 1년 동안 8.7M 유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동안 상위 3개 구단이외 17개 구단의 중계권료 총액은 346.4M유로에서301.3M유로로 45.1M 유로 감소하였다. 사실상의 중계권료 수익의 과독점 상황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의 연쇄고리는 라 리가에서 절대적 불변의 진리이자 철옹성같은 모습으로 존재했다. 이때쯤 들만한 생각은 바로 다른 리그는 어떤 형국일지에 대한 의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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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서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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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2015.05.18여태까지 라리가가 양극화가 심했는데 중계권료 권리 및 배분에 관한 법률을 법제화에 성공한 만큼 다른 리가 팀들도 같이 공생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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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간 2015.05.18분명 우리팀에게는 안좋은 소식일 수는 있으나 우리팀도 라리가의 일부이기에 다른팀들과 공생하는 구조로 바뀌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수있고 유럽에서 더더욱 라리가의 위상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서로서로 좋은길로 가길 바랍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레알&맨체스터 2015.05.18챔피언스리그에서 잘 나간다는것만으로 중계료 비교하는 그 자체부터가 더욱더 심해지면, 스페인 리그도 무너질수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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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용날두 2015.05.18공생을 시작하지못하면 분명 큰위기가 올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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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5.05.19진짜 공생해야된다고 생각...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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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인 2015.05.21이 글이 왜 위로 올라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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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2015.05.21흠.. 생각이 많아 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