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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맨유 vs 맨시티 리뷰

온태 2015.04.13 04:13 조회 3,160 추천 7
잠이 잘 안와서... 폰으로 쓰는 만큼 구성이나 문체가 다소 조악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맨유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선수 배치를 들고나온 반면 맨시티는 밀너를 세컨탑으로 놓는 4-4-1-1 포메이션을 꺼냈습니다. 이는 맨유 빌드업의 중추인 캐릭에게 밀너를 붙여 맨유의 패싱 게임을 봉쇄하겠다는 의도였죠. 개인적으론 경기의 중요성과 팀 구성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배짱 없는 선수 배치가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만큼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는 것 또한 느껴져서 좀 안쓰럽더군요.

맨시티의 이런 배치는 초반엔 효과를 보는 듯 했습니다. 라인을 높게 형성해서 맨유를 잘 가뒀고, 날씨도 시티를 적당히 도왔죠. 경기를 덜 정돈된 분위기로 이끌면서 찬스도 몇차례 잡았고, 그중 하나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최고의 출발이었죠.

그러나 맨유엔 펠라이니가 있었습니다. 사실 토탈 풋볼을 지향하는 반 갈의 팀에 매우 투박한 펠라이니가 썩 어울려보이는 존재는 아닌데, 자칫 답답할 수 있는 팀에 전술적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마치 독일 국가대표팀에서의 케디라나, 펩의 팀의 케이타나 로데같은 선수들을 연상케 하죠.

압박과 날씨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어지자 맨유는 펠라이니를 전진시킵니다. 물론 펠라이니는 케디라만큼 영리하게 오프 더 볼을 가져가진 못하지만, 대신 공중볼 장악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죠.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도만 보장할 수 있다면 롱패스는 굉장히 효율적인 전환 방식이고, 펠라이니는 이를 가능케했습니다. 높은 위치에서 맨유를 압박하던 맨시티는 펠라이니와 롱패스의 조합에 간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빠른 동점골로 이어졌죠.

펠라이니 전진의 효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간격이 벌어지자 볼을 예쁘게 차는 선수들도 공간을 얻기 시작했죠. 마타와 에레라가 공을 쥐기 시작하면서 점유율도 가져올 수 있었고, 이내 추가골도 얻어냅니다. 영의 크로스가 굉장히 좋았지만, 사실 그 이전의 마타의 사이드체인지야말로 칭찬받아 마땅한 플레이었습니다.

맨시티에게 아쉬웠던 건 초반 기세에 비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내 장점을 포기하는 대신 상대의 장점도 포기하게끔 하려 했다면 경기 끝날 때까지 그것을 유지해야 하는데 맨시티는 펠라이니로 인해 벌어진 간격을 다시 좁히지 못했습니다. 더 많이 뛰지 못하니 전환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무리하게 역습을 시도하다 간격이 더 벌어지는 악순환에 빠졌죠.

그럴 바에야 실바와 밀너의 자리를 바꿔 정면 대결을 펼치는 게 중원 싸움과 전환 속도의 문제, 커버 부하 등을 해결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맨시티는 후반전에 들어서도 이걸 바꾸지 않았죠. 밀너는 정말로 열심히 뛰었지만 그것이 성과가 될 수는 없었고, 밀너마저도 나간 후에는 추가실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완전히 그르쳤습니다.

완벽한 전술적 패배이긴 했지만, 맨시티는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몇은 홈 어드벤티지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해도 마타의 득점은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것이었죠. 맨유가 공격을 잘 풀어나간 것에 비해 수비진은 덜 안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몇몇 장면에서 심판이 흐름을 돌려줬다면 조금 더 좋은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해도 펠레그리니의 운명은 바뀌지 않았을 것 같지만...

맨유는 본인들의 전술적 탄탄함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봅니다. 선수 배치의 조합(마타-에레라-발렌시아, 영-펠라이니-블린트)도 굉장히 잘 맞으며 상대의 방해에도 본인들의 의도를 끌고나가는 뚝심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EPL이 많이 약해졌다곤 하나 챔스 16강 수준의 팀을 이정도로 압살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일정과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서의 모습도 기대해볼만 하지 않나 싶네요. 다만 경기가 교착 상태로 오래 흐를 경우 센터백 라인이 부실해서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맨시티는 차후 감독이 누가 될 진 모르겠지만 미들 라인의 기동력을 반드시 손댈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딱 잘라 말해 야야 투레가 문제.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인데 체력이 턱없이 모자랍니다. 킥력과 피지컬은 여전하니 새 엔진을 구한다는 전제 하에 홀딩으로 돌아가면 괜찮겠다 싶지만 본인이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무조건 팔아야. 더불어 콤파니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콤파니 부재 시 수비진의 리더가 될 만한 선수도 필요하겠죠. 망갈라는 너무 돌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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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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