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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축구 팀의 줄임말과 애칭 (부제:바셀ㅜㅜ)

Since1902 2015.02.25 20:54 조회 3,005 추천 1
저도 한 번 다루고 싶은 주제였는데
마침 기회가 돼서 짧게 써볼게요

사실 저도 '유벤'이나 '바셀', '레마'라는 표현이 나오기 전에 축구를 보기 시작해서
저 표현들이 좀 거슬리긴 했습니다
뭐든지 본인한테 익숙하지 않으면 (혹은 본인의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신경쓰이잖아요?ㅋㅋ

줄임말과 애칭에 대해서는
뭐 현지에서 부르는 대로 쓰는 게 가장 좋기는 하죠
그렇게 알고 있어야 외국 나가서 쓸 때도 별 무리 없이 통하고
원문 기사같은 거 볼 때도 알아보기 쉽고요
(사족으로, 완전 어릴 때는 인터밀란을 '인터'라고 줄여 쓰려다가
여러 사이트에서 쓰이는 거 보고 '인테르'라고 쓰다보니 그냥 입에 붙어서
계속 '인테르'로 씁니다)

라그님께서 저렇게 구분하신 기준도 이해가 되고
저도 거의 1, 2번만 혼용해서 씁니다
그나마도 요즘에는 1번 사용 빈도가 더 높아지고요



이제부터 제가 하고싶은 말을 해보겠습니다

결국 축구 팀 애칭도 외래어니까 언어적 측면으로 보면

라그님이 나눈 세 가지 중에
1번은 뭐 어차피 현지에서 통용되는 거니까 별 의견은 없고
(이후 내용에서 그냥 논외로 할게요)

2번은 마치 콩글리쉬 중에 '싸인', '에어컨', '리모콘'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현지에서 볼 때는 '틀린 말'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다수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표현이니까요

3번은 2번 정도로 대중적이지는 않더라도 사람들이 대충 알아듣는 축약어로
'엑박(엑스 박스)', '베라(베스킨 라빈스)', '솔플(솔로 플레이)' 등과
비슷하겠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전문 분야로 나갈 게 아니라면
2번은 물론이고 3번도 그렇게 부정적으로는 보지 않아요
3번은 또 3번 나름대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축구팬 중에
그 전까지 쓰이던 애칭을 모르던 사람들이 붙인 애칭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알아듣고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거슬리긴 하죠)
(예시 중에서 저는 아직도 '베라'나 '파바(파리바게트)'는 안 써요ㅋㅋㅋ)


그런데 제 관점에서 봤을 때
딱 한 가지는 마음에 걸리는 표현이 있어요

2번, 3번의 거의 모든 애칭들은 전부 언어의 축약 중에
'탈락(단어의 앞부분, 혹은 뒷부분만 남김)'이나 - ex) 레알, 유벤, 뮌헨
'혼성어(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할 때 각 단어의 일부를 잘라내고 결합)' - 뭔가 있긴 할텐데ㅋ
'두자어(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할 때 각 단어의 앞글자들이 결합)' - ex) 맨유, 바뮌, 레마
이 세 가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언어 축약 현상인데요
유독 하나만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죠

바로 '바셀'입니다
비슷해보이는 '돌문'은 도르트문트의 실제 발음에서
'트'가 거의 묵음에 가까운 것을 반영해 불렀다쳐도
'바셀'은 아직도 이해가 잘 안 가네요

아마 이렇게 처음 줄인 사람은 무의식 중에 '바르 셀로나'라고 의식한 듯합니다
혹은 단어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첫음절과
가장 많은 음가가 있는 초성+중성+종성으로 이루어진 음절을 택해서 줄인 것일 수도 있겠네요
언어학 전공하는 입장에서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고작 이거 하나인데요...ㅋ
'바르셀로나'를 차라리 '바르'나 '엡바(FC 바르셀로나)'
하다못해 '로나' 혹은 '셀로나'로 줄였으면 조금 나았을 듯한데
왜 하필 '바셀'인지 모르겠네요 ㅜㅜ
'레마'나 '바뮌'도 당연히 거슬리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ㅜㅜ
싫.......


급 마무리짓자면ㅋ

사실
'어지간하면 애칭을 통일하자'나 '새로 애칭을 만들어내지 말자'는 의견은
언어적 시각에서는 합리적인 것입니다
명칭이 여러 가지이면 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효과적인 의사 전달에 방해도 되죠
(레알, 마드리드, 레마 세 가지면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 얘기를 하는지 알기 위해
이 세 단어 중 하나라도 나오는지 신경써야 된다는 뜻입니다)

언어에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하나의 시니피앙(기표, 쉽게 말하면 발음되는 소리나 표기)에 
하나의 시니피에(기의, 표기가 뜻하는 대상)이 있는
1대1 대응이니까요

그리고 이왕 하나를 쓸 거면
'기존에 쓰던', '다른 곳에서도 통용되는', '우리나라 축구 기사에도 쓰이는' 표현을 쓰자는 게
아마도 라그님의 의도와 맥락을 같이 하지 않을까 싶네요


결론은

1. 줄임말, 애칭은 이왕이면 하나로 줄이는 게 좋기는 하다 (굉장히 완곡한 표현ㅋㅋㅋ)
2.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한국어로써 '유벤', '레마' 등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3. 물론 조금 신경은 쓰인다
4. '바셀'은 ㅜㅜ

정도 되겠네요

이상입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써서 정신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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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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