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는 왜 항상 세트피스에서 실점을 할까?
우선 카시야스의 책임부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난번(클릭)에 이야기했던 것과 유사한 이유겠네요.
첫번째는 일단 실점을 했다는 상황자체에서.
두번째는 적극성 결여의 문제. 영상 40초부분부터 코너킥이 개시되고 약 5초동안 골문 앞 상황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데 라모스와 만주키치가 골문 앞에서 위치 선점 다툼을 벌이는데 그걸 그 상황에서 라모스를 밀지 못하고 골문 앞 카시야스 본인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확보 자체를 못하고 있습니다. (손만 갖다대는 수준이지 적극적으로 밖으로 꺼져, 라는 느낌으로 밀어내지 않음)
보통 저런 상황이면 골키퍼는 적극적으로 수비수를 밖으로 밀어내서 본인의 공간을 확보하던가, 혹은 제스쳐를 크게 하면서 심판에게 공격수와 수비수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거든요.
세번째는 본인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포스트에 있었던 상황을 본다면 수비진을 더 갈구던가, 아니면 본인이 과감하게 나오던가.
막말로 카시야스가 몸이 느린 선수가 아니잖아요. 이운재와 같은 케이스라면 이해를 하겠음.
일단 실점을 하긴 했는데 당장 이운재 책임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는 상대방은 당대 최강 키커 토티가 올려주고 당대 최강 황금 대가리 비에리가 헤딩을 했으니까 -_-, 둘째는 수비진이 대거 엉켜서 이운재가 뛰쳐나가도 막기 힘들게 부딫혀서.(김태영이 순간적으로 비에리 뒤의 델 피에로를 놓치면서 이운재는 최진철, 비에리, 델 피에로 세명과 동시에 부딫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팔다리가 짧은 이운재(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동양권 골키퍼의 한계)의 입장으로서는 최악. 셋째는 이운재는 이 실점 빼면 다 잘 막았으니까.
코너킥 상황은 아니지만, 피케를 필두로 한 장신 애들이 다 앞으로 뛰쳐들어가면서 카시야스랑 수비진 다 으아아아, 하게 만든 뒤에 뒤에서 푸욜이 헤딩샷. (푸욜 앞쪽으로 피케, 에투, 야야투레가 침투)
카시야스와 상성이 특히 최악인게 우선 키가 작기 때문에 전방의 3-4명에만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에 따라 시야 확보가 한계가 있고. 적극적으로 뛰쳐나오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골문 앞에서 잔뜩 긴장해 있는 상황에서 뒤로 공이 크게 돌아 들어가면 그냥 실점 확정 으아아.
그리고 세트피스에서 이상하게 라모스, 페페의 헤딩 수비방식은 본인이 오히려 공격수인 마냥 행동하고 있구요.(지난 8년동안 개선이 거의 안 되는 의아한 부분이고 한 3년전부터 계속 이야기했는데 달라진게 없어요...ㅠㅠ) 소시에다드 전에서도 공격수인 마냥 공만 보다가 뒤로 돌아오는 이니고 마르티네즈에게 발만 갖다대면 골인 상황을 연출했고.
라모스의 위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본인한테 공이 안 온다 싶으면 마크맨과 주변 상황을 아예 신경 안 씁니다. 라모스 반경 1m내로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 아무도 없는 황당한 경우. 실제로 레알이 먹은 세트피스의 3할은 라모스가 으어어어? 하다가 그냥 프리샷 먹힘.
AT는 그 반대로 그냥 앞쪽에 있는 키 큰 애들한테 공을 갖다줘도 실점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최악의 케이스. 그 전까지 대부분 전방에 있던 애들은 공을 흘리거나 뒤로 넘겨주고 세트피스시 대인마크가 약한 페페, 라모스 뒤로 돌아들어가는 선수가 득점을 노리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AT전 실점 장면은 여러모로 충격.
다른 팀 세트피스가 대체로 일단 헤딩 잘하는 애들을 노려서 한 가운데로 올려본다, 방식인데 비해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팀은 카시야스가 뛰어나올 수 있는 한가운데보다는 극단적으로 니어 포스트거나, 파포스트를 향해서 가는 두가지 경우만 나오고 가까운 니어 포스트는 카시야스 본인의 문제로, 먼 파포스트로 가는 경우는 세트피스 수비상황에서 집중력이 부족한 수비진(특히 라모스)의 문제로 인해서.
이렇게 가운데에 있는 헤딩능력 쩌는 애들한테 날카롭게 올려주는게 전 세계팀 90%의 세트피스인데 레알 마드리드는 세트피스시 약점이 너무나도 뻔해서 뻔한 코스로 뻔하게 오고 있는데 매번 뻔하게 먹음.
지금 카시야스는 정말 신체조건이 불리한 노장이 신체 능력이 저하되는 속도보다 멘탈이 망가지는 속도가 더 빠를때 어떤 참사를 보여주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네요.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의 수비 방식을 개선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골키퍼만 바꿀 것인지는 안첼로티가 판단할 문제.
라모스랑 페페 조합은 둘의 호흡, 세계에서 몇손가락에 들어가는 주력, 공격 전개 능력 때문에 바꾸기 힘들거라고 본다면(바란이 올라오면 해결되는 문제+라모스랑 페페는 둘이 합쳐서 한 시즌에 헤딩으로 10골은 넣어주니 괜찮음.) 답은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요 몇달간 실점 대부분이 측면에서의 크로스나 세트피스라는건 누가봐도 분명한 이야기.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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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ees 2014.09.14코너킥만 내주면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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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태 2014.09.14그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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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의레알 2014.09.14좋은 글 보고 갑니다. 세트피스 수비는 수비수 책임도 있지만 골키퍼의 페널티 에어리어의 장악 능력과 공중볼 처리 능력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죠. 많은 분들이 수비수가 못막았고 카시야스는 어쩔 수 없었다하시는데 문제는 그런 경우가 너무 비일비재하다면 골키퍼의 책임도 크다고 봅니다. 이번 경기를 봐도 꼬마의 골키퍼인 모야는 공중볼처리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었습니다. 골키퍼의 교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볼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까지 절대적인 지지를 했던 현지 팬들 중 상당수가 등을 돌렸다는건 그만큼 심각하게 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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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덴베 2014.09.14현재 나바스와 카시야스의 결정적인 차이는 나바스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팀 선수들과 피지컬 싸움에 능한편이조 특히 박스에서 상대편 선수들과 몸싸움에 굉장히 강하기도 하고 동시에 점프력 까지 좋으니.. 적으신대로 답은 정해저있는거 같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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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디스모 2014.09.14정확한 분석글! 동영상 하나하나 다 보면서 공감가네요
ㅊㅊ합니다 -
백의의레알 2014.09.14카시야스가 원래 공중볼에 이 정도로 약한 선수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는 가끔씩 클리어링도 하고 했는데 지지난 시즌에 아르벨로아랑 세트피스 수비에서 충돌해서 부상당하고나서부터 공중볼에 자신감이 더 떨어진거 같아요... 게다가 경기도 못 나왔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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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윤날두 2014.09.14@백의의레알 22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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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정켈메직존슨과스틱 2014.09.14@백의의레알 복합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백의의레알님이 언급하신것처럼, 약하지만 이 정도로 \'막장\'인 선수는 아니었는데 나이+부상 트라우마+멘탈+주변 비판+기타등등 모든 요소가 다 조화되서 크로스와 같이 골키퍼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주저하다가 실점을 유발하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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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날듀 2014.09.14모야가 더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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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tian 2014.09.14안첼로티가 니어포스트쪽 실점은 카시야스 책임이다라고 못박은게 저 이유군요.둘다 막기힘든 골이다 싶어서 카시야스 잘못일 것까지야 했는데 이 글 읽고 뭐가 문제인지 확실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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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champ 2014.09.14역시 골키퍼 관련한 정켈메님의 분석글은 탁월합니다. 120프로 공감합니다. 안첼로티도 빨리 결단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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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J 2014.09.14세트피스가 너무 불안해서..ㅠㅠ 카시야스의 최대 단점이 점점 부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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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 2014.09.14잘 읽고 갑니다.
추천할 수밖에 없는 퀄리티네요. -
Raul 2014.09.15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