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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저승사자 군단 이후의 세대와 그들의 에이스.

더치맨 2014.09.05 19:55 조회 5,422 추천 26



오래 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레알매니아 축게에 글 올리게 되면 올려야지, 하고 벼르고 있던 글이죠. 예전 60년대 중후반, 그러니까 저승사자 군단 이후 레알의 경기를 막 구해보던 시절 썼었거든요. 이때도 정말 굉장했던 세대인데, 저승사자 군단의 위용이 워낙 대단해서인지 별로 회자되질 않더군요. 해당 시기 주축 선수는 프란치스코 헨토, 피리, 마누엘 산치스(역대 레알 마드리드 최다 출장 수비수의 아버지입니다.), 마누엘 벨라스케즈 등입니다. 이들의 에이스는 바로 아래 글에서 중점적으로 설명할 아만시오 아마로죠. 이 글을 쓴 후로 해당 시기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꽤 구해봤는데요. 굵직굵직한 경기론 63-64 인테르와의 유러피언컵 결승전, 65-66 파르티잔과의 유러피언컵 결승전, 65-66 페냐롤과의 인터콘티넨탈컵, 72-73 아약스와의 유러피언컵 4강, 73-74 엘 클라시코 등이 있겠네요.

아만시오 아마로는 데포르티보에서 활약하다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킨 바로 다음시즌인 62-63에, 세대 교체를 염두에 둔 미구엘 무뇨즈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로 영입됩니다. 이후 13시즌 간 리가 타이틀 9번(62-63, 63-64, 64-65, 66-67, 67-68, 68-69, 71-72, 74-75, 75-76), 코파 델 레이 3번(69-70, 73-74, 74-75), 유러피언컵 우승 1번(65-66), 유러피언컵 준우승 1번(63-64), 4강 2번(67-68, 72-73) 등의 커리어를 팀에 안깁니다. 스페인 국대로는 바르셀로나와 인테르에서 활약했던 레전드 루이스 수아레즈와 함께 유로 08 이전까지 스페인의 유일한 메이저 타이틀이었던 유로 64 우승을 견인했습니다.

이 시기 레알 마드리드는, 50년대 저승사자 군단 이후 60년대 유럽의 최강을 다툰 4강(에우제비오의 벤피카, 루이스 수아레즈/산드로 마쫄라의 인테르, 아만시오 아마로의 레알 마드리드, 지아니 리베라의 밀란) 중 하나였죠. 이 즈음의 레알 마드리드를 예예 세대라고 부르는데요. 당시 유행했던 비틀즈의 노래 She loves you의 후렴구에서 따왔다고 합니다(참 없어보이는 타이틀이긴 하죠 -_-;;). 이를 정리한 게 70년대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크루이프의 아약스구요. 각 리그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분데스리가의 킹으론 우베 젤러가, 잉글랜드리그에는 보비 찰튼이, 세리에엔 루이스 수아레즈(마쫄라와 리베라도 있긴 했지만)가 있었다면 라리가의 킹은 다름 아닌 아만시오 아마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직은 라이트 윙포워드였고, 팀의 메인 스코어러가 없을 경우 자신이 퍼스트탑으로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플레이스타일과 팀내 역할은 아래 자세히 기술하겠지만 06-09 즈음의 메시와 유사한 부분이 많죠. 압도적인 온더볼 테크닉을 과시하고 어질리티가 굉장히 좋아 상대의 육탄 수비를 쉬이 농락합니다. 운동량도 상당한데, 72-73시즌 아약스와의 대결에선, 서른넷의 나이임에도 아약스의 육탄 공세에 털리기 바쁜 레알 마드리드에서 경기를 혼자 캐리하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죠(결국 깨지긴 깨집니다만...). 퍼스트탑도 소화했으니 사이드 포워드로서 득점력도 수위권이고요(피치치 타이틀도 두 번 정도 있을 겁니다.).

음, 하지만 레알매니아 여러분께라면 이런저런 거 다 집어치우고 이 한마디면 충분하리라 봅니다. 라울을 거쳐 지금은 호날두로 이어지는 레알 마드리드 7번 전설의 시작이 바로 아만시오 아마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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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8시즌 유로피언컵, 그러니까 조지 베스트가 당시 활약 바탕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그 해, 맨유와 레알이 붙었던 4강 2차전 경기를 본 적 있습니다. 스코어는 3:3으로, 1차전에서 1:0으로 맨유가 홈에서 승리를 거뒀던 터라 자연히 맨유가 결승에 올라갔고, 에우제비오의 벤피카를 4:1로 실신시키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죠.

이렇게 문자로 보면 굉장한 포스를 자랑하던 팀이었고, 실제로 맨유 역대 레벨에 회자될만큼 좋은 팀이기도 했습니다만, 이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만은 좀 이야기가 다릅니다. 지난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토튼햄이 레알 상대로 이랬던가요? 속된 말로 상대와의 수준차를 적나라히 드러내며 신나게 발리기 바빴습니다. 그야말로 경기내내 하프라인 한번 넘겨본 게 손 꼽지요. 그렇다고 아예 라인을 내리고 수비적으로 나오는 작전이었느냐하면 하면 그것도 아닌 게 중원에서 원투터치를 통한 볼배급도 안 되고, pk 박스 바로 앞까지 레알 선수들에게 털리기 바빴습니다. 간간히 키트나 베스트와 같은 선수들이 하프라인 위에서 발재간을 보이긴 합니다만, 단지 발재간에 그칠뿐, 유효하게 들어가는 경우도 몇 없구요(아, 세트피스에 이은 혼전 상황에서 조지 베스트의 마지막 코너라인 돌파는 세번째 동점골을 이끌어내고, 두번째골 역시 그의 헤딩을 새들러가 결정지었다는 걸 감안하면, 필드 플레이에만 온당한 말일뿐이지, 경기를 결정지은 선수가 베스트이긴 합니다. 또한 레알 수비를 맞고 튕겨나온 베스트의 슛팅을 세번째, 동점골로 만든 선수가 키트기도 하구요.). 애초에 전방에 버티고 있던 베스트에게 볼이 잘 가지도 않습니다. 다만 베스트가 볼을 잡고 돌파를 할 적마다 내내 경기장 전체를 비추던 카메라가 줌인 되는 것으로 미루어, 당시 베스트가 스타는 스타였구나는 걸 알 수 있긴 하지만요.

제가 굳이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알고 보니 60년대 후반 잘 나갔다는 맨유 별 거 아니더라 ㅋㅋ"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뭐 한경기 못하고 잘하고는 어느 팀이든 있을 수 있고, 어쨌든 맨유는 결승에 진출했고, 연장까지 가긴 했지만 에우제비오의 벤피카를 4:1로 격파하며 우승을 거머쥔 팀이니까요. 헌데 이 맨유를 상대로 활약하는 레알 선수들이 지나치게 인상적이어서 말입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펼쳐진 경기, 그것도 역대 맨유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히던 세대를 상대로 레알이 펼치는 플레이는, 가히 제가 지금껏 구해본 유로피언컵 클래식 중 이와 비교할만한 경기를 찾기 어려울만치 압도적이었습니다. 88/89시즌 4강 레알 대 밀란의 5:0? 그것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요. 밀란이 슈테우아와 붙었던 결승이라면 이 정도로 원사이드했다 말할 수 있겠군요.

우선 팀으로서 말하고 싶은 건, 이건 경기를 꼭 한번 봐달라고 추천하기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가 여러모로 현재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많다는 겁니다. 전 포지션의 유기적인 스위칭과, 상당힌 높은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당시로선)조직적인 압박으로 상대가 맥을 못추게 만들지요. 수시로 보직을 바꿔대는 다재다능한 포워드-미들 라인에 맨유 수비-미들은 정신을 못차리며, 지금의 피케나 한때 루시우 이상으로 공격적인 능력이 탁월하 스위퍼 마누엘 산치스는 좌우, 중앙 가리지 않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상대를 두들깁니다. 정말 농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고, 과장 섞인 말이 아니라... 지금 기준으로 봐도 경기가 재밌습니다. 근년간 보았던 경기 중 이만치 재밌으면서도 높은 수준의 경기는 엘클라시코 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

개별적인 선수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보자면, 첫번째로 말하고 싶은 건 제목에서 언급한 아만시오 아마로입니다. 레알 팬들 사이엔 60년대 레전드 중 하나로 꼽히던데, 그 이상입니다. 농담 안하고 이 선수 움짤 만들어서 "잉글랜드_수비를_쥐어패는_펠레.gif"라고 올리면 누구든 믿을 겁니다. 그만큼 잘합니다. 지나치게 잘합니다. 그 보직이나 플레이스타일을 고려할때, 0809시즌 메시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한 경기만 본 주제에 이 선수를 메시급이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만, 적어도 이 경기에 국한하여 말한다면 메시도 부족하지요. 맨유 수비수들이, 반경 5~6m의 공간에서 2~3초간 간격으로 태클을 세번하는데 그 모두를 버텨내고, 때론 점프하며 키핑해내는 모습이나, 상대 패널티 박스 앞에 버틴 수비진 대여섯을 농락하듯 키핑하며 볼을 지켜내 우군에게 넘겨주는 모습을 보면 그리 말할 수밖에 없지요. 이런 장면을 한두번이 아니라 경기 시작 이후 맨유가 동점골을 넣은 후반 30분경까지 주야장천 보여줍니다. 너무도 압도적이라 이 선수가 대체 왜 시대를 풍미한 이들 중 하나로 언급되지 않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지요. 제가 다큐멘터리나 컴필레이션 등을 통해 구해본 레전드들 가운데서도 이만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던 이는, 글쎄, 누가 있을까요? 그것이 풀매치가 아니라 편집된 영상임을 감안하면 제가 풀매치를 구해본 선수들 가운데선 감히 손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아만시오와 함께 맨유 수비진을 공략했던 그로소와 페레즈를 꼽을 수 있을텐데요. 그로소는 중앙과 오른쪽을 주로 그 반경으로 삼고, 페레즈는 그 반대편에 위치하여 상대 수비를 공략했습니다. 음, 현 바르샤에 양 사이드 포워드에 빗댈 수 있으려나요? 아만시오에 대한 의존이 약간 커보이긴 합니다만, 뭐 그건 현재 바르샤의 메시처럼 해당 선수가 원체 잘하니 그런 걸로 보이고, 이를 근거로 바르샤 포워드들을 책잡을 수 없을 것처럼, 이 선수들의 활약도 대단합니다. 특히 페레즈는 경기내내 보비 찰튼의 마크를 여러번 부숴버리며 아주 농락을 하구요. 다만 안타까운 건 정작 문전 앞이나, 박스 안팎에서의 결정력, 즉 방점을 찍는 플레이에 아쉬움이 있다는 것인데, 아만시오가 하프라인 위, 3선즈음부터 양 사이드와 박스 바로 앞까지를 자신의 반경으로 삼는 메디아푼타라는 걸 감안하면, 그와 파트너를 이루는 해당 선수들이 박스 안에 축을 잡고 경기를 결정짓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에 부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뭐, 선수에게 탓할 순 없는 게 이 선수들 역시 아만시오처럼 메디아푼타 성향이 강한 이들이라서요. 그리고 이처럼 경기를 결정지을만치 강력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게 레알이 해당 시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기도 하구요.

양 사이드에서 활약한 헨토와 홀딩 미들로서 공격 국면에서 활약한 피리도 빼놓을 수 없지요. 헨토야 역대 최다 메이저 타이틀 보유자로 아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지금에 빚대자면 마치 바르샤의 알베스처럼, 레프트 사이드의 페넌트레이션을 주로 담당하는 선수였는데요. 높이 날아 적확하게 뚝 떨어지는 파괴적인 크로스를 구사하더군요. 굉장히 위협적이었습니다. 한편 피리는 공간침투에 상당히 능한데, 실제로 해당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레프트에 헨토를 두고 피리 위에 올라선 10번 벨라스케즈는, 경기 리딩에 있어선 레이몽 코파도 한 수 접어야하지 않을까? 싶을만치 템포 리딩에 있어 탁월한 면모를 과시하는 사령관 타입 선수인데요. 해당 경기에선, 변변히 자리를 못잡고 상대에게 압도당하기 바쁜 보비 찰튼과 대비되어 더욱 자신의 기량을 과시합니다. 대지를 쫙쫙 갈라주는데, 비단 양사이드로 벌리는 것뿐만 아니라, 과르디올라나 루이코스타, 피를로처럼 직접 포워드 라인까지 위협적으로 꽂히는 패스를 몇번이고 뿌려댑니다. 진짜 이 선수가 이 경기 하나에만 보여준 것만으로도 글 하나를 쓸 것 같은데 할 얘기가 너무 많아 이 정도로 넘어갈 수 없는 게 한스럽네요. 한편 같이 뛰던 소코는, 비록 자책골을 기록하긴 했습니다만, 폭넓은 운동량으로 미들 라인에서 상대 선수들의 볼전개를 지속적으로 방해합니다. 테크닉적으로 흠잡을 곳도 없었구요.

마지막으로 레알의 수비진을 책임 진 마누엘 산치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정말, 정말 잘합니다. 그 공격적인 면모로 국한한다면 요즘 활약하는 피케나, 과거 잘 나갔던 루시우가 우스워보입니다. 보직은 스위퍼인데, 당시 스위퍼들이 공격적인 롤도 곧잘 맡았다지요? 그 이상적인 모습을 해당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반 막판즈음, 세트피스 이후 공황 상황에서 튕겨나온 세컨볼을 잡아 맨유의 라이트백을 농락하며 레프트 사이드를 돌파, 완벽한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올리는 장면을 보면서는 "저런 놈이 왜 센터백을 하고 있는 거야?" 싶더군요. 뿐만 아니라 센터백으로 나올때 라모스처럼 간간히 벨라스케스-소코의 미들 라인에 가담하여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틀어막는데, 뭐...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엔 할게 없네요.

이렇게 썰을 늘어놓으면 "근데 맨유가 어떻게 비긴 거야?", "걍 구라빨 늘어놓는 거 아냐?" 하실테지요. 이렇게 압도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82 월드컵 이탈리아 대 브라질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여 혹, "그래도 다음 라운드에 보다 올라갈만한 팀이 올라갔겠지", "그래도 당시 맨유는 당대 최고의 팀이라고 꼽히는데, 그것까지 포함해서 과장이 좀 섞여있겠지" 라 생각하신다면 그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애초에 저 역시 당시 맨유 경기를 찾아 구해보는 와중에 발견한 경기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레알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즉 이 팀이 갖고 있는 약점을 말씀드리자면, 경기내내 압도했음에도 방점을 찍을 포워드가 없었다는 것에서 찾아야할 것 같습니다. 반바스텐이나 반니스텔루이, 그리고 지난시즌과 올시즌의 메시처럼 최전방에서 축을 밖고 포스트플레이를 하며, 경기를 직접 결정지을만한 선수가 없지요. 왜 그리도 많은 이들이 어찌보면 골 잘 넣는 포스트플레이어에 불과하다 일축할 수 있는 반바스텐에게 열광했는지 이 경기를 보면 새삼 깨달을 수 있지요. 제 개인적인 추측으론 푸스카스 은퇴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최전방의 해결사를 못 구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리고 당시 레알 마드리드가 스테파뇨나 푸스카스와 같은 슈퍼스타 한, 두 명에게 빚진 팀이 아니었다는 것 역시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그 둘은 최후의 한 조각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구요.

음, 헌데 자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런 모든 이유를 떠나서 그냥 운이 없었다고 해야 정확하지 않나 싶네요. 해결사의 부재를 탓하기엔 레알 마드리드의 유효슛팅이 적은 것도 아니었고, 그 슛팅이 매번 홈런을 때리거나 상대 키퍼의 야신급 선방에 막힌 것도 아니었거든요. 제가 태어나 축구를 보며 시청한 모든 경기를 통틀어도 이만큼 불운한 팀이 없었다 자신할 수 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밀란과 리버풀은 여기에 댈 것도 아니구요, 한일 월드컵때 세네갈과 프랑스도 이와 비교할 순 없을 것 같군요.

전반 중반만해도 세트피스에서 한 골 득점, 그리고 이어진 피리의 추가골로, 2:0으로 레알이 앞서갔습니다. 허나 두번째 골이 터진 이후 혼란한 상황에서 어찌저찌 맨유가 하프라인 위로, 경기를 통틀어 처음으로 다섯명 이상이 올라오고, 마구잡이로 올린 크로스 하나, 쉬이 걷어내나 싶은데 이를 소코가 자살골로 연결하지요. 딱히 날카로운 크로스도 아니었습니다. 마치 얼마 전, 뉴캐슬 대 맨유 경기에서 필 존스의 자살골처럼 들어가지요. 허나, 전반 끝나기 직전 에이스 아만시오의 골로 3:1을 기록하며 혹시나, 하는 맨유팬의 기대를 일축하며 하프타임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후반 시작하고는, 심지어 맨유 선수들조차 졌다고 생각했는지 슬슬 걷는 모습을 보이죠, 좀 노골적으로요. 헌데, 참으로 기적적으로, 우연히 얻어걸린, 하프라인 근처의 세트피스가 골대 근처로 향하더니, 이게 조지 베스트의 기가 막힌 헤딩으로 방향을 틀고, 이어 들어오던 새들러가 키퍼 바로 앞에서 다시 이를 골로 결정짓습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잠시 우왕좌왕하나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빌어붙이지요. 그러나 다시 세트피스 이후 혼전 상황에서, 코너 라인을 돌파한 조지 베스트의 슛팅이 튕겨나가고, 이게 키트의 발을 맞은 후 동점골. 1차전 1:0 승리, 2차전 3:3 동점으로 맨유가 결승에 진출합니다. 글로 경기를 얼마나 추상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적어도 맨유의 득점 장면과 관련하여선 제 글에 나오는 것 이상을 경기에서 찾아볼 수 없으실 겁니다. 말 그대로, 좀 어이가 없습니다

기적적인 무승부 끝에 결승에 진출한 맨유를 폄하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애초에 이 한경기로 당시를 풍미했던 베스트나 찰튼 등을 폄하할 수 없으리란 것도 잘 압니다만, 그럼에도 굳이 이 이야기를 하는 건, 그 경기에서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와 아만시오 아마로의 플레이가, 단지 잘 나가던 선배들의 마드리드에 가리기엔 너무도 아쉬울만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특정 슈퍼스타의 활약이 아니라 마치 지금의 바르셀로나처럼, 그리고 한때 브라질리언 국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당시 마드리드 선수들의 탈압박, 개인기는 상대와 다른 차원에 있음을 과시하지요. 60년대 중후반을 에우제비오의 벤피카나, 데니스 로, 조지 베스트, 보비 찰튼의 맨유가 풍미했다합니다만, 이들 가운데 왜 아만시오의 마드리드가 없는지 의문일 정도로요. 당시 결승에 진출한 맨유가 전 세대를 지배했던 에우제비오의 벤피카에게 농락하듯 승리를 따냈던 걸 감안하면, 그때 레알 마드리드가 얼마나 강했는지 어렴풋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뭐, 그렇습니다. 클래식 경기 구해보면 이러니저러니해도 당대 세인들의 평가나 후인들의 평가가 크게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처럼 놀랍게도 전혀 예상 못한 선수, 팀에게 압도되는 순간도 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처럼 놀라웠던 적은 잘 없습니다. 정말 대단한 팀이고, 대단한 선수들이었습니다. 이런 이들이, 아주 작은 우연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느새 우리가 익히 들어온 펠레, 에우제비오, 베스트, 찰튼 등의 이름과 달리 시간이란 먼지와 함께 묻혀졌다 생각하면, 우리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수많은 선수들도 이리 되지 않을까, 아니, 이미 내가 본 많은 이들이 이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감회에 그저 씁쓸해질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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