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우선적 가치와 카시야스 건에 대한 단상
요새 올라온 글들 보니 돌연 구단이 추구하는 가장 우선적인 가치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단은 팬들이 있어 존재하고 그렇기에 팬들의 생각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팬들의 가치관이 구단의 가치관에 어느 정도 투영된다고 가정하고(가정이 영 미덥지 않긴 하네요;;) 팬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우리 레매!!를 눈팅 해보니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페인어를 알면 스페인 현지 팬들 여론도 볼 수 있었겠지만 저는 한국어밖에 모르는 바보 ㅠㅠ)
선수와의 의리, 전통을 지키는 것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레매 내 여론을 보면, 그간 카시야스가 우리 팀에 해준 것을 근거로 얘기하시는 분들이 전자를 더 추구하시는 거겠고, 카시야스가 이래저래 팀 성적에 해가 될 것이다 하는 분들은 후자를 더 추구하시는 거겠죠.
현재 구단이 어떤 가치를 더 위에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카시야스를 대하는 구단의 태도를 보면 현 구단이 추구하는 가장 우선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제가 보기엔 지금 카시야스 건에 대해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의리, 전통을 지키는 것은 동시에는 추구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카시야스가 남는 것은 의리와 전통을 지키는 것이 현 구단이 추구하는 우선적 가치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고, 카시야스가 떠나는 것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하는 것이 현 구단이 추구하는 우선적 가치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 봅니다.
몇몇 분들 말씀대로 카시야스에 대한 수요가 없어서 팀이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카시야스가 계속 주장직을 맡느냐 맡지 않느냐도 구단의 입장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시야스가 떠나는게 혹은 주장직을 맡지 않는게 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추구하는가는 폼하락은 차치하고서라도 팀케미 부분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전부터도 말이 있어온 걸로 봐서 카시야스와 충돌하는 선수들이 팀 내에 분명 있을텐데 어제와 같은 사건들이 이런 선수들로 하여금 카시야스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될 것 같네요.
어제의 사건이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그것은 아마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한 번 맘 떠나면 그 사람 믿기가 쉽지가 않죠...
이러다간 말 그대로 눈에 보일 파벌이 만들어지겠죠...
설령 파벌이 생기지 않는다 해도 언론은 좋은 먹잇거리가 생겼으니 어제 기사처럼 우리 팀 물어뜯고 서로를 불신하게끔 만들 기사 여럿 써 내겠죠...
이렇게 자꾸 내, 외부에서 잡음이 생기면 팀이 하나가 되긴 힘들고 그런 상황에서 좋은 성적 거두기는 아무래도 힘들어 보이는게 사실이고...
그럼 자연히 의리와 전통을 지키는 대신 좋은 성적은 포기하는 모습이 되겠죠.
(정확히 말하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큰 조건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거겠죠.)
구단이 어떤 목표를 더 위에 두었건 어떤 것이 옳다고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저는 레알이 성적으로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모습도, 구단과 선수들과의 의리와 끈끈한 유대감, 오랜 전통을 자랑으로 할 수 있는 모습도 좋습니다.
그렇기에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어 보이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쓰다보니 결론이 푸념으로;;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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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u 2014.08.08그냥 다 까놓고 주장자격이 없는 선수
어차피 1~2년안에 떠날거 확실한데 그냥 빨리 나가줬으면 함 -
살려주세요 2014.08.08카시야스가 이런 사고를 쳐도 남기는게 의리라는 건 동의하기 힘드네요. 이런 사고가 터져도 무조건 남기고 만약 방출하면 성적밖에 모르고 레전드 대우는 뭐같이 하는 거라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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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aul de Tomas 2014.08.08@살려주세요 그런 의도로 쓴 게 아닌데... 방출한다고 성적밖에 모른다고 말하는 건 좀 다르다고 생각하네요. 방출의 경우, 제가 생각하기엔 상황상 두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순 없기에 우선시 되는 가치, 즉 성적을 먼저 추구하는 거지 그게 성적밖에 모르는 구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죠.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의미전달이 확실히 되지 못한건 제탓이겠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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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살려주세요 2014.08.08@Raul de Tomas 아 죄송합니다 제가 흥분했네여.
제가 쓴 글 다시보니 얼굴이 후끈하네요ㅠㅠ 왜 이런 글을 올린거지?? -
라데시ma 2014.08.08*프로는 다필요없고 실력으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해야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본인이 주전경쟁하는 선수보다 못할경우 자신도 못한다는거 알지않을까요? 아무리 카시야스가 이때까지 해준게 있다고 해도 자꾸 팀에 잡음일으키던데
그럴거면 차라리 로페즈가 남고 카시야스가 이적하는게 훨씬 나은거 같네요 -
crstian 2014.08.08선수와의 의리, 전통을 지키는 것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보드진은 둘다 놓치지 않으려고 지금과 같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카시야스에 목메는 상황이라면 나바스 영입을 안했겠죠.
이미 카시야스 대신 나바스를 선택한거라고 여겨져요. 지금의 진통은 카시야스라는 레알에서 거대한 위치를 차지했던 선수를 내보내는 과정이라고.
왜 라울처럼 구티처럼 깨끗하게 나가지 못하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키퍼라는 포지션은 특수하니까 다른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구요 .챔결부터 급격히 무너진거지 그전까지는 부활의 여지는 있었으니.
구단이 선택한 절충안에서 로페스가 희생되는 게 안타깝지만 연봉보조까지 해준다고 하는거 보니 많이 미안해 하고 있긴 한거 같고.(구단이 내보내면서 연봉보조까지 해주겠다고 나서는거 라울이랑 카카밖에 생각이 안나서요.카카야 내보내기 위해 어쩔수 없었던거고;; 구티도 연봉보조해 줬다는말 못본거 같아요.혹시 해줬나?) 어차피 지금 상황이 길게 갈수 있을거라곤 생각안합니다.카시야스가 이번시즌 코파만 뛰게 된다면 다음시즌은 미국이든 어디든 떠나겠죠.
키퍼 영입이 급작스러워서 거취를 정하지 못한 거 같은데 갈데 생기면 나갈겁니다.역시 레알에서 은퇴하는 건 두덱처럼 모든 걸 내려놓거나 지단처럼 조기은퇴라도 하는게 아닌 이상 힘듬... -
subdirectory_arrow_right Raul de Tomas 2014.08.08@crstian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제가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나바스가 왔다고 해서 보드진이 두 가지를 다 놓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바스가 온 건 골키퍼 전력문제만 해결한 것뿐이고 여전히 성적 추구에 있어 하나의 큰 조건인 팀케미에는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어서... 그러니까 나바스 카시야스 체제로 간다고 해도 골키퍼 문제는 해결돼도 팀 전체의, 하나로 뭉쳐야 하는 그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으니 이 때는 성적보다도 카시야스를 남겼다는 그 점에서 의리와 전통을 성적보다도 우선시되게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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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crstian 2014.08.08*@Raul de Tomas 둘 다 놓치지 않는 절묘한 선택을 한게 아니라 둘다 놓을수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절충안이라고 보는 거죠.어느 한쪽을 택할수 없어 중간에서 적당히 타협했다고 보는데 이 방법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느냐는 또 다른 문제.
나바스 카시야스 체제가 잘 돌아갈지에 대해선 저도 확신이 안섭니다. 팀케미가 문제 될 여지는 큰 것 같지만 프로들이니 프로답게 처신해주기만 바랄 뿐이죠. -
ZEUSKDS 2014.08.08*그동안 이케르가 우리팀과 스페인국대에 해온게 있는데 조금더 이케르를 믿어줘야하지않을까요 나바스가 영입됬고로페스가 떠날려고하는 상황에서 서브로 남으며 팀 전반적인 역활을 해주며 서서히 나가야지...라울, 구티 나갈때도 너무 갑작스러워 얼마나 놀랬던지......그때도 께끗하게 나가긴했지만 한동안 팀추스리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던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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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Zero Coke 2014.08.08@ZEUSKDS 저땅짓 해논게 맞으면 즉결처분이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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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레알패냐 2014.08.08@ZEUSKDS 해온게 있으니까 지금까지 기회 받은겁니다. 이제 그만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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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넜으 2014.08.08전 진짜 실망의 끝이네요
더 떨어질 곳도 없음 -
no7 2014.08.08올리브님 글 읽기전까진 그래도 카시야스인데 남겨야지 어쩌겠어 라고 생각했다 멘붕.... 라울 나갈때부터 아름다운 은퇴는 없겠구나 했지만 이건 너무 하는거 같네요. 아름답게 끝낼수도 있는 결말을 혼자서 똥칠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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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aul 2014.08.10@no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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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2014.08.08이번일이 어떻게 해결나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이미 여기까지 알려진거로 봐서는 현지에서는 일파만파 난리가 났을거 같은데..
진짜 실망입니다 까시야스 -
마성지 2014.08.08실망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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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색날두 2014.08.092년전만해도 바르샤가 가장 부러워하는게 카시야스 였는데...
수십년째 레알골문 지키고도 아직도 한참이라고 ㄷㄷ하다고 하던게
다 벌써 옛날일이고 가장 나가줬으면 하는 1순위 선수라니..
카시야스 어찌됬건 이번건은 너무너무 실망이네요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