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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한국 축구의 학연과 지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켈메직몽키매직 2014.07.15 21:07 조회 5,780 추천 19
글이 길어서 초반에 세줄 요약을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축협의 인맥학연지연으로 뽑히는 축구 선수의 대부분이 오히려 이쪽과는 거리가 먼 반대쪽의 선수들이다. ex)이동국, 조용형, 염기훈

- 축협을 비판하는 것은 누구보다 찬성. 허나, 그 비판의 근거가 막연한 음모론에 기대는 것은 아닌지?

- 김호곤이 최선의 답은 아니나, 현재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한국 축구가 제시할 수 있는 차선의 답에 가까운 길이다. 최선은 히딩크 불러와! 




1. 정말 많이 언급한 이야긴데 축협에서 학연이 개입할 껀덕지는 굉장히 적습니다.

1-1. 소위 말하는 고려대 라인이 그 음모론의 중심일터인데, 이는 너무 당연하게도 7080 고려대가 대학축구 최고 명문이었고, 이에 따라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무더기로 나왔고, 그런 선수들이 당연히 축협에서 일하게 된게 대부분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고 당장 생각하실만한 국가대표팀 레전드들의 절반이 고려대 출신입니다. 또 당대 최고 선수들이 스카웃 되던 곳이 고려대. 차범근, 김종부, 서정원, 이천수, 박주영. 

1-2.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인맥 축구의 대명사를 꼽아보라, 라고 하면 매일 사람들이 언급하던게 그 잘난 이동국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동국은 축협에서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네들은 감독이랑 이야기해서 선수 추천해줬는데 맨날 사람들은 이동국 엔트리에 올라가면 인맥이라고 음모론을 또 신나게 펼치거든요. 여튼 축협에서 이동국 안 좋아한다는 증거는 이동국이 부진할때 본프레레한테 정몽준이 가서 '이동국은 쓰지 말아요. 당신한테 비판의 화살이 쏟아질겁니다.'로 증명됩니다. 뭐 이걸 가지고 정몽준이 본프레레한테 외압 넣었다!라고 하면 뭐 할말은 없습니다. 쓰지 말라고 해도 인맥, 쓰라고 해도 인맥. 뭐 어쩌라고. 

1-3. 그리고 현재의 박주영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인맥 축구 대명사 이동국을 죽이고 박주영을 국대로 보냅시다, 라던 주장의 정 반대입니다. 당시에는 인맥 타파의 대명사가, 이제는 인맥의 대명사로 비춰지는 아이러니. 

1-4. 정성룡 : 포철공고, 포항스틸러스 유스 출신/ 윤석영 : 광양제철고, 전남드래곤즈 유스 출신/ 박주영 : 청구고, 고려대학교, 포항스틸러스 유스 출신. 인맥 축구의 3명중 1명만이 고려대, 홍명보의 동문입니다. 


2. 인맥 축구, 축협의 외압, 학연 이야기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거슬러 거슬러 가다가 개폐위라는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개한민국 축협 폐지 위원회 되겠습니다.) 물론 그전부터 이야기 되던 것이 그때부터 본격화 되었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짧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축구 사이트계의 일베 같은 곳입니다. 매일 하는거라고는 욕과 협잡질과 축협 욕 밖에 없습니다. 차범근을 희대의 뻥카라고 하며 키커의 평점 또한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던 곳입니다. 사이트 이름이 antisoccer였습니다. 뭐 더 말이 필요한지. 그냥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축구를 까기 위해서 내세운게 인맥 축구론, 학연론 지연론이죠. 얘네들은 한국이 이겨도 욕, 져도 욕하고 신문선과 허승표를 예수와 마리아로 모시던 곳입니다. 차범근을 유다로 몰던 곳입니다. 

2-1. 신문선과 허승표는 정말 능력이 꽝인 사람들입니다. 자신있게 이야기합니다. 이들이 축협 실권을 잡는 순간 장담컨데 축협 수입은 10년 내로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고 국대 행정은 더욱 개판이 될것입니다. K리그, 한국축구를 먹여 살리는 스폰서들과의 관계도 없고, 특히나 현대家와의 관계 또한 최악. 

2-2. 차범근때는 인맥설이 아니라 종교설이 나왔죠. 차범근이 기독교인데 김도훈은 기독교라서 뽑고 최용수는 기독교라서 주전으로 안 썼다.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차범근이 그럴 형편없는 위인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찌라시.

2-2-1. 허정무 2000년 올림픽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정말 인맥이라고 욕 많이 먹었습니다. 당시 듣보잡 박지성, 김남일, 이영표등을 중용하기 시작한게 허정무거든요. 박지성은 그때 하도 못하고 어리버리까니까 명지대 감독이랑 허정무가 술내기 해서 져서 박지성 뽑아준거다라고 욕 함. 김남일은 한 없이 터프하기만 하다가 허정무, 히딩크 거치면서 만개. 이렇게 욕하던 박지성을 허정무가 뽑아놨더니 정작 언론에서는 히딩크가 박지성을 뽑아줬다고 왜곡을 시작하죠. 왜냐? 자신들이 예전에 욕했던 역사를 부정하고 싶으니까. 

2-2-2. 간혹 가다보면 박지성이 인맥이 없어서 수원 삼성에 입단하지 못했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 또한 웃긴 것이 박지성이 시장에 나왔던 99, 2000, 2001 수원 삼성은 K리그에서 제일 잘한다는 선수들만 모아놓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박지성 선수의 포지션이 오른쪽 날개,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기용되었었는데 그 포지션에는 김진우 선수라고 국가대표팀 훈련에도 종종 소집되었던 수원 삼성 레전드급 미드필더 한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방에는 고종수, 이성남, 서정원, 샤샤... 당시 욕 엄청 먹던 박지성이 뽑힐 이유도, 뽑을 이유도. 

2-2-3. 그리고 허정무가 재부임한 2010년 때 조용형, 염기훈, 오범석과 함께 인맥학연지연설이 다시 불거져 나왔는데 K리그를 안 보는 사람들이나 하는 이야기죠. 조용형은 2000년대 후반 K리그 수비수 본좌 라인을 꼽으면 이정수, 곽태휘, 황재원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센터백. 오범석은 대표팀 각급 엘리트 코스를 다 거치고 클럽에서 항상 주전인 꾸준한 선수. 염기훈은 K리그에서 사기 머신입니다.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EPL로 비교하면 조용형은 쟈기엘카, 염기훈은 다우닝, 오범석은 글랜 존슨 쯤 되겠네요. 아시겠지만 팬들이 아무리 욕해도 감독 눈에는 쓰임새가 있으니까 꾸준히 뽑아다주는 선수. 물론 쟈기엘카는 정말 잘합니다만. 

2-3. 조광래때 갑자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외압'. 두글자를 들고 나왔죠. '이회택이 선수 발탁을 마음대로 지시했다.'라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밝혀진 진실은 크게 두개였습니다. 애시당초 조광래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강력히 주장했던 사람이 이회택이고, 또 이회택과 조광래의 면담은 조광래가 '국가대표팀에 쓸만한 오른쪽 풀백이 없으니 답답합니다.' 그러니 이회택이 '요즘 범석이 잘하던데 한번 써봐.' 이정도입니다. 그리고 조광래는 위에서 언급한 허승표 라인입니다. 한마디로 이회택은 안티 축협의 중심 세력의 수장을 국대 감독으로 뽑는 대인배 기질을 보였고, 조광래는 말도 안 되는 뒤통수를 친격이죠. 

2-4. 최강희때? 이동국? 이야기했지만 이동국도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이 있었고, 박주영이 모나코 관련 건으로 군대 가기 싫다고 핸드폰 끄고 연락 두절 되었을 때가 겹치기도 했던 국가대표팀 암흑기였습니다. 박주영 없는데 김신욱, 이동국, 이근호 뽑아서 주전으로 쓴거면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요? 


3. 즉, K리그를 안 보는 사람들이 K리그를 모르니 막연한 편견에 기대어서 선수들을 제멋대로 재단하고 욕 하고 까내리는 결과에 불과합니다. 솔직한 말로, 어느 기사에서 이 선수를 꼭 뽑았어야 했다면서 K리그에서 유명한 선수들이나 잘하는 김승대 이동국 이명주 김원일 김승대 이재성 김광석 같은 선수 쭉 열거한 기사 있던가요? 없습니다. 왜냐? 걔네들도 모르니까요. 


4. 저는 지금 축구를 비판하는 여론도 불만인 것이, 비판을 할려면 홍명보의 '의리', '고집'을 비판해야 할터인데 '축구협회의 학연과 인맥'을 붙잡고 늘어질 이유는 없습니다. 화나니까 아무나 두들겨보자,는 거지요. 이게 뭔 추태인지. 

4-1. 그들이 말하는 축협의 실수가 뭔가요? 정말 별말 없습니다. 깔 수 있는게 없으니 막연한 인맥, 지연, 학연 드립 뿐이고 그 너무 뻔한 클리세가 매번 사람들에게 먹힌다는게 제일 신기합니다. 그것도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으면 'ㅉㅉㅉ 축구 안 보니 그런 헛소리를 하지'라고 자부심이 쩌는 '축덕'들한테 먹힌다는게

4-2. 이를테면 홍명보는 지금 델 보스케의 실패와 비슷합니다. 예전 성공에 취해서 지금 멤버들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던 것이 패착이기 때문입니다. 델 보스케는 바르셀로나 선수들 중심의 티키타카를 만들었으니 바르셀로나  지연을 이용했겠군요? 사비랑 한잔 했을까요? 

4-3. 이번 홍명보 선임/사퇴 해프닝은 제대로 축협의 미스입니다. 허나 그 비판의 초점은 '홍명보를 불과 1년도 안 남은 시점에 선임한점', 더 나아가면 멀쩡히 전북에서 고생하던 최강희를 1년 단기 감독으로 먼저 부임시킨점, 그리고 오히려 개입을 안 해서 감독이 완전히 산으로 가는데 전혀 터치를 못 한 점입니다. 개입을 하도 하지말라는 말이 있으니 개입을 안 했더니 얼토당토 않는 외압, 인맥, 지연이라는 말이 나오는거죠.

4-4. 황보관 기술위원장의 삽질과 별개로, 황보관이 서울에서 감독 생활을 실패했기 때문에 축구협회 행정을 맡으면 안 된다라는 의견은 무슨 말이냐면, 한준희가 해설 위원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을 해도 잘할 것이다, 만큼이나 별개의 영역. 책상 위에서의 분석과 그라운드에서의 실천은 정말 다른 영역입니다. 맨유 수석코치 당시 최고의 분석가로 불리우던 케이로즈가 감독으로서의 길은 똥이나 다름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케이로즈, 황보관등이 가진 분석과 행정 능력을 폄훼할 근거는 되지 않습니다. 물론 싫어할 수는 있습니다. (저도 싫어하거든요ㅋㅋ) 또 모든 축구인들이 손에 꼽아 존경하는 공부벌레 박성화 전 감독도 커리어는 별로입니다. 전 박 감독님 보면서 아, 진짜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지행일치는 어렵습니다 정말로. 


5.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호곤. 김호곤은 2004년만 해도 김호로곤, 무뇌 축구라고 까였지만 지금 와서 약체팀들이 상위팀을 잡는 대표적인 방법이 '늪축구, 철퇴축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재평가 받고 있죠. 2004년때 김호곤 호의 전술은 3-4-1-2, 3-5-2를 기반으로 전방의 이천수, 조재진을 향해서 뻥뻥 질러주는 축구였습니다. 그때는 김두현 이천수 최레기 조재진 놔두고 뭐 저런 재미없는 축구야,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는 정작 늪축구가 약체팀이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정답'으로 나왔죠. 뭐 진짜 웃긴 과정을 거쳐서 8강에 오르기는 했으나 그 올림픽 8강을 못 가서 매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자르던게 대한민국 대표팀의 현실적인 수준이구요. 또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와일드카드였던 박지성 송종국 김남일 세명 다 부상으로 이탈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포함이 되지 않았어도 8강이었는데 포함 되었다는 무모한 가정을 해보면 메달은 진작 땄을지도.

그리고 울산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모두 다 이루었습니다. 소속팀 에이스 스트라이커 월드컵에 내보내기(김신욱, 이근호), 소속팀 주장 월드컵에 내보내기(곽태휘 : 다만 곽태휘는 이후 알 힐랄로 이적한 상태에서 월드컵에 승선했습니다.), K리그 준우승, K리그 리그컵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 AFC 올해의 감독 수상 등. 

작년에 사임 당시 일부 여론에서 '김호곤은 김신욱빨이었으니 다음 감독도 뻥축구 하면 잘할 것'이라고 했으나 정작 현재의 조민국 감독이 그마저 못해내면서 뻥축구, 늪축구의 장인 김호곤이 더더욱 주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세간의 편견과 달리 김호곤의 공격 전개 작업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몰아치기도 할 줄 아는 사람. 정말 허정무와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경기가 많이 재미없고 욕은 정말 신나게 먹어도 막상 믿어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장해내는 감독. 

그리고 지금은 대부분 잊었지만, 2004 올림픽 대표팀은 아시아 최초로 지역 예선 전경기 전승, 무실점(6승 0무 0패, 9득점 0실점) 을 기록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세계 최초일겁니다. 
정말 수비조직력, 로또골 넣는 방법을 짜맞추는데는 득도한 감독.  

그리고 영입하는 눈썰미도 좋아서 영입했던 선수들이 대박이 난 경우가 많습니다. 
아, 그리고 고려대가 아니라 연세대 출신입니다. 우려하던 고려대 학연이 아니네요?


6. 한국 축구의 정답은 늪축구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역대 최고의 대표팀인 2002 대한민국 대표팀도 정작 피파 공식 레포트에서도 공격 작업의 단순화로 인해 득점력이 빈곤한게 약점, 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애시당초 한국 축구는 공격축구랑 거리가 멉니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보다 훨씬 기술 좋은 애들 많이 보유한 일본이 스시타카 들고 나섰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광탈했고, 반대로 혼다 제로톱에 툴리우를 전방위 프리롤로 쓰는 늪축구 시전하고 16강에 올라갔던 2010년 월드컵도 있구요. 아, 홍병보호도 늪축구 포기하고 덤볐다가 광탈했고, 늪축구 허정무는 2010년 16강에 올라갔네요. 아시아축구의 명백한 한계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스쿼드 더 좋은 팀이 29팀인 대회가 월드컵. (이번 대회에서 온두라스, 호주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1승 제물은 아무도 없었죠.) 

6-1.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 사견인데, 약체팀은 아무리 경기력이 좋아도 예선전에서 탈락하면 절대로 스카우터들이 눈길을 주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경기력이 구려도 일단 토너먼트에 올라가기만 하면 스카우터들이 시선을 줍니다. 늪축구와 또 늪축구를 시전하여 간신히 16강을 넘어선 코스타리카를 보면 알 수가 있죠. 

6-2. 아는 선수들이라고 능력을 확인 하지도 않고 데려갔으니 인맥 아니냐, 라는 말을 하신다면 그런 뉘앙스로 쓰시는 '인맥'축구는 맞습니다. 허나, 이는 9할 이상이 홍명보의 책임이지 축협에서는 오히려 개입을 최소화 시키고 홍명보의 의견을 믿어줬다는 점에서, 즉. 그토록 말하던 '감독을 믿어주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필요 이상의 비판을 받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감독을 반기는 분위기가 '외압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바로 그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기에 정말 역설적이게도, 진짜로 너무 억울하게도 이번 대표팀은 망했습니다.

아 망했어요. 




축구협회를 욕하지 말라, 라는 말이 아닙니다. 욕도 하고 비판도 하고 다 좋습니다. 다만, 막연한 편견에 기대어, 주변에서 뭐라고 하니까, 근거도 없이 욕하지 않는 축구팬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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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ow_upward 나는 아직도 테베즈를 원한다. arrow_downward [펌글] 끽해야 디 스테파노급 : 디 스테파노는 이무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