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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총체적 문제

백의의레알 2014.06.15 01:28 조회 2,159
스페인 네덜란드... 스페인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너무 어이없게 지고 말았네요.

역시나 우려했던 부분들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고, 다른 문제점들까지 더해졌네요.

그러면 그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1. 폼이 떨어져버린 바르샤 선수들

솔직히 말해서 스페인이 최강이었을 때는 바르샤 멤버들의 폼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스페인 국대의 주축들이 바르샤 선수들이어서 어느 정도 조직력이 갖추어진 점도 그렇구요.

사비, 인헤, 알바, 부스케츠, 피케 이 다섯 명의 선수가 바르샤 소속 스페인 베스트 11인데

이 선수들 폼이 유로 2012 때까지만 해도 좋았습니다. 기동력과 활동량도 어느 정도 있었구요.

근데 2012-2013 시즌을 기점으로 사비와 피케의 폼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사비가 노쇠화되면서 활동량과 기동력이 떨어졌고, 피케는 잔실수가 많아졌죠 물론 기동력 따위는...

미드의 중심인 사비와 수비의 중심인 피케의 폼 저하로 인해 바르샤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죠.

반면 레알의 스페인 선수들은 카시야스를 제외하고 정점의 폼을 유지하고 있었죠.

2013-2014 시즌에는 부스케츠와 알바마저 폼 저하가 일어나죠.

부스케츠의 단점인 느린 발이 부각되고, 알바는 돌아오지 않는 공격본능과 내다버린 수비력으로

인해 바르샤는 더욱더 경기력이 엉망이 되기 시작합니다. 공격진들의 개인 기량으로 승점을

꾸역꾸역 챙기는 그런 팀이 된거죠. 11명 중 4~5명의 폼이 저하된 것은 상당히 심각한 일이죠.


2. 카시야스의 폼 저하

솔직히 이번 시즌 말미부터 카시야스가 조금 불안했습니다. 공중볼 처리는 카시야스의 고질적인

약점인데 챔스 결승에서도 그런 순간이 두 번이나 있었고 한 번은 실점으로 연결됐었죠.

물론 동물적인 감각과 순발력은 여전합니다만 판단력도 조금 떨어진 것 같고....

이번 경기에는 네 번째 골을 헌납할 때 평소에 하지 않던 잔실수마저 하고 말았죠.

그리고 카시야스는 스페인 국대의 주장입니다. 국대의 주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다른

선수들도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죠. 주장은 든든해야 합니다. 그래야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죠.

이번 경기는 골키퍼로서나 주장으로서나 카시야스 본인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3. 예상치 못한 라모스의 부진

이번 시즌 디 마리아와 함께 라 데시마의 열쇠였던 라모스, 특히 뮌헨과의 4강 2차전에서부터

결승전까지 수비수 주제에 헤딩으로만 세 골을 넣으며 베스트 11에 뽑히기도 했었죠.

빌드업도 잘하고 발도 빠르고 나름 리더십과 승부욕도 있으며 경험도 풍부한데다 세트피스에서도

강한, 현대에서 완벽한 센터백의 전형을 보여주는 라모스였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았습니다. 물론 라모스 스스로도 한계는 있었다고 봅니다. 파트너가 바로 든든한

페페나 바란이 아닌 똥만 싸대는 피케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특별히 잘한 것도 없었고,

경기 내내 선수를 놓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4. 느린 발

피케, 부스케츠, 알론소, 사비는 스페인의 수비와 미들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의 발이

너무나도 느립니다. 그래서 네덜란드가 뒷공간 패스를 찌를 때 반페르시와 로벤의 기동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특히 미드에서 부스케츠, 알론소, 사비의 구성은 이러한 스페인의 단점을

더욱 뚜렷하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애초에 반할도 이런 점을 노린 것 같더군요. 스페인의 전술상

수비라인을 올리는데, 수비와 미드필더의 발은 느리다는 점... 그것이 가장 결정적인 패착인 듯

합니다.


5. 코스타와의 호흡 문제

페널티킥을 얻어내긴 했지만 확실히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의 클럽팀과 경기 스타일이 달라서인지, 어떤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코스타는 그 순간을 빼고는

위협적이었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제로톱으로 파브레가스를 기용해서 미드에서 부족한

기동력이라던가 압박을 보충해주는 점이 나았다고 봅니다.


6. 보수적인 델 보스케 감독

명장이긴 하지만 선수 기용에 있어서는 한결같은 델 보스케 감독. 노장이거나 폼이 떨어졌는데도

기존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하는 것 또한 대패의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선수 선발이나

기용에 있어서 변화를 줬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조직력의 문제도 크지만 기동력과 체력 또한

현대축구에서는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7. 동기부여의 부재

유로 2008 우승, 2010 월드컵 우승, 유로 2012 우승... 무려 메이저 대회를 3연패한 스페인.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제외하고 국가대표로서 거의 모든 대회를 우승한 셈인데 이렇게 성공을

계속적으로 맛보고 정점을 찍었는데 더 이상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때의 그 멤버 거의 그대로 말입니다. 물론 경험은 큰 자산이지만 나태해진 경험은

새로움만 못하다는 것을 보여줬네요.


8. 종합평

현대 축구의 변화의 방향을 확실히 알 수 있던 경기였습니다. 확실히 스페인식 패싱 축구에 대한

해답이 나온 듯 하고 현대 축구는 그에 대항하기 위해 더욱 많이 뛰고 더욱 강한 압박과 스피드를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AT 마드리드의 약진과 최근 몇 시즌간 도르트문트의 돌풍은

바로 이러한 현대축구의 변화를 가장 전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현재 델보스케의

스페인과 가장 유사한 바르샤 방식의 티키타카가 최근 두 시즌동안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결국 스페인도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하던, 경기 스타일을 바꾸던, 선수들의

멘탈을 잘 추스리건, 세대교체를 하거나 선수들을 변경하던, 감독을 바꾸던 어떻든 변화의 파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코케와 후안프란, 페드로, 하비 마르티네즈, 그리고 파브레가스를

기용해봤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사비가 기동력과 활동량이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볼배급을

할 수 있고 알론소는 포백 앞에서 플레이에 최적화된 선수입니다. 이런 두 명의 선수를 보좌하기

위해서는 일단 활동량과 체력,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의 기용은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여기에 기술이나 피지컬이 가미된다면 좋겠죠. 만약 기술을 가미한다면 올시즌 레알에서의

디마리아라고 볼 수 있고, 피지컬을 고려한다면 야야 투레 같은 선수?? 하비 가르시아가

피지컬이 좋은 선수로 생각되는데 기동력이 좀 부족하죠?? 여튼 스페인에는

야투같은 선수는 없고 디마리아와 유사한 코케가 있습니다. 아마 부스케츠 대신에 코케를 

기용했다면 미드필더에서 조금더 동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비라인에서는 피케 대신 하비 마르티네즈를, 알바나 아즈필리쿠에타 대신 후안프란을 

기용해봤으면 어떨까했는데 아즈필리쿠에타가 잘하긴 합니다만 후안프란이 올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건 첼시와 AT의 4강 경기에서 증명되었고, 알바는 지나치게 공격적이어서

안정적이지 못한 성향을 보이는데 알바 대신 아즈필리쿠에타를 기용했으면 조금은 수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었을 것 같습니다. 피케야 뭐 말할 필요도 없죠. 기동력도 최악이고 폼도

최악이니까... 하비가 훨씬 나을듯...


키퍼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레이나도 뻘짓에 있어서는 둘째가면 서러울 선수이고,

데 헤아는 국대 경험이 일천한 수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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