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 까보기
편의상 음슴체로 하겠습니다.
-------------------------------------------
이제는 뭐 티키타카가 멸망이다 시대가 끝냈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데 그 말에 진심으로 의문.
볼을 쥐고 주도권을 행사하는 축구는 예나 지금이나 주류였음. 단 한번도 주류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 형태만 다를뿐, 2000년대 초반의 레알도 주도권을 쥐고 팀을 흔드는 팀이었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부분의 팀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팀들이 태반이었음.
물론 월드컵 같은 단기성 로또에 기인하는 경우는 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쭈욱 열거해보면 결국은 주도권을 쥐는 축구를 한 팀이 6:4 정도로 압도적일 것임.
너무 당연하게도 내가 공을 쥐고 있다는 말은 내 마음대로 경기 양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고.
역습 축구 덕후 무리뉴가 부시 사비 이니에게 맨날 털리는 알론소를 포기 못한 이유는, 그래도 주도권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었으니까. 모드리치 데리고 오면서 나름 장기적인 생각을 한 것 같은데 뭐 다들 아시는 그 사건으로.
----------------------------------
티키타카의 본질은 크루이프즘에 기인.
크루이프는 다들 아시다시피 토탈사커의 최대 수혜자이자 현실로 가능하게 만든 인물.
토탈사커의 발상은 지극히 단순함.
경기장 전체를 우리가 장악하려면 전원이 움직여야 한다.
경기장 전체를 장악하기 힘들면 우리가 장악할 공간을 좁혀놓으면 된다.
여기서 스페인 애들의 기술을 본 크루이프는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함.
아니, 우리가 공을 잡고 있으면 쟤네들이 공격을 못하니까 우리가 무리할 필요가 없잖아?
그래서 라인을 올리고, 공을 끊임없이 순환시키는 티키타카가 나온거.
그런데 펩에 와서 정말 바르샤 전성기가 터진 이유는 다른게 아님.
초기의 앙리, 에투, 메시, 페드로. 중반기에 비야, 아펠라이. 후반기에 산체스, 네이마르까지.
이들은 죄다 굉장히 민첩해서 볼순환이 틀어질 경우 빠르게 수비수에 접근해서 탈환을 가능케함.
즉, 전방압박이 가능했다는거.
---------------------
현재의 바르샤는 전혀 전방압박이 안 됨. 단순히 메산책 탓으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1011부터 완전히 중앙으로 자리잡은 이후 메시는 애시당초 경기당 8km 내외의 소극적인 활동량을 보여왔음.
즉, 메시가 안 뛰는만큼 다른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뛸 수 있는 피지컬과 조직력이 뒷받침 되었던 것.
아니, 하다못해 축구 경기에서 한명이 퇴장당하더라도 개같이(욕이 아니라 진짜 dog같이) 뛰어서 수비수의 목덜미를 물어버리는 운영이 잘 먹히는 경우가 있듯이 한명이 기여를 많이 하고 덜 하고는 조직력과 피지컬이 따라준다면 큰 문제는 아님.
지금의 바르샤는 전혀 그렇지 못함.
너무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1011 주전급 선수들 중에서 메시, 알베스, 사비의 피지컬 저하가 두드러짐. 예전에는 득달같이 달려들던 사냥개들이 이제는 보통의 치와와 수준의 피지컬로 떨어짐.
----------------------
이건 기실 마르티노의 잘못이라고 보기 힘든것이, 이 양반은 애시당초 티키타카? what? 하던 인간. 하도 말이 많아서 뉴웰스 경기를 보고 난 소감이 그러함. 비엘사의 제자니까 비엘사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는 말은 여러분이 중학교 선생님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는가? 라고 자문해보면 쉽게 나올 일. 팀의 전술에 순응해서 잘 적응한것과, 실제로 선생님의 위치에 올라서 지시하는 것은 다름? 왜?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니까.
----------
마르티노가 대단한 감독은 아니라고 보지만, 어딜 놔둬도 스쿼드만큼은 해낼 수 있는 감독이라고 믿었는데 욕이란 욕은 혼자 다 먹을듯.
마르티노는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했고, 바르샤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세스크를 적어도 쓸만한 계륵으로는 만듬. 마르티노 실험 아래서 부스케츠랑 세스크는 인생 시즌을 찍고 있었음. 전반기까지는.(실제로 부시랑 세스크는 왠만한 스페인 매체에서 뽑은 전반기 베스트에 나란히 뽑혔음)

요 장면에서처럼(은 사실 후반기 움짤)
하지만 결국 적절한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후반기(피지컬의 하락세가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에 와서는 한계에 봉착했고 새로운 실험을 하자니 보드진의 신임도 개판.
요약
1. 바르샤의 실패는 전방압박의 실종으로 인해 팀의 주도권을 잡는 작업이 훠어얼씬 덜 다이나믹 해졌기 때문이다.
2. 스쿼드를 좀 더 팔팔한 애들로 꾸렸어야 했다.
3. 마르티노를 장기적으로 쓸 생각이었다면, 마르티노 축구에 걸맞는 친구를 사왔어야.
3-1. 펩이 자신의 축구에 가장 어울리지 않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필요했던 머리 좋고 피지컬 좋은데 발은 안 좋은 케이타를 얼마나 잘 우려먹었는지 생각해보면 사이즈가 나옴. 물론 송이 그 역할은 잘해주고 있는데, 적어도 마르티노의 의중은 아닐테니.
칼데론의 전설을 뛰어넘는 로셀 때문에 우리만 꿀잼이네요
깔깔
댓글 23
-
내사랑백곰 2014.04.13움짤에서도 네이마르는 깨알같이 헐리웃이네요;; 무튼 좋은글 잘 뷰ㅏㅅ습니다
-
라피♥ 2014.04.13믿고보는 정켈메 칼럼(?!)
-
Raul 2014.04.13ㅎㅎㅎㅎㅎ 잘보고 갖니다 많이 동감되네요
-
S.Ramos 2014.04.13여담이지만 혹시 정켈메님이 정버기 님이신지. 레메 오랫동안안해서 가물가물한데 필체가..ㅋㅋ ㅊㅊㅊㅊ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피♥ 2014.04.13@S.Ramos 그분 맞습니다 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정켈메시야스 2014.04.13@라피♥ 엌 과거 청산 실패 ㅋㅋㅋㅋ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까르띠에 2014.04.13@정켈메시야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맥킨 2014.04.13@정켈메시야스 헐.. 정버기 님이셨다니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
subdirectory_arrow_right 정지단 2014.04.14@정켈메시야스 ㅋㅋㅋㅋㅋㅋㅋㅋ
-
Kramer 2014.04.131번같은 경우엔..
선수단 전반적으로 개편이 필요하겠죠. 돈과 시간이 드는 일인데
보드진이 타타를 기다려 줄지도 모르겠고. 네이마르에 쏟아부은
금액이 만만찮으니(요놈 대신 여름에 어떻게든 센터백을 물어와야
했음) 게다가 이적시장 제재까지(근데 이건 어찌어찌 풀릴듯 합니다)
타타의 뉴웰스 경기를 보셨군요. 팀 스타일이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본 타타의 팀은 남아공 월드컵 때 파라과이 국대였는데..
제 기억으로 파라과이는 수비 좋고 역습 잘하는 팀이었는데 단순히
선수 특성상 팀컬러를 그렇게 꾸린 건지 아님 타타의 스타일인지.. -
subdirectory_arrow_right 정켈메시야스 2014.04.13@Kramer 점유율 축구가 재미있는 이유는 경기를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점 때문인데, 마르티노의 뉴웰스는 그런 인상은 아니었습니다. 전형적인 안 풀리는 바르샤 + 그런데 메시도 없는 바르샤. 공격 작업은 단순하고 개개인의 툴은 제한적인데 화질도 똥이라서 재미 없음.
그냥 팀 틀에서 보자면 패스를 중시하는데 이건 대부분의 남미 축구(특히 마라도나에 미친 아르헨일수록)이 그러하고, 전방 압박의 강도는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높은 라인에 비해 수비조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수비진에서 2선을 안 거치고 1선으로 넘어가는 부정확한 패스가 많았고, 중원이 생각보다 덜 유기적이었음.
솔직히 감독 선임 왜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ㅡㅡ; 차라리 세랴 갔으면 훨씬 빛을 뿜어냈을 감독인데. 공격 전개 방식이 라리가보다는 세랴쪽에 가까움. 리그 전체 기록도 골 덜 넣고 덜 먹는다 주의에 가까움.
사실 타타에 대해서 나쁜 똥멍청이는 아니겠네라고 확신한것이, 이렇게 부정확한 팀을 가지고도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었으니 저력이 있는 감독이겠구나, 하는 직감에 의존한 판단 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정켈메시야스 2014.04.13@Kramer 1번 같은 경우에 일단 공격쪽에는 라파, 지디가 합류하기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장 큰 문제는 언급하신 센터백입니다. 바르트라 이 친구는 진짜 3rd센터백으로써의 툴이 굉장히 좋아요. 피케보다 머리는 좀 떨어지지만 과감함이 돋보여서 약팀 상대로 수비진영으로부터 과감함이 허용될때 쓸만한 선수입니다. 발을 뻗는 기술도 나빠보이지 않고.
그럼 피케 옆에서 으쌰으쌰해줄 2nd의 문제인데 마쉐라노는 아닙니다. 진짜 보급형 푸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르샤 보드진은 지금 진짜 원기옥 모아서 피파에 항소 한 다음에 어떻게든 센터백 1-2명을 구해올겁니다. 구해오지 않으면 진짜 다음 시즌에는 메시는 유로파에 도전하기로 했다!는 짤방이 나올 수도 있음. -
막강마드리드 2014.04.13바르샤는 까야제맛 ㅎ
-
토니크로스 2014.04.13코파에서 얘네 꼭 이겼으면 좋겠네요
-
로버트 패틴슨 2014.04.13포제션 풋볼의 종말이 아니라는 의견 격하게 공감합니다.
그리고 전반기에 라요전이었나요, 일부러 점유율 내주기도 하는 모습만 봐도 이 양반은 정켈메님이 말씀하신 대로 점유율 덕후인 펩과는 철학부터가 거리가 있는 감독이죠. -
狂 2014.04.13개인적으로는 정켈메님이 말씀하신 부분 + 티키타카의 종말이라고 봅니다. 애초에 축구는 슛팅할 수 있는 공간을 얼마나 갖고 얼마나 내주느냐의 싸움이라고 보는데 비정상적인 포제션 축구는 상대방의 텐백을 유발해 슛팅할 공간을 갖는게 쉽지 않죠. 바르셀로나에서의 펩의 말년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계성을 느끼고 있었고 결국은 공격숫자를 늘리는 3-4-3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고요.
티키타카의 공격전술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 수비전술은 이것을 막을 수 있는 경지까지 쫓아왔고 결국은 티키타카의 전술을 쓰는 팀은 공격숫자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러 수비를 약화시킬 수 밖에 없어졌다고 봅니다. 펩이 챠비 이니에스타 메시를 데리고 바르샤 말년에 보여준 한계이고 펩이 지금까지 남아있었어도 지금보다는 나았겠지만 종전에 보여준 최고의 팀이라는 타이틀은 유지하기 힘들었을거라고 봐요. 물론 현재 바르셀로나의 압박실종이 바르샤의 몰락을 가속화 시켰지만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봄. -
no7 2014.04.13말이 좋아 티키타카지 결국 한방없는 공격수들로 채워진다면 그건 메시없는 스페인이랑 똑같죠. 공만돌리는 수면축구.
결국 축구의 본질이 골로인한 승리라는걸 생각해 봤을때 이기는게 장땡이라 봄. 물론 점유율을 높여가는게 좀더 현명하긴 하죠. 장기적인 레이스에서도 체력적인 이유때문에 훨씬 낫고.
바르카의 현 문제점은 전방압박의 실종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후방 수비수들의 기량저하가 한몫한다고 보네요. 정확하게 말하면 푸욜같은 수비수의 실종이랄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바르카를 깨트리는 많은 팀들은 중원까지의 압박강도를 늘리고 라인을 끌어올리게 한다음, 롱패스나 패스 연결을 통해 공격수에게 바르카 수비진과의 1:1면담을 강요시키고 있죠. 이는 결국 공격진의 클라스와 발데스-피케-센터백의 클라스중 어느쪽이 이기느냐가 중요해 진다는 겁니다. 그와중에 최고의 센터백이었던 푸욜(호날두도 결국 푸욜한테 막힌게 많죠..)의 은퇴로 인해 나머지 두명의 클라스 자체까지도 폄하되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사실 승리자격감별사 샤비의 말처럼 점유율은 바르카 축구의 알파요 오메가죠. 근데 최근엔 유로에서의 이탈리아 처럼 점유율 대신 카테나치오등을 통한 수비와 한방의 역습을 가진 철퇴축구등이 굉장히 유행하는 상황이라(자판기가 좋은 예죠.) 바르카의 하락세는 어쩔수 없을거 같습니다. 그와중에 하드캐리하던 메시조차도 티토덕택에 예전에는 안보이던 잔부상과 기복이 생겨났으니.. -
하인케스 2014.04.13바르셀로나 평균이 27.4세로 아직 한창 전성일때인데 전술이 문제겠죠 아마
-
쭈닝요 2014.04.13전부 동감이네요.
펩 마지막 시즌에 당시 잘나가던 알베스, 피케 팔고 새자원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는데 예지력 후덜덜....하지만 축구천재 바르사 보드진이 거절했답니다 ㅋ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정켈메시야스 2014.04.13@쭈닝요 역만없이긴 한데 그냥 좀 오버해서 그때 큰 돈 들여서 스르나or아즈필리퀘타/ 티아구실바or훔멜스 정도로 채웠으면 지금 고민이 반절은 나아졌을지도.
-
subdirectory_arrow_right 로버트 패틴슨 2014.04.13@정켈메시야스 그러고 보면 저번 시즌에 베르통헨 안 산 건 무슨 생각이었는지 ㅋㅋ
-
콩깍지♥ 2014.04.14체력의 한계치인가요 어쨌든 로셀덕에 ㅋ 좋은구경하네요
-
박주영 2014.04.14분석 엄청잘하신듯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