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nal Marking 리뷰 - 바이에른vs맨유 2차전
조날마킹에서 분석한 바이에른과 맨유의 챔스 2차전 분석입니다.
기본 대형 :

대형에서 나타나듯, 과르디올라는 굉장히 특이한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괴체-뮐러-람 이라는 3명의 중원 조합은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둔
도박에 가까운 4-3-3 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과르디올라의 전술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물론 도박은 맞았죠. 아주 큰 도박이었습니다.
모예스의 경우에 1차전과 비슷하게 웰벡과 발렌시아를 축으로 한 역습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습니다. 과르디올라는 웰벡의 역습에 대비하며 중원을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했던 상황인데, 그림을 보면 바이에른의 대형은 축구 초창기에 쓰였던 포메이션인
W-M 대형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즉, 최후방에 단테와 보아텡이 위치하며, 양쪽 풀백인 람과 알라바가 중원까지 올라와서
토니 크루스와 함께 점유율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과르디올라가 람과 알라바에게 중원에 머무르면서 측면도 커버하라는 지시를 내렸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1차전과 비교해 보면 둘이 맡은 롤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다비드 알라바가 1, 2차전에 패스를 받았던 곳을 비교한 그림입니다.
(람은 1차전에 미드필더로 나와서, 직접 비교할 만한 데이터가 없습니다)

1차전과 비교해서 2차전에서 알라바는 확실히 중앙 쪽에서 볼을 많이 주고 받은 것이 보입니다.
과르디올라가 지시했던 점유율 유지를 위해선 두 풀백이 측면까지 커버하기가 어려웠을 테고
결국 후방 전 지역의 수비는 단테와 보아텡의 역할이 거의 대부분이었다고 봐도 좋았습니다.
이는 맨유에게 있어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었는데, 웰벡과 루니가 역습을 진행할 때 보다
수월하게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고 단테와 보아텡이 다른 선수의 도움 없이 측면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과르디올라는 역습에 크게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람과 알라바를 중원으로 올렸고
두 선수는 후방에 위치한 토니 크루스와 함께 삼각형 대형을 만들면서 중원에서 볼을 수월하게
돌릴 수 있었습니다. 뮐러와 괴체는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면서 리베리, 로벤, 만주키치와 함께
맨유를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전에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실험적 대형은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볼을 계속
돌리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공격 주도권은 계속 가져왔으나 소득은 없었고 특히 중앙 지향적인
공격이 이루어 지면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로벤과 리베리의 윙 플레이가 죽어버리게 됩니다.
알라바와 람이 중앙에 위치하면서 풀백의 오버래핑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리베리와 로벤은
연계를 통한 측면 돌파나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공격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없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과르디올라의 W-M 대형은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리베리와 로벤이 겉돌게 되었으며 크루스가 후방 배치되는 바람에 패스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어 빌드업이 느려지는 등 역효과만 나게 되었습니다.
과르디올라가 이 전술의 영감을 다양한 곳에서 얻었을 수도 있습니다.
마르셀로 비엘사가 칠레 대표팀 감독 시절 비슷한 전술을 사용했었고, 과르디올라 본인이
레버쿠젠과 샬케를 상대할 때 양 풀백의 위치를 자유롭게 설정해 주면서 중원을 장악했던 경험도
있기에 이러한 전술을 들고 나왔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선 먹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후반 들어 역습을 당하게 되고 에브라에게 일격을 맞게 됩니다. 사실상 경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는 한 방이었지만 맨유는 기쁨에 도취된 나머지 해이해졌고 바로 진행된 바이에른의
공격기회에서 만주키치가 천금같은 동점골을 기록합니다.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귀중한
골이었고 과르디올라는 실험적 대형을 버리게 됩니다.
하피냐가 괴체와 교체되어 들어오고 람이 중원으로 이동하면서 크루스와 파트너를 이루게 되죠.
하인케스 시절의 주 전술이었던 4-2-3-1 로 회귀하면서 점유율에 집착하는 모습이 아닌 선이
굵고 공격적인 모습이 부활합니다. 풀백이 많이 전진하진 않았지만 리베리와 로벤이 살아나게
되면서 공간을 파고 들었고 뮐러의 움직임 역시 중요해집니다. 에브라가 로벤의 오른발 크로스를
막지 못할 때 뮐러가 기록한 골은 전형적인 골 사냥꾼의 모습이었고 맨유가 역전당한 후 어쩔 수
없이 수비라인을 올리고 전진하면서 리베리와 로벤은 완전히 살아나게 됩니다.
특히 로벤은 거의 첫 슈팅을 자신의 전매특허인 매크로 플레이로 기록하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만주키치가 에브라와 비디치를 끌어주면서 로벤에게 공간을 만들어 준 모습 역시
눈여겨 볼 만한 장면이었습니다.)
결론-
과르디올라는 풀백을 중원에 배치시키는 꽤 파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역습의 위험 부담을 감수한 이런 전술은 바르셀로나 시절의 3-3-4 대형을
기억나게도 합니다. 바르셀로나 마지막 시즌이나 바이에른에서의 모습을 보면 과르디올라는
상당히 도전적인 실험을 하려는 듯한 모양새고 이번에도 실험을 하려다가 값비싼 대가를
치를 뻔 했습니다. 바이에른은 맨유보다 훨씬 뛰어났지만 맨유는 8강전 두 번 모두 바이에른보다
앞서갔습니다.
풀백의 활용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전형적인 풀백의 역할 및 윙어의 활용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받을 만한 과르디올라의 실험이었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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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GanZi 2014.04.11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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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4.04.12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