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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첼로티 감독이 좋은 이유

벤금님 2014.03.19 17:28 조회 3,275 추천 25



 전체적으로 안첼로티 감독 잘하고 있습니다.  안첼로티호는 31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고, 리그에서는 77득점 26 실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챔스에서는 29득점 7실점, 8강에 안착한 상태입니다.

초반에 경기력에 대한 우려, 더비에서의 2연패로 이번 시즌은 기다려야 하는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씻은 듯 날려 주었을 뿐만 아니라, 당장 트레블을 바라볼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있죠.

안첼로티호가 그렇다고 해서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순간 순간 위기는 있었죠, 그걸 티나지 않게 잘 극복했기에 더 대단한 것이구요.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안착하고, 리그의 3/4 정도가 끝난 지금, 안첼로티 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면들에서 잘 하고 있는 건지 적어보려 합니다.  레매 분들과 짤막하게 얘기나눠보고 싶네요.



1.  주어진 상황을 잘 활용하는 감독.

프리 시즌에 이과인이 떠나고, 벤제마-모라타로 시즌을 꾸려야 했을 때 정말 걱정이 많았죠.   지난 시즌 벤제마는 기대에 한참 모자란 모습이었고, 모라타는 청소년 대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냈으나, 1군 선수로는 이제 막 시작하는 수준이었으니까요.

딱히 새로운 공격수의 영입이 없었음에도, 벤제마가 초반에 그렇게 삽을 펐음에도 안첼로티는 기어이 벤제마를 회생시켰습니다.  그 결과 BBC라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챔스와 리그에서 최고의 화력을 뽐내고 있죠. 

또, 지난 시즌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하고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던 바란이 시즌 초반부터 무릎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동안에도 안첼로티는 페페를 꾸준히 기용하며 전성기에 가까운 기량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리그 초반에는 거의 매 경기 실점을 하며 수비 불안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2014년 들어 레알마드리드는 수비적으로 가장 단단한 팀 중 하나가 되었죠.   

그 외에 외질을 내보낸 후 정말 많이 나왔던 여러 걱정들, 레알마드리드는 4-2-3-1로 역습 축구를 구사할 때 가장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인다는 기존의 인식들.. 이런 것들을 뒤집어 엎고 팀 내에 4-3-3을 안착시켰습니다. 
그것도 특별한 외부 영입 없이 가지고 있는 선수들만으로요.  (이야라멘디, 카세미루는 확실한 주전이 아니죠.  4-3-3의 골자는 모드리치와 디마리아, 케디라, 알론소입니다.  다 원래 있던 선수들이고요.)


이런 게 안첼로티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베를루스코니 밑에서 밀란도 이끌었는데, 레알마드리드 스쿼드로 시즌 못 꾸릴 것도 없었겠지만요.


2. 위기 대처능력

살짝 언급했듯이, 현재 유럽에서 가장 잘나가는 팀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지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한참 BBC가 터지기 시작하고 3미들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나 싶을 때, 축황 케디라가 불의의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게 되었죠. 

솔직히 티를 안내서 그렇지 소식 듣고 안감독님 철렁했을 겁니다.  
케디라가 이탈하고 카세미루는 믿음을 주지 못한 상황,  이야라멘디 역시 주전으로 바로 기용하기엔 어려운 모습이었죠.  이 때 많은 분들이 향후 챔스경기와 리그를 걱정했었고요.

근데 이 어려운 상황을 "디마리아 중미 기용"이라는 수로 돌파해냅니다. 
가히 디마리아의 재발견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죠.  베일 이적 후에 주전 경쟁에서 밀릴 뻔한 디마리아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선수에게 믿음을 심어줌과 동시에 선수 자체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팀의 상황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죠.

케디라를 그리워하고, 그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팬들이 많다는 것과는 별개로, 케디라가 없는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력이나 성적에 대한 걱정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만큼 디마리아가 잘해주고 있고, 안첼로티 감독이 케디라의 부상에 잘 대처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3. 꾸역꾸역 승점을 따내는 팀


안첼로티의 레알마드리드가 사실 경기력에서 역대를 따질 정도는 아닙니다.  뭐 시간이 갈수록 더 잘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당연히 그러겠지만, 지금은 어쨌거나 부임 1년차일 뿐이니까요.  게다가 정작 중요한 경기인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와의 맞대결 성적은 아직까지 좋은 편은 아니죠. 

그런데 리그는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이렇게 세 팀이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호날두의 퇴장으로 말려버린 빌바오 원정, 체감 중력이 베르나베우의 5배쯤은 되는 팜플로나, 12-13에도 꽤나 우릴 고생시켰던 말라가 원정, 악명 자자한 홈반테와의 경기 등에서도 꾸역꾸역 승점을 따내줬습니다. 

프리메라리가의 우승 마지노선은 승점 95점입니다.  그렇기에 우승 후보들 간의 맞대결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꼭 승점을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한번 미끄러지는 게 우승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리그 여건이니까요.

고생고생하면서 벌어둔 승점 3점 혹은 1점들이 모이고 모여서 마지막에는 우승이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하게 될 겁니다.  현재 리그 테이블 상황이 그렇죠.

이런 부분에서 안첼로티는 매우 잘해주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혹은 전술의 실패 등의 이유로 졸전을 치루더라도, 잊지 않고 모아온 이 승점들이 막판에 가서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4. 선수단 분위기, 그리고 언론.


이건 전임 감독과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는 이야기라 굳이 전임 감독 얘기를 꺼내는 걸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전임 감독에게 우호적인 분들 신경을 건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냥 드러나는 사실들을 얘기하는 것 뿐이니까요.

무리뉴의 12-13이 단순히 무관이라서 실패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구단 안팎으로 내우외환이 많았죠.  보도된 내용들에 의하면, 선수단과 감독 사이의 반목은 실제로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카시야스와 무리뉴, 그 연장선에 있는 페페와 무리뉴.  그리고 무리뉴 감독이 팀을 떠나고 나서 새롭게 알려진 호날두와 무리뉴 사이의 의견 불일치.

이런 것들이 팀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안첼로티 체제 하에서 선수들의 인터뷰라거나 안감독 본인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높은 빈도로 평화로운 라커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죠. 
무리뉴 감독이 선수단 장악에 있어서 날카롭게 갈아진 칼같은 사람이었다면, 안첼로티는 허허 그래 니 말도 맞고 네 말도 맞고 ㅇㅇ 약간 보살 느낌이 납니다.  이런 것들이 선수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죠.

무리뉴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라거나, 선수들에게 최고의 기량을 요구하며 담금질하는 스타일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안첼로티는 다른 식으로 팀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죠.

이건 호불호의 영역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단언하긴 어렵습니다만, 최근 선수단 분위기는 매우 좋아보이고, 카시야스와 로페스 두 선수도 표면적으로는 전혀 문제 없이 현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게, 안첼로티 감독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이런 안첼로티의 태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납니다.  사실 무리뉴 감독과 스페인 언론 사이의 관계는 최악이었죠.  거의 모든 스페인 언론이 무리뉴를 싫어합니다. 

무리뉴 감독 자체가 자신이 표면에 나서면서 언론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자처하는 스타일이라 원래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이지만, 한두 개의 언론사도 아니고 거의 모든 스페인 언론이 무리뉴를 싫어할 정도면 그의 스타일이 스페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도 사실은 무방합니다.  그쯤 되면 스페인 언론만 탓할 게 아니란 거죠.
 
나중에는 카랑카가 감독 인터뷰를 대신할 정도로 무리뉴와 언론 사이의 관계는 좋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언론도 무리뉴에 대해 좋은 말 쓸 이유가 없었죠. 

반면 안첼로티는, 인터뷰 읽을 때마다 참 노련하다.  는 생각을 합니다.
무난하게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인터뷰하는 거.  생각보다 쉬운 거 아닐 겁니다.  안첼로티가 부임하고 약 9개월이 지나는 동안 언론과 안첼로티는 큰 다툼 하나 없이 무난합니다.
그렇기에 팀은 쓸데 없는 언론의 흔들기에서 그만큼 자유로워진 거죠. 

이런 뭔가 보살 스타일.  이것도 안첼로티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라 할 수 있겠죠.



물론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란 게, 백날 선수단 분위기 좋고 언론과 친하다고 해서 공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닙니다.

디마리아를 중미로 바꾼 것이 신의 한수든 아니든, 여러 가지 전술적 선택지를 가진 감독이든 아니든, 그런 게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 성공했느냐 아니냐를 결정하진 않습니다.
오직 트로피의 개수만이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에 대한 평가를 내리게 할 뿐이죠.

그렇기에 아직 섣불리 안첼로티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했다 아니다를 논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닙니다.
다만, 팀이 세 개의 대회에서 순항하고 있고, 내부의 분위기가 평화로워 보이며, 어려운 경기에서도 승점을 따 내고, 특별한 겨울 영입 없이 가진 선수들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건 안첼로티가 잘하고 있다.  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니, 엘클라시코,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코파 델레이 결승 잘 치러서 좋은 분위기 쭉 이어가고 더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네요.


PS. 헤세의 부상이 걱정입니다.  한참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중요한 시기에, 잘 하고 있던 어린 선수가 이탈하게 되니 안타까운 마음은 선수 본인이나 다른 동료 선수들이나 감독이나 팬이나 다 같을 겁니다.

그래도 아직 미래가 창창한 선수인 만큼, 천천히 재활치료하고 좋은 몸상태로 돌아오길 바라네요.  그래도 아직 스쿼드에는 이스코가 있고 이야라멘디가 있고 모라타가 있으니..
이번 악재도 안첼로티 감독이 현명하게 대처해나갈 거라 믿습니다.  헤세의 빠른 쾌유를 바람은 물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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