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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마음 먹고 써보는 코엔트랑 이야기.

슈카님 2013.09.07 03:29 조회 3,805 추천 11
상당히 강한 수위의 비판을 해 보려고 합니다.  대상은 최근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 파비오 코엔트랑입니다.  (기사의 진위 여부가 불분명하기에 구설수에 올랐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사실 코엔트랑은 레알에서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사이에, 이적해와서 두 시즌 만에 선수가 팀을 분명하게 떠나고 싶어한 경우는 제 기억에 처음이라...  참 굉장히 민감한 얘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문제의 시작이 어디인지 생각해보면,  본격적으로 문제가 터져나온 시점은 1213 시즌이 끝난 후, 코엔트랑이 포르투갈 언론과 가졌던 인터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슬프다.  마드리드는 처음부터 나를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팀과 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

이런 내용이었죠.   레매 축게의 인터뷰를 참고했습니다.
솔직히, 현지 팬들의 코엔트랑에 대한 태도는 분명 심한 것이 맞습니다.  같은 우리 선수임에도 유독 코엔트랑은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었죠.  엄격한 정도를 넘어 좀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대우한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은,  레알 마드리드는 코엔트랑을 정말 홀대했는가? 에 있죠.

제가 봤을 땐 절대 아닙니다.  이번 여름의 최대 화제가 베일이었고, 작년이 모드리치였다면, 1112 시즌 직전의 이적시장 최대의 목표는 코엔트랑이었습니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협상상대인 벤피카와 길고 힘든 협상을 통해 이적을 성사시킨 중요한 선수였죠.   그리고 3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했습니다.  이번 시장이야 워낙 거품이 끼어 있으니 저 돈이 작은 액수로 보이지만, 모드리치, 알론소와 거의 흡사한 돈입니다.   수비수에게 3천만 유로면 절대 적게 쓴 돈이 아닙니다.  

이적료는 그 선수에게 기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기도 하죠.  우리는 코엔트랑이 거의 마르셀로를 밀어내거나,  적어도 동등하게 경쟁할만한 수준을 바라고 저 돈을 지불한 겁니다.

그리고 사힌이 나가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번호 중 하나인 5번을 코엔트랑에게 달아줬습니다.  이 정도면 코엔트랑을 "팀이 원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누가 원하지도 않는 선수를, 그것도 수비수를 3천만 유로나 주고 사오겠습니까.  그것도 거상 벤피카와의 길고 긴 협상 단계를 거쳐서요.  


그리고 코엔트랑이 레알에 도착했죠.  그런데 매우 아쉽게도 당시의 마르셀로는 대적할만한 상대가 없을 정도로 왼쪽에서 독보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월클이었죠.  그건 지금도 그렇지만요.  그 땐 거의 세계 원톱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었을 때입니다.   그러니, 코엔트랑이 마르셀로를 당장 밀어낼 수가 없었죠.

그래서 무리뉴는 코엔트랑을 가지고 여러가지 실험을 합니다.  중앙 미들에 세워보기도 하고, 윙어의 자리에 세워보기도 하죠.  그리고 이 시기 즈음에 코엔트랑이 인터뷰하죠 "골키퍼를 제외하고 팀이 원하는 위치라면 어디에서라도 뛰겠다."

네. 물론 예쁜 인터뷰죠.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고마운 인터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실효성은?  글쎄요.  중미 코엔트랑, 윙 코엔트랑 모두 생각보다 플레이의 질이 높지 않았습니다.  우리 팀에 중미 많고, 윙도 많아요.  코엔트랑이 제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밀어낼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죠.  그래서 무리뉴는 결국 코엔트랑의 멀티화를 포기하고 왼쪽 윙백으로만 사용합니다.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왼쪽 윙백은 당시 마르셀로가 너무 잘 했어요.  호날두와의 호흡, 오버래핑, 공간 창출, 연계, 수비 뭐 하나 빠짐없이 완벽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코엔트랑은 "마르셀로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졌죠.

코엔트랑 물론 대단한 실력을 가진 윙백입니다.  근데 솔직히 레알에서 그 대단한 실력 반은 보여주었는지 의문이네요.
코엔트랑의 공식적인 기록은 2시즌에 1골입니다.   챔스 리그 컵 다 포함해서 1골이죠.  물론 수비수에게 골이 뭐 그리 중요하냐 하시겠지만, 코엔트랑이 아르벨로아같은 전문 수비요원도 아니고, 그 공격 가담능력으로 인해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인데,  2시즌 동안 1골을 득점한 건 솔직히 실망스러운 수치입니다.  그렇다고 어시가 많냐면 그것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공격면에서 마르셀로보다 나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즉, 코엔트랑은 완전히 실력으로 마르셀로한테 밀린 겁니다.  감독이 안쓰고 말고를 떠나서, 팬들이 야유하고 말고를 떠나서, 실력으로 자기 자리를 못 잡은 거죠.

그러던 코엔트랑에게도 기회는 있었습니다.  첫 번째 기회는 시즌 초반, 그리고 프리 시즌, 마르셀로가 올림픽 다녀와서 정신 못 차리는 동안에 그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었죠.  근데 못 잡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기억하시나요?  

벤치에서 심판한테 욕해서 징계 먹었거든요.  굉장히 심한 욕을 했고 징계 수위도 꽤 높았습니다.  그리고는 국대 경기 가서 부상당했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르셀로가 장기 부상을 끊던 무렵, 이 때가 코엔트랑에게는 가장 큰 기회였죠.  근데  이 기간에도 코엔트랑은 작은 부상들을 입어 기회를 완전히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전설의 에시앙 패고 싶다 경기 기억하시나여.  그 때 왜 에시앙이 풀백을 봐야 했을까요?  같이 부상이어서죠.

그 후 마르셀로가 장기 부상을 당하고, 회복 후에도 좀처럼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동안에는 계속 주전으로 활약합니다.

나름 잘해 주었어요.  이 기간에는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죠.  근데 이미 리가에서 너무 많은 승점을 잃었습니다.  그나마 챔스가 남아 있었는데,  도르트문트에게 너무나 충격적으로 패했고, 당시 스쿼드의 선수들은 호날두와 로페즈, 바란 정도를 제외하고는 웬만해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죠.   코엔트랑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가 지금까지 레알에서 걸어온 행보가 그에게 초반에 걸었던 기대를 충족한다고 볼 수 있나요?  제 생각엔 아닙니다.  당시 코엔트랑의 이적료는 수비수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었던 금액이라고 하네요.  그런 선수가 중요할 땐 못나오고, 같이 부상당하고, 심판한테 욕해서 징계먹고, 훈련 무단 지각도 두 번 하고.

솔직히 현지 팬들도 너무하지만, 코엔트랑도 잘하기만 한 건 아니란 겁니다.  마르셀로에게 밀려 왼쪽에서 백업, 그에게 기대했던 멀티성도 환상에 불과했으니,  자리를 잡기가 힘들 수 밖에요.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아쉬움인데,  코엔트랑 현지 팬들과 언론에게 많이 시달린 거 맞고 안타깝게 생각해요.  근데 굳이 인터뷰를 그렇게 했어야 하나 싶어요.  그 인터뷰로 인해 팬들과 코엔트랑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 되었죠.

말로라도,  팬들의 비판과 야유를 이해한다.  힘들지만 필드 위의 노력으로 그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  이렇게 하면 안되었을까요?

그게 너무 아쉽네요.  그랬더라면 이렇게까지 팬들과 선수 사이에 관계가 틀어지진 않았을 테니까요.  오기로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로 마음 먹을 순 없었을까요?


그리고, 사실로 밝혀진 것이 아니라 일개 보도이긴 하지만, 이적이 무산되서 울었다는 건 , 사실이라면 이건 진짜 기막히고 코막히는 노릇입니다.

막말로, 레알에 오고 싶어하는 선수는 한트럭이에요.  이건 타팀이 아니라 레알의 팬으로서 가지는 서포팅 클럽에 대한 자부심입니다.  그리고 선수 및 모든 구단 관계자와 팬들은 클럽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레알에 못 와서 운 것도 아니고, 레알을 못 떠나서 울다니.. 레알 팬 노릇을 시작한 이후로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요.  루머라도 불쾌한 수준입니다.

코엔트랑의 경우엔, 현지 팬들과의 관계와는 별개로, 레알이라는 팀을 존중하는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는 루머만 무성하니, 솔직히 레알 팬 입장에서 좋게 보이지 않네요.  저 눈물 루머가 사실이든 아니든, 코엔트랑이 마음 떠난 게 확실해보이는 건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남았으니 어떤 식으로든 팀에 도움이 되어 주길 바라지만, 선수가 계속해서 이적을 원하고, 팀에 대한 애정과 미련이 없다면, 겨울엔 굳이 잡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린대로 우리 팀은 오고 싶은 선수는 많고 잘하는 선수도 많은데 자리가 없어서 못 오는 팀이니까요.  

팀에 대한 애정과 존중을 기본으로, 열심히 잘 할 선수, 마드리드에서 뛰게 되어 행복해하는 게 보이는 선수에게 정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런 면에서 이번 디마리아의 잔류 선언 인터뷰가 더 이뻐보이는 거고, 이야라멘디와 베일을 엄청나게 환영하는 겁니다.  많이 까이는 벤제마도 팀에 대한 애정은 넘치죠.  루머라도 생긴다 싶으면 자기가 젤 먼저 나서서 나는 온리 레알.  레알에서만 뛰고싶어염 뿌우 하는 게 솔직히 나빠보이지 않네요.

그리고 이게, 페페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짓, 정신 놓은 짓으로 구단과 팬들에게 타격을 주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레알을 사랑하고, 팀에 충성한다는 걸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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