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야하는 건 알지만 올라오는 글들 보고 몇 자 적어봅니다
저를 비롯한, 레알 마드리드의 모든 팬 분들이 이번 코파 델 레이 결승전, 그것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렸던 결승전에서 자판기에 힘없이 무너진 레알 마드리드에 굉장히 실망하셨을 꺼라고 생각합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듯이, 원래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좋은 판정 해준 적 없는 클로스 고메스도 경기 내용에 한 몫을 했지만, 주심을 탓하기에는 우리 팀 선수들 경기력이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보면서 코파 델 레이니까 막말로 경기력은 망해도 우승컵만 따내면 장땡이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우승컵도 들어보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로써 올 시즌은 카시야스 커리어에 "홈에서 자판기한테 깨짐"을 추가하면서 무관으로 남게 되었네요.
이번 시즌, 프리시즌부터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즌이였습니다. 카카가 나가네 마네 루머가 이적시장 전부터 돌더니 결국 이적시장이 닫힐 때까지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모드리치 딜은 알론소 48사건만큼, 이적시장이 닫히는 그 마지막 날까지 질질 끌렸죠. 선수들 대부분은 유로 때문에 (득점왕을 예상했지만 빵골에 그치고 휴가 즐기러 떠난 벤제마는 빼고……) 이미 체력소모가 상당했고, 회복할 겨를이 없이 새 시즌과 바르샤를 상대로 수페르 코파를 치뤄야 했습니다.
시즌 초, 아직까지 기억 나시는 지는 모르지만 한때 레알 마드리드가 강등권이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시즌 두번째 경기인 헤타페전(라고 쓰고 제가 밤 새서 경기보다 열받아서 모 운영진 분한테 승질 팍팍 부렸던 경기. 차라리 그냥 자라고 하지 끝까지 같이 보자고 해서 핫식스 큰 캔으로 두개나 마시며 봤는데 털려서 욕 나왔던.. 이게 다 그 분 때문입니다. 역시 4롱을 깐다..)만에 사실 리그를 포기했다는 말을 지인들에게 할 정도로 시즌 초반은 정말 형편 없었습니다. 전반기에 극장 경기라고 뽑히던 맨시티와의 챔스 조별경기도 사실 글쎄요, 레알 마드리드의 이 스쿼드로 애초에 맨시티한테 두 골이나 먹힌 게 과연 극장이라고 불릴 만한 경기였을까 의문이 드네요. 셀타 비고한테도 졌었고, 진짜 어떻게 보면 08-09시즌보다도 더 화나는 시즌이 되어 버렸습니다. 무리뉴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의 발언처럼, 올해는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에 최악의 시즌이 맞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그동안 레알 성적 모르냐, 이것도 많이 이룬 거다" 혹은, "눈이 높아졌다"라고 말씀 하시는데, 제가 레알 경기를 보기 시작한 2003년도에도, 레알은 항상 우승 후보에 있었습니다. 챔스에서 계속 성적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지만, 언제나 기대치는 컸습니다. 그 동안에 누가 레알 마드리드가 광탈할 줄 알았을까요.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에, 07-08 이후 계속 바르샤한테 내 주던 리그 우승컵도 역대 최고 승점 수립과 함께 되찾았고, "코파는 버리는 컵 아닌가요" 라고 말이 나올 만큼 운이 없었던 코파 델 레이 대회에서도 우승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바르샤 별 거 아니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만큼,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샤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챔피언스 리그는 계속해서 4강에 진출했죠.
네. 이 기록들 인정 안하는 거 아닙니다. 그런데 전에도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무리뉴 감독을 이런 이유에서 데리고 온 게 아닙니다. 이제 곧 레알을 응원한 지 10년차가 되가는 저도 한번도 보지 못한 챔피언스 리그 우승, 라 데시마를 위해서 무리뉴 감독을 데려온거죠. 그런데 결국 올해도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실패했고, 거의 우승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던 코파 델 레이 우승컵도 놓치게 되었습니다.
무리뉴에 관한 논쟁의 중점이 바로 여기에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요. 축게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무리뉴 팬 VS 그렇지 않은 팬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데, 포인트가 잘못된 건 아닐까요. "무리뉴 팬이라 레알을 좋아하게 되었다". 네, 저같은 경우 피구를 좋아해서 레알을 좋아하게 된 팬이라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로 레알 팬이 되셨다는 분들도 있겠죠. 이유나 동기가 어찌 되었든 지금은 다 같이 레알 마드리드를 응원하는 팬들이니까요. 그런데 올라오는 글 들을 보면 "무리뉴 말고 누구 있느냐" "무리뉴 없으면 레알이 망한다" 라는 뉘앙스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레알은 무리뉴 없다고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마찰이 생기면서 자꾸 그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네요.
"팀 위에 선수 없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클럽 위에 감독"도 없습니다.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들을 살펴보면 디렉터의 힘이 감독보다 더 강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 모든 구단에서 감독을 위해 디렉터를 내친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선수 영입도 최대한 감독의 입맛에 맞는, 무리뉴가 원하는 선수들로 영입 해 줬구요. 이런 지원 하에, 이정도면 보드진에서도 엄청 참고 기다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죠. 첼시 만큼이나 성적이 안나오면 감독을 가차없이 자르고 데려오던 게 레알 마드리드였습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 스쿼드에, 무리뉴한테 했던 것처럼 선수 영입 지원을 한다면 우승까지 이뤄낼 새 감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아틀레티코 경기로 아직까지 열받아있는 상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써 내려간 글이기 때문에 제가 위에서 무슨 소리를 했는지 잘 모르겠네여. 암튼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무리뉴 찬양 VS 깎아내림 보다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이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와 기록에 맞춰서 생각해야겠지요.
그리고 하나 더, 레알매니아에서 "하얀 호구"시절이나, "언제부터 레알이 우승을 했다고" 라는 식의 표현을 보는 게 좀 그렇네요. "그 시절"부터 경기를 봐 왔던 사람이고, 지인들한테 가끔 농담삼아 얘기를 하고는 하지만, 팬사이트에서 이런 말들이 마치 그 시절은 아무것도 아니였다는 듯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이제 시즌 종료까지 딱 두 경기 남았습니다. 다음 시즌에 무리뉴가 남던, 새 감독이 오던, 우리는 시즌 끝까지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을 응원하고 다음 시즌 우승을 기대해봐야겠죠. 여기 계신 분들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니까요.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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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lgado 2013.05.19글 잘읽고 갑니다. 저도 몇 마디하자면 레알매니아는 변함없이 레알 마드리드를 응원하는 공간입니다.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부터 보드진까지 누구라도 \'레알 마드리드\'라는 명찰을 달고있다면 기꺼이 응원합니다. 그리고 선택이 어떻게 되었든 레알 마드리드가 정했다면 레알매니아는 믿고 응원해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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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Rock Star 2013.05.19@M.Salgado 댓글 추천 도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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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Z_Zidane 2013.05.19@M.Salgado 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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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이스코 2013.05.19@M.Salgado 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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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이케르01 2013.05.19@M.Salgado 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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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3.05.19저도 무리뉴 팬이긴 하지만 그 전에 레알 팬으로서 팀 위에 감독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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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2013.05.19*무리뉴 때문에 레알팬 됐는데, 솔직히 무리뉴감독님 나가신다고 망할팀은 절대 아니라고봐요. 더 좋지는 않아도 우리팀에 맞는 감독이 새로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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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코 2013.05.19네 이런글 그만하시죠.. 빙빙 돌려가며 글 쓰셨는데 결론은
무리뉴는 지원해 준 만큼 못했으며 무리뉴 만큼 지원해주면
다음 시즌 우승한다가 결론인거같네요
저도 무리뉴가 맘에 들진 않습니다. 특히 스페인클럽답지 않게
역습에 의존하는 스타일이 특히... 하지만 빙빙 돌려 글쓰시기
전에 대안을 먼저 언급하셨으면 더 좋지 않나 싶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이니 2013.05.19*@검코 2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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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남 2013.05.19무리뉴가 클럽에 와서 해줬던 업적들은, 분명 나름대로의 의의가 있는 것이고 그 수고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적어도, 팀을 4강권에 확실히 안착시켜줬지요. 이 부분과 별개로, \'라 데시마\'란 뚜렷한 목표가 있는 상황에서 분명 무리뉴의 3년은, 목표를 이루지못한 결말을 맞았고, 즉 실패인거죠. 어디까지나 목표의 기준에서 성공과 실패 여부를 판단하면 말이죠. 한번 더 강조하면 이 부분에서는 분명한 실패입니다.
그렇다고 무리뉴 체제의 마드리드 자체를 실패적이라 보지 않습니다. 0809 이후 스쿼드의 질적인 향상과 베스트 포메이션의 뿌리는 확실히 잡아놨으니깐요. 지난시즌 리가 우승도 했구요. 현시점에서는 결과적으로 지난 3년간 누적된 단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버리긴 했어도, 몇몇 자리만 보강을 제대로 한다면 충분히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스쿼드입니다. 무리뉴는 기틀을 마련해주었죠. 이 것에도 분명히 큰 의의가 있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분들이 무리뉴가 연임을 해도 결사반대하실 분들은 없을 겁니다. 반면에 무리뉴가 떠난다해도 구태여 결사반대하지도 않겠죠. 이는 무리뉴가 팀에 필요없는 감독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봐요. 나름대로 감독의 뜻을 존중해주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감독이 그렇게 뜻을 정했다면, 그 뿐이라고 봐요. 구단을 탓하거나, 선수를 탓할 필요는 없을테지요. 구단에서 감독을 해임한다해도, 그 역시 구단을 탓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계속 함께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지난 3년간 구단이든, 감독이든, 선수단이든 모두가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은 결과물은 분명 지금 눈에 보이는 것들이니깐요. 목표로 잡아놓은 기준치에 못미친 건 사실이고, 지금에서는 구단, 감독, 선수단 누가 무슨 선택을 하더라도 딱히 아쉬울 건 없는 시간들이었다고 봐요. 굳이 덧붙이면, 그저 무리뉴와 라 데시마를 이루지못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긴 할겁니다.
여튼 이런 관점에서 저는 무리뉴가 자의든 타의든 우리팀 감독직을 내놓는다해도 그러려니,할 수 있겠더군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후리남 2013.05.19@후리남 글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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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Z_Zidane 2013.05.19@후리남 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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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moiJess 2013.05.19그냥 새감독 매물에 좋은 매물이 잘없으니 걱정이죠 ....안첼로티 계약위반금에 묶이고나면 베니테즈나 만치니.....그렇다고 디마테오를데려올수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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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총무가쏜다 2013.05.19*팬들과 구단은 감독에게 올인, 감독은 리그 버려가면서 컵에 올인했는데 결과물이 없으니 그에 대한 물적, 심적 피하가 큰 건 어찌보면 당연한거겠죠.....시즌 이후 구단이 무엇을 하든 여파는 어느정도 있을 것이고 어찌보면 그리 기쁘지도, 실망하지도 않을거 같기도 합니다.....이후 상황은 지켜보면 알겠죠....
레매 분들 너무 축구, 레알에 애정이 과하셔서 감정이 격해지신거 같은데 이럴땐 무슨 결과가 나든 천천히 지켜보는게 답인거 같아요 ㅎㅎ -
M.Salqado 2013.05.19아 진짜 맨시티 경기는 잘 보면 치욕스런 경기 ㅎㅎ
ㅊㅊ -
백의의레알 2013.05.19그냥 공과 과를 딱 논하면 될걸 무조건 서로 찬양하느니 까느니 옥신각신... 공은 이전보다 팀이 더 강해지고 선수들 경험이 늘었다. 과는 결과론적으로 무관이고 팀의 경기력이 더욱 안좋아졌다, 준비가 부족했다 등 뭐 이정도로 정리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누가 성격이 어떻다느니 이런 것까지 이야기하던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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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2013.05.19역사는 흐르고,, 레알의 세기의 클럽 명성은 변하지 않고,, 우리는 레알팬.. 모두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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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2013.05.19네 정말 그만하셨어야할 글입니다
그전에 이야기했던 내용들에서 그렇게 다른 내용을 쓰신 것도 없어보이네요
하지만 그간 내용을 정리를 잘 하셨고 글도 잘 쓰셔서 추천하고 갑니다 -
박효신 2013.05.19무리뉴없으면 레알이망한다 라는댓글/글 보다는 현재감독이기때문에 밀어주자는 댓글의내용이더많았다는걸로기억하는데요.. 현감독이나가봤자 대채자없으니까 지금감독밀자. 무리뉴가 목표는이루지못했어도 업적은대단한거아니냐 지난6년에비하면 성공한거다 라는 의견이더많았지 무리뉴없으면 레알망한다는글은 그리많지않았던걸로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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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lgado 2013.05.20울 귀요미글이 하루만에 이렇게 밀리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