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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월요일 5시

챔스 16강 2차전 맨유전 후기

카림 2013.03.06 10:45 조회 1,292 추천 1
이미 많은 글이 올라와있어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저도 한번 끄적여 보겠습니다. 

사실 경기전엔 4-4-2의 맨유는 그대로 압살해버릴줄알았으나 4-2-3-1을 쓰면서 루니를 빼버릴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4-2-3-1이야 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상황이지만 챔스 레알전에서 루니를 빼다니...

경기가 시작하고 예상외로 맨유의 4열 라인이 무게중심을 뒤로하고 텐백은 아니었지만 그보다도 훨씬 더 견고하게 수비를 합니다. 그에반해 레알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재미를 본 상대 뒷공간을 이용한 롱볼을 전개하려 합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라인을 굉장히 후방으로 물린데다가 알론소를 강하게 압박하는 웰백의 기세에 눌려 알론소는 점차 후방으로 사라지고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좌우 윙어들을 너무 넓게 포진시키는 바람에 패스 정확도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맨유의 선수들이 이룬 좁은 대형을 좀처럼 허물지 못합니다. 고립된 선수들은 혼자 열심히 뭔가를 해보려 하지만 이중 삼중 보호막을 쳐논 맨유의 수비진은 너무나 막강합니다.

전반 중반 이후 아르벨로아의 엄호를 거의 받지 못하는 디마리아를 좀더 중앙에 위치시켜 중앙에서의 숫적우위를 가져가려 합니다. 초반 완전 죽쑤던 외질이 조금씩 살아나고 호날두도 조금씩 숨통이 트이지만 이번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에브라가 엄청나게 전진을 하기 시작합니다. 맨유의 볼의 흐름이 살아나며 공이 점차 마드리드의 진영으로 넘어오고 긱스가 영향력을 발휘하며 웰백 옆에서 꼭 붙어다니던 반페르시가 골을 노리지만 다행히 실패. 바란은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듯합니다. 

맨유는 웰백의 압도적인 운동량을 이용해 굉장히 위력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긱스는 정말 명불허전이네요. 나이 40이 된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0.5km를 뛰었습니다. 또 재계약을 했다고 하지요? 처음에 웰백을 봤을때 그저그런 선수인 줄만 알았는데 잘못 봤습니다. 피니시만 개선한다면 앞으로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을 갖췄습니다. 뭐, 그건 먼 미래얘기니 패스. 다행히 마드리드도 수비는 강력한 압박과 더불어 상당한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어서 큰 위기없이 전반을 마무리 짓습니다. 세트피스 수비도요. 불운하게도 전반 종료 직전 디마리아의 부상으로 카카의 투입. 그리고 바로 전반 종료.

이 시점까지 분명히 퍼거슨의 승리였습니다. 무리뉴가 경기 전 준비한 카드는 모두 무력화되었고 웬만하면 슈팅기회를 가져가는 호날두도 단 한번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죠. 코엔트랑의 전진은 대부분 무력화 되었고 반대쪽의 디마리아도 거의 활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마드리드의 최대 강점인 측면이 전혀 살아나지 못하자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이럴때 보통 마드리드의 선택은 두가지가 있지요. 마르셀로의 전진, 혹은 벤제마의 투입. 전자는 이번 시즌 물건너간거 같지만 후자는 아직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카카가 영향력을 발휘하려 합니다. 물샐틈도 없는 측면에서 힘을 못쓰던 호날두 대신 카카가 위치하고 호날두는 좀더 중앙에 위치해서 본격적으로 골을 노리려 하지만 바로 터져나온 라모스의 자책골.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 현저하게 폼이 떨어진 카카도 외질과 마찬가지로 페너트레이션에 어려움을 겪고 경기내내 전혀 해법을 찾지 못하던 마드리드에 패배의 그림자가 다가옵니다. 이대로 가다간 거의 1-0 패배가 확실해진 순간, 후반 56분 열심히 뛰어다니던 나니가 뜬금없이 아르벨로아(레알에서 공격력이 제일 형편없는 그 아르벨로아!)와 공다툼을 하던중 아르비의 가슴? 배? 를 걷어차고 다이렉트 퇴장. 뭐 말이 많지만 거의 50:50 상황이었다고 보여집니다. 도중에 발을 뺐으면 무조건 경고였겠지요. 심판에게도 경고가 좀더 안전한 선택이었겠지만 용감하게 퇴장을 선언합니다. 상대 공격수가 하나 빠졌으니 무리뉴도 즉각 반응해서 아르비를 빼고 모드리치를 투입.

경기 내내 전혀 생기지 않던 공간이 드디어 열립니다. 대한민국과의 A매치 근방으로 살아나던 모드리치는 놀라운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며 (29/33, 88%) 중원을 장악해나가기 시작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든 영역에서 공간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뭐, 사실 경기는 이때 끝난 셈이지요. 모드리치의 인생슛에이은 호날두의 멋진 역전골! 열심히 뛰어다닌 외질과 터치라인에서 목빠지게 기다리던 벤제마를 빼고 페페를 투입하고 골을 넣고 별로 안좋아하던 호날두는 헤트트릭할 기세로 슛을 날려댑니다. 근데 진짜 해트트릭 했으면 OT에서 기립박수 받았을지도... 별 무리없이 흘러가던 경기가 결국 끝.

승리를 거의 눈앞에 뒀던 퍼거슨은 나니의 단 한번의 실수로 탈락하고 맙니다. 패배를 하더라도 울지않겠다던 무리뉴는 속으로 진땀 깨나 흘렸겠지요. 2연속 자책골을 기록한 라모스도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 했을테구요. 지금 맨체스터는 새벽 한시반인데 나니는 잠을 자고있나 모르겠네요. 

마르셀로가 없을때 상대 밀집수비를 뚫는 능력을 상실한 지금 레알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터치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코엔트랑은 오늘처럼 패스성공률이 떨어진다면(67%)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번 시즌 챔스 8강이 유력한 강팀들은 중원의 강력함이 주무기인 팀들이 많습니다. 마드리드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팀들을 상대로는 오히려 마르셀로보다 더 와이드한 코엔트랑이 좀더 나을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예상도 해봅니다. 물론 마르셀로가 무사히 복귀해서 경쟁하는게 더 좋은 일이겠죠. 또 멋진 선방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낸 디에고 로페스. 카펠로가 굉장히 높게 평가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앞으로도 카시야스가 복귀하더라도 멋진 경쟁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나니의 퇴장으로 생긴 빈틈을 놓치지않고 즉각 대응한 (3분동안 몸풀게하고 옷갈아입히고 전술 설명하고) 무리뉴에게도 찬사를 보냅니다. 그래도 부탁이 있다면 다음 경기에선 홈에서 꼭 승점 3점 챙겨주길 바라며 이번 시즌 챔스에서의 순항을 기대해봅니다. 

p.s 이젠 그림을 못올리는 건가요? URL 생성하면 이젠 안되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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