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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 전차군단의 화려한 복귀

Elliot Lee 2012.06.20 00:42 조회 2,603 추천 15

루디의 실패 - 파격과 보수의 사이

2002년 월드컵과 유로 2004를 이끌었던 루디 풸러는 유로 2000 직후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다. 사실 선수로서의 경력은 화려하지만 그 당시 풸러는 아무런 지도자 경험도 심지어는 감독의 자격의 잣대가 되는 지도자 자격증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2002년은 루디의 최고이자 마지막이었다.


사실 지도자로서 아무런 자격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풸러가  독일 감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독일 축구협회는 애시당초 풸러가 아닌 베식타스와 레버쿠젠의 승격과 리그 2위라는 성공을 알았던 크리스토프 다움을 독일 감독으로 선임하려고 했지만 그가 약물 사건에 연루 되면서 퓔러에게 그 기회가 돌아갔다.  

루디 퓔러가 만들어낸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외국계 독일인 선수들을 기용했다는 것이다. 독일 순혈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해서 말이 많았지만 독일 내의 풸러 인기와 그런 풸러의 외국계 독일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이러한 일들을 현실화 되게 하였다. 이런 풸러로 인해 후임 감독들인 클린스만과 뢰브가 마음껏 외국계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게 되었다.

폴란드계 독일인인 클로제와 가나계 독일인인 아사모아를 기용했고 클로제라는 풸러의 선택은 옳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원 계약이 1년밖에 안됬던 풸러가 상당히 4년간 감독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과감한 선택과 잉글랜드에게서 대패 한 것 이외에 홈에서 전승을 거두었다는 것이였다.

그렇지만 2002 월드컵에서 2위로 마감한 것과는 너무나 상반되게 유로 2004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독일이라는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풸러의 감독적 역량이 높다고 평가하기에는 조금 힘들 수 있다. 2002년 독일이라는 강팀이 결승전까지 만난 팀들은 심지어 한국 국가대표팀이 상대했던 팀들보다 약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독일에서 했던 축구는 전형적 독일식 축구, 즉 선이 굵은 크로스와 헤딩의, 어찌보면 단순명료한 축구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축구가 변화하는 현대축구에 완전히 부합하는 축구였다고 말하기에는 의문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뢰브와 아이들 - 리즈가 될 것인가? 아니면 아약스가 될 것인가?

과거 독일 축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고 했던 풸러에 비해 확실히 공격축구와 좀 더 섬세한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들이 후임으로 오게 되었다.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요하임 뢰브는 클린스만이 독일 감독으로 있던 시절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직후 클린스만의 뒤를 이어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승격되었다.

현재 뢰브의 독일은 공격축구와 젊은 선수들 양성이라는 기치를 내새운 클린스만과 뢰브의 공동작업의 성과물이라고 보면 적절할 것이다. 2002년 루디 펠러 이후 클린스만과 뢰브의 이러한 공동작업을 통하여 세대교체를 아주 무난하게 한 팀이 바로 독일이며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등의 성적을 놓고보면 이들의 프로젝트가 궤도에 정상적으로 올라 진행되고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 된 이래로 세계 2차대전 이후 45여년만에 통일 독일은 유로 96 우승을 하였고 그 이후 월드컵과 유로에서 우승에는 근접한 적이 몇번있지만 우승에 도달한적은 없다. 게다가 2002년 한일 월드컵 2위, 2005년 컨페더레이션스컵 3위, 2006년 독일 월드컵 3위, 유로 2008 2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3위등 현재까지 우승권의 실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안정적인 성적은 어찌보면 아르헨티나와 같이 명목상의 우승후보가 아닌 실질적으로 우승에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뢰브와 그의 아이들은 웃을 것인가?

유로 2012 지역 조 예선에서도 전승을 거두고 34득점 7실점을 하여 공실명부 최강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유로 2012의 죽음의 조라고 불리었던 B조에서도 전승을 하면서 8강에 안착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 우승에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도박사들뿐만이 아니다. 사실 독일 국가대표팀은 어느때보다도 가장 섬세한 축구를 하고 있고 동시에 엄청난 체력적 우위를 점하는 축구와 기존 독일이 가지고 있던 제공권까지 두루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다양한 공격 옵션들을 가지고 공격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독일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1차적 수비이다. 공격수부터 상대를 압박하는데 이로인해 역습이나 빌드업 자체를 하기에 상대는 버거워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정신적인 부분에서보면 냉철한 전체주의적 성향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물론 애국심이라는 것을 누가 더 크고 작은지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 할 수 있겠지만 독일 선수들을 보면 개별적이 아닌 하나의 집단체로 보이는 경우가 크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독일은 목표의식이 매우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스페인처럼 섬세한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페인 이외에 팀중에서 봤을 때는 가장 섬세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중심축이 확실히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축은 단단하다.


사실 독일의 대다수의 선수들이 매우 중심을 잘 잡고 있다. 안정적인 노이어, 람등이 있지만 이들을 차치하고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해보고 싶다.




고메스 - 골 맛을 아는 공격수

지난 시즌 메시와 호날두가 너무 많은 득점을 했다는 사실로 인해서 묻혀져 있던 것이 바로 고메스이다. 고메스는 지난 시즌 아주 골 맛을 톡톡히 봤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는 것이 바로 공격수에게 알맞은 표현이다.

이렇게 골 맛을 제대로 본 공격수들은 무서워진다. 고메스는 지금 조별 예선에서 3경기 3득점, 두 경기에서 득점을 하였다. 이런 추세로 보았을 때 고메스가 더 넣어줄 것이라는 희망은 헛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고메스를 보면 전형적 독일 공격수처럼 큰 체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페인 계의 피를 가지고 있어 매우 부드러운 축구를 하고 있다. 어찌보면 고메스야말로 새로운 독일의 공격수의 장을 연 클로제의 후계자라는 것임은 분명하다.







훔멜스 - 넥스트 베켄바우어

사실 훔멜스에 대해서는 그 이름만 들어온 것이 다이다. 심지어는 그 이름도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다. 팀 동료인 괴체에 대해서는 줄기차게 들었고 사힌에 대해서는 줄기차게 들어왔지만 훔멜스의 플레이를 사실상 처음 본 것은 이번 유로이었다.

훔멜스의 경기들을 보면서 그저 반하고 있는 나를 찾고 있었다. 패스의 정확성과 전개, 그리고 수비시 영특하게 공과 공간을 차단하는 모습, 그리고 심지어는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뚫고 슈팅까지 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베켄바우어를 상상케 하였다.

사실 베켄바우어의 경기를 본적은 없다. 시대차이도 크게 나고 굳이 아주 옛날 경기들을 찾아보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베켄바우어에 대해 들은 말들과 그것들을 종합해서 내가 그린 베켄바우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훔멜스가 될 것같다.

물론 카이저라는 별명을 가지고 리베로서 팀을 이끌고 팀 전체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베켄바우어만큼 아직 훔멜스의 실력이나 팀 내 영향력을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것이겠지만 넥스트 베켄바우어의 계보를 잇는 확실한 독일산 수비수라는 것은 의문에 여지가 없다. 수비수가 빛나는 메이저 대회는 흔치 않다. 칸나바로 정도 머리에 기억이 남지만 어떤 선수도 메이저급 대회에서 빛나보이지 않았다.

훔멜스는 빛나는 선수임이 분명하고 개인적으로 마드리드에서 뛰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슈바인슈타이거 - 단단한 허리이자 두뇌

사실 외질이 독일의 창조력을 9할 이상 담당하고 있다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외질이 빛날 수 있는 것-쉽게 말해 외질에 대한 압박이 상대적으로 줄고 수비적 역할이 주는 이유는 바로 중앙에 슈바인슈타이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사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난조를 보여주었고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슈바인슈타이거가 얼마나 독일에 있어 중요한 존재인지를 이번 조별 예선을 통해 톡톡히 증명해보였다.

외질에게 압박이 가해지면 그가 공격을 풀어나간다. 외질을 대신해 창조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리고 공격에 버금가게 수비에서도 활약을 해주는데 이것이 균형잡힌 독일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케디라가 분주히 뛰어주지만 케디라가 가지지 못한 것 그리고 가지고 있는 것 전부를 슈바인슈타이거는 모두 가지고 있다.





외질 - 독일의 비너스

남성스럽고 매우 투박해보이는 독일에 섬세함과 조밀스러움을 부여하는 재능이 바로 외질이다. 뮐러나 포돌스키가 가지지 못한 섬세함을 가진 것은 외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질을 통해 창조적인 패스들과 플레이가 나오며 외질이 변화된 독일의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이번 유로는 외질이 월드클래스로 거듭나는데 매우 중요한 대회라고 보아도 된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급 선수이지만-실력도 월드클래스의 재목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월드클래스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도 그리고 어리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어린 외질은 독일 축구를 아름답고 또 흥미롭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라는 2등 국가를 우승 국가로 만든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더 높아 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마드리드에게 있어서 전혀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그렇다. 결론은 독일이 우승을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사실 독일처럼 꾸준함을 지난 10년동안 보여준 팀도 많지 않고 거기에 아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한 팀도 많지 않다. 한때 전차군단이었던 별명이 무색해질정도로 대회에서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기도하다. 동시에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축구의 발걸음을 맞춰 변신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독일이기 때문에 그 성공을 누구보다도 갈망하고 있고 또 팬으로서 그 것을 보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까? 신 전차군단의 화려한 복귀, 유럽을 정복하고 또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교두보를 이번에야 말로 마련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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