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조율의 호빙요 vs 비야레알 0708

도지사김상식 2012.05.06 10:43 조회 2,580 추천 2
<호빙요 좀 잘한 경기. 많이 잘한 경기. 혼자서 독고다이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퍼포먼스는 아니지만 호빙요도 연계를 할 줄 알며 수비도 열심히 하고 원터치 패스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 



어떤 사람이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상을 향해 일정 수준 이상의 애정을 주는 경우는(즉 가수와 팬, 소설가와 애독자 같은)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특히나 좀 인생이 꼬이는 사람에게 더더욱 애정을 주는 편입니다. 1998 이후로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습니다만 월드컵 1경기도 선발 출장 못해보고 3경기 교체 출장, 총 출장시간 40분. 슈팅 시도 3회, 유효슈팅 3회의 이동국이라던지, 마라도나가 나폴리를 지휘하던 그런 압도적인 경기 지배력을 현대축구에 재현하며 비야레알을 이끌었습니다만 결국 본인의 PK 실축으로 팀의 챔스 우승을 꿈으로 접게 만든 리켈메 같은.

물론 이 모든 것이 실력은 있는데 계속 꼬이는 경우에나 가능하겠죠. 실력도 없는데 불운하면 동정 정심에 불과할 뿐이고.

호빙요의 경우도 선수 생활의 분기점때마다 꽤나 불운이 겹친 선수라 유독 애정이 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카펠로 부임 전까지 화려하지만 실속은 없다 - 라는 평가와 지구 최고의 라이벌 클럽 바르셀로나, 지구 최고의 라이벌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 메시의 이름이 슬슬 비치기 시작할때도 호빙요는 갈길이 멀었었거든요.

하지만 0607 카펠로 부임 이후 수비라는 개념에 조금씩 눈을 떠가고, 구심점이 없어서(혹은 구티 하나에 너무 과밀화 되어 있어서) 좀 더 많은 재능을 뿜어냈어야 했던 0708 레알 시절. 그리고 칼데론의 실수 덕에 이적 결심. 그리고 첼시 보드진의 실수 덕에 맨시티 이적. 호빙요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스콜라리가 부임한 첼시, 그리고 4-3-1-2에 있어서 1의 데쿠와 2의 드록바 파트너 자리에서 심각한 결점을 보였던 첼시의 특성상 맨시티로 이적한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맨시티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립니다만 향수병 덕에 브라질로의 임대. 그리고 최종적으로 밀란에서도 좀 더 축구적인 면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되려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인해 계륵이 된 상황.

국대로 보면 좀 더 아쉽습니다.
센세이션한 데뷔였지만 더욱 더 센세이션한 데뷔인 아드리아누에게, 그리고 하락세를 찍는 분위기였지만 그아돈 호돈에게 밀려서 2006 월드컵 직전의 친선경기에서 좋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코파 2007 우승은 시켰습니다만 사실 코파 2007은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대회는 아니였죠. 무엇보다 이슈 메이커라고 할만한 카카, 딩요, 아드리아누, 호돈의 불참도 컸겠습니다만.

그리고 선수비-후역습을 택한 2010 둥가 브라질에서 카카, 파비아누와 찰떡궁합을 보이면서 브라질을 이끌었습니다만 멜루라는 왠 X맨덕분에 브라질은 월드컵 8강에서 탈락. 그리고 야심차게 네이마르, 파투와 함께 3각편대를 이루면서 출장한 코파 아메리카 2011에서도 아쉬운 탈락. 그리고 네이마르, 간수, 카세미루같이 좀 더 젊고 2014년에도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줄 것이 확실한 영건 위주의 세대교체덕에 대표팀에서는 조금씩 자리를 뺏기고 있는 상황. 


0708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던 레알에서 좀 더 남아있었더라면. 
0809 자신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놓고 기다리던 첼시에서 시작했더라면.
2010 멜루가 뻘짓만 하지 않았더라면.


호빙요의 장점은 레알 팬분들이시라면 충분히 아시는 부분이실 것이고, 개인적인 관점에서 단점을 두가지만 짚어 본다면 하나는 체력적인 부분에서(근지구력과 스트렝스, 두 부분 다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두번째는 경기 중 멘탈이 일정치 않게 널뛰기를 탄다는 점. 첫번째 문제점은 활동량이 늘어난 밀란에서의 보직 덕에 레알 시절이나 국대 시절 순간 순간 보여주던 압도적인 슈팅 능력이 어디로 갔는지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 두번째는 경기가 안 풀리면 짜증 섞인 표정이 너무나도 완연하게 얼굴에 드러난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첫번째 문제같은 경우는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인데, 한 감독이 장기집권하면서 팀원들의 체력을 180' 바꿔버리는 팀에 속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과르디올라도, 무링요도, 2년차 되는 해부터 팀원들의 체력이 전체적으로 좋아졌구요. 이게 2002 히딩크처럼 경기 스케줄을 감독 권한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3-4개월의 고밀도 트레이닝으로 단기적인 계획하에서도 큰 상승효과를 볼 수 있으나 1년에 최소 40게임. 많게는 80경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유럽의 스케줄 상 장기적으로 오버트레이닝을 피하면서 2년 정도에 걸친 프레임으로 선수 개개인에게 접근을 해야하는데 호빙요는 이런 혜택을 받아야 할 20대 초반에 전혀 받지 못했다는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아시다시피 호빙요 가기 전까지 레알은 감독이 장기적 플랜은 개뿔, 내일 책상에 자기 이름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더 타당한 클럽이였으니까요.


여튼.
호빙요의 경우 장단점이 뚜렷하여 호불호가 갈리나, 작두 타는 날은 패스를 열심히 하든 슈팅을 열심히 하든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호빙요가 레알에서도, 밀란에서도,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위의 경기와 같이) 팀원과의 연계와 자신의 재능을 뽐내기 - 즉, 승리를 원하는 팀원의 욕망과 경기의 주인이 되고 싶은 호빙요 본인의 욕망을 모두 만족시키는 날의 모습은 굉장히 멋있었죠. 호나우딩요 이후 브라질리언스러운 냄새를 누구보다 풍기고 다녔기에 많은 브라질 팬들이 호빙요를 좋아했었던 것이구요.(같은 맥락에서 네이마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 호빙요에 비해 더욱 팀 플레이에 눈을 뜬듯한 모습이기에)

현재의 밀란에서는 이제 빛을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물론 카사노와 즐라탄이 갖지 못한 면이 있기에 요긴하게 쓰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기동성은 좋으나 조타수로써의 역량이 없는 보아텡과 역량은 있으나 기동성이 없는 카사노, 즐라탄 사이에서 많이 뛰어다니며 공을 운반하는 작업꾼일뿐. 레알, 맨시티, 브라질 국대에서 부여받았던 해결사 롤과는 거리가 머니까요.

잘 버티면 내년까지, 그리고 밀란 베총리가 돈을 푼다면 1-2달 내로 브라질로 리턴하면서 제가 좋아했었던 리켈메와 비슷한 행보 - 세계 정상이던 호나우딩요, 메시의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였습니다만 향수병과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고국으로 빠르게 리턴 - 를 걸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선수 명단을 꼽으면 언제나 몇손가락 안에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나 해맑던 초딩으로 남아있어주길.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6

arrow_upward 우리팀 미들에 대한 생각 arrow_downward 사힌의 어떤점이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