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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 된 이유

호당이 2012.03.08 19:58 조회 2,192 추천 1

뭔가 두서없이 적다보니 평어체로 쓰고 만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저 레알 마드리드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좀 독특 할 수도 있는 팬의 솔직한 감정이에요.
레알 매니아 회원분들이 얼마나 공감해주실지는 잘 모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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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뭔가 좀 다른면이 있는것 같다.'

내가 레알 매니아에 가입하기 전, 정확히 말하면 아직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 되기 전에
싸줄이나 알싸 같은 다양한 팀을 응원하는 해축 팬들이 같이 활동하는 축구 커뮤니티를 주로 이용 할 당시에 레알 마드리드를 응원하는 서포터들에게서 느꼈던 특별한 감정이다.

리그에서는 그럭저럭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챔스에서는 항상 16강에서 탈락하곤 하던 암담한 시기의 레알마드리드. 과거의 영광으로만 살아가는 늙은 팀으로 놀림을 당하던 시절의 레알마드리드. 
그렇게 상당 기간 좋지 않은 시기를 지내오던 레알마드리드였건만, 이상하게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태도는 이상하리만큼 당당했고, 어찌보면 오만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무리 라이벌 팀의 선수라 해도 객관적으로 아름답고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라면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자신의 팀의 선수라도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를 펼칠 때에는 가감없는 독설을(하지만 그 어떠헌 '선'은 넘지 않는...) 퍼붓는 조금은 독특한 팬들...

지난 100년간 최고의 클럽으로 군림했던 팀을 응원한다는 자부심일까.
아니면 전 세계의 별을 하나의 팀에 모아 놓았던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보았다는 뿌듯함일까.

이 팀의 팬들에게는 붉은 피가 아닌 하얀피가 흐르는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항상 도도하고 꼳꼳한 태도에 말없이 감탄하곤 했다. 

그게 내가 봤던 지난 10년간의 마드리디시모의 모습이다.
적어도 한국의 마드리디시모는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 관심을 갖고 팬이 된 계기는 
이처럼 독특하고 신비로운 모습의 팬들에 대한 호기심이 절반, 
그리고 갈락티코의 명암에서 오는 독특한 형태의 부진을 겪고있던 팀에 대한 호기심이 절반이었다.





그러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제 변했다.
더이상 챔피언스 리그 16강 광탈이라는 말은 우스운 과거가 되어 버렸고, 이제는 세계 최고의 라이벌을 넘어서서 스스로가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거듭날 수 있는... 그러한 수준에 다다른 팀이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를 응원하는 팬들도 바뀌었다.
팀의 부진을 자조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서도 울분과 감정적인 질책 보다는 먼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려던 모습의 팬들은 팀에서 멀어지고, 선수들의 희노애락을 함께 느끼며 보다 열정적으로 팀의 성공과 승리를 기원하는 뜨거운 피를 지닌 팬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팬덤으로 발전했다.

내가 알던 팬들과는 다른 지금의 모습에 뭔지 모를 위화감을 느낄 때가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팀의 팬들은 성공 DNA를 갖고 있기 때문일까?

'레알 마드리드는 언제나 승리를 향하는 팀' 이라는 모토는 변함이 없다.
어쩌면 요즈음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보여주는 팀에 대한 열성적인 헌신이 오히려 이러한 모토에 더 알맞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성 이케르 카시아스의 뒤에서 웃통을 벗고 스탠드에 올라서서 90 분 내내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젊은 울트라 수르들의 모습이 이를 대변하는 모습일것이다. 
그들에게 레알 마드리드란 그 어떤 가치보다 앞에 있는, 무조건적인 헌신과 사랑의 대상이겠지.. 
그리고 승리는 목적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고...

승리하는 레알 마드리드에 단 하나의 오점을 남겨온 라이벌 바르셀로나.
이제는 어쩌면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주적'이라는 용어가 더 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당분간 캄프누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상대편의 플레이에 박수를 쳐주는 진풍경이 다시 나올 수 있을지.... 정말 잘 모르겠다.

그리고 캄프 누에서 승리자에 대한 예우로 파씨오를 해주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모습이 예전과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질지도... 잘 모르겠다. (그들이 진심으로 박수를 쳐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그때 박수를 쳐주고 이를 받아주던 선수들의 감정은 정말 서로에 대한 존중이었을까..?>


개인적인 감상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던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모습은 이제 과거가 되어 버린 것 같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새로운 제너레이션이 시작된 만큼 팬들의 모습이 바뀐 것도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거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뭔가 괜시리 아쉬움이 드는 것 만은 사실이다.


정말 우리는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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