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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한국 쿠웨이트 전 : 최강희의 배짱

도지사발데스입니다 2012.02.29 23:40 조회 2,715 추천 3
전반전 굉장히 우울하게 보았고 후반전에는 최강희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했다가 전북 시절의 최강희와 똑같은 패턴의 교체를 보면서 아, 이 감독은 진짜 아시아에서는 깡패 맞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전반전
- 전반 베스트는 이근호, 박원재. 활동량으로 모든 걸 메꿔줬음. 물론 이근호의 경우 상체페인팅이 잘 먹히는 날과 안 먹히는 날로 경기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데 오늘은 딱 중간. 몇번의 좋은 상체페인팅으로 경기의 물꼬를 트고, 몇번의 안 좋은 상체페인팅으로 역습의 단초를 제공. 박원재의 경우 국내에서 풀백의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와 어우러져(예를 들어 오범석이 메시에게 털렸다고 인맥 축구라고 욕 먹는 것처럼) 욕을 먹고는 있는데 공격수와 끊임없는 1:1상황에서 그 정도면 굉장히 선방. 

- 워스트는 김두현, 한상운. 역습시 너무 무기력하게 미드필더가 뚫리는데 예전의 허정무 시절 4-4-2와 다른 점은 김두현은 5년전 김두현, 혹은 기성용이 아니고, 김상식은 김정우 이상의 수비적 이점을 지녔지만 김정우보다 못한 스피드를 지녔다는 점. 최강희는 아마 아예 반코트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격적인 포진을 들고 나왔는데 예상보다 쿠웨이트가 공수전개를 너무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팀으로 나왔음.(1월말부터 대표팀을 소집해서 중국 원정 훈련까지 다녀왔다고 하니)

- 주장 곽태휘는 자신이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못 깨닫는 느낌. 흡사 구멍에 가까웠던 2008 vs 북한전이 연상되던 전반전.

- 아마 후반전은 4-2-3-1로 변경이 예상되며 김두현<>기성용, 한상운or박주영<>김치우가 있을 듯... 이라고 믿고 광고를 보고 있었음. 그 이유는 우선 4-4-2에서의 핵심인 양 날개 이근호, 한상운이 너무 좌우 측면으로만 빠져서 중원에 힘을 실어다 주지 못하고 있었고, 김두현은 공격전개만 좋았지 수비시 구멍으로 전락해서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었음. 

- 이런 상황에서 아예 중앙 미드필더를 한명 더 두어서 트라이앵글 3미들로 나가서 중원에 힘을 싣거나, 한상운 대신에 활동량과 발이 좋은 김치우를 넣고 4-4-2를 유지하되 좌우 측면의 스피드를 더욱 살려서 쿠웨이트의 좌우 날개의 역습을 차단하는 방법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음. 그런데, 이런 맙소사. 오 마이 헤수스 나바스. 베스트 11이 그대로 나옴.






2. 후반전
- 후반전은 역시 4-4-2로 그대로 나온 덕에 미들이 탈탈탈. 그래서 수비 구멍인 김두현 대신에 기성용을 투입. 그런데 상황은 여전히 밀리는 상황. 최강희는 여기서 느꼈을듯. '오늘 쿠웨이트 개개인 컨디션이 한국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구나. 개인 역량에 기대기보다는 팀의 역량에 기대자.'라고. 왜냐하면 가장 못해보이는 김두현을 빼고 국대에서 제일 잘하는 기성용을 넣었는데도 전혀 경기 흐름에는 영향을 못 미쳤으니까. 부속품을 바꿀 것이 아니라 부속품의 배치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

이렇게 미들이 밀리는 상황이면 보통의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를 넣는, 상식적인 미드필더라인을 꾸리기 마련임. 예를 들면 한상운을 빼고 김재성을 투입하는 식의.

............이동국
한상운..박주영
.......................이근호
.......기성용
...................김상식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감독이라면 이렇게 바꾸기 마련.

............이동국
박주영..............이근호
......기성용...김재성
.............김상식

박주영과 이동국의 플레이메이킹능력을 믿고 기성용과 김재성은 미드필더 저지선 구축에 최선을 다하는 방식. 이와 유사했던 교체가 2011 아시안컵 4강. 일본전에서 기성용, 이용래 라인이 계속 밀리니까 홍정호를 투입해서 이용래,홍정호,기성용 3미들 라인을 구축해서 그나마 덜 밀렸던 조광래의 교체.

- 한상운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한 장면까지만 해도 아, 미들에서 발리니까 좌우에서 아예 뻥축만 생각하는구나, 라고 자포자기. 조광래랑 최강희랑 다른게 뭐야, 아니다. 허정무랑 비슷하게 이러든 저러든 이기는 축구를 하자 방식인가? 좋게 생각하자, 라는 식의. 그런데 여기서 아시아깡패개사기깡패축구의 황태자 동궈형이 멋진 아웃사이드 슛을 차 넣음. 주앙 ㅋㄱ둨

이 상황에서 전형이 4-4-2를 유지한채 

.......이동국..김신욱
박주영..................이근호
.........기성용.김상식.................으로 바뀌겠구나, 라고 믿고 있었는데 이게 왠걸. 김신욱과 기성용을 중원에 올려서 4-1-4-1로 바꿔버림.


.............이동국
박주영.기성용.김신욱.이근호
.............김상식

살다살다 장신 스트라이커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감독은 처음 봄. 김신욱을 에버튼의 펠라이니처럼 쓸 생각이였던 것 같음. 

- 전북팬들은 알겠지만, 최강희는 이기고 있으면 골을 더 넣을려고 정성훈을 투입해서 역습에 올인하고, 지고 있으면 역시 골을 넣어서 이길려고 정성훈을 투입함. 김신욱은 정성훈과 비슷한 수준의 제공권으로 아시아에서는 압살이 가능한 유닛. 아예 김신욱을 넣어서 상대편을 피지컬부터 이길려는 속셈이였는듯. 또 원래 대학때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를 하던 친구라 그런지 전방 압박도 괜찮음. 김신욱이 신의 한수. 

- 이후 김상식을 빼고 아예 김재성을 넣음. 비유하자면 라쓰를 빼고 그라네로를 넣은 것과 비슷한데, 최강희가 팀이 개개인의 역량이 부족해서 전반전이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전술을 잘못 짜서 팀의 저지선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김상식보다 공격적인 김재성을 통해서 빠른 역습으로 한골 더 넣겠다, 라는 욕심이 엿보였던 투입. 공을 계속 지켜서 2-0으로 이기느니 수비 불안으로 1골 먹더라도 3-1로 이기겠다는 최강희의 배짱이 느껴졌던 상황.

-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만약 최강희가 쿠웨이트와의 일대일 경합에서 밀렸다고 생각을 했다면 김상식을 빼고 신형민같은 수비 자원을 투입했어야 마땅함. 계속 수비적으로 나가야 되니까. 그런데 수비적인 김상식과 전혀 상반되는 공격자원 김재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하려는 것은, 팀의 전술 변화를 의미하는 바.

- 최전방에서 동궈가 센터백진의 볼 전개를 방해하고 밑의 4명이 미드필더 저지선이 되며,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온 김재성이 상대방의 예봉을 차단하는 구조. 예전 첼시 무링요를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낯익은 수비대형일듯.

- 전반의 4-4-2에서 벗어나서 우즈벡전에 잘 굴러갔던 4-1-4-1로 변경한 이후 팀이 더 없이 잘 굴러감. 아마 최강희가 바보가 아닌 이상(혹은 김정우가 120%로 복귀하지 않는 이상) 4-4-2로의 리턴보다는 앞으로 이러한 구조의 4-1-4-1을 자주 볼 수 있을듯. 이 전술로도 김신욱, 박주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변칙 전술로 충분히 닥공깡패축구 가능. (기성용이 당연히 김두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맞는데, 단순 기성용이 들어왔기 때문에 공격이 풀렸다라고 보기 보다는 좀 더 전체적인 틀에서의 변화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싶어서 그림판 캡쳐를 올려봅니다.)


선수평

정성룡 : 깔 부분이 없다
최효진 : 못함. 인천 시절 3-5-2에서 오른쪽 센터백 이정수, 오른쪽 윙백 최효진에 뻑 가서 아직까지 최효진 팬질하고 있는데 국대에서의 최효진은 오범석 마이너버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곽태휘 : 못함. 최강희 축구에 있어서 가장 큰 공격흐름은 센터백이 김상식에게 공을 전달하고 김상식의 빠른 원터치를 좌우 루이스, 에닝요(국대에서는 밥줘, 이그노)에게 공을 전달. 역습하는 축구인데 굉장히 어이없는 클리어링을 자주 보여줌. 국대 주장이 긴장해서 쓰나?
이정수 : 무난
박원재 : 기대보다는 잘함.
김상식 : 깔 부분이 없다
김두현 : 못함. 활동량에서 에러.
이근호 : 안정감만 갖추어진다면. 후반 40분까지 뛰어다니는 그 체력은 확실히 아시아권에서는 굉장한 무기
한상운 : 못함. 염기훈보다 더 느리고 염기훈보다 더 크로스가 안 좋다.
박주영 : 무난. 다만 기대보다 못함. 
이동국 : 깔 부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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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 무난
김신욱 : 국대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잘 인지하고 있는 모습
기성용 : 깔 부분이 없다


앞으로 최강희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발 조광래처럼 바르샤축구하겠다, 식으로 이야기해서 언론의 기대치를 너무 높이지 말고 현명하게 인터뷰에 대처하며, 허정무식으로 어떻게든 승점을 따는 축구, 지지 않는 축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이러나 저러나 이동국이 골 넣어서 기분 몹시 좋습니다. 그 상황에서 아웃사이드 왼발 슈팅을 할 생각을 하다니 ㅋㅋㅋㅋ 역시 동궈짜응 

 

이근호 골 넣은 직후의 최강희 표정. 당연한 걸 왜 기뻐해...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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