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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결정적인 몰락의 시작

카림 2012.01.08 02:32 조회 4,117 추천 2
오랫만의 리그경기를 앞두고 머리나 식히는 의미에서 글을 씁니다. 맨유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강팀이 몰락하는 과정을 보는것도 씁쓸하긴 하네요.

맨유의 쇠퇴는 케이로즈와 호날두가 동시에 팀을 떠나면서 다시 4-4-2로 돌아가면서 시작되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호날두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다시 한번 챔스 결승에 오르면서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었는데요. 호날두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한물갔다는 4-4-2를 쓰면서도, 맨유는 여전히 강팀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복은 있었지만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베르바토프의 자리를 빼앗은건 다름아닌 치차리토. 저는 치차리토의 존재가 결국 맨유를 결정적인 몰락의 길로 이끌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유형의 공격수가 있지만 전술의 흐름은 점차 만능형 공격수의 원톱으로 진화하고 있고 몇몇 유형의 선수들은 이 흐름에서 점차 도태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 바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선수들, 전형적인 9번을 달고뛰는 선수들인데요. 예전엔 오프사이드 라인에 어슬렁 거리던 이들이 팀의 빌드업에 점차 더 관여를 해야되고 다른 선수들 못지않게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덩달아 이들은 전방에서 공을 지켜내야 하는 임무도 떠맡기 때문에 공을 다루는 기술과 퍼스트 터치도 수준급이어야하고 신체적인 조건에서도 상대 수비수들에게 쉽사리 밀려서도 안되며 빠른발과 상대 오프사이드라인을 돌파해내는 민첩함 또한 갖춰야 하죠. 피니시는 기본이구요. 수비 국면에서도 자신의 팀이 수비 대형을 갖출 시간을 벌어줘야 하기 때문에 공의 소유권이 넘어가는 즉시 볼의 흐름을 방해하러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죠. (쓰다보니 벤제마 얘기를 했군요.)

물론 더 많은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정도만 해두겠습니다. 여기서 치차리토는 어떤가요?

페널티 박스 밖에서의 치차리토는 없는 선수나 마찬가지입니다. 패싱이 좋질않아 팀이 전방에서 공의 소유권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상대 수비진과 몸싸움을 할 능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머리나 가슴으로 공을 받아 다른 선수들에게 넘기는데 능한 선수도 아닙니다. 드리블은 평균적인 수준이고 주력도 다른 수비 선수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프사이드를 돌파하는 능력도 보통 수준이고요. 수비시에 열심히 뛰어다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공을 가진 수비수에게 끝까지 달려드는 선수는 아니지요. 

대신 치차리토에게는 쓰나미도 피해다니던 인자기를 방불케하는 놀라운 위치선정 능력이 있습니다. 정말 이 능력하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지요. 피니시도 준수합니다. 

이런 유형의 선수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그 팀은 항상 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경기장 가운데에서 공의 소유는 항상 상대팀보다 많이 가져가야하고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할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다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땐? 항상 11대 10으로 싸워야겠지요.

보다 명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과거 스콜스가 건재하던 시절의 맨유는 어느 팀을 상대로건 중원에서 밀리지 않는 팀이었습니다.(바르셀로나는 제외) 그 힘을 바탕으로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양질의 패스가 꾸준히 공급되었고, 이는 치차리토와 같은 선수가 빛을 발하기 가장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치차리토는 그저 짐만되는 선수일 뿐입니다. 점유율을 가져가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공을 순환시키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리그 약팀과의 경기에선 좋을 수도 있으나, 지금의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어느 팀과의 경기에서도 중원에서의 우위를 잡기 힘들어하며, 이런 상황에서 치차리토의 존재는 팀에는 독으로 작용할 공산이 클것으로 보입니다. 

이 선수가 높은 평가를 받는데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잘생긴 선수, 다른 하나는 어린 선수. 팬들의 사랑을 받는, 중요한 리그경기에서 곧잘 골을 터트리는 선수를 내치기는 어느 팀이건 쉽지 않은 일일테고 이 선수가 어린 선수임을 고려한다면 무작정 벤치에 놓기도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일이죠.

결론은 맨유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치차리토를 버려야합니다. 루니 원톱에 창조적인 미드필더 한명만 추가된다면 (플레처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홀더 한명도 있어야겠지요.) 맨유는 다시 부활할 것입니다. 치차리토는 벤치로 돌아가야 하며 솔샤르가 그랬듯 팀이 절실하게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타나야 하고 이런 역할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지금 가치가 가장 높을때 다른 팀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치차리토가 맨유의 베스트 일레븐에 꾸준히 자리를 차지하는 한 맨유는 소리없이, 조용히 몰락하게 될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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