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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

오래된 빚 청산 & 퍼펙트맨 알론소.

일부다처제 2011.10.20 05:54 조회 3,344 추천 14


꼭 갚아주어야 할 빚을 갚고 난 기분입니다. 이자까지 꾹꾹 눌러담아서 갚아주었네요.
올랭피크 리옹이라는 팀에게 큰 빚을 지고 있었죠.

09-10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추첨식이 있을 때,  리옹과 레알마드리드가 상대로 만나는 일이 확정되고, 그때 봤던 리옹 구단 관계자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리옹 구단진의 '아 또 너네야? ㅋㅋ 8강 쉽게 가겠군' 하고 좋아하던 그 표정.. 그 시즌에 그 표정을 절망의 표정으로 바꿔줬어야 했는데 결국 실패했죠.  이과인의 골대 맞추는 짤이 아직도 ㅋㅋㅋ 우리의 가슴을 시큰거리게 하고 있구요.
라울의 레알에서의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되기도 해서 더 아쉬움이 컸습니다ㅜㅜ

그리고 지난 시즌에 또 만났죠.
1차전 어웨이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데바요르를 투입해서 계속 직선적인 공격을 이용한 골을 노렸으나.. 리옹의 홈과 리아소르에만 가면 10배의 중력을 느끼는 우리 선수들의 징크스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벤제마를 투입하면서 경기의 양상은 바뀌었고, 벤제마는 우리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던 악마의 손을 찢어버렸죠.  원정에서 1-1의 결과를 내며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어진 홈 경기에서 우리 팀은 리옹에게 한 차원 높은 팀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3-0 .  드디어 올랭피크 리옹에게서 8경기만에 1승을 따낸 순간이었죠.


그리고 이번에 또 만난 리옹..
이건 축구의 신이라는게 있다면 그가 준 기회였다고 생각하네요.  이미 벤제마가 리옹전에서 넣은 골로 징크스는 끝나가고 있었고, 베르나베우 3-0으로 인해서 완벽하게 끝이 났죠.

남은건 이제 우리가 리옹을 더이상 찝찝해하거나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다는 확인뿐이었습니다.
그리고 1승 4무 3패라는 상대전적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만이 필요했죠. 

그리고 우리는 4-0으로 가볍게 리옹을 제압.  징크스 종료 확신/상대전적 면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었습니다.

더이상 리옹은 레알의 발목을 잡을 대항마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데서 가장 기뻤고,  그만큼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또 증명된 경기였기 때문에 아주 즐겁게 본 경기였네요.
부디 다음 원정때 또 한번 승리해서 3승4무3패까지 상대 전적을 맞춰 주면 좋겠습니다. 


최근 눈에 띄는 게 우리 선수들의 공수형태인데요.
지금까지 치뤄온 몇 경기들을 다시 떠올리면 레알마드리드의 주된 패턴은 두가지 인것으로 보입니다.

첫째는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외질-카카를 동시 출전 시키며 수비 라인을 내리고, 역습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패턴.

둘째는 이번 경기에서 보여진 대로 전방 압박을 해 가며 비교적 윗선부터 상대팀을 공략하는 패턴이지요.

각각의 패턴을 대표하는 선수가 카카-디마리아임은 이번 경기에서 또 한번 증명이 되었습니다.

디마리아는 시즌 초반의 부진함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고 보이는 두경기를 펼쳤죠.  베티스 전 후반전에 투입되서 이과인의 골을 돕고, 치명적인 패스들을 뿌리구요.

이번 리옹전에서는 보이지 않게 공격진을 지원하면서 약간 쳐진 곳 (케디라와 외질을 연결하는 라인 정도) 에서 활동했고, 자신이 직접 기회를 만드는 것보다 팀의 공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줬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죠. 

디마리아의 보이지 않는 장점이 바로 이런 겁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과도 같이, 디마리아는 패스를 아주 잘합니다. 
특히 어제 리옹전과 같이 , 혹은 라요전과 같이 본인의 자리보다 약간 더 아래쪽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네요.

마음껏 드리블을 해서 골대 근처까지 깊숙이 침투하는 본인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플레이 외에도, 공격을 지원하고 가장 먼저 공을 차단하러 달려드는 저 모습이 , 제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았던, 완성된 윙어로서 가장 중요한 모습입니다. 윙어임에도 공격/수비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고 밸런스를 맞춰줄 수도 있는 모습.  어제 그 모습을 또 보여준 것 같아서 기쁘네요. 
디마리아가 저 플레이를 더 해주면 더 해줄수록 분명 카카와는 구별되는 본인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을것 같네요.
 
그리고 분명 무리뉴 감독은 디마리아를 내세우는 두번째 패턴에도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큰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 이기고 싶은 경기에서는 디마리아를 내보내고 있죠.  지난 시즌 우리 팀 공격의 주된 패턴이었고, 챔피언스리그 4강을 가는데 큰 역할을 했던 증명된 패턴이니까요.

이번에도 결코 쉽지 않은, 까다로운 상대인 리옹전에서 디마리아를 선발 출장 시킨데에서 다시 한번 확인이 됩니다.  디마리아는 카카에게 밀려 벤치에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필요하면 쓸 수 있는 다른 패턴의 무기.  디마리아가 벤치에서 대기함으로써, 레알은 카카와는 또 다른 여력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주 즐거운 일이에요.


최근 우리 팀의 공격과 수비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단연 사비알론소네요.

공격 면에서도 최근 몇 경기 아름다운 패스들을 뿌리면서 (특히 측면 쪽의 빈 선수에게로 정말 받기 좋은 패스를 뿌리는데 가히 아름답다는 표현 말고 다른 표현이 생각이 안날 정도입니다.) 레알의 굵직굵직한 공격 패턴을 주도해주고 있습니다.

그 파트너들도 분발해주고 있구요.  라스는 베티스전에서 완벽히 자신의 풀핏을 보였고, 공격 전개도 잘 해내주었어요.  그리고 케디라는 나올때마다 알론소를 공 수 양면에서 편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어제는 골도 기록했죠.
 
알론소가 패스를 뿌리면 레알의 측면이 열립니다. 
그리고 그 측면에서부터 공격은 레알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패턴이죠.  카카-호날두-외질이 주도하는 빠른 축구와는 또 다른, 알론소가 만드는 정통 하프코트 축구(라는 표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는 다채로운 패턴을 보유해야할 우리 레알마드리드에게 정말 좋은 무기가 됩니다.

결국 어제 경기에서도 알론소는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 했죠.  당연히 알론소에서부터 시작된 우리 공격은 날카로웠구요.


흥미로운 건,  최근 경기들을 보면 마르셀로가 앞으로 나가는 만큼, 알론소가 포백과 같은 움직임 (조금 더 정확히는 스리백 앞에 선 디펜시브 하프의 움직임) 으로 그 빈자리를 완벽히 메꾸고 있다는 겁니다.

요즘 경기들을 보면, 마르셀로가 굉장히 앞으로 나오죠.  거의 윙어에 흡사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리 공격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마르셀로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으면, 밀란의 카푸나 한참 젊었을때 카옹으로 대표되는 정통 브라질리언 윙백의 오버래핑을 다시 레알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눈이 즐겁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니 저렇게 나가서 플레이를 하면 저 자리는 어떻게 메꾸나' 하는 불안함도 있었죠.

알론소가 메꾸고 있었습니다.  마르셀로가 오버래핑을 나가서 공격에 가담하고 있을 때,  알론소는 오히려 아래로 쳐져서 상대의 역습에 대비를 하더군요.

그리고 그 움직임도 굉장히 유기적이었습니다.  알론소의 수비 스타일을 생각하면 측면 수비수에게 요구되는 맨-마크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 법도 한데, 그 부분을 위치선정과 호흡으로 커버해버리더군요.  마르셀로가 돌아 오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고, 유사시엔 센터백들의 도움을 받아서 왠만한 위기는 다 커버해 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라모스가 센터백으로 나올 경우에는 특유의 넓은 커버범위로 인해서 거의 완벽히 상대 공격을 차단하더군요)

그걸 믿고 마르셀로도 마음껏 공격에 가담해서 호날두나 카카를 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정리하면, 마르셀로가 오버래핑을 나가게 되는 경우에는 나머지 스리백이 서로의 거리를 넓게 벌리면서 수비진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마르셀로쪽의 빈 자리쪽으로 알론소가 쳐져서 플레이를 하죠.

그리고 그 호흡이 생각보다 굉장히 좋아서, 마르셀로가 다시 수비에 가담하기까지 시간을 정말 잘 벌어 줍니다.  라모스와 호흡을 맞추면서 상대 공격을 잘 지연시키거나 중앙으로 패스가 가지 못하도록 자리를 잘 잡아줘요.

당연히 중앙의 알론소 자리는 케디라가 잘 커버해주고, 때에 따라서는 디마리아가 밑에서부터 수비에 참여하면서 아주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내고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수비 형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격 할때는 아름다운 패스를 뿌리며 밑그림을 그리고, 수비할때는 마르셀로의 빈 자리를 완벽히 커버하면서 상대 흐름을 지연시키거나 끊어내는 플레이..

완벽합니다.  알론소 진짜 짱이에여.  요 몇년간 레알마드리드가 보유해왔던 디펜시브 하프들 중에서 가장 완벽한 플레이를 해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누구보다 감독님이 그걸 잘 아시니까 계속 알론소를 출전시킬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공격이야 우리 선수들의 호흡은 이미 정점에 올라 있고,  수비는 어떤식으로 진행되는 지 궁금했는데 잘 보니까 알론소가 정말 열심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수비의 안정화에 기여하더군요.  물론 그 알론소를 도울 수 있도록 케디라나 라스가 최근 잘해주고 있기도 하구요.

역시 세 시즌 동안 수비가 이렇게까지 안정된 게 그냥 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앙 허리라인부터 안정감을 가지기 때문에 수비도 같이 안정이 되네요.  마르셀로가 그렇~게 오버래핑을 자주 하는데도 말이죠. 

마하마두 디아라와 비교하면 공격할 때 훨씬 창조적이고, 가고와 비교하면 훨씬 꾸준한 모습이라고 하겠네요.  진짜 알론소가 영입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땠을지..

알론소만 계속 찬양하고 있는데, 당연히 우리 센터백들이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센터백으로서 라모스는 정말 수비범위가 넓고, 카르발료 역시 그러하죠.  페페는 빠른 발과 묵직한 피지컬을 이용해서 상대 공격수들을 끊어낼 수 있는 선수구요.  알비올도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걸 잘 해주고 있죠.

남은 건, 바란이 계속 잘 성장해주어서, 마르셀로가 이 폼을 유지하는 동안 수비라인을 잘 맞추는데 기여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네요.  아르벨로아가 오른쪽으로 나왔을 때 거의 아무것도 걱정할게 없다고 본다면, 바란만 성장해주면 우리의 수비는 카르발료가 더 나이를 먹더라도 확실하게 대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결국 수비가 좋은 팀이 토너먼트에서는 승리하는 법이니까요.


센터백들의 넓은 수비반경과 알론소-케디라의 좋은 위치선정으로 우리 수비는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견고함은 결코 다른 유럽 강호에 비해서 부족하지 않아보이네요.

걱정할 건 부상뿐입니다.  그리고 알론소의 체력문제 뿐이네요.  만약 누리 사힌이 경기에 투입되더라도 알론소만큼 저렇게 영리하게 움직여줄 수 있을까 기대와 걱정이 함께 됩니다.  알론소의 역할은 공/수에 걸쳐서 정말 많은게 요구 되는데, 사힌이 훌륭하게 해내줄 수 있을지, 특히 수비면에서 걱정이 조금은 됩니다.  얼른 적응해서 알론소를 좀 쉬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30먹은 형아가 맨날 맨날 경기에 뛰어서 녹초가 되지 않도록 동생들이 도와줄 필요가 있겠죠 ㅎㅎ

그라네로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라네로는 게임 전개에서는 알론소의 좋은 백업이 될 수 있겠지만, 수비시에 알론소만큼 해줄 수 있을지가 문제지요.  그렇기 때문에 감독님도 그라네로에게 기회를 주기 보다는 알론소를 계속 기용하는 것 같구요.

조금 더 수비시에 영리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도록 훈련에서도 열심히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게 가능해지면, 그라네로와 사힌으로 알론소에게 휴식시간을 보장해 줄 수 있겠죠.


어쨌든 최근 팀 분위기가 다시 정점에 올라와 있습니다.

벤제마와 이과인은 팬들 입장에서 아주 행복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구요.  특히 이과인의 부활을 기다려왔던 많은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죠...

Super_Karim때의 벤제마 부진,카카 열심히 밀고 아이콘도 8번 달았을때 일어났던 카카논란. 은근히 뜨끔했거든요... '아 내가 미니까 잘 안되나.. 바르셀로나 아이콘 달아야되나' 라는 작지만 사소하지 않은 고민이 있었는데,,, 20번 아이콘 다니까 이과인이 요즘 날아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 다행입니다.  저 혼자 걱정하고 저 혼자 안심하네요. 휴.

호날두는 최근 경기들에서 골은 못넣고 있지만, 움직임은 아주 좋아졌습니다.  자그레브에서 입어온 부상 이후 폼이 떨어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오히려 팀을 지원하고 어시스트에 주력하면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모습이네요.

뭐 호날두야 원래 잘 넣는데다 몰아치기에 능하니까 지금 골을 못넣고 있어도 전혀 걱정이 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움직임이 그 부상이후에 많이 무거워보였는데 그게 회복된게 기쁘네요.  마르셀로와 콤비플레이는 여전히 세계 최고구요.
필드 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수 많은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감을 갖고 있는 선수니까요.  확실히 우리 팀의 에이스는 호날두입니다.

외질도 점차 본인의 풀핏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죠.  베티스전과 리옹전에서 외질의 몸놀림은 간결하고 빨랐습니다.  카카와도, 디마리아와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네요.  외질이 살아나줘야 10백을 뚫기가 쉽습니다.
디마리아와 플레이할땐 디마리아가 최선을 다해서 외질을 돕고, 카카와 플레이할땐 외질이 카카를 돕는 모양인 듯 합니다.  외질은 킹 호날두- 퀸 알론소 체제에서 아주 아주 중요한 선수인데다, 우리 팀의 10번이기 때문에 계속 계속 잘해주어야 해요.
얼마 전까지의 부진한 모습과는 달리 지금 다시 폼이 올라오고 있으니 기대해 봅니다.


챔피언스리그 3승을 거뒀고, 왠만한 일이 없는 한 조 1위 다음라운드 진출은 확정적인 듯 합니다.
이제 또 리가에 집중해야 될 때죠.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선수와 어떤 구성으로 경기에 임할지 또 궁금하네요. 

카카-이과인이 선택될지, 디마리아-벤제마가 선택될지.  케디라일지,라스일지.  코엔트랑은 또 어느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받게 될지. 각각 다른 구성일때 또 어떤 다른 플레이가 나오게 될지.  

요즘에 이런 재미로 경기를 보니까 경기가 두배로 재밌는 거 같아요.  유심히 보시면 미묘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는데, 그런 곳에 주목해서 경기를 보시면 또 재밌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비 부분에 대해 글을 적어 보는 것은 처음이고, 아직 제가 본 정보들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서 제가 위에 쓴 것들이 정확한 것일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네요 ㅎㅎ
다른 생각이나 다른 논의할 게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세요.  감사히 받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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