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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수페르코파 후기/ 토닥토닥 글.

빼빼로게임 2011.08.18 09:21 조회 2,006 추천 28


1/2차전 수페르 코파가 끝이 났네요.
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기쁨도 주고 슬픔도 줬던 그런 엘클이었습니다. 

몇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마지막 장면... 이건 마르셀로가 당연히 잘못했습니다.  결사의 추격을 해야 하는 1분여를 남기고, 저때 저 위치에서 그 태클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고밖에..
아직 나이가 어립니다. 그리고 브라질리언의 특성상 한번에 확 달아오르는 것도 있죠 (페페도 이런 성향이 있죠) 

다만 반칙의 시기가 정말 좋지 않았다는 것,  진짜 단 한번의 찬스가 아쉬운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결과적으로 우리는 1분여의 마지막 찬스를 잃었고, 
지고 있는 팀이 성을 냈다는 굉장히 좋지 않은 이미지로 경기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누캄프 1차전때, 라모스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에도 레매는 많이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감싸안았죠. 

차라리 너무 얌전하게 기죽어있던 어린 선수들에게 경각심이라도 불러일으키려고 5-0 상황에서 꿈틀 했던 라모스.. 저는 솔직히 나쁘게 안봤거든요. 

그때야 이미 경기의 추가 기울어진 상태고, 이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면 완전 초상집 분위기일텐데.. 꽁꽁 얼어있는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됬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측면에서만 보자면요)


그러나 이번 마르셀로의 경우는... 승부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상태였고, 정말 너무 간절한 추가시간이어서 더 아쉬움이 큽니다. 당연히 비판 받아야 할 거친 태클이었구요. 

한번씩 상대방의 도발에 넘어가는 저런 행동을 고치지 못하면 잘하는 선수는 될수 있을지언정, 좋은 선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야유와 도발마저도 즐기는 수준으로 성숙했으면 좋겠네요. 마르셀로도 그렇고, 페페도 그렇고.. 

젊고 어린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건 것 처럼 투혼을 불사르는 것도 좋지만 이것은 방법이 틀린 거니까요. 

더 크게 더 길게 봐야 하니까요.  그들이 뛰고 있는 팀은 일개 클럽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하얀색의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클럽" 인 레알마드리드이니까요. 

나이를 먹고,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 더 성숙한 멘탈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그런 부분에서 마르셀로 이번 코파에 못 나간건 너무 아쉽네요. 
그런 큰 대회에서 죽자고 야유도 먹어보고, 선수들 11명을 제외한 모든 것이 적인 그런 환경에서도 경기들을 치루다 보면 분명 더 나아질 겁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레알의 써드주장 아닙니까.  
비판은 당연히 달게 받아야 할 행동이었지만, 우리 선수를 비난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지난 시즌, 그리고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에게 많은 기쁨을 줬던 마르셀로니까요. 


외질과 이과인이 걱정이 되네요.  얌전하고 차분한 두 선수가 저렇게 화를 낸 것은 분명 뭔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이케르나 라모스 같은 주장단이 잘 다독였으면 좋겠네요.  엘클에서 더 이상 장외설전은 보고 싶지 않아요. 

오늘 같은 경우는 심판도 비교적 공정했고, 경기도 마지막 장면까지는 특별히 이렇다 저렇다 할 것 없이 부드러웠는데, 저런 장면으로 장외설전이 계속 이어지는건,
여러 모로 좋지 않겠죠.. 선수 개인의 이미지에도, 그리고 우리 클럽에도,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수 많은 엘클라시코들에도.. 

 
경기적인 측면에 대해서 느낀 바를 적어보려 합니다. 

우선, 9개월 전이죠.  11월의 누캄프를 생각해봅시다. 
그때의 처참했던 경기력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리가 2차전 알비올 퇴장에도 투혼을 발휘했던 경기, 그리고 우승했던 코파 델레이, 열심히 막아냈던, 그리고 너무 아쉽고 분했던 페페의 퇴장에 이은 챔스 1차전 패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었던 2차전. 

그 경기들을 잠깐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챔스 2차전을 제외하고 저 경기들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기 내내 우리가 수비적으로 나갔다는거,  완전히 경기력에서 밀렸다는 것.  그게 공통점이죠. 
우승했던 코파 델레이 때에도, 한번씩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긴 했으나 , 전체적으로 바르셀로나의 페이스였고, 우리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서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가장 중요한 기회에 호날두가 결정지어서 우승했었죠. 

그러나 챔스 2차전 누캄프.  그때 호날두의 등 파울, 그리고 종합 스코어에서 패배한 것 때문에 묻혔지만, 그때도 4-2-3-1이었습니다.  그리고 누 캄프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굉장히 좋은 공격축구를 펼쳤죠.
 
그때부터 경기력과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네요.  이번 수페르코파, 1-2차전은 4-2-3-1이라는 "우리의 전술"로 바르셀로나를 드디어 경기력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어떤 확신을 준 그런 대회였습니다. (사실 챔스 2차전은 긴가민가 하는 감이 있었어요 ㅠㅠ 우리가 1차전에서 졌기 때문에 그녀석들이 잠구기로 나오지 않았나 하고) 


호날두의 존재는 그들의 특기인 알베스의 오버래핑을 완전히 차단했고, 반대쪽 디마리아도 1차전과는 달리 2차전에서는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벤제마는 이번 수페르코파에서 우리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이 되었구요. 
우리가 의도한 것을 두경기 180분에 제대로 펼쳐보이고 온 경기들이었네요.  
물론, 이정도에 만족하면 안되겠지만, 불과 9개월입니다.  9개월전과 비교해서, 그리고 힘겨웠던 지난 4연전과 비교해서 이만큼 해 보였습니다.  무리뉴 감독과 선수들이요. 
이정도면 아쉬운 박수를 쳐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얘기해보자면,

1차전과 비슷하게 2차전에서도 받은 느낌입니다만, "전체전에서는 승리했고, 국지전에서 아쉬웠다" 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걔네들은 몸상태가 안좋은 것도 잇었지만 (이건 핑계가 될 수 없죠, 경기 앞두고 컨디션 안좋다고 하면 그건 자기들 탓이지) 압박이 느슨하더군요. 

아니, 오히려 우리 쪽 압박이 훨씬 좋았습니다. 감독님과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한 성과가 가장 잘 나타나는게 이러한 전방 압박의 숙련도입니다. 
압박이라는게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던 지난 누캄프 리그전과 비교해서 괄목할만큼 좋아졌죠. 

지난 시즌과 프리시즌 내내 열심히 훈련한 성과를 수페르 코파에서 완벽하게 보여준 거죠.  전방압박에서부터 바르셀로나를 이기고 들어간다. 
전세계에 이런팀은 없습니다.  오직 우리가 보인 이번 성과만이 유일하죠.  그랬기 때문에 오히려 바르셀로나가 전체전에서 지는 양상이 나온 겁니다. 


그리고 알론소와 케디라가 버티는 중원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코엔트랑 의외로 중원에서 너무 잘 하더군요. 파이팅도 좋고 활동량도 좋구요. 
케디라가 옐로카드를 받기 전까진 탱크처럼 상대방을 단단하게 막고, 케디라가 옐로카드 이후 위축될 즈음에 활동량과 스피드, 끈기가 좋은 코엔트랑이 중앙을 보는 플레이.
감독님이 만사 제쳐두고 제일 먼저 영입한 선수가 왜 코엔트랑이었느냐에 대한 좋은 대답이 된 것 같네요. 


다만 국지전입니다. 
이번에 양팀은 전방압박 수준도 비슷했고 (오히려 우리가 우세했고) 전체적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경기를 풀었는데요. 

양 팀이 모두 전체적인 점유율과 전술은 차단하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핀포인트 전술로 서로를 공략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경우엔 전방부터 경기 전체에 대한 압박은 밀린 대신, 우리 팀의 중앙플레이가 어렵도록 수비를 했죠. 그것이 이번 1/2차전 그들의 수비전술의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호날두의 측면에 의존했죠.  1차전과 2차전 양상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전방에서부터 그들의 패스플레이를 차단하려는 압박을 강하게 사용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사비가 2차전에서 뭘 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고, 1차전에서 티아고가 나왔는지도 모르게했고, 메시를 90분 내내 잠수시켰죠.  

그래서 바르셀로나는 1차전에는 산체스, 2차전에서는 페드로를 앞세워 국지전을 펼치게 된거죠. 
호날두 VS 산체스 가 1차전의 국지전 양상이었고, 호날두 VS 페드로가 2차전의 양상이 됬습니다. 


호날두는 열심히 싸웠습니다.  몇번의 선택지에서 슈팅을 선택한 것, 그리고 알베스에게 차단 당한 것들이 질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작정하고 이런 작전으로 양팀이 붙는 다면, 
계속 돌파를 시도하고 이 싸움에서 이기도록 자꾸 시도하는게 "에이스의 플레이"입니다. 

호날두는 우리 에이스고 이번 전술의 핵심이었는데, 계속 시도해야죠.  이 싸움을 하는 내내 막히다가, 단 한번 수비진을 뚫고 성공하면 호날두의 승리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는 못했지만요..) 

그런 부분에서 오늘 외질이 조금 아쉽더군요.  전반전에 중앙에서 조금 더 좌측으로 붙어주면서 호날두와 2:1 이라든지, 반대편으로 벌리는 플레이라든지 이런 데에 도움을 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반면 그들에게는 국지전 전술이 2개입니다.  

첫째가 1차전에서는 산체스, 2차전에서는 페드로를 이용한 측면플레이이고,
하나는 메시로 뭉개고 들어오는 플레이이죠.  

1차전에서는 완벽하게 봉쇄에 성공했습니다.  진짜 1차전 비긴 건 운이 바르셀로나를 향해 웃음지어서 라고 밖에..

비야의 그 슈팅.. 메시의 단 한번의 찬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유일했던 페페의 실책이 겹쳐서 2실점 하고 만 것이죠.   
그런데 2차전에서는 그 두번째 패턴인 메시로 뭉개고 들어오는 것에 많이 당했습니다. 

첫번째 골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케디라가 공간을 내주었고, 마지막 실점 상황에서는 전반부터 열심히 뛰었던 코엔트랑이 막판 집중력이 하락해서 쇄도하는 메시를 놓쳤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코어에서 졌다고 봅니다.  전체적으로 비슷비슷한 양상에 (우리가 더 우세한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이 경우엔) 양팀이 가지고 나온 "이번 경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핀포인트 전술" 에서 그 선택지가 그네들이 조금 더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나 하네요. 


다만 한가지 괜찮았던 건, 후반전 이과인 투입 후 좌 벤제마 우 호날두 중 이과인의 스리톱 형태입니다. 

좌측에서 혼자 고립되었던 호날두는 우측으로 가면서 훨씬 넓은 공간과 선택지를 보유할 수 있게 되었고, 반대쪽 벤제마에게 넓혀주거나 중앙으로 다시 볼을 돌리거나 본인이 치고 나갈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왼쪽의 제마는 물만난 고기 같았구요. (당연히 오른쪽에 호날두가 있어줌으로써 그런 플레이가 가능하기도 했고) 상대적으로 우리가 잘 들고 나왔던 구성인 좌 호날두 우 디마리아 중 벤제마 보다 조금 더 유연했던 구성이 아니었나 싶네요.  

디마리아가 여태껏 엘클에서 보였던 "공격적 퍼포먼스"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했을 때,  좌측에서 호날두가 고립되는 데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고 보거든요. 
(수비 가담과 활동량을 생각했을 때 디마리아를 나무랄 수 만은 없지만) 

반면 벤제마와 호날두가 같이 측면에 있으니, 특히 왼쪽의 벤제마는 우리 팀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격 옵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로서도 부담이 많이 될 수 밖에 없었겠죠. 결과적으로 측면에서 조금 더 공격을 잘 풀 수 있는 전술 변화였다고 생각하네요. 

우리가 조금 더 앞선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술적 폭의 차이에서 아쉬운 패배를 경험한 수페르코파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몇몇 결정력도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호날두가 바르셀로나만 만나면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데, 많이 좋아졌습니다. 점점 좋아지고 있었구요.  그리고 그걸 타파하는데 이번 벤-이-호 이 스리톱 구성은 좋은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아.. 
이렇게 아쉬움만 남겨주고 끝나다니, 진짜 폭풍같은 1/2차전이었네요.
그래도 위에서 언급한 부분과 같이, 예전처럼 밀리고 밀리던 레알은 없었습니다.  

1/2차전 전부 경기력 부분에서는 우위였고, 이것은 당연히 머리 아프도록 전술을 구상하고 훈련을 구상하신 감독님과, 그 훈련을 열심히 소화해준 선수들의 공입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줘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할 순 없습니다.  다른 사람 탓을 할 수도 없죠.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 그리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어쩌다보니 다음에는 이긴다.  다음에는 꼭.  이런 말들을 많이 하게 되었지만, 그리고 이번에 실망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보세요 다음에는 진짜 이길 거 같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결과가 좋지 못해 힘이 빠집니다.  

그래도 계속 힘 빠져 있어서 어떻게 덕질과 팬질을 하겠습니까!
긍정적인 부분에 주목하면 마음이 한층 가벼워집니다. 이번 수페르 코파에서 본 긍정적인 부분에 주목해서 이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해야 되겠죠. 

아직 리가 1라운드, 챔피언스리그 1차전은 시작도 안 했습니다. 
수페르코파라는 전체요리를 못 먹은 건 아쉽지만, 우리에겐 또 메인이 있고,  이번에야말로 메인요리를 독식하기에 아주 좋은 징후를 이번 수페르 코파와 프리시즌에 보지 않았나요 ㅎㅎ 

우리 스탭들과 보드진, 그리고 감독님 프리시즌에 고생많았고, 프리시즌 내내 좋은 경기 좋은 시합 했던 선수들 수고했습니다. 

이제 시즌이네요.  시즌 직전의 마지막 마음을 잘 다잡고, 이번 수페르코파에서 있었던 수확들로 알찬 시즌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겨도, 져도 응원합니다. 
화이팅 레알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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