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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무리뉴는 정말 대단한 감독인듯...

백의의레알 2011.08.15 16:40 조회 2,003 추천 13
오늘 새벽 다섯 시에 올 시즌 첫 번째 엘 클라시코인 수페르코파 경기를 봤습니다.

너무나 멋진 경기였습니다. 비록 우리가 운이 좀 없어서 비기긴 했지만,

근래에 들어 우리가 바르샤를 압도한 경기가 없었는데, 3년만에 그런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기뻤고,

또한 8~9년만에 레알다운 공격적인 플레이와 조직력을 갖춘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레알을 발견해서 기뻤습니다.

제가 레알의 팬이 된 후, 갈락티코 1기 시절의 초반 이후 볼 때, 항상 레알은 2% 부족한,

선수들의 개인기량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는데, 지난 시즌, 그리고 오늘 하나의 팀으로 된 레알을

볼 수 있었던 게 무엇보다도 고무적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무리뉴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델 보스케 하야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조금씩 하향세를 걸어왔습니다. 비록 델 보스케 하야 이후 두 번의 리가 우승을 거두었지만,

그 때는 라리가가 프리미어 리그에 비해서 몰락하던 시기에 거둔 우승이기 때문에,

그 우승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가 우승보다는 챔스 우승에 목말라있었던,

그리고 챔스 16강에서 항상 좌절했었는데, 무리뉴 부임 이후 팀이 정말 몰라보게 달라진

느낌입니다. 02-03 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4강에 갔고, 그 과정에서 바르샤를 제외한

모든 상대편을 압도했던 때가 지난 시즌이었습니다. 게다가 코파델레이에서는 바르샤를 꺾고,

우승했죠. 그리고 마침내 오늘 수페르코파에서 바르샤를 만났습니다.

사실상 이제 세계 축구는 양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레알이 어느 대회에서건 우승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바르셀로나와 항상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무리뉴도 이러한 점에 착안해, 이번 시즌을 단단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를 증명하는 것이 우선 이번 이적 시장에서의 빠른 움직임이었다고 봅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우리는 사힌, 알틴톱, 코엔트랑, 카예혼, 그리고 바란을 영입했는데,

이 딜을 모두 프리시즌 직전에 성사시켜서, 팀이 프리시즌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했고, 이번 엘클라시코를 보면 전방에서부터 엄청난 압박을 했는데,

이러한 플레이를 펼치면 선수들의 체력이 남아날 리 없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거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점을 볼 때 카드를 주의해야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레드카드를 각오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시즌을 준비한 듯 합니다.


우선 레알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바로 알론소인데, 이런 알론소의 부상 혹은 과부하 혹은

경고누적에 대비해서 사힌을 영입했습니다. 게다가 알론소와 사힌이 호흡을 맞춘다면 좀 더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

두 번째로, 라스의 이적과 맞물려 늘어나는 케디라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코엔트랑과

알틴톱을 영입했습니다. 게다가 이 둘은 멀티 자원입니다. 각각 왼쪽 사이드와 오른쪽 사이드의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가라이의 이적과 더불어, 중앙 수비의 안정화를 위해 바란을 영입했습니다.

또한 바란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풀백까지 소화해 낼 수 있는 멀티자원입니다.

만약 페페가 지난 시즌처럼 변칙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해 낼 때 중앙 수비를

도맡아 할 수도 있고, 페페를 대신해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해 낼 수도 있으며,

팀이 극도로 수비형 전술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이 바란을 영입한

무리뉴의 의도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감독이 과연 몇이나 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필요한 포지션만

재빨리 보강하고, 기존의 멤버들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시해서 새로운 선수들도

그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염두에 두는 감독이 몇이나 될까?

게다가 미완성이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1년 만에 역대 최강이며 노련한 바르셀로나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팀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팀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감독이 과연

있을까?

저는 현재로선 그런 사람은 Special One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스스로를 Special One이라

칭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재 바르셀로나는 역대 최강인 팀이고, 레알 마드리드는 50-60년대가

최강이었지, 현재는 그 때만큼은 빛을 보지 못하는 듯 한게 사실입니다. 사실 제가 그 시절

레알을 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그렇습니다.

그런 팀을 상대로 대등하고 투지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무리뉴의 능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향후 몇 년간은 그가 레알의 지휘봉을 잡길 바랍니다.


아무리 타이타닉처럼 호화롭고, 빛나는 배가 있더라도, 그 선장이 배의 키를 잘못 돌리면,

그 배는 영락없는 종이배가 되듯이,

아무리 빛나는 역사와 화려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도, 선장을 잘못 만나면 그 팀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근 몇 년간 레알 마드리드의 팬으로서

느낀 점입니다.

이번 시즌은 유능한 선장인 무리뉴와 그런 선장의 지시를 잘 따를 수 있는 유능하고 패기 넘치는

선원들이 있기에, 그 어느 시즌보다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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