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덕에게 귀천(貴賤)이란 존재하는가?
X : 축구 좋아하세요?
I : 그냥 가끔 보는 편입니다.
X : 혹시 해외축구도 보세요?
I : 네. 축구를 본다면 주로 해외축구를 봅니다.
X :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 것 같네요.^.^ 그러면 어떤 팀을 좋아하세요?
I : 레버쿠젠과 세비야를 좋아합니다.
X : ...................................
제가 친분이 없는 사람들과 대화 자리를 가질 때 자주 겪는 현상입니다.
레매 여러분들에게는 이런 말을 하기가 부끄럽지만...
저는 친한 사람들이 아니면 레알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바르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드리스모들을 싫어하더군요.
(분명히 예전에는 그냥 웃으면서 축구 이야기 할 수 있는 꾸레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슬픈 현실...ㅡ.ㅡ)
성격이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고 애초에 적을 만들 일을 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비야와 레버쿠젠도 베티스와 쾰른이라는 라이벌이 있지만 축구 내공의 경지가 고수에 도달하지 않는 한 그 클럽 팬 활동하기는 힘들죠. 게다가 오프라인에서 만날 확률도 거의 희박하니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에 저 X의 반응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제 경험상)
1. 무관심형.
X : 아, 네...
- 주로 라 리가, 분데스 리가를 애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반응입니다.
그런 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이야기 거리로 끌고 나오면 내가 할 말이 없으니 거기서 적당히 말을 돌리는 유형입니다.
2. 호감형.
X : 정말요?!?!^.^ 누구 좋아하세요? 나바스 ? 팔럽? 키슬링? 롤프스? 아들러?
- 자신도 모르게 '저는 축구 엄청 좋아합니다' 라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아니면 저처럼 어느 날 그냥 생각없이 인터넷으로 아무 경기나 봤는데 하필 그 경기가 나바스가 라몬 산체스에서 사이드를 누비고 있었다던가, 아니면 레버쿠젠 경기를 지나가듯이 봤는데 그 경기에서 롤프스가 날았다던가...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성격을 떠나서 친하지기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용이합니다.
3. 비호감형.
X : 그런 팀 좋아하세요? 그런 팀 보다는 말이죠...
- 대게 빅 클럽만을 선호하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 몇 몇 특정 클럽의 팬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지만 어느 클럽이었다고는 말 못합니다.ㅡ.ㅡ;;;
네. 물론 이런 반응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에 대해서 큰 불만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레버쿠벤과 세비야를 좋아하는 것을 마치 '중소기업 입사를 꿈꾸고 있는 청년 실업인', 혹은 '남자면서 순정만화를 챙겨보는 사람' 같은 것을 보는 것 마냥 비웃으면서 취향을 무시하는 사람들 입니다. ㄴ이버나 다ㅇㅡㅁ같은 포탈 사이트에서 댓글로 보는 것만해도 엄청 스트레스 쌓이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보면 정말로 머리 아픕니다.
그러면서 마치 전도를 권유하는 것 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클럽을 PR합니다. 물론 그런 것도 좋습니다. 그렇게 PR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클럽에게 애정을 갖는 사람이 늘어날 수록 뿌듯한 기분이 들테니까요.
하지만 이 PR과정이 또 마음에 안듭니다. 마치 '그런 싸구려 말고 이렇게 화려한 것을 애용해보세요' 라는 의도가 가득 담겨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축덕에게는 '깊음'과 '얕음' ,' 중간' 이 있다고 여기는 저이기에
어느 순간부터 생겨난 축덕에게 '좋아하는 클럽=그 사람의 이미지와 지위'를 찾으려는 현상이 점차 확대되는 것이 그저 슬프기만 합니다.
혹시 레매에는 이런 분 안 계시겠죠?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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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edira 2011.08.03남자라면 한번쯤은 이런일겪어봤죠 ㅎㅎ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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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날띠코스 2011.08.03베프가 알고보니 꾸레 어억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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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팬 2011.08.03축덕이라고 불릴수 있는 경지에 있는 분이면
남이 좋아하는 팀이 있다면 그걸 존중해주는것이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7.Viva Raúl.7 2011.08.04@그냥팬 정말 축덕이라면 남이 좋아하는 클럽을 같이 좋아해주지는 않더라도 존중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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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키 2011.08.03저런분 만나면 다양하게 얘기할수 있어서 좋을것 같네요.
이를테면 제친구는 에르쿨레스팬.... 강등되니까 눈물쏟을 기세였어요 ㅎ -
Alvaro Morata 2011.08.03제 친구는 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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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롱 2011.08.03제 주위에 동성친구중에서는 ....수아레즈좋아하는 애 하나밖에 없고,
남자들도 축구를 안봅니다 ^^ 그러면서 나보고 \'축구도 안해봤으면서 보냐\'고 그러고....그냥 혼자 벽보고 말해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7.Viva Raúl.7 2011.08.04@모롱 그것은 정말로 심한 성차별 중에 하나죠.
\'여자가 무슨 축구를?\' 이라고 말하는 것이 말이죠.ㅡ.ㅡ;;; -
나비봄 2011.08.03전 제주위에 축구좋아하는사람이없어서, 얘기하다 축구에 \'축\'자만 나와도 엄청 반가워할거같아요..ㅋ 여자라서 그럴수도있구요ㅋㅋ
예전에 일했던데서 같이 근무했던언니가 꾸레였는데, 축구얘기만꺼내면 바르까칭송하길래 그뒤부턴 같이 얘기하기싫더라구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7.Viva Raúl.7 2011.08.04@나비봄 좋은 반응입니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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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희 2011.08.03친구들 대부분은 내가 축구얘기하면 걍 듣기 싫다는듯이 화제 돌리고 그나마 하나있는 리버풀팬 친구는 걍 서로 축덕ㅉㅉ 거리면서 어느순간부터 축구얘기보단 다른얘기를 많이하는데... 쓰다보니 조금 이상해졌네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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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7.Viva Raúl.7 2011.08.04@레희 아, 저도 요즘에 그럽니다. 볼 때 마다 축구 이야기하니까 지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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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tzsche 2011.08.03저는 epl 이랑 옆동네 빼고는 다 좋아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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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 2011.08.03전 축빠면 다좋습니다 친구들끼리는 그냥 괜히 서로 좋아하는 팀 까면서 놀구요 ㅋㅋ대신 꾸레는 .. 넣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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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2011.08.03전 걍 딴팀 팬이면 그팀 까고 상대도 레알까고 이러면서
친해지던데 ㅎㅎ -
베스트셀로 2011.08.03제친구는 원래 바르카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자기 1순위팀이랑 엮인일로 이제 증오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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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nte 2011.08.03전 레알좋다하면 얼빠로알고 맨유좋다하면 아는팀이 맨유뿐인줄알고(역시 여자라 축구잘모를거란 뉘앙스로) 뉴캐슬좋다하면 그런팀왜좋아하냐고하던데ㅋㅋㅋㅋㅋ어째야하죠 저는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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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실비 2011.08.03@Andante 어익후, 여기 축덕녀 한분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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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7.Viva Raúl.7 2011.08.04@Andante 시어러가 뉴캐슬에서 뛰는 것을 보고 그 후로 저도 뉴캐슬 좋아했는데 도대체 뉴캐슬 좋아하면 왜 안되는 건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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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앨리스 2011.08.04@Andante 222222 여자분들이 레알 좋아한다고 말하면 얼빠로 보는 남자분들 많은듯.....; 그렇다고 우리나라 대다수 남자들이 팬인 맨유좋다하긴 싫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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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한빙뀨 2011.08.05@Andante 3333 진짜 레알빠라하면 얼빠로 보는 사람 답없습니다 ㅡㅡ.......... 구구절절하게 아니 나는 호날두 카카 얼굴이 좋아서 그런게 아니고 선수로써 좋은건데 어쩌구저쩌구 우리 외질이 어쩌구저쩌구 ..... 얘기하면서 스스로가 슬퍼지죠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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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4Ever 2011.08.03저도 뉴캐슬 좋아한다고 하면 뉴캐슬이 뭐가 좋냐고 하는사람들이 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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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룰렛 2011.08.03빅4 이외의 팀들은 아래로 보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긴하죠..
그냥 나하고 다르구나 하고 넘어갑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7.Viva Raúl.7 2011.08.04@마르세유룰렛 네. 정말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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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2011.08.04어느 팀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그에 맞는 편견들이 하나씩은 다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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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2011.08.04리즈 쯤은나와줘야할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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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11.08.04저런 분이라도 만나보고 싶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