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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그리고 레알이 먼저 웃었다.

Super_Karim 2011.04.17 13:56 조회 4,024 추천 58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고, 전방에서부터 상대방을 압박해 들어가면서 찬스를 만들어 내는 바르셀로나식 축구에 , 무리뉴 감독은 "페페"라고 하는 결사대를 중앙에 배치하는 "신의 한수" 로 응대하면서,

"이것이 바르셀로나 식 축구에 대한 무리뉴의 대답이다" 라고 밖에 할수 없는 대단한 경기를 치뤄냈습니다.

오늘, 결과가 1-1 동점임에도, "레알마드리드가 먼저 웃었다" 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첫째, 1명이 퇴장당해 열세에 놓이고, 한골을 먼저 허용한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해 내는 축구를 한 것.

둘째,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하던 바르셀로나의 패싱 축구를 "전술로서" 완벽하게 막아낸 것

셋째, 악몽과도 같았던 1차전과 너무도 달라진 양상으로 다가올 3번의 승부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줬다는 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팬들도 "홈에서의 1-1"에 대한 결과에 만족 할 수 있는 것이죠.  한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리고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서 만들어낸 무승부이니까요.

1차전에서 축 쳐진 모습, 전의를 잃은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실망시켰던 마드리디스타들은 없었습니다.  대신 끝까지 할 수 있다는 투지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우리 선수들만이 있었지요.
 
여기서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의미를 찾을 수 있겠네요.
우리 선수들 누구 하나 주눅들고, 쳐지는 모습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었습니다.  1차전에서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던 이런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수가 있지요.

아마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이대로 끝나서 다행이다" 라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쉴 것이고, 우리 선수들은 " 아 조금만 더 했으면 뒤집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자신감을 근거로 한 아쉬운 마음을 가졌을 것 같네요. 

이것이 바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 험한 일정의 끝에서 우리 레알마드리드가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 전술적인 부분에서 오늘 경기를 잠깐 되새겨 볼까요.

무리뉴감독은, 설왕설래가 계속 되던 "외질과 카카 중에 누굴 선택할 것이냐" 에 대해서 디마리아를 선택했습니다.

3미들을 두면서 중앙을 두텁게 하고 최전방에 원톱을 둔다면 , 원톱과 3미들 사이에 있는 두명의 선수는 "폭발력" 이 필수입니다.

여지껏 우리가 봐왔던 외질의 모습은 폭발력이라기 보다는 "섬세함"에 가까웠다는 점, 그리고 카카의 컨디션과 몸상태가 과연 이 중요한 경기에서 100퍼센트가 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서 디마리아를 선택했던 무리뉴 감독은 옳았습니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은, 디마리아를 평소에 디마리아가 항상 배치되던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배치했죠.  이것은 공격적인 면에서 몇몇 답답한 장면을 만들었지만, 수비적인 면에서는 대단히 성공했던 작전입니다. 

디 마리아가 이번 시즌 보여준 좋았던 모습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일차적으로 공을 커트해 내는데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인데요,
디 마리아의 빠른 발을 이용하면서도, 그의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능력을 이용해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드에 대한 전방에서의 협력수비를 노린 수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결과적으로 이 투입은,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의 핵심인 중원의 사비/이니에스타를 앞에서부터 "협력하여" 막아내는 데에서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이뤄냈죠.

역습 공격시 보였던 디마리아의 아직은 미숙한 모습은 둘째치고라도, 수비적인 면에서 분명 메리트가 있었던 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히어로 페페.

무리뉴 감독은 빌바오전 시험경기를 통해, 페페를 3미들의 최 후방점에 배치합니다. 4백을 보호하면서도 많은 활동량과 강한 피지컬을 이용해 역시 바르샤 축구의 상징인 그들의 중원을 막는데에 아주 유용한 카드를 꺼냈죠.  그리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페페와 케디라는 , 바르셀로나의 정밀 기계와도 같은 패스플레이의 시발점인 중원을 , 피지컬과 활동량으로 맞서서 그들을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페페를 이만큼 경기에서 빛나게 하는 포지션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페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모습은 경이적이었으며, 샤비와 이니에스타가 90분 내내 전혀 평소의 모습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큰 성과를 거뒀죠. 

마치 "신라의 대군을 5000명의 결사대로 막아냈던 계백장군"을 떠올릴 만 했네요. 


끊임없이 달리고, 끊임없이 압박하고 , 공을 끊어냈던 그 투지넘치는 모습에 모든 레알마드리드의 팬은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명이 부족한 상황을 전혀 느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바르샤의 패싱 플레이 자체를 묶어내고, 공을 따냄으로서 모든 위험을 미리 끊어내는 역할을 해 주었네요.  아마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아 뭐 저런게 있냐" 라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완벽히 맞아 떨어졌던 것이 "알비올 퇴장 이후 취했던 재빠른 변화" 인데요.
이 전술의 변화로, 무리뉴 감독은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의 감독이며 "스페셜 원" 이라는 칭호가 가장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증명해냈습니다.

포지션 변화를 잠깐 살펴보죠.

-----------------------벤제마------------------------
----디마리아--------------------------호날두---------
-----------------------------케디라------------------
-------------알론소----------------------------------
------------------------페페-------------------------
-----------------------------------------------------
---마르셀로-----카르발료--------알비올----라모스-----
--------------------카시야스-------------------------

초반 전술은 이러했습니다.  그러나 알비올의 퇴장 이후에 알론소를 빼고 외질을 투입했고, 디마리아와 벤제마를 빼고 아데바요르와 아르벨로아를 투입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후반 전술은 다음과 같이 변합니다.

----------------아데바요르------------------------
-----호날두---------------------------------------
--------------------------외질--------------------
-----------케디라---------------------------------
----------------------페페------------------------
--마르셀로----------------------------------------
--------------카르발료----라모스------아르벨로아--
--------------------카시야스----------------------

오른쪽 라모스의 자리에 아르벨로아를 투입했고, 오늘 중앙에서 대단한 활약을 해준 페페를 다시 중앙으로 올리면서, 중앙 수비의 자리에 라모스를 세웁니다.

그리고 우리 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호날두-마르셀로 라인을 가동함으로서 바르셀로나에게 역습의 위험을 심어주어, 알베스가 전반전처럼 지 마음대로 오버래핑 하는 것을 봉쇄합니다. 
그리고 오늘 수비적으로는 잘해주었지만, 패싱 정확도에서 조금 아쉬웠던 알론소의 역할을 외질에게 맡기면서 좀더 정확한 볼 배급을 노리죠.

아데바요르를 이용한 "머리로 공을 따내고 떨궈주는 플레이"를 기화로 해서, 마르셀로와 호날두가 빈틈을 노려 공격해 들어가는 방식을 택했고,  결국 마르셀로가 패널티킥을 얻어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무서울 정도로 맞아떨어지는 전술을 보면서 경악을 넘어 전율할 수밖에 없었네요.

"점유율은 그래 너네 가져가라.  대신 우리는 3명분을 해내는 페페를 선두로 해서 너네 공격 끊어내고, 한방을 노리겠다."  이런 의도의 전술이었고, 대성공이었습니다.

페페는 신출귀몰하다 못해 귀신같았고, 마르셀로는 페드로의 모습을 경기장에서 지워냈으며, 라모스는 이니에스타-비야를 한꺼번에 잠수시켜 버렸고 카드도 안받았죠.


그리고 우리의 친구 비야는 "토레스가 낳나 비야가 낳나" "비야가 토레스를 낳다" "토레스가 비야를 낳다" "스페인의 두 스트라이커가 축구 팬들의 한숨을 낳다" 라는 축구계의 출산설에 정점을 찍으면서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ㅋㅋㅋ


또 하나 언급을 안 할 수 없는게 외질의 활약이네요.
전반전 페페와 케디라가 결사의 수비를 해주고, 디마리아가 거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서 공을 끊어내는 좋은 모습이 수차례 나왔죠.

그러나 디마리아는 오늘 공격시, 지난 경기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것을 만회하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아직까지 엘 클라시코라는 큰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발휘해줄 만큼의 담력이 생기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얼어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역습시 무리한 드리블로 흐름을 끊기도 했고, 좁은 시야로 패스의 길을 보지 못해서, 몇번의 좋은 찬스를 본인이 무리한 슈팅과 돌파를 시도함으로서 날려버리기도 했죠.
이에 후반전에 외질이 들어옵니다.

외질은, 여태까지 자신을 따라다니던 "큰 경기에 약하다" . "전방 압박에 약하다"  라는 말을 싹 지워버리듯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구요.

공을 마음껏 배분하고, 빈 공간으로 침투하기도 하면서 바르셀로나에게 위협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외질이 들어가고 호날두가 왼쪽에서 공격을 시작함으로서, 전반 내내 가동되지 않았던 "호날두-마르셀로" 라인이 재가동 되었죠. 
그 라인을 완벽히 지원하면서 본인도 빈틈을 노리는 영양만점의 축구를 했습니다.

이때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것이 무리뉴 감독이 "외질을 선발이 아닌 조커로서 투입"했다는 것이고,  전반전의 체력싸움에서 외질을 자유롭게 해서, 후반전의 빈틈을 노리는 작전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는 겁니다. 

아마 선발로서 외질이 투입되었고 바르샤의 전방에서의 압박과 계속 싸웠다면, 외질이 이 만큼의 활약은 하지 못했을 지도 모르죠.  그러나 전반전에 외질을 아껴둠으로서, 후반전 가장 필요한 시점에 그의 능력을 100퍼센트 끄집어 낼수가 있었습니다.

참.. 귀신같은 용병술이었네요.  아니 귀신이네요.


카르발료가 이끄는 수비진은 1차전과는 달리 매우 견고했으며, 라모스는 비야를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미드필더의 협력수비는 이니에스타라는 그들의 대표적인 공격 무기를 완벽하게 무력화시켰죠.  알비올의 퇴장 전까지 모든 게 우리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알비올의 퇴장이 사고였습니다만,  오히려 그것이 오늘 경기와 우리 선수들을 더 빛나게 해주는 기화점이 되지 않았나 하네요.

퇴장과 패널티킥 허용이라는 이 어려움 앞에서 우리 선수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고, 놀라운 투지와 결속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결과적으로 팬들과 선수들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 냈죠.  아주 값진 무승부였습니다.  아마 11대 11로 뛰다가 1:0 리드당한 상태에서 1:1 동점으로 경기를 끝냈다면 이만큼 만족스럽진 않았겠죠.

한명이 적은 상황에서, 그리고 1:0 리드당한 상황에서 1:1의 승부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오늘의 무승부가 더 감동적이고 값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니 알비올 너무 많이 까지 마세요 ㅜㅜ 자기도 정말 잘해보려다가 그런 거겠죠 ㅜㅜ


지옥같은 일정의 첫 단추가 꿰어졌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죠.  길게 봐서 4번의 승부를 앞둔 일정의 시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홈에서 바르셀로나를 이기고 기분 좋게 코파 델레이 결승을 맞이해서, 리그 우승에 대한 꿈을 계속 이어가면서 코파델레이, 챔피언스리그 승리까지 노리는 것이었지만,  오늘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떻게 보면 더욱 값진" 무승부를 따내면서 4연전의 출발을 하게 됬습니다.

오히려 잘 되었죠.  희미한 가능성의 리그우승과 맞바꾸어 (아직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건진게 더욱 많은 경기가 되었으니까요.
한명이 적은 상황에서 동점골을 만들어내고, 끝까지 역전의 희망을 가졌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불어넣었을 겁니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구요.


그 자신감은 앞으로 열릴 코파 결승전과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어떤 식으로든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최강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충분히 맞서 싸워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더욱 좋은 경기력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겠죠.

그리고, 분명 "전술로서" 우리팀은 승리했습니다.  최강이라는 바르샤의 점유율 축구에 대해, 너무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선수 기용과 포메이션 구성으로 전혀 밀림이 없이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고, 경기 내내 "점유율만 내 줬지 완벽히 우리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기쁘고, 앞으로의 경기를 기대할 수 있는 점이죠.  1차전과는 달리, 우리는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오늘 경기에서 대부분 해 냈으며, 무리뉴 감독이 바르샤의 압박 축구, 점유율 축구에 대한 완벽한 답을 이미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오늘 경기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팬들에게도 큰 기대심을 갖게 했으니까요.


1차전과는 달리 "엘클라시코에 임하는 레알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이래야 한다" 는 투지와 끈기를 보여줌으로서, 승리만큼이나 값진 무승부를 일궈낸 우리 선수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고,  완벽한 전술적 대응으로 최강이라고 설레발 치는 바르셀로나에게 축구란 이런것이다를 보여준 감독님에게도 박수 갈채를 보내고 싶네요.

역시, 누가 뭐래도 세계에서 가장 재밌는 축구는 엘 클라시코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강했습니다.

이 자신감과 약간의 떨림과 흥분으로 남은 엘 클라시코를 팬으로서 행복하게 즐기고, 선수들을 계속해서 응원하는 것이 우리 팬들의 몫이겠죠.

우리 레알은 강합니다.  충분히 코파델레이 우승과 열번째 빅이어를 들어올릴만 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젊은 레알마드리드가 이뤄내는 것들을 선수들과 함께 느끼고 기뻐하는 4월과 5월이 되면 좋겠습니다.

남은 세번의 일정, 좋은 결과가 따르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요즘 일교차가 커서 굉장히 위험합니다.  감기들 조심하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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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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