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TV - Real Granero Part 1
Q 좋은 노래에요.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Born to run’, 에스테반 그라네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죠.
A 네,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에요. 제일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노래에 많은 좋은 기억들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랍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 집에서 자주 이 노래를 듣게 되곤 했어요. 아버지와 형이 이 노래를 아주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이 노래가 제겐 그들을 떠올리는 한 방식이 되었달 까요. 지금은 둘 다 좀 멀리에 있거든요.
Q 오늘은 이 프로그램을 여태까지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시작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같이 에릭 아비달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 간에 종양이 생기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행히도 어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죠. 당신도 결과를 많이 기다렸다는 걸 들었어요. 모두가 아비달의 문제에 마음을 쓰고 있었죠.
A 네, 이런 것들은 어떤 종류의 라이벌리즘이건 뛰어넘게 하는 상황이죠. 아비달은 또 한 명의 동료에요, 같은 직업의 동료이고 또 훌륭한 프로페셔널이죠. 그리고 이건 우리 모두가 모여서 그를 지지해주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이고요, 다른 형태는 있을 수 없어요.
Q 그리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그에게 바친 헌사 말이죠, 비디오카메라 너머로, 또 레알 마드리드와 리옹 선수들 모두가 입었던 셔츠를 통해서요. 그게 아비달에게 도움이 됐을 거예요.
A 뭐,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건 있을 수 없었죠. 레알 마드리드는 늘 모범이 되는 클럽이고, 그런 의미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강요로 나온 행동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저절로 흘러나온 거였어요. 동료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와 함께 있어주는 게 좋잖아요.
Q 미키 로케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골반의 악성종양으로 고통을 겪는 베티스 선수요. 때때로 삶은 이런 종류의 충격을 주죠. 이런 종류의 나쁜 일들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잖아요, 또 어쩌면, 이런 식으로 매일매일 우리가 사실은 별 중요치 않은 일들을 가지고 걱정하며 살고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거고요.
A 그러니 갖고 있는 것을 귀중하게 여겨야죠. 우리는 자주, 모든 면에서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깨닫지 못해요. 그걸 깨닫는 데 꼭 이런 종류의 불운이 필요하죠. 저는 미키도 곧 회복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는 좋은 사람이고, 우리 모두 그를 지지합니다.
Q 모든 걸 소중하게 여겨야한다고 말했잖아요, 그럼 그라네로는 갖고 있는 것들을 귀하게 여기나요?
A 뭐, 좋아요… 그러려고 노력해요. 쉽지만은 않지만요.. 잊고 살기가 쉽죠. 하지만 매일매일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훈련장에 도착하면 필드 위를 바라보고, 라커룸에 들어설 때면 동료들을 바라보고...그러는 게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데 좋은 방법이 돼요.
Q 삶에서 그라네로를 괴롭게 하는 건 뭔가요?
A 음, 가까운 사람들이 겪는 일들이죠. 우리 모두 자신의 가족들, 또 친구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더 민감하다고 전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상황들이 절 가장 힘들게 하는 일이고요. 심지어 제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 보다도 더요. 저는 제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건 그냥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하네요.
Q 당신은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요즘 사실상 전 세계가 그 나라에 벌어진 불운에 패닉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5100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고 또 8600여명이 실종된 그 지진 말이죠… 때때로 삶은 너무나 가혹하게 한 방을 날려요. 그렇지 않나요?
A 그렇죠. 비록 이미 드라마틱한 상황들을 겪어보았기에 그런 펀치를 맞는 데에 익숙해져 있는 사회라고는 해도요. 하지만 일본은 앞으로 다시 나아가는 법을 안다는 것도 보여줬어요. 저는, 제가 애정을 갖고 있으며 지난여름에도 방문했던 그 나라가, 80년 전에 그랬듯이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동양 문화의 어떤 점이 그렇게 에스테반 그라네로를 사로잡나요?
A 저희 형이 거기 살아요. 그게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저도 거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제 조카들도 거기서 태어났고, 형수도 거기 사람이고요. 그 곳 사람들은 환상적이에요. 저는 실제로 아시아 지역을 많이 여행했는데, 그들은 세계를 바라보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갖고 모든 것들을 중히 여기는데, 불교가 갖고 있는 것 중 하나죠. 제가 불교도는 아니지만...뭐, 가장 행복한 이는 가장 적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그런 거요. 그 사람들은 그걸 실생활에서도 실천하는데, 많은 경우에 실제로 실용적이죠.
Q 형이 중국에 살죠, 중국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해주던가요?
A 형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있고, 제가 직접 중국을 겪어도 봤어요. 형을 보러 갔었을 때요. 완전히 다른 문화에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우리보다 훨씬 많이 일하는데, 갖는 건 훨씬 적고, 그런데도 거의 더 행복하죠. 저항도 더 적게 하고요. 아주 적은 것들로도 행복해하고, 이건 높게 평가해야 해요.
Q 그라네로는 미래에, 그러니까 이미 축구에서 은퇴한 다음에, 중국이나 일본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A 어, 모르겠어요. 전 마드리드가 좋은데요. 저에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도시고 마드리드를 정말 좋아해요. 마드리드를 산책하는 것도, 차로 다니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교통 혼잡이 있을 때도 있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도시에요. 그러니 마드리드에서 살고 싶어요. 하지만 여행도 좋아하죠. 전 아시아를 좋아하고, 사실상 거의 모든 나라에 가봤지만, 그래도 마드리드에서 살고 싶어요.
Q 당신이 많은 일화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아요. 지금까지 우리에게 아시아, 중국, 일본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줬는데, 한 번은 베트남에서 타고 가던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서 길을 잃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A 네, 사실입니다. 2년 전 일인데, 아니 대체 어디서 그런 걸 알아낸 거예요? (웃음) 2년 전 그 때 제가 있던 곳은 어느 시골 마을이었는데, 주유소가 없는 곳이었어요. 알고 보니 거기선 주유소 대신 사람들이 연료통을 들고 다니면서 파는 거였는데, 운 좋게도 그런 연료 장수 중 한 명을 만났고 그 사람이 우리의 구세주였어요. 하지만 그 곳에서 또 기름도 없이 남겨지는 건 그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미소)
Q 그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세상에, 당신은 에스테반 그라네로잖아요. 그런데 베트남에서 기름도 없이, 길을 잃어버리고...
A 뭐, 적어도 훈련하러 가야 할 필요는 없었거든요(웃음), 그 때 전 아직 휴가가 2주 남아있었고, 그러니 길을 잃어버려도 됐죠. 길을 잃는 게 그렇게 중요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휴가 기간 중에는 시간이란 게 평소만큼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되는데 그 역시 감사할 일이죠.
Q 전 늘 에스테반 그라네로는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녀요. 스스로도 남들과는 다르다고 여기나요?
A 아뇨. 어, 네 뭐 그렇기도 한데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르다고 생각해서요.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고, 그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더한 존재가 아니죠. 저는 굉장히 내향적인 사람이고 저의 습관이라던지 취향을 남들에게 지나치게 내보이는 타입도 아니에요. 하지만, 누구나 각자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누구에게서나 나름의 좋은 점들을 끄집어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좋은 면을 보는 거죠. 아니면, 적어도 그 좋은 쪽으로 접근을 하거 나요. 그렇게 하면 당신 역시도 성장할 수 있거든요.
Q 살다보면 내향적인 사람인 것이 더 유리한가요?
A 아뇨, 더 좋을 것도 없고..또 더 나쁠 것도 없어요. 저한테는, 그냥 이게 저에요. 다른 성격의 사람이 되는 법은 모르겠어요. 만약 제가 지금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이 되려고 한다면 어릿광대같이 되겠죠.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 늘 이런 사람이었고요. 전 제 나름의 장점들과 결점들을 갖고 있고, 이런 제 자신이 좋아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Q 만약에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그라네로는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아요?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A 아뇨,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전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고, 어쩌면 그 길로 갔을 수도 있겠죠. 전 읽는 걸 좋아하고, 또 쓰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해요. 하지만 노래는 잘 못하니까, 가수가 되진 않았을 거예요.(웃음) 그렇지만, 글쎄요...살면서 제게 일어난 여러 가지 일들은 놀라움으로 다가왔어요. 점점 더 큰 놀라움이었죠. 전 늘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걸 꿈꿔왔지만, 한 번도 진짜 제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게 될 거라는 걸 알았던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마드리드와 정말로 싸인을 하기 전까지는요. 그 일은 저에게 ‘쇼크’였죠. 언제나 축구와 함께 살 수 있기를 꿈꿨지만 한 번도 그걸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 적은 없었답니다. 물론 제가 정말 많이 노력한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만큼이나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걸 이룰 수 없었다는 것도 알고요. 그렇지만 결국 모든 게 이루어져 오면서 저는 계속 깜짝 놀라왔어요. 그리고 지금 뒤를 돌아다보노라면, 저를 놀래어 온 그 모든 일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요.
Q 제가 보기엔 헐리웃에서 레드 카펫 영화 배우 했어도 될 것 같아요. 오스카도 타고, 스타가 되는 거예요. 어때요?
A 아, 글쎄요...전 별로 카메라 타입이 아닌 것 같아요. TV에 나와서 어필할 만한 매력이 없잖아요.
Q 왜 그런 소릴 해요? 사실이 아닌데.
A 몰라요..사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제가 제일 좋아하는 직업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Q 삶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가요?
A 어머니, 아버지, 또 저희 형이랑 누나요. 더 멀리 갈 필요 없죠. 저에게 있어선 그 네 명이 각각의 형태로 늘 모범이 되어 주었어요. 그러니 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죠. 제가 밥 딜런의 추종자라는 것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제겐 그 네 명은 다른 누구보다 위에 있어요.
Q 살면서 사람들이 당신을 많이 실망시키곤 했나요?
A 아뇨, 저는 그렇게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친 신뢰를 갖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절 실망시키기엔 말이죠. 물론 제가 늘 사람들의 선함을 기대하는 건 사실이지만, 만약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면, 절대 그렇게 많이 신뢰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 일로 타격을 입지는 않아요.
Q 그럼, 누군가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라서 놀랐던 상황이 있나요? 왜냐면, 축구계에선 그런 일이 빈번하잖아요.
A 축구계는 복잡하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있고, 컨트롤해야 하는 것도 많고...하지만 운 좋게도 올해 우리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은, 지난 해 라커룸과 마찬가지로, 절 많이 놀라게 했어요. 아주 훌륭한 그룹이고, 제가 여태까지 있었던 라커룸 중 최고에요. 뭐, 제가 그렇게 여러 팀에 있어봤던 건 아니긴 하지만, 여태까지 중 제일 놀라운 라커룸이었어요. 왜냐면, 사람들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거대한 클럽이라고 하면 보통은 좀 더...차갑게 맞아주는 걸 생각하잖아요, 제가 받았던 환대 보다는요. 그런데 다들 절 아주 반갑게 맞아줬고, 올해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생각에 우리는 정말 멋진 그룹이고 함께 위대한 무언가를 이룰만한 그룹인 것 같아요.
Q 축구 얘기를 더 하기 전에, 에스테반 그라네로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당신이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점과 가장 나쁜 점이 뭐죠??
A (당황해서 웃음) 질문이 참..글쎄요, 제 생각엔 다른 사람들이 답변해줘야 하는 질문 같은데요. 예를 들어, 제가 만약 당신의 최고 장점과 제일 나쁜 점을 알고 싶다면, 그걸 당신에게 직접 묻지는 않을 거란 말이죠. 왜냐면, 저한테 거짓말로 대답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저 스스로를 더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쿨한 사람이 되었으면. 가끔은 제가 좀 더 단호한 사람이었다면 커리어에 더 좋았을 것 같아요...사실 어떤 감독님들은 제게 그걸 요구하신 적도 있는데, 저도 제가 한 걸음 더 내디뎌야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반걸음 정도는 디뎠고, 앞으로 반걸음 더 나아가야 하죠. 그리고 제 좋은 점은...모르겠네요. 요즘은 정직하다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는데, 저는 그게 좋아요. 제가 정직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이 되고는 싶어요.
Q 그리고 겸손하고요. 전 겸손이란 단어야 말로 에스테반 그라네로에게 딱 들어맞는 단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A 어, 뭐...
Q 적어도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요. 다들 에스테반 그라네로하면, 아, 참 겸손한 사람이지..하고요.
A 네, 그치만 ‘겸손’이란 단어는 자주 혼동되어 쓰이곤 해요. 너무 자주 낭비되는 용어에요. 마치 ‘연대’처럼 말이죠. 불행하게도 그 두 용어는 필요 이상 낭비되고 있고, 지금 모든 사람이 입에 올리는 그런, 거들먹거리는 겸손은 많이 존재하지만, 정말 순수하고 진실한 진짜 겸손은 조금밖에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 저 역시도 그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을래요.
Q 사람들에게 무엇을 배우는 걸 좋아하나요?
A 뭐든지요. 모두가 각자 배울 점을 갖고 있어요. 특히 제가 있는 이 세계에서는요. 경쟁적인 스포츠인 축구계에서는, 언제고 또 누구에게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요. 그러고 나면 스스로도 놀라게 되죠. 다른 어떤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예를 들면 음악이나, 문학의 세계와 같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울 수 있죠. 그건 좋은 일이고, 열린 눈을 견지한다면 많이 많이 배울 수 있어요.
Q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봐요. 그라네로의 삶에 있어선 아주 중요한 것이죠?
A 그러니까, 전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전적으로 믿지 않아요. 그런 사람들에겐 좋은 느낌을 받지 못하거든요. 저는 음악이 필요해요. 음악을 하는 제 친구들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애들이 있는데, “난, 기분이 좋아지려면 수시로 축구를 하는 게 필요해”라고요. 저한테는 기분이 좋아지려면 때때로 음악을 듣는 게 필요한 거죠.
Q 그리고 기타도 치잖아요. 이런 얘기를 하면 좀 부끄러워할지도 모르겠는데, 기타를 또 나쁘지 않게 친다고 사람들한테 들었어요.
A 좋아요, 기타를 치긴 하는데...전 아마추어에요.(웃음)
Q 작곡도 해요?
A 아뇨, 여자 친구한테 딱 한 번 노래 만들어 준 적이 있었는데(웃음) 그리고 거기서 멈췄어요.
Q 그래서 그 노래 좋았어요? 아니면 더 나아져야 할 필요성이 있나요?
A 뭐, 제 여자 친구는 좋아했어요. 사실을 말하자면 여자 친구 마음에 들기 위해선 꼭 노래가 좋아야 할 필요는 없죠. 그냥 디테일만 잘하면...
Q 어떤 노래를 작곡했으면 싶어요?
A (생각) ‘Smoke on the water’의 처음 세 코드를 작곡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또, 사비나의 ‘Peces de ciudad’도 썼더라면 좋았을 것 같고요. 예를 들자면요. 잘 모르겠네요.
Q 좀 전에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심리학을 공부하는 게 축구에도 많은 도움이 되나요?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지금 3학년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A 네, 도움이 되죠. 하지만 심리학에 대해 전 카시야스나 사비보다 나은 게 없어요. 그 둘은 경험으로 말미암아 심리학에 있어서는 절 완전 이기죠. 저는 아무리 공부해도 그 레벨까지 도달하지 못할 거예요. 적어도 제가 그 나이가 되어볼 때 까지는요.
Q 마타가 축구계에서 그라네로의 제일 친한 친구인가요?
A 아마도요. 네. 걔는...걔는 크랙이에요. 작년에 발롱도르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많았을 때에 저는 마타한테 줄거라고 말했었어요.(웃음) 마타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좋은 친구고, 또 축구선수로서는, 거기에 대해선 제가 말하지 않겠어요. 왜냐면 그는 필드 위에서 말하는 선수니까요. 하지만 인간성은 10점짜리에요.
Q 마타는 그라네로에겐 10점이군요. 그런데, 그라네로는 축구계에 친구가 많이 있나요?
A ...(머뭇)
Q 제 말은, 진짜 친구 말이에요. 그냥 아는 사람 말고.
A 아뇨, 진짜 친구라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 생각엔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그럴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친구란 처음부터 같이 있던 친구인데, 축구계는 변화무쌍한 곳이잖아요. 팀도 많이 변하고, 당신이 변하지 않으면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변하고, 그런 거리가 때로는 우정을 형성하는 걸 아주 어렵게 해요. 하지만 전 포수엘로 지역에 8살 때부터 함께했던 다섯 명의 그룹이 있고, 걔들은 늘 거기 있어요. 언제나요. 왜 지난번에, 카시야스가 자기 친구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걸 보니 그 생각이 좀 났어요.
Q 그 친구들 얘기도 조금만 해줘요. 이름은 뭔지, 무슨 일을 하는지...그 그룹에 대해서도 조금 말 해봐요.
A 뭐...대충 다섯 명 정도에요. 걔네는...
Q 그 중 한 명이 프로 사진작가라는 건 알아요.
A 네, 미키요. 뛰어난 예술가에요. 미키랑, 또 ‘꾸뜨로’가 있고, 산티, 디에고, 그리고 다비드. 이렇게가 제 평생 친구들이고요, 다들 포수엘로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저만 유일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죠. 하지만 모여서 코카콜라라도 한 잔 할 때면, 다 똑같은 친구들이 돼요. 감사할 일이죠. 또 그 애들이 지금까지 이 모든 걸 이루도록 절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해요. 그 공훈의 일부분은 늘 걔네들 일거에요.
Q 그럼 그 꼬마 갱들에 대해 이야기 좀 해봐요, 에스테반 그라네로의 어린이 시절요.
A 좋아요....한 무리의 건달들이였죠. 약간 훌리건 같았달까, 학교에선 우리 모두를 다 내쫓고 싶어 했어요.
Q 그라네로가 제일 크게 말썽 부린 게 뭐였는데요? 왜냐면, 당신은 완벽한 남자친구,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빠처럼 보이잖아요...훌리건 짓 하는 에스테반 그라네로는 상상이 안 간단 말이에요.
A 누구나 말썽 한번쯤은 부려보는 거라고요. 한 번도 그런 짓 안했다는 사람은 신뢰해선 안돼요. 속으로 뭔가를 억누르고 있는 사람이니까.
Q 말썽피운 적 없는 사람도 믿지 말고, 음악 안 듣는 사람도 믿지 말고, 이러다 우리가 사람들을 다 떨어뜨리겠어요.
A 말썽은 부려봐야 한다니까요, 아님, 당신은 그런 거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는 일이에요. 특히나 그런 장난꾸러기 그룹에 끼어있을 때는, 그런 것들이 조금 더 당신을 하나로 묶어줘요.
Q 질문 피해가려고 하지 말고요.
A (웃음)
Q 이야기해줄 만한 장난질 뭐 기억나는 거 없어요?
A 이 얘기만 할게요. 초등학교 다닐 때 저는 유감스럽게도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왜냐면 쉬는 시간마다 단체로, 우리 다 같이 벌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쉬는 시간을 거의 못 가졌는데, 벌 받은 이유는 얘기 안 해줄래요...
Q 그 학교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어요?
A 피아리스트(스콜피) 학교였어요. 제 유년기의 대부분은 그 학교 주변에서 움직였죠. 학교에서 훈련하러 바로 가고 그랬어요. 또, 어렸을 때는 예술학교에도 다녔었는데 나중에 그만두긴 했지만요...하여간 학교에선 저한테 다들 잘 대해줬어요. 지금도 제 조카가 올 때면 가서 축구할 수 있게 거기 데리고 가요. 유도도 하게 해주고요. 학교 선생님들에 대해선, 모든 선생님께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요. 저한테 참 잘해주셨고, 제가 처음엔 좀 문제 학생이었지만 나중에는 좋은 점수를 받곤 했거든요. 절 참 존중해주셨고, 그 분들 모두에게 아주 좋은 추억들을 갖고 있어요. 특히 문학 선생님이셨던 돈 엔리케 선생님에 대해서요. 한 2년 전쯤 은퇴하셨는데 그 분이야말로 마에스트로셨죠.
A 네,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에요. 제일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노래에 많은 좋은 기억들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랍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 집에서 자주 이 노래를 듣게 되곤 했어요. 아버지와 형이 이 노래를 아주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이 노래가 제겐 그들을 떠올리는 한 방식이 되었달 까요. 지금은 둘 다 좀 멀리에 있거든요.
Q 오늘은 이 프로그램을 여태까지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시작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같이 에릭 아비달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 간에 종양이 생기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행히도 어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죠. 당신도 결과를 많이 기다렸다는 걸 들었어요. 모두가 아비달의 문제에 마음을 쓰고 있었죠.
A 네, 이런 것들은 어떤 종류의 라이벌리즘이건 뛰어넘게 하는 상황이죠. 아비달은 또 한 명의 동료에요, 같은 직업의 동료이고 또 훌륭한 프로페셔널이죠. 그리고 이건 우리 모두가 모여서 그를 지지해주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이고요, 다른 형태는 있을 수 없어요.
Q 그리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그에게 바친 헌사 말이죠, 비디오카메라 너머로, 또 레알 마드리드와 리옹 선수들 모두가 입었던 셔츠를 통해서요. 그게 아비달에게 도움이 됐을 거예요.
A 뭐,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건 있을 수 없었죠. 레알 마드리드는 늘 모범이 되는 클럽이고, 그런 의미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강요로 나온 행동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저절로 흘러나온 거였어요. 동료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와 함께 있어주는 게 좋잖아요.
Q 미키 로케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골반의 악성종양으로 고통을 겪는 베티스 선수요. 때때로 삶은 이런 종류의 충격을 주죠. 이런 종류의 나쁜 일들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잖아요, 또 어쩌면, 이런 식으로 매일매일 우리가 사실은 별 중요치 않은 일들을 가지고 걱정하며 살고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거고요.
A 그러니 갖고 있는 것을 귀중하게 여겨야죠. 우리는 자주, 모든 면에서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깨닫지 못해요. 그걸 깨닫는 데 꼭 이런 종류의 불운이 필요하죠. 저는 미키도 곧 회복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는 좋은 사람이고, 우리 모두 그를 지지합니다.
Q 모든 걸 소중하게 여겨야한다고 말했잖아요, 그럼 그라네로는 갖고 있는 것들을 귀하게 여기나요?
A 뭐, 좋아요… 그러려고 노력해요. 쉽지만은 않지만요.. 잊고 살기가 쉽죠. 하지만 매일매일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훈련장에 도착하면 필드 위를 바라보고, 라커룸에 들어설 때면 동료들을 바라보고...그러는 게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데 좋은 방법이 돼요.
Q 삶에서 그라네로를 괴롭게 하는 건 뭔가요?
A 음, 가까운 사람들이 겪는 일들이죠. 우리 모두 자신의 가족들, 또 친구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더 민감하다고 전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상황들이 절 가장 힘들게 하는 일이고요. 심지어 제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 보다도 더요. 저는 제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건 그냥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하네요.
Q 당신은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요즘 사실상 전 세계가 그 나라에 벌어진 불운에 패닉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5100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고 또 8600여명이 실종된 그 지진 말이죠… 때때로 삶은 너무나 가혹하게 한 방을 날려요. 그렇지 않나요?
A 그렇죠. 비록 이미 드라마틱한 상황들을 겪어보았기에 그런 펀치를 맞는 데에 익숙해져 있는 사회라고는 해도요. 하지만 일본은 앞으로 다시 나아가는 법을 안다는 것도 보여줬어요. 저는, 제가 애정을 갖고 있으며 지난여름에도 방문했던 그 나라가, 80년 전에 그랬듯이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동양 문화의 어떤 점이 그렇게 에스테반 그라네로를 사로잡나요?
A 저희 형이 거기 살아요. 그게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저도 거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제 조카들도 거기서 태어났고, 형수도 거기 사람이고요. 그 곳 사람들은 환상적이에요. 저는 실제로 아시아 지역을 많이 여행했는데, 그들은 세계를 바라보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갖고 모든 것들을 중히 여기는데, 불교가 갖고 있는 것 중 하나죠. 제가 불교도는 아니지만...뭐, 가장 행복한 이는 가장 적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그런 거요. 그 사람들은 그걸 실생활에서도 실천하는데, 많은 경우에 실제로 실용적이죠.
Q 형이 중국에 살죠, 중국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해주던가요?
A 형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있고, 제가 직접 중국을 겪어도 봤어요. 형을 보러 갔었을 때요. 완전히 다른 문화에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우리보다 훨씬 많이 일하는데, 갖는 건 훨씬 적고, 그런데도 거의 더 행복하죠. 저항도 더 적게 하고요. 아주 적은 것들로도 행복해하고, 이건 높게 평가해야 해요.
Q 그라네로는 미래에, 그러니까 이미 축구에서 은퇴한 다음에, 중국이나 일본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A 어, 모르겠어요. 전 마드리드가 좋은데요. 저에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도시고 마드리드를 정말 좋아해요. 마드리드를 산책하는 것도, 차로 다니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교통 혼잡이 있을 때도 있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도시에요. 그러니 마드리드에서 살고 싶어요. 하지만 여행도 좋아하죠. 전 아시아를 좋아하고, 사실상 거의 모든 나라에 가봤지만, 그래도 마드리드에서 살고 싶어요.
Q 당신이 많은 일화를 갖고 있다는 걸 알아요. 지금까지 우리에게 아시아, 중국, 일본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줬는데, 한 번은 베트남에서 타고 가던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서 길을 잃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A 네, 사실입니다. 2년 전 일인데, 아니 대체 어디서 그런 걸 알아낸 거예요? (웃음) 2년 전 그 때 제가 있던 곳은 어느 시골 마을이었는데, 주유소가 없는 곳이었어요. 알고 보니 거기선 주유소 대신 사람들이 연료통을 들고 다니면서 파는 거였는데, 운 좋게도 그런 연료 장수 중 한 명을 만났고 그 사람이 우리의 구세주였어요. 하지만 그 곳에서 또 기름도 없이 남겨지는 건 그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미소)
Q 그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세상에, 당신은 에스테반 그라네로잖아요. 그런데 베트남에서 기름도 없이, 길을 잃어버리고...
A 뭐, 적어도 훈련하러 가야 할 필요는 없었거든요(웃음), 그 때 전 아직 휴가가 2주 남아있었고, 그러니 길을 잃어버려도 됐죠. 길을 잃는 게 그렇게 중요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휴가 기간 중에는 시간이란 게 평소만큼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되는데 그 역시 감사할 일이죠.
Q 전 늘 에스테반 그라네로는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녀요. 스스로도 남들과는 다르다고 여기나요?
A 아뇨. 어, 네 뭐 그렇기도 한데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르다고 생각해서요.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고, 그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더한 존재가 아니죠. 저는 굉장히 내향적인 사람이고 저의 습관이라던지 취향을 남들에게 지나치게 내보이는 타입도 아니에요. 하지만, 누구나 각자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누구에게서나 나름의 좋은 점들을 끄집어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좋은 면을 보는 거죠. 아니면, 적어도 그 좋은 쪽으로 접근을 하거 나요. 그렇게 하면 당신 역시도 성장할 수 있거든요.
Q 살다보면 내향적인 사람인 것이 더 유리한가요?
A 아뇨, 더 좋을 것도 없고..또 더 나쁠 것도 없어요. 저한테는, 그냥 이게 저에요. 다른 성격의 사람이 되는 법은 모르겠어요. 만약 제가 지금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이 되려고 한다면 어릿광대같이 되겠죠.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 늘 이런 사람이었고요. 전 제 나름의 장점들과 결점들을 갖고 있고, 이런 제 자신이 좋아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Q 만약에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그라네로는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아요?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A 아뇨,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전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고, 어쩌면 그 길로 갔을 수도 있겠죠. 전 읽는 걸 좋아하고, 또 쓰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해요. 하지만 노래는 잘 못하니까, 가수가 되진 않았을 거예요.(웃음) 그렇지만, 글쎄요...살면서 제게 일어난 여러 가지 일들은 놀라움으로 다가왔어요. 점점 더 큰 놀라움이었죠. 전 늘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걸 꿈꿔왔지만, 한 번도 진짜 제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게 될 거라는 걸 알았던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마드리드와 정말로 싸인을 하기 전까지는요. 그 일은 저에게 ‘쇼크’였죠. 언제나 축구와 함께 살 수 있기를 꿈꿨지만 한 번도 그걸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 적은 없었답니다. 물론 제가 정말 많이 노력한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만큼이나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걸 이룰 수 없었다는 것도 알고요. 그렇지만 결국 모든 게 이루어져 오면서 저는 계속 깜짝 놀라왔어요. 그리고 지금 뒤를 돌아다보노라면, 저를 놀래어 온 그 모든 일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요.
Q 제가 보기엔 헐리웃에서 레드 카펫 영화 배우 했어도 될 것 같아요. 오스카도 타고, 스타가 되는 거예요. 어때요?
A 아, 글쎄요...전 별로 카메라 타입이 아닌 것 같아요. TV에 나와서 어필할 만한 매력이 없잖아요.
Q 왜 그런 소릴 해요? 사실이 아닌데.
A 몰라요..사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제가 제일 좋아하는 직업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Q 삶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가요?
A 어머니, 아버지, 또 저희 형이랑 누나요. 더 멀리 갈 필요 없죠. 저에게 있어선 그 네 명이 각각의 형태로 늘 모범이 되어 주었어요. 그러니 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죠. 제가 밥 딜런의 추종자라는 것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제겐 그 네 명은 다른 누구보다 위에 있어요.
Q 살면서 사람들이 당신을 많이 실망시키곤 했나요?
A 아뇨, 저는 그렇게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친 신뢰를 갖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절 실망시키기엔 말이죠. 물론 제가 늘 사람들의 선함을 기대하는 건 사실이지만, 만약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면, 절대 그렇게 많이 신뢰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 일로 타격을 입지는 않아요.
Q 그럼, 누군가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라서 놀랐던 상황이 있나요? 왜냐면, 축구계에선 그런 일이 빈번하잖아요.
A 축구계는 복잡하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있고, 컨트롤해야 하는 것도 많고...하지만 운 좋게도 올해 우리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은, 지난 해 라커룸과 마찬가지로, 절 많이 놀라게 했어요. 아주 훌륭한 그룹이고, 제가 여태까지 있었던 라커룸 중 최고에요. 뭐, 제가 그렇게 여러 팀에 있어봤던 건 아니긴 하지만, 여태까지 중 제일 놀라운 라커룸이었어요. 왜냐면, 사람들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거대한 클럽이라고 하면 보통은 좀 더...차갑게 맞아주는 걸 생각하잖아요, 제가 받았던 환대 보다는요. 그런데 다들 절 아주 반갑게 맞아줬고, 올해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생각에 우리는 정말 멋진 그룹이고 함께 위대한 무언가를 이룰만한 그룹인 것 같아요.
Q 축구 얘기를 더 하기 전에, 에스테반 그라네로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당신이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점과 가장 나쁜 점이 뭐죠??
A (당황해서 웃음) 질문이 참..글쎄요, 제 생각엔 다른 사람들이 답변해줘야 하는 질문 같은데요. 예를 들어, 제가 만약 당신의 최고 장점과 제일 나쁜 점을 알고 싶다면, 그걸 당신에게 직접 묻지는 않을 거란 말이죠. 왜냐면, 저한테 거짓말로 대답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저 스스로를 더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더 쿨한 사람이 되었으면. 가끔은 제가 좀 더 단호한 사람이었다면 커리어에 더 좋았을 것 같아요...사실 어떤 감독님들은 제게 그걸 요구하신 적도 있는데, 저도 제가 한 걸음 더 내디뎌야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반걸음 정도는 디뎠고, 앞으로 반걸음 더 나아가야 하죠. 그리고 제 좋은 점은...모르겠네요. 요즘은 정직하다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는데, 저는 그게 좋아요. 제가 정직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이 되고는 싶어요.
Q 그리고 겸손하고요. 전 겸손이란 단어야 말로 에스테반 그라네로에게 딱 들어맞는 단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A 어, 뭐...
Q 적어도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요. 다들 에스테반 그라네로하면, 아, 참 겸손한 사람이지..하고요.
A 네, 그치만 ‘겸손’이란 단어는 자주 혼동되어 쓰이곤 해요. 너무 자주 낭비되는 용어에요. 마치 ‘연대’처럼 말이죠. 불행하게도 그 두 용어는 필요 이상 낭비되고 있고, 지금 모든 사람이 입에 올리는 그런, 거들먹거리는 겸손은 많이 존재하지만, 정말 순수하고 진실한 진짜 겸손은 조금밖에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 저 역시도 그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을래요.
Q 사람들에게 무엇을 배우는 걸 좋아하나요?
A 뭐든지요. 모두가 각자 배울 점을 갖고 있어요. 특히 제가 있는 이 세계에서는요. 경쟁적인 스포츠인 축구계에서는, 언제고 또 누구에게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요. 그러고 나면 스스로도 놀라게 되죠. 다른 어떤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예를 들면 음악이나, 문학의 세계와 같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울 수 있죠. 그건 좋은 일이고, 열린 눈을 견지한다면 많이 많이 배울 수 있어요.
Q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봐요. 그라네로의 삶에 있어선 아주 중요한 것이죠?
A 그러니까, 전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전적으로 믿지 않아요. 그런 사람들에겐 좋은 느낌을 받지 못하거든요. 저는 음악이 필요해요. 음악을 하는 제 친구들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애들이 있는데, “난, 기분이 좋아지려면 수시로 축구를 하는 게 필요해”라고요. 저한테는 기분이 좋아지려면 때때로 음악을 듣는 게 필요한 거죠.
Q 그리고 기타도 치잖아요. 이런 얘기를 하면 좀 부끄러워할지도 모르겠는데, 기타를 또 나쁘지 않게 친다고 사람들한테 들었어요.
A 좋아요, 기타를 치긴 하는데...전 아마추어에요.(웃음)
Q 작곡도 해요?
A 아뇨, 여자 친구한테 딱 한 번 노래 만들어 준 적이 있었는데(웃음) 그리고 거기서 멈췄어요.
Q 그래서 그 노래 좋았어요? 아니면 더 나아져야 할 필요성이 있나요?
A 뭐, 제 여자 친구는 좋아했어요. 사실을 말하자면 여자 친구 마음에 들기 위해선 꼭 노래가 좋아야 할 필요는 없죠. 그냥 디테일만 잘하면...
Q 어떤 노래를 작곡했으면 싶어요?
A (생각) ‘Smoke on the water’의 처음 세 코드를 작곡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또, 사비나의 ‘Peces de ciudad’도 썼더라면 좋았을 것 같고요. 예를 들자면요. 잘 모르겠네요.
Q 좀 전에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심리학을 공부하는 게 축구에도 많은 도움이 되나요?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지금 3학년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A 네, 도움이 되죠. 하지만 심리학에 대해 전 카시야스나 사비보다 나은 게 없어요. 그 둘은 경험으로 말미암아 심리학에 있어서는 절 완전 이기죠. 저는 아무리 공부해도 그 레벨까지 도달하지 못할 거예요. 적어도 제가 그 나이가 되어볼 때 까지는요.
Q 마타가 축구계에서 그라네로의 제일 친한 친구인가요?
A 아마도요. 네. 걔는...걔는 크랙이에요. 작년에 발롱도르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많았을 때에 저는 마타한테 줄거라고 말했었어요.(웃음) 마타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좋은 친구고, 또 축구선수로서는, 거기에 대해선 제가 말하지 않겠어요. 왜냐면 그는 필드 위에서 말하는 선수니까요. 하지만 인간성은 10점짜리에요.
Q 마타는 그라네로에겐 10점이군요. 그런데, 그라네로는 축구계에 친구가 많이 있나요?
A ...(머뭇)
Q 제 말은, 진짜 친구 말이에요. 그냥 아는 사람 말고.
A 아뇨, 진짜 친구라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 생각엔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그럴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친구란 처음부터 같이 있던 친구인데, 축구계는 변화무쌍한 곳이잖아요. 팀도 많이 변하고, 당신이 변하지 않으면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변하고, 그런 거리가 때로는 우정을 형성하는 걸 아주 어렵게 해요. 하지만 전 포수엘로 지역에 8살 때부터 함께했던 다섯 명의 그룹이 있고, 걔들은 늘 거기 있어요. 언제나요. 왜 지난번에, 카시야스가 자기 친구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걸 보니 그 생각이 좀 났어요.
Q 그 친구들 얘기도 조금만 해줘요. 이름은 뭔지, 무슨 일을 하는지...그 그룹에 대해서도 조금 말 해봐요.
A 뭐...대충 다섯 명 정도에요. 걔네는...
Q 그 중 한 명이 프로 사진작가라는 건 알아요.
A 네, 미키요. 뛰어난 예술가에요. 미키랑, 또 ‘꾸뜨로’가 있고, 산티, 디에고, 그리고 다비드. 이렇게가 제 평생 친구들이고요, 다들 포수엘로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저만 유일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죠. 하지만 모여서 코카콜라라도 한 잔 할 때면, 다 똑같은 친구들이 돼요. 감사할 일이죠. 또 그 애들이 지금까지 이 모든 걸 이루도록 절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해요. 그 공훈의 일부분은 늘 걔네들 일거에요.
Q 그럼 그 꼬마 갱들에 대해 이야기 좀 해봐요, 에스테반 그라네로의 어린이 시절요.
A 좋아요....한 무리의 건달들이였죠. 약간 훌리건 같았달까, 학교에선 우리 모두를 다 내쫓고 싶어 했어요.
Q 그라네로가 제일 크게 말썽 부린 게 뭐였는데요? 왜냐면, 당신은 완벽한 남자친구,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빠처럼 보이잖아요...훌리건 짓 하는 에스테반 그라네로는 상상이 안 간단 말이에요.
A 누구나 말썽 한번쯤은 부려보는 거라고요. 한 번도 그런 짓 안했다는 사람은 신뢰해선 안돼요. 속으로 뭔가를 억누르고 있는 사람이니까.
Q 말썽피운 적 없는 사람도 믿지 말고, 음악 안 듣는 사람도 믿지 말고, 이러다 우리가 사람들을 다 떨어뜨리겠어요.
A 말썽은 부려봐야 한다니까요, 아님, 당신은 그런 거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는 일이에요. 특히나 그런 장난꾸러기 그룹에 끼어있을 때는, 그런 것들이 조금 더 당신을 하나로 묶어줘요.
Q 질문 피해가려고 하지 말고요.
A (웃음)
Q 이야기해줄 만한 장난질 뭐 기억나는 거 없어요?
A 이 얘기만 할게요. 초등학교 다닐 때 저는 유감스럽게도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왜냐면 쉬는 시간마다 단체로, 우리 다 같이 벌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쉬는 시간을 거의 못 가졌는데, 벌 받은 이유는 얘기 안 해줄래요...
Q 그 학교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어요?
A 피아리스트(스콜피) 학교였어요. 제 유년기의 대부분은 그 학교 주변에서 움직였죠. 학교에서 훈련하러 바로 가고 그랬어요. 또, 어렸을 때는 예술학교에도 다녔었는데 나중에 그만두긴 했지만요...하여간 학교에선 저한테 다들 잘 대해줬어요. 지금도 제 조카가 올 때면 가서 축구할 수 있게 거기 데리고 가요. 유도도 하게 해주고요. 학교 선생님들에 대해선, 모든 선생님께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요. 저한테 참 잘해주셨고, 제가 처음엔 좀 문제 학생이었지만 나중에는 좋은 점수를 받곤 했거든요. 절 참 존중해주셨고, 그 분들 모두에게 아주 좋은 추억들을 갖고 있어요. 특히 문학 선생님이셨던 돈 엔리케 선생님에 대해서요. 한 2년 전쯤 은퇴하셨는데 그 분이야말로 마에스트로셨죠.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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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비 2011.03.24인터뷰어 그랑이 팬인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니 대체 어디서 그런 걸 알아낸 거예요? -
Canteranos 2011.03.24데라레드나 하비가르시아랑 제일 친한 줄 알았는데 마타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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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ca 2011.03.24인터뷰 정말 재밌네요 진솔하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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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로 2011.03.24재미있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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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 2011.03.24에구 귀엽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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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 2011.03.24여자친구에게 작곡한 곡을 선물하는 축구선수라니,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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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zodd 2011.03.24아시아 여행ㅠㅠ한국은 안오니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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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쥬 2011.03.24보다보니 음악취향이 생각보다 다양하네요. Smoke on the water 그 앞부분ㅋㅋㅋㅋㅋ 기타 시작한 애들이 시도때도없이 쳐대는 그 부분 ㅋㅋㅋ 아기자기한 생각을 많이 하는 그랑이네요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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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_PIPITA 2011.03.24아니 대체 어디서 그런 걸 알아낸 거예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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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키[수컷♂] 2011.03.24귀요미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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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또띠 2011.03.25이친구 진짜 다재다능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