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엘체일요일 5시

제가 언제부터 레알을 응원한 지 아세요?

난봉지주 2011.03.17 07:50 조회 2,081 추천 4
여러분 축하합니다 포풍 눈물을 흘려도 시원찮은 아침이네요ㅠㅠㅠㅠ

전 갈락티코 때는 바보같이 '재미없게 쟤네 혼자 다 해먹는다며' 레알을 좋아하지 않았어요ㅋㅋ 레알의 전성기가 끝나가던 2005년에야 팬이 되기로 하고 처음 본 경기가 유벤투와의 16강이었습니다. TV는 물론이고 인터넷에서도 경기를 볼 방법이 변변찮던 시절에, Football 2.0이라는 사이트를 찾아 돈을 내고 봤죠. 정좌하고 앉아있는 새내기 팬에게 레알은 극적인 역전패라는 인사를 건내더군요....
 
박지성이 영국에 진출하면서 챔스를 TV에서 보여주기 시작한 2006년에는 새벽에 술자리에서 돌아와 30분간 눈을 붙이고 벌떡 일어나 아스날과의 16강을 지켜봤습니다. 졸음이 몰려오던 순간 앙리가 수비진을 헤집으며 골을 터뜨리자 해설자가 소리를 질렀고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죠... 착잡함과 피곤함이 뒤섞인 채로 TV를 꺼야 했습니다.
 
2007년엔 회장과 감독과 선수가 모두 바뀌며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이번엔 뮌헨이었고.. 당시 이등병이었던 저는 기대를 잔뜩 하고 외박 나가면 다운받아 봐야지~ 하고 있는데 선임이 "레알 떨어져서 어쩌냐"라고 한 마디 던지더군요.... 그래도 기어코 경기를 받아 보면서 패배를 확인했습니다.

2008년에는 저의 축덕질?이 절정이던 때였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뉴스를 번역하고 동영상을 편집했죠ㅋㅋ 그러나 그 군바리는 부대 근처 PC방에서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군중 사이에서 홀로 좌절했습니다. 그 때의 상실감은 레알 응원 후 최고였습니다..
 
2009년은 잘 기억도 안나네요. 그 때 감독이 누구였는지 어떤 선수들이 뛰었는지도... 리버풀을 상대로 당한 합계 0-5의 패배를 보며 느낀 건 허무함 뿐이었어요.
 
2010년에는 다시 회장이 바뀌고 감독이 바뀌고 선수가 바뀌었죠. 날고 긴다는 스타들을 모두 불러모았고 이번엔 뭔가 다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막이 오르고 보니 상영된 건 언젠가 분명히 본 것만 같은 한 편의 호러쇼였네요.
 
그리고 2011년 오늘! 제가 레알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 뒤 처음으로 레알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죠.. 20세기 최고의 클럽으로 뽑히고 역대 최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록을 갖고 있으며 90년대 말엔 2년에 한 번씩 밥먹듯 챔스 우승을 차지하던 그 레알 마드리드라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이제는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하네요.
 
"항상 이기면 재미 없잖아? 7년 정도는 기다려 줘야지!"
format_list_bulleted

댓글 22

arrow_upward 저는 솔직하게 살케랑 만나고싶습니다. arrow_downward 현재 UEFA Team 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