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클라시코 경기 후기
안녕하세요.
평소 후기를 써본적이 없었는데 오늘 레알의 패배를 보며 후기를 쓰네요.
우선 심경을 밝히자면 정말 처참합니다.
아마 레알 역사상 가장 최악의 패배가 될 듯 하네요.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레알은 전혀 축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평소 레알의 단단한 수비와 중원에서의 압박은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공간침투패스가 매우 강한데 이런 침투패스를 우리 수비수들은 전혀 커트해내지 못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패스플레이에 우리는 공간을 주지 말고 압박을 했어야 했는데 움직임이 너무 둔해서 압박을 전혀 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경기가 안 풀리자 폭력적이고 비매너적인 플레이로 경고와 퇴장을 받았습니다.
제가 본 레알 경기 중 가장 최악이었습니다. 2년전 6-2로 질때도 그나마 골은 넣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공격다운 공격을 전혀 못해보고 당해버렸습니다. 오늘 경기를 끝까지 인내하며 지켜본 것은 1골이라도 넣자는 마음으로 희망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근데 전혀 그렇지 못하더군요. 결국 실망만 잔뜩 안은 경기였습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경기를 지켜봤는데 너무나 엄청난 완패에 할 말이 없어지네요. 바르셀로나가 워낙 경기를 잘 하긴 했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경기를 전혀 하지 못했기에 실망을 너머 할 말조차 잃게 만든 경기인것 같습니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저의 관전평입니다.
카시야스 : 5
몇 번 선방을 했었지만 2~3골정도는 약간의 미스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카시야스가 못했다기 보다 수비진이 워낙 못해서 실점이 많았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마르셀로 : 3
마르셀로는 오늘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 듯 했습니다. 그냥 펑펑 뚫렸습니다. 그리고 잔뜩 흥분해서 실책을 연발했습니다. 그래서 무링요도 교체를 했지요.
페페 : 3
페페는 요즘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 것 같습니다. 수비시 자기 자리를 지키지 않고 계속 전방으로 올라오는데 그 공간을 바르까가 이용해서 골을 많이 넣었습니다. 공간침투패스도 잘 커트해내지 못했습니다.
카르발료 : 5.5
페페의 부진속에 그나마 카르발료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수비를 해줬지만 그가 혼자서 바르까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카르발료가 없었으면... 훨씬 더 점수를 줬을 것입니다.
라모스 : 2.5
오늘 최악의 선수입니다. 마지막 골은 정말 그의 경기력이 어땠는지 대표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마지막 골을 바르까 선수에 앞서 커트해내야 했음에도 멍하니 지켜보다가 골을 먹고 말았습니다. 오늘 전체적으로 패스를 커트해내지 못했고 돌파도 허용을 자주 했는데 이를 막으려고 거친 플레이를 일삼았습니다. 특히 추가시간 무의미한 화풀이성 파울에 퇴장까지,... 오늘 라모스에게 실망이 크네요. 아마 몇 경기 추가징계를 받을텐데 앞으로의 경기에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케디라 : 5
부상투혼을 발휘했지만 그도 제대로 바르까를 막지 못했습니다. 공격시에도 패스의 미스가 많았습니다.
알론소 : 3.5
알론소는 오늘 경기력이 올해 가장 나빴습니다. 알론소는 경기력의 기복이 별로 없는 선수인데 외질이 너무 안풀렸기 때문에 그가 나서서 패스를 연결해줘야 했는데도 제대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수비시에도 거친 파울을 저질러 경고도 받았습니다.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한 알론소였습니다.
외질 : 3
외질은 큰 경기에서 약한것 같습니다. 오늘 외질은 공을 별로 잡아보지도 못했고 잡아서도 바르까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공을 빼았겼습니다. 외질의 부진으로 카카가 그리워지는 지네요.
디마리아 : 3
디마리아도 오늘 최악의 경기를 했습니다. 부정확한 패스에 상대에게 볼을 자주 빼았겼습니다. 전반전 한차례 좋은 슈팅을 했지만 그의 플레이에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레알에서 날두와 함께 제한된 공격기회에서 가장 공을 많이 잡았었는데 거의 날려먹었으니 말입니다.
호날두 : 6
호날두는 오늘 외로웠습니다. 주변에 도와줄 선수가 없었죠. 혼자 아무리 잘 한들 바르까 선수들이 둘러싸면 공을 빼앗길 수 밖에 없죠. 호날두는 득점에 보다 치중했다면 좀 더 좋았을텐데 측면에서 공을 크로스 올리거나 패스연결하는 플레이가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레알이 호날두를 활용하는 방법이 좀 아쉽습니다. 경기화면에 호날두가 웃는 장면이 많이 나오던데 아마도 워낙 경기가 안풀려서 헛웃음이 나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선수는 잔뜩 굳은 표정이었는데 호날두는 자기 뜻대로 안풀리니 화가 나다못해 헛웃음까지 난듯 하더군요. 경기를 마치고 마지막에 잡힌 호날두의 힘없는 미소는 그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되네요.
벤제마 : 3.5
벤제마는 전방에 고립된채 별 다른 활약이 없었습니다. 중원까지 내려와서 측면으로 가서 플레이도 했지만 그는 바르까 선수들에게 공을 빼앗기기 일수였습니다. 이과인이 오늘 나왔다면.. 그래도 벤제마보다는 나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가 나왔다고 레알이 이기는건 불가능했겠지만 말입니다.
라스 : 5
무딘 몸놀림의 레알선수들중 그나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선수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의 활발한 활동도 다른 선수들이 워낙 부진하니 빛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그가 외질이나 디마리아 대신 선발투입되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아르벨로아 : 4
아르벨로아는 경기에 별 다른 영향력을 주지 못했습니다. 부진한 레알선수들 속에 묻힌 아르벨로아였습니다.
전체 관전평
오늘 우리 선수들은 바르까 홈의 분위기에 억눌려 초반부터 소극적이고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습니다. 평소 우리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전방패스로 슈팅까지 가져가는 플레이를 했었는데 중원싸움에서 완패하고 수비에서 무너지니 공격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르까 선수들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적이지만... 그들이 정말 두려웠습니다. 뭐.. 그들이 라이벌 레알을 만난기 때문에 남다른 각오로 임했을 것이고 더욱이 그들의 홈이니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예상 이상으로 그들은 놀라웠습니다. 원터치 패스로 볼돌리기 놀이를 하듯 돌려가며 빈틈이 보이면 총알같이 찔러넣는 경기를 레알선수들은 도저히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뛰었고 투지도 강했습니다. 우리가 공을 잡으면 두 세명이 둘러싸서 공을 빼앗았는데 잘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더군요. 우리도 경기가 잘 될때는 상대의 공을 두 세명이서 둘러싸서 빼앗는 경우가 많았는데 바르까는 오늘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바르까선수들을 보면서 어쩜 저렇게 얄밉게 플레이할까... 라는 생각도 들고 온갖 욕설과 비난을 했지만 결국 패자의 화풀이였을 뿐입니다. 우리 선수들도 저같은 마음이었을까요? 흥분해서 거칠게 경기를 했으니 말이죠. 몸은 안따라 주는데 마음은 급하고... 그 심정 지켜보는 저도 알 것 같네요.
암튼 결론은 경기내용, 결과. 매너... 모든 면에 있어 우리의 완패였습니다. 세계 모든 팬들이 엘클라시코다운 경기를 기대했을 텐데 레알의 수준 이하의 경기를 함으로 인해 타팀들이 우리를 얕보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아니... 그것보다 우리가 주눅이 들어 다음 경기도 망치지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또 무링요 감독에 대한 불필요한 비난이 있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그가 오늘 전략적으로 실패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는 그래도 세계최고 명장이고 전략가입니다. 아마 엘클라시코를 처음 겪다보니 우리가 너무 주눅이 들어 준비한만큼 경기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즉 무링요에 대한 비난은 오늘 경기로는 절대 해서는 안되고 다음 엘클라시코에서 오늘처럼 형편없이 질 때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한 경기 패했지만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아직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릅니다. 앞으로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를 한다면... 다음 엘클라시코에서 꼭 복수를 하여 선두를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전에 찾을 수도 있구요...
오늘 경기에 대해 완패를 인정하고 다음 경기부터는 절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우리는 만들어가는 팀이고 내년에는 카카가 복귀를 하니 레알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카카가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호날두에 이은 또 하나의 크랙급 무기가 장착이 되는 것이니 바르까는 우리를 두려워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컨디션이 너무 나빴고 분위기에도 너무 주눅들었습니다. 그들이 우리 홈에 올 때 그들은 오늘 우리가 느꼈던 처참한 심정을 그들도 느낄 것입니다.
다음 엘클라시코에서... 꼭 복수할 것을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레알다운 경기, 레알다운 모습을 되찾아서 다시 정상의 모습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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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둰싄 2010.11.30정성이담긴 글 잘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동감이구요... 우리팀... 이대로 무너질팀은 절대아니죠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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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9 2010.11.30엘클원정 역사상 제일 무기력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작년 페감독의 엘클원정때는 지긴 했어도 얘네들 경기끝나고 다 쓰러지는거 아닐까 싶을 엄청난 투지가 느껴졌는데 이번은 이유모를 선수들이 전체적인 폼저하도 그렇고 싸우고자 하는 열의가 보이지 않아서 정말 실망했습니다. 무링요 감독도 라이벌전이라는 특수성과 레알의 팀컬러에 맞춰 맞불 한번 놔보자 라는 의도도 있었던것 같은데 역시 현재 발로까 상대로는 10백에 역습이 진리라는걸 보여주네요. 다른 챔스권 라이벌팀들 상대로 좋은 본보기 하나 나왔네요 -_-;; 하지만 우리도 정상급이 팀이고 무감독 역시 두번의 실수는 하지 않을 사람이기에 베르나베우 홈경기에서 탈곡기 가동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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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야신 2010.11.30우리같이 세계최고 네임벨류가 모인 팀조차도 10백을 써야 이길 정도의 팀이 바르까라면(가정)...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네요. 그들을 공격 대 공격으로 무너뜨릴 팀은 없을까요? 우리도 카카가 복귀하고 무링요가 팀을 제대로 만들고나면... 정면으로 붙어도 이길 수준의 팀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R9님 말씀처럼 정말 무기력했습니다. 이유를 모르겠네요. 정말... 버스 유리창이 깨어져서 그런건지... 선수들이 투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서 경기보는 맛이 전혀 나질 않더군요.
다음 경기에는 선수들이 몸도 완전히 회복하고 컨디션도 회복해서 최상의 상태에서 경기를 치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