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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풋볼에 대한 다른 생각

피오호 2010.07.08 19:47 조회 1,438 추천 7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안티풋볼이라는 단어부터가 웃기기 그지 없다. 안티풋볼이라는 논리 앞에서는 축구 전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 가운데 하나로 일컬어지는 카데나치오 조차도 축구를 망치는 쓰레기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엄밀히 따지자면 전원 공격 그리고 전원 수비를 핵심 골자로 하는 토털 싸커 역시도 그러한 안티 풋볼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겠는가?

 

 축구라는 스포츠는 한 팀당 11명의 선수가 나와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10명은 손을 쓰지 않으면서 보다 적게 실점하면서 보다 많이 득점하는 스포츠다. 수비라는 것 자체가 축구라는 스포츠를 이루는 거대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안티풋볼이라는 이름 아래 이러한 수비에 대한 멸시가 짙어지고 있다. 공격을 하는 팀이 있으면 수비를 하는 팀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한팀이 이겼다면 다른 한팀은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축구다.

 

 어떠한 스포츠라도 서로간의 대결 형태를 가지는 스포츠는 강자가 있으면 약자가 있기 마련이다. 육상과 같은 기록 스포츠라면 0.01초 단위까지 동일한 기록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완전한 동급은 없다. 누군가는 강하고 누군가는 약하다. 하지만 강한 팀이건 약한 팀이건 승리를 위해서 그라운드에 나선다. 돈에 양심을 팔아넘긴 극소수의 선수 자격이 없는 선수들을 제외한다면 지려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는 없다. 누구나 이기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강한 팀이라면 보다 많이 득점을 하려고 할테고 약한 팀이라면 보다 적게 실점하는 것에서 첫 단추를 꿰려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실점을 내줄대로 내주고 득점을 하기에는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점을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점을 설정할 뿐이다. 그리고 공격으로의 전환이 여의치가 않기 때문에 수비 지역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 한골로 승부가 결정될 수 있는 축구 경기에서 약팀이 무작정 공격적으로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공격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실력 탓이라고. 낮은 수준의 실력을 소심한 수비 축구로 표출하는 것이야말로 안티 풋볼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강자의 입장일 뿐이다. 공격의 기회를 잡는 것조차도 버겁고 그러한 틈조차도 주려하지 않는 상대에게 무모하게 몸을 던지는 바보는 없다. 특히나 한 골의 가치가 여타 스포츠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축구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적어도 내 눈에는 가진 자의 오만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 유치한 말장난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자면, 이번 대회 스페인의 경기야말로 안티 풋볼이다. 좋은 찬스가 생길때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횡패스와 백패스. 뷰티풀 사커를 표방하면서 정작 득점력은 너무나 빈약하다. 아쉬운 찬스가 많았다고 보기에도 힘들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보다 월등히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고, 그들이 밀집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하는 독일과 비교하더라도 위협적이지 못했다. 5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고 좌우 사이드백과 센터백까지 미드필드에 합류해서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90분을 허비하는 그들의 축구에 박수를 보내주기는 뭔가 아쉽다.

 

 스페인의,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패스 플레이를 막으려고 지나치게 전진하거나 어설픈 압박을 가했다가 한번에 무너져버린 팀이 한둘이 아니다. 월드컵과 챔피언스 리그에 임하는 감독들이 그러한 점을 간과했을리가 없다. 상대팀의 수비 라인이 패스 플레이에 휘둘려 무너지기 전에는 제대로 된 공격 작업에 임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미드필드에서의 패스 놀이를 돋보이게 해주기 위해서 상대팀이 이에 응해줘야 하는 것인가?

 

 패스를 통한 아름다운 축구? 비슷한 수준의 두 팀이 그렇게 플레이를 한다면 서로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 받을 것이고 90분 중의 대부분은 미드필드에서의 패스만 봐야할 것이다. 모든 대전 방식의 스포츠들은 누가 실수를 덜 하고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느냐가 중요하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수비에서 실수를 하지 않고 침착하게 공격을 막아낸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보다 다양하고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하지 않고 상대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리며 상대를 질타하는 것이야말로 치사한 방법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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